화이트데이 기념으로 유키 구라모토의 공연을 보기 위해 여자친구와 함께 오랜만에 예술의 전당에 다녀왔습니다. 워낙 요즘 정신없이 시간을 보내고 있어서 미리 유키 구라모토의 곡을 들어보진 못 하고, 오전에 그의 대표곡인 Romance와 Meditation을 잠깐 들어 보았습니다. 예상대로 익숙한 곡이더군요. ^^;

임동혁 공연때와 마찬가지로 이번에도 합창석에 자리를 잡았습니다. 정말 가까운 곳에 오케스트라와 그랜드피아노가 자리를 잡고 있더군요. 클래식 공연과 다르게 관객들도 편안한 복장에 마음도 편안했는지 많이들 늦게 오시더군요. ^^; 무대도 여느 클래식 공연과 다르게 조금은 더 화려한 느낌을 주었습니다.

오케스트라를 담당하는 디토 체임버 오케스트라가 먼저 등장하고 이어서 유키 구라모토가 무대에 모습을 드러냈습니다! 약간은 어색한 한국말로 익살스럽게 인사말을 전하는 그의 모습이 친근하게 다가오더군요. 짧은 인사말 후에 바로 연주가 시작되었습니다. 그리고 공연이 끝난 후에는 열화와 같은 성원속에 (아마도 예정되어 있던) 3곡의 앵콜곡을 들려주었습니다.

그 동안 유키 구라모토의 곡을 몇 곡들어보고 우울한 느낌이 별로여서 안들었었는데, 공연에서 접한 그의 곡들은 정말 감미롭고, 서정적이고 아름다웠습니다. Lake Louise은 연습해서 연주해 보고 싶은 생각이 들더라구요. 개인적으로 A Scene of La Seine이 제일 좋았던 것 같습니다. 오늘 연주되었던 곡들을 조만간 다시 한번 들어봐야겠습니다. 그리고 CD도 한장 사서 들어볼까 합니다.

무엇보다도 여자친구가 공연을 마음에 들어하는 것 같아서 흐믓했습니다. 그리고 요즘 여러가지 회사일로 마음에 여유가 없었는데 마음을 편안하게 해주는 좋은 음악으로 큰 위안을 얻은 것 같습니다. ^^


어제밤 야마하음악교실 작은음악회에서 무사히(?) 이사오사사키의 99 Miles From You 연주를 해냈습니다! 리허설에서는 손이 덜풀려서 그런지, 그랜드 피아노에 적응이 안되서 그런지(당일 디피로 장시간 연습), 너무 긴장해서 그런지 손가락에 힘이 안실리면서 실수를 연발하였지만, 실전에서는 제가 가진 실력에 비해서 만족스럽게 잘 친 것 같습니다. ^^; 여자친구를 위시한 관객들에게 아름다운 음악을 들려주고자 하는 마음가짐으로, 최대한 감정을 실어 연주하다보니 덕분에 긴장할 틈이 없었던 것 같네요.

여자친구가 제대로 감상했어야 하는데 이 동영상을 찍는다고 그러지 못한게 안타깝네요. 다음에는 더 좋은 기회에, 더 좋은 장소에서, 더 나은 실력으로 아름다운 음악을 선물할 수 있었으면 합니다.
피아노를 즐기는 입사동기 용호형, 현택형과 함께 야마하 분당 서현 음악교실 2007년 두번째 콘서트에 다녀왔다. 비록 초딩이하의 어린아이들을 위한 콘서트였지만 일하는 곳과 같은 건물에 있어 저녁 먹고 잠깐 짬을 내어 구경할 수 있다는 것이 매력적이였다. 게다가 프로그램에 시작과 끝을 장식하는 선생님들의 연주가 포함되어 있어 기대를 하고 찾아 갔다.

시작 시간 10분 전에 학원에 들어서니, 나를 가르쳐 주시는 우리 선생님을 포함하여 모든 선생님들 그리고 아이들과 그 아이들의 부모님들이 많이 와 계셨다. 공연의 시작은 "모차르트 세레나데 K.252 아이네 클라이네 나흐트무지크"를 4 hands 버전으로 편곡한 곡을 두 명의 선생님이 함께 연주하셨는데, 약간은 재즈의 맛이 느껴지는 곡이라 흥겨웠다.

곧바로 아이들의 연주가 이어졌는데, 고사리 같은 작은 손으로 긴장도 하지 않고 연주를 잘 해서 여러번 감탄했다. 연주가 계속 될 수록 아직 초보 수준에 머물러 있는 용호형과 나는 열심히 연습해야겠다는 의지를 불태웠다. 학생이 바이올린을 연주할 경우에는 우리 선생님이 피아노 반주를 맞추었는데, 덕분에 선생님이 연주하는 것을 처음 볼 수 있었다.

대부분의 아이들이 조금씩 미스를 내긴 했지만, 기계적으로 치는 것이 아니라 셈과 여림이 있고 부드러움과 강함이 있어 음악적인 느낌을 많이 살리는 것이 놀라웠다. 특히 내가 배우고 있는 소나티네를 거침없이, 맛깔나게 연주하는 모습이 인상적이였다.

다음달에는 성인 수강생들을 위한 콘서트가 열릴 예정인데 정말 기대 된다.


학기를 마치고 오랜만에 마음의 여유를 가지고 찾은 대전문화예술의 전당. 전과 마찬가지로 2000원에 S석 좌석표를 받은 후 저녁식사를 하러갔다. 어딜갈까 고민하다 지연누나에 이끌려 "두부마을"에 가게 되었다. 지연누나가 먹어보고 싶었다는 1인당 무려 만오천원짜리 한상차림을 먹게 되었는데 ...

영혼을 살찌우러 나선 나들이에, 본의 아니게 육신까지 살찌우게 되다 ...

깔끔하게 입고 공연장에 가고 싶은 나머지  최근 소화하기 다소 거북한 옷차림을 했는데다가 배부르게 먹어서 옷이 나를 죄어왔다. 하지만 공연은 시작되었고, 지난번과 다르게 함신익 지휘자가 마이크를 잡았다. 오늘 공연의 취지에 대해서 이야기했는데 목소리가 부드러우면서도 카리스마가 넘쳤다.

과거의 한국 음악계에서는 신인들이 협주곡으로 데뷔하기 위해서 오케스트라에 돈을 제공하는 어두운 문화가 있었는데, 이를 청산하고 재능있는 신인들을 발굴하여 역량을 발휘할 수 있도록 하기 위해 마련한 공연이라는 이야기를 해주셨다. 클라리넷 김주현, 바이올린 김다미, 피아노 서현일 순으로 협주곡 연주가 시작되었는데 ...

특히 처음 곡, Concerto for Clarinet, string orchestra, piano and harp의 앞부분에서 들려오는 클라리넷의 감미로운 음색에 너무 감동받아서 눈물이 맺힐 정도였다. 그러나 뒷부분은 난해했고 연주하기 매우 힘든 곡이라는 느낌이 들었다. 전체적으로 지난번 공연만큼 큰 감동은 없었지만, 의미있는 공연을 관람할수 있어서 만족스러웠다.

.아론 코플란드 / 클라리넷, 스트링 오케스트라, 피아노, 하프를 위한 협주곡
.Aaron Copland(1900-1990) / Concerto for Clarinet, string orchestra, piano and harp
                                                                       클라리넷/ 김주현

.쟝 시벨리우스 / 바이올린 협주곡 라단조, 작품 47
.Jean Sibelius (1865-1957)/ Violin Concerto in d minor, op. 47
                                                                       바이올린/ 김다미

.에드워드 멕도웰 / 피아노 협주곡 제 2번 라단조, 작품 23
.Edward MacDowell(1861-1908) / Piano Concerto No.2 in d minor, op.23
                                                                       피아노/ 서현일
우연히 고도원의 아침편지에서 이루마의 음악을 소개하는 글을 읽고, 그 당시 이용하던 쥬크온을 통해 처음 그의 음악을 듣게 되었다. 클래식에 취미를 붙여보려고 몇번 노력하였지만 듣는 즐거움을 느끼지 못했는데, 이루마의 피아노 연주곡은 귀에 딱 붙는 느낌이였다. 그의 음악을 들으면 마음이 평온해지는 느낌이 좋았기에 듣기 시작했던 것 같다.

군입대를 앞두고 있는 그의 콘서트를 놓치고 싶지 않아서 거금 6만원을 들여 R석을 예약하였다. 덕분에 이달은 절약하며 생활하고 있지만, 콘서트를 다녀온 지금 후회는 없다!

대전문화예술의전당은 처음 가보았는데, 시설이 좋았다. 벌써부터 잘 차려입은 수많은 아가씨들이 북적대고 있어 이루마의 인기를 실감케했다.

맨 앞은 아니였지만, 그래도 꽤 가까이서 공연을 볼 수 있었다. 밝은 미소를 지으며 이루마가 등장했고 연주를 시작했는데, CD로 들을 때와 비교할 수 없는 감동에 온몸에 전율이 ...

1부는 클래식한 느낌의 연주곡들로 이루마의 독주로 시작해서 현악4중주와의 합주로 마무리되었고, 2부는 최근 엘범의 곡들을 중심으로 밴드와 함께 연주하였다. 그리고 안시켜도 알아서 척척한다는 엥콜공연이 이어졌다. 2시간으로 예정되었던 공연은 2시간 40여분만에 끝이 났다.

<이루마의 작은방>이라는 책을 보면 무대 공포증이 심해서 긴장을 많이 한다고 했는데, 이제 공연을 많이 경험해서 그런지 재치있게 관객들을 즐겁게 하면서 공연을 진행했다. 이루마의 콘서트는 단순히 음악공연이 아니였다. 이야기도 많이 하고 직접 노래도 부른다. CD로 들었을 때 보다 노래도 더 잘하는 것 같았다.

엥콜공연에서는 "대전을 대표할만한 것은?" 이라는 질문을 관객에게 던졌고, 그 중에 "엑스포", "카이스트", "온천"이 즉흥연주의 소재로 채택되었다. 이루마가 재치있게 이들을 엮었다. 엑스포에서 놀다가 땀이나서 온천을 했더니 머리가 좋아졌고, 공부를 열심히 해서 카이스트에 합격했다! 이와 같은 주제로(?) 즉흥연주를 했는데, 주제와의 관련성은 잘모르겠으나, 열정적으로 연주하는 모습이 보기에 좋았고 음악도 흥겨웠다.

그가 다시 사회로 돌아올 때 쯤 내 옆에 누군가 있었으면 좋겠고, 그때는 그사람과 좋은 음악을 함께하고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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