리눅스로 재부팅을 하던 중 컴퓨터가 멈췄다. 컴퓨터를 아예 껐다가 다시 켜니 CPU의 온도가 너무 높다고 투덜대면서 부팅이 안되는 것이 아닌가! 바이오스에 들어가 확인해보니 CPU의 온도는 놀랍게도 92도였다. 요즘들어 컴퓨터가 버벅댄다는 느낌을 많이 받았는데, 100도에 육박하는 온도에 CPU는 계속 무리를 하고 있었나보다.

부팅조차 안되는 상황에서 응급조취를 하기위해 케이스를 열었다. 오래전 이 컴퓨터를 샀을 때 잘만쿨러로 바꾸면서 CPU 팬의 속도를 최저로 해놓은 것이 생각났기 때문이다. 그 당시에는 그다지 성능에 민감한 작업을 하지 않았기 때문에 조용한 것이 최고라는 생각에서 그렇게 설정했다. CPU 팬의 속도를 최고로 설정하자 2500RPM으로 동작하며 온도가 68도로 안정이 되었다.

3기가 CPU에 메모리 2기가를 장착한 컴퓨터 치고는 너무 느리다는 생각이 든다. 분명 나의 무관심이 한 몫 했으리라. 내가 부품을 고르고 내 돈으로 부품을 사서 내 손으로 조립한 컴퓨터라면 이 지경에 이르기까지 방치했을까?  오히려  훌륭한 하드웨어의 존재가 세심한 관리 없이 컴퓨터를 대충대충 사용하게 만들었다. 2년에 이르는 지금까지 남이 설치해준 윈도우를 그대로 사용하고 있으니 그 속이 적잖이 꼬여있을 것이다. 그 사이 수없이 깔고 지웠던 프로그램들이 각자의 자취를 무수히 남겼을테니.

석사과정이 얼마남지 않은 지금 윈도우를 다시 설치한다는 것은 좋은 생각은 아닌 것 같다. 신해철의 '절망에 관하여'의 한 소절 처럼 ... 그냥 가보는거야. 그냥 가보는거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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