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주 오랜만에 도서관에서 공부라는 것을 해보았습니다. 하루가 다르게 떨어지는 집중력을 부여잡고 나름 6시간 넘게 앉아서 책을 읽고 토익 공부를 했습니다. 이렇게 진득하게 앉아서 집중해본게 얼마만의 일인지...

컴퓨터를 마주하는 직업을 갖고 있다보니... 컴퓨터 이외의 대상에 대한 집중력이 날로 떨어져가는 느낌입니다. 컴퓨터 세상... 정확히 말하면... 인터넷 세상에는 힘들게 집중하지 않아도 넋을 빼놓게 하는 재미난 것들이 많이 있으니까요. 

엉덩이가 아플 정도로 오래 앉아서 책을 읽고 공부를 하다보니... 텅텅비었을 것으로 예상했던 도서관을 가득 매운... 좀 더 나은 미래를 꿈꾸며 노력하는 사람들을 바라보다보니... 자연스럽게 많은 생각을 하게 되더군요.

취업 후... 솔직히 말하면 대학원 입학 이후로... 내게 주어진 일을 뛰어넘어 좀 더 발전하기 위한 노력을 거의 기울이지 않고 현재에 안주하고 있었음을... 깨닫게 되었습니다. 그나마 여기까지 올 수 있었던 것은... 추운 겨울, 새벽 버스를 타고 도서관을 향하던... 그런 시절이 있었기에 가능했다는 것을 잊고 있었습니다. 

인생이라는 열차에 한동안 무임승차를 하고 있었던 셈이죠. 

앞으로는 자주 도서관에 들러 책을 읽고, 공부를 하고, 생각을 하면서 의미있는 시간을 보내야겠습니다. 

늦은 밤 도서관을 나서는 뿌듯함은... 여전히 그 무엇보다 달콤하더군요.

우리의 데이트는 보통 강행군(?)을 자랑한다. 여자친구 집이 수원이다보니 서울쪽으로 놀러가면 일단 이동거리가 만만찮다. 어제도 강남역에서 만나 종로 예지동에 있는 카메라 수리점 작은풍경에 들러 x-700(조리개 우선모드 고장)을 맡기고, 원당 종마목장에 다녀왔다.

어제의 피로를 감안하여 오늘은 좀 편안한 데이트를 즐겨볼까 하고 생각한 것이 도서관 데이트! 평소에 퇴근하면 주로 책을 읽는 여자친구에게 도서관을 가자고 해도 괜찮을 것 같아서 이야기를 꺼냈더니, 안그래도 언제 도서관 가자고 하고 싶었다며 반겼다.  

그리하여 오늘은 여유있게 경기도청 근처에 있는 수원중앙도서관에 다녀왔다. 중앙도서관이라는 말이 무색하게 정말 작고 낡은 오래된 도서관이였지만 아주 오랜만에 도서관에서 책읽고 공부하던 학창시절이 떠올라 여자친구에게도 나에게도 뜻깊은 시간이었다.

도서관에서 열심히 공부하는 사람들, 책장의 수 많은 책들을 보면서 읽고 공부해야할 것들이 이렇게 많은데 그 동안 무얼하며 살았을까 하는 아쉬움과 후회가 밀려왔다. 여자친구는 불어 공부를 하고 나는 사진구도에 대한 책과, 도서관에 놓여 있던 마이크로소프트를 읽었다.

둘다 책 읽는 것을 좋아하고, 도서관 데이트의 유익함에 대하여 공감대를 형성하였으니, 앞으로도 종종 도서관에서 함께 책읽고 공부하는 알짜배기(?) 데이트를 즐기게 될 것 같다. 다만 수원중앙도서관이 조금 낡고, 차편이 불편하고, 편의시설이 부족한 관계로 다른 도서관을 알아 보아야 할 듯.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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