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성을 생각한다 - 김용철 지음/사회평론 |
아주 오랜만에 독서후기를 남깁니다. 그 동안 새 직장에 들어가서 적응하느라 책을 읽을 여유가 없었네요.
삼성을 생각한다. 이 책을 읽기 시작한지 상당히 오래 되었고, 아직도 다 읽지 못하였지만, 비슷한 이야기, 그다지 유쾌하지 않은 이야기가 계속 반복되어 지루함을 참지 못하고 80% 정도 읽은 상태에서 손에서 책을 놓으려 합니다. 가끔은 지루한 책으로 인해 독서의 흐름이 끊어지기도 합니다. 저의 게으름이 가장 큰 문제이겠지만...
서론이 길었네요. 저자인 김용철 변호사는 검찰에서 검사로 재직하다 삼성으로 자리를 옮겨 구조본에서 재무팀, 법무팀에서 일했습니다. 글로벌 스탠다드가 적용되는 이성적이고 합리적인 회사인줄 알고 삼성에 합류한 그는 많은 고심끝에 삼성을 퇴사한 후 양심고백을 하게됩니다.
그가 삼성에 재직하는 동안, 많은 혜택을 받았던 것이 사실입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자신이 몸 담았던 조직을 고발하는 것에 사람들은 배신자라고 손가락질 하기도 합니다만... 저는 자신의 치부를 공개하면서까지 옳지 않은 것을 바로 잡으려고 한 그의 용기를 높게 사고 싶습니다.
오히려 그는 반문합니다. 자신의 양심고백이 진정 삼성을 위한 길이라고... 정치, 경제, 언론 등 분야를 따지지 않고 뻗치는 전방위 로비와 노조의 설립을 허용하지 않는 국가보다 더 치밀하고 광범위한 감시망... 이성, 합리, 정도라는 단어에 어울리지 않는 모습을 바로 잡아야... 장기적으로 경쟁력 있는 기업이 될 것이라고 말합니다.
이 책에 나와있는 삼성의 모습은 제가 예상했던 것보다 훨씬 심각했습니다. 조직을 위해 비리를 저지른 임원이 승승장구하는 모습, 삼성에서 주는 돈은 뒷탈이 없을꺼라며 꺼리낌 없이 받는 정부관료들...
대세를 따르라... 곧 다수가 옳다고 하면 그 것이 진리가 되는 사회... 옳고 그름에 대한 진지한 성찰이 없는 사회는 힘있는 자의 부조리를 견제할 힘이 없습니다. 삼성이라는 기업이 국가경제에 이바지하는 것이 크다고 해서, 크고 작은 비리를 눈감아 준다면, 누가 정정당당하게 승부할 용기를 가질 것이며, 누가 열심히 일할 의욕을 가져 볼 수 있을까요?
김용철 변호사를 위시한 지금의 대한민국이라면 아마도 삼성의 부조리함을 바로 잡기에는 역부족일 것입니다. 그러나 우리가 이 책을 읽어야 하는 이유는 최소한 문제의식이라도 가져보았으면 하는 바램이 있기 때문입니다. 특히나 삼성의 구성원들이 의식을 갖게 된다면, 차츰 좀 더 건강한 기업 문화를 만들어갈 수 있지 않을까 기대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