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제 새벽 1시 30분, 연구실 사람들은 즐겁게 맥주를 마시고 기숙사로 들어오고 있을때를 즈음하여 나는 대업을 이루고 뿌듯한 마음으로 퇴근을 결행하였다. 나이가 들면서 점점 컴퓨터 게임에 몰입이 잘 안되었는데 삼국지11은 나에게도 대단한(?) 집중력이 있다는 것을 확인하게 해준 게임이였다. 마치 옛조선의 영토를 되찾겠다는 주몽처럼 나는 대업을 이루기 위해 - 대업을 이루어야 게임을 지우고 일을 할 수 있기에 - 쉴틈없이 마우스를 움직였다. 손목이 뻐근해질 때 즈음 천하통일이 눈앞에 다가왔다.
하나의 도시를 통치하고 있는 조조로 시작해서 한황제를 폐위하고 나중에 나라를 건국할 때는 내 이름을 따서 건나라라 칭하였다. 조조가 죽기전에 대업을 이루고 싶었으나 나이가 들어 병사하였고 그래도 혈연의 정을 무시할 수 없어 조운을 포기하고 37세의 조비를 왕으로 세웠다. 그런데 조비가 몇년 지나 병사하여 원래 의도했던데로 57세의 조운을 다시 왕으로 선택했고 조운으로 천하통일의 대업을 이루었다!
사실 오래전에도 삼국지11을 해본적이 있었는데 초반에 잘 나가다가 도시가 5~7개로 커질 때를 즈음하여 무리한 확장을 시도하면 재정이 부실해지며 사방팔방에서 적들이 쉴새없이 쳐들어와 버티기 힘들었다. 이번에도 어김없이 그러한 위기가 닥쳐왔다. 나와 병력이 비슷한 좌측에 동탁, 우측의 진규, 북측의 원소가 쉴새없이 나를 괴롭혔다. 탄탄했던 재정은 몇년사이에 피폐해지고 병력도 솔찬히 줄어들었다. 여기까지가 디펜스 전의 상황.
디펜스가 끝나고 다시 용기를 낼 수 있었던 것은 나에게는 여포, 하후돈, 하후연, 조운등의 맹장이 있었으며 타세력에 비해 2배수의 장수를 수하에 두고 있었기 때문이다. 부실한 재정을 정리하고 견제를 피하기 위해 요충지라 할 수 있는 완을 포기하고 최초의 본거지은 진류로 모든 물자를 옮겼다. 가운데 위치하면 계속 견제를 받을 수 밖에 없다는 사실을 깨닫고 북측의 원소를 먼저 치기로 결정! 믿음직한 맹장들을 활용하여 원소군을 정벌하고 다시 동측의 진규군을 다 쓸었다. 그리하여 나는 유비, 관우, 장비, 태사자, 감녕등을 얻었다. 한때 후방의 한수라는 배은망덕한 놈이 독립을 하였으나 병력을 충분히 후방에도 두었기에 쉽게 제압할 수 있었다.
서측의 망해가는 동탁의 후예 마등의 땅을 손권과 나눠먹고(?) 마지막으로 남은 것은 나와 손권. 나의 무장수가 손권의 3배에 달했기 때문에 무난히 손권을 칠 수 있었다. 삼국지11에서 가장 중요한 것은 인재다! 도시에 병력이 15만이 있어봐야 장수가 3명있으면 나올 수 있는 부대의 병력은 6만을 넘지 못한다. 그리하여 막판에는 상대방의 무장을 잡으면 무조건 처형!
항상 나의 정복전쟁에 함께했던 엘리트 맹장(?) - 여포, 조운, 관우, 장비, 감녕, 태사자, 하우돈, 하우연 - 들이 있었기에 천하통일이 가능했는데 인재가 나이가 들어 병사할 때 마다 어찌나 안타깝던지!
대업을 이루었으니 이제 다시 일상으로 귀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