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년전 이맘때쯤 카이스트에 처음으로 왔었다. 후덥지근한 날씨의 대전...
5월말인데 왜 그렇게 더울까 하는 생각을 했었는데
요즘들어 학교를 산책하면서 덥다는 걸 느낄 때 마다 1년전을 생각하게 된다.

작년에 왔을 때는 토플 시험을 일주일도 남기지 않았을 때였고,
대학원 입시때문에 마음이 굉장히 심란할 때였는데...
이 곳에 왔었던 것은 와서 보면 욕심이 생기지 않을까 하는 생각에서였다.

정은누나가 베풀어주신 3시간의 친절로 나는 학교 곳곳을 둘러볼 수 있었고,
아이러니 하게 학교를 다 둘러보고 떠날 시간이 다가오면서, 떠나는 기차안에서
그렇게 기분이  우울할 수가 없었다.

조금만 더 일찍 와봤더라면...
그 당시에는 영어성적도 없었고 학점도 모자랐다.
그 동안 열심히 하지 않은 것이 후회스러웠다.
하지만 돌아오는 기차에서 최선을 다해보자고 다짐했다.

여차저차해서 정말 운이 좋게 이 곳에 합격했게 되었다.
과연 내가 이 곳에서 공부할만한 자질을 지니고 있는가에 대해서
아직도 확실히 대답할 수 없지만 교수님들께서 뽑아주신데에는
그만한 이유가 있을것이라고 믿고 싶다.

가끔 학교 정문의 KAIST 라는 글자를 볼 때,
아침에 달리기 하면서 엑스포 과학공원을 바라볼 때,
어쩌다 내가 여기 와있을까? 신기하다 라는 생각을 할 때가 많다.

합격하기 까지 정말 운이 좋았고,
이러한 운이 내가 어떻게 하느냐 따라
득이 될 수도, 실이 될 수도 있다고 생각한다.

생각없이 지내다가 문득...
처음다짐과 너무 달라진 내 자신을 발견했다.
솔직히 나 보다 뛰어난 친구들이 참 많고 그들보다 노력해야 하는데, 그렇지 않은 것 같다.

어려운 문제를 부딛치면 '나는 이해할 수 없어'라고 단정 지어버리는 나...
노력하면 불가능한 것은 없다고 믿었던 그 때로 다시 돌아가련다!
땀흘리고 노력해서 예전의 나를 다시 되찾아야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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