한겨레21 816호를 읽다가 흥미로운 기사를 발견했습니다. 노쇼핑에 대한 이야기입니다. 

2004년 프로젝트를 수행하면서 저는 특정 품목에 대한 욕망은 느끼지 않았습니다. 쇼핑을 하고 싶은 이유는 대부분 남들과 같았습니다. 즉, 나 자신 또는 내 생활에 뭔가 빠져 있다는 어렴풋한 결여 의식이 있었고 쇼핑을 통해 내 욕망이나 지루함을 해결해보려 했지요. 영국 심리학자인 애덤 필립스는 이 안절부절 못하는 지루함의 심리상태를 "열망의 대기 상태"라고 불렀습니다. 

현재의 삶에 온전히 충실하지 못할때, 누구나 공허함을 느낄 것입니다. 쇼핑은 그 공허함을 해소하기 위해 취하는 여러가지 방법 중에 하나겠죠. 저 역시 비슷한 기분을 느낄때가 많이 있습니다. 때로는 외부의 자극을 기대하며 습관적으로 이메일을 확인하거나 별 목적의식 없이 웹서핑을 하기도 합니다.

열망의 대기 상태에 빠져있는 것을 인생의 적신호로 삼아도 될 것 같습니다. 한마디로 재미없는 삶을 살고 있다는 거죠. 

가끔씩 지름신의 부름을 받을 때, 진짜 필요한 물건인지, 단지 열망의 대기 상태를 해소하기 위한 고육지책인지 곰곰히 따져볼 필요가 있을 것 같습니다.

또 다시 지름신의 강림인가! 웹서핑을 하다가 우연히 해피해킹 키보드가 국내 정식 출시되었다는 소식을 듣게 되었다. 기존의 30만원을 넘던 가격이 20만 9천원으로 착해졌다는 점이 나를 솔깃하게 만든다. 어차피 평생 키보드를 두들기고 살아야할 운명, '가장 손에 많이 닿는 키보드를 가장 좋은 것으로 하는 것은 사치가 아니다'라고 지름신의 정언명령(?)이 나에게 지름을 강요하고 있다. 회사에 들어가면 나를 위한 투자의 일안으로 구입하게 될 것 같지만 그 때까지 참을 수 있을까? 옆방 선애누나의 HHK를 가끔 두들겨보며 아쉬움을 달래볼까? 내가 생각하는 이 키보드의 장점은 특정 운영체제에 의존적이지 않고, 공간을 적게 차지 한다는 것. 선애누나가 극찬하는 키감 역시 기대된다.
대부분의 남자들은 여자들에 비해서 평소에 돈을 쓸일이 많지 않다. 그러나 짧지 않은 시간동안 쓴 돈을 모아보면 결코 적지 않은 것은 주기적으로 지름신이 강림하시기 때문일 것이다. 나 역시 대학생일 때 과외를 해서 쏠쏠히 벌었던 돈이 다 어디로 갔는가에 대해서 생각해보면 컴퓨터를 비롯해 온갖 전자기기를 사는데 쏟아부었던 것 같다.

이번달은 랩비지급도 추석이후로 늦춰지고, 쌍춘년의 여파로 적잖은 축의금과 그 밖에 졸업앨범비와 같은 예상치 못한 지출이 발생하며 CMA계좌 잔고가 20만원대를 기록하고 있다. 그런데도 불구하고 지름신이 강림하시려고 한다. 요즘 사고 싶다는 생각이 드는 물건은 바로 이녀석!

아이팟 나노 2세대


오늘 쥬크온에서 MP3 한곡에 10원 상품권을 구입했고, 이미 CD로 주문해놓은 이승철 8집을 다운받았다. 320 kbps로 다운받을 수 있어서 역시 음질이 좋았고, 이승철 8집의 노래는 더욱 좋았다. 실제 CD는 다음주에나 도착할 것이기에 구입한 mp3를 쥬크온 플레이어에서 음악 CD로 구워서 듣게 되었는데, 컴퓨터로 들을 때와는 전혀 다른 느낌. 똑같은 헤드폰을 쓰고 듣고 있는데도 풍부한 음량과 타격감은 감동을 선사하기에 충분. 어차피 320 kbps 정도의 샘플링 레이트라면 사람이 듣기에 음질의 손상은 없을테고 기기가 들려주는 음색의 차이가 아닐까? 따라서 나의 CDP를 아끼고 사랑하는 것으로 지름신을 외면해보아야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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