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년 넘게 다니던 야마하 음악교실을 떠나 동네 피아노 학원으로 옮겼습니다.

야마하 음악교실을 다니기전에는 다른 동네 피아노 학원을 다녔는데, 열악한 시설, 신경쓰이는 꼬마들, 선생님의 성의없는 레슨에 크게 실망했습니다. 매일 가면 매일 레슨해준다고 하긴 하지만, 정해진 시간 없는 레슨은 보통 5분을 넘기지 않았습니다.

그래서 수강료도 비싸고 연습비도 따로 내야하는 야마하 음악교실로 옮기게 되었습니다. 매일 5분의 성의 없는 레슨보다는 일주일에 한번, 30분의 집중적인 레슨이 훨씬 효과적이라는 생각이 들더라구요. 그러나 어느정도 배우다보니 레슨 시간이 너무 부족하다는 느낌을 많이 받게 되었습니다. 짧은 레슨으로 실력향상을 도모하기에는 저의 음악적인 재능이 모자라다는 생각이 들었거든요. 좀 더 잘하고 싶다는, 조급한 마음이 그런 생각을 부채질 했을지도 모르겠습니다.

그러던 와중에 열의를 가지고 가르친다는 선생님을 알게 되어서 과감하게 동네 피아노 학원으로 옮겼습니다. 시설은 역시 동네 피아노 학원 다웠지만 선생님의 열의는 대단했습니다. 오늘 첫번째 레슨을 받았는데 따라가기 힘들정도로 정신이 없었습니다. 그러나 처음 접하는 곡도 차근차근 함께 치면서 가르쳐주셔서 마음이 편했습니다. 야마하 음악교실에서는 처음 접하는 곡의 악보는 혼자 연습해가야했거든요. 그래서 가끔 엉터리 박자로 치거나 엉뚱한 음을 연주하기도 했습니다.

열정을 가지고 가르쳐 주시는 선생님을 만났으니 새로운 각오로 다시 시작해볼 생각입니다. 올해 목표는 체르니30 끝내기! 슈베르트 즉흥곡 2번을 쳐보겠다는 망상(?)을 접고 차근차근 한단계 한단계 올라서야겠습니다.
지금 다니는 피아노 학원은 분당 서현 시범단지 현대아파트 상가에 있는, 꼬마애들이 바글거리는 어느동네에나 있을 법한  평범한 음악학원이다. 이 학원을 선택했던 이유는 평일에는 언제든 가서 연습할 수 있고, 원한다면 항상 레슨을 받을 수 있다는 장점 때문이였다.

처음 배울때는 거의 매일 가서 레슨을 받았지만 요즈음에는 배우는 곡이 어려워 진도를 나가기 위해서는 상당한 연습이 필요하기 때문에 일주일에 두번 학원에 간다. 연습만을 위해 학원을 가기에는 비용이 너무 크기 때문에 연습은 거의 집에서 하고 있다. 때문에 매일 가서 연습하고 레슨 받을 수 있다는 장점이 무용지물이 되었고 단점만 남았다.

첫번째 단점. 회사에서 멀리 위치한 학원. 걸어서 15분 ~ 20분이 소요된다. 걸어서 오고가고, 연습하고, 레슨 받는 시간을 모두 더하면 1시간 30분이 훌쩍 넘는다. 아무리 자유로운 연구원이라지만 엄연히 다른 회사로 치면 업무시간에 짧지 않은 시간 자리를 비워야 하는 것이 영 마음이 편치 않다.

두번째 단점. 낙후된 시설. 다른 것 무시하더라도 피아노 상태가 너무 안좋다. 어떤 건반은 소리가 지속되지 않거나 다른 음을 내서 종종 나를 당황케 한다.  

세번째 단점. 꼼꼼하지 않은 레슨. 그 동안 가르쳐주신 선생님께 죄송한 말씀이지만 워낙 꼬마애들이 많고 바쁘시다보니 소나티네, 체르니 30번, 재즈피아노 소곡집 3권의 진도를 나가는데 10분도 걸리지 않는다. 그저 악보를 따라 연주하게 하고 틀리면 수정해주시는 걸로 쭉 훑고 지나가시니 정확한 박자나 손모양, 셈 여림 등은 무시하고 지나가게 된다. 자고로 기초가 중요한 법!

고로, 시설 좋고 회사에서 가까운 (같은 건물 3층, 회사 연구소는 7층) 야마하 음악교실로 옮기기로 마음을 먹었다. 레슨은 일주일에 두번으로 한정되어 있지만 30분 꼼꼼하게 가르쳐주기 때문에 오히려 더 도움이 될 것 같다. 체계적인 교육과정도 기초를 다지는데 유리할 것이다. 비록 3개월치 수강료 27만원을 한번에 내야 하지만 ...
 
10월에 있을 집중회의 발표가 있을때까지는 그동안 배웠던 곡들을 충분히 연습하는 시간을 가져야겠다. 집중회의 발표 후 모든 것을 훌훌 털어버리고 새로운 마음으로 새 학원에서 열심히 해야지!
금전적인 문제로 혹은 의지부족으로 그동안 미뤄왔던 피아노 배우기를 드디어 오늘 시작했다. 어제는 용호형과 함께 창범이가 소개해준 피아노 학원에 알아보러 다녀왔고 본격적인 레슨은 오늘부터 시작!

선생님이 무엇을 연주하고 싶냐고 물으시길래 이루마나 이사오 사사키등이 작곡한 뉴에이지곡들을 연주하고 싶다고 말씀 드렸다. 그래서 클래식이 아닌 재즈피아노, 반주과정으로 배우게 되었다. 연구소와 같은 건물의 피아노 학원은 일주일에 2번 레슨에 연습할 때도 돈을 받는 반면에 내가 다니고 있는 곳은 매일 오면 매일 연습할 수 있고 레슨도 해주신다고 하셔서 저녁시간에 걷기 운동을 겸하여 다녀올 생각이다.

어렸을 때 체르니 100번까지 때고 30번을 조금 하다 말았지만 요즘에 악보를 보면 너무 어려워 보여서 손도 댈 수 없는 지경이라 두려움이 앞섰다. 특히나 머리는 하나인데 두 손으로 연주한다는게 참으로 신기하다는 엉뚱한 걱정을 하고 있었는데 오늘 실제로 연주해보니 걱정도 팔자가 아니였다. 

성인이 된 후 나의 첫 연습곡은 "조개껍질 묶어". 왼손 반주가 4, 5개 패턴으로 이루어졌음에도 불구하고 왼손이 움직이면 오른손이 따라가고, 오른손이 움직이면 왼손이 따라가는 삽질이 반복되었다. 왼쪽을 신경쓰다보면 오른쪽이 틀리고, 오른쪽을 신경쓰다보면 왼쪽이 틀렸다. 그래도 연습이 계속될수록 왼손의 패턴이 익숙해지면서 실수는 점점 줄었다.

처음에는 어려웠지만 어렸을 때 배운 것이 있어서 그런지 생각보다 쉽게 익숙해졌다. 애들이 많이 다니는 학원이라서 내가 어설프게 연습하고 있는데 꼬마애들이 지나가면 식은 땀이 삐질삐질나면서 되던 것도 잘 안되니 난감하기도 하였으나 그도 몇번 반복되니 면역이 되어 나중에는 뻔뻔해 질 수 있었다.

오늘은 아주 위태위태하게 "조개껍질 묶어"를 끝까지 연주할 수 있을 만큼 연습하고 시간이 다 되어 서둘러 회사로 돌아왔다.  별 것 아닌 동요(?)인데도, 아주 어설픈 연주임에도 불구하고 직접 연주하면서 들으니 즐거움이 더하였다. 언젠가 이루마의 Chaconne를 감미롭게 연주할 수 있는 그날까지 열심히 배우고 노력할 것이다.
어린시절 누구나 음악학원 혹은 미술학원 중에 하나 정도는 다녔을 것이다. 아주 어렸을 때, 아마 국민학교에 입학하기 전에 나는 어머니의 권유(?) 혹은 강요(?)로 예명음악학원이라는 피아노 학원에 다녔다. 나의 첫 피아노 선생님은 엄한 할머니(?) 선생님이였는데 마귀할멈 같은 손으로 내 손을 잡으며 "손이 참 이쁘네. 나랑 바꾸자"고 하셨던 것이 아직도 뇌리에 생생히 남아 있다.

아무튼 나는 그렇게 "어린이 바이엘 상"부터 배우기 시작했다. 미술에는 끔찍히도 취미가 없었던지라 비교적 피아노 연주를 배우는 것 그리고 음악 이론을 배우는 것은 재밌었다. 그 때 배웠던 음악 이론이 훗 날 중고등학교 음악시간에 요긴하게 쓰이기도 했다.

무엇을 배우던 간에 언젠가 한번은 벽에 부딛히기 마련이다. 더 큰 도약을 위한 인내의 시간이랄까. 나는 그 인내의 벽을 넘지 못하고 피아노에 흥미를 잃었다. 연습해도 실력이 늘지 않아서 그 당시 배웠던 곡들은 내 능력으로 연주할 수 없을 것만 같았다. 피아노 학원을 그만다니고 싶다는 의사를 부모님께 밝혔을 때 아버지께서는 지금 그만두면 나중에 어른이 되어서 후회할꺼라고 말씀하셨고 요즈음 나는 그 때 피아노를 그만둔 것을 후회하고 있다.

사람의 취향이란 시간이 흐름에 따라 변해가기도 하는 것인지 약 일년전부터 클래식, 뉴에이지등의 연주곡들을 듣기 시작했다. 특히 이루마나 이사오사사키의 곡을 즐겨 듣는 편인데 듣고 있자면 직접 연주해보고 싶은 충동이 일어난다. 가수의 노래를 듣는 것보다 직접 부르는 것이 즐겁고, 운동 경기를 보는 것보다 직접 하는 것이 즐거운 것 처럼.

늦었다고 생각했을 때가 가장 빠르다고 했던가! 직장인이 피아노를 배울 수 있는 곳을 알아보았다. 직장인이 다니기에 적합한 곳으로 유명한 곳은 그린아트 음악학원이였는데 선릉에 위치하고 있어 회사에서 약간 거리가 있다. 수업료는 한달에 10만원. 게다가 보컬수업도 있었는데 사실 보컬 수업이 더 구미가 당긴다. 보컬수업의 수강료는 한달에 20만원.

IT 개발자로 일하면서 40~50분 거리에 위치한 음악학원을 다니는 것이 과연 가능한 일일까에 대하여 쉽게 답을 내리지 못하고 망설이고 있다가 우연히 회사 연구소와 같은 건물 3층에 있는 음악학원에 회사 분이 다니시는 걸 목격했다! 세달치 수강료 27만원을 한번에 내야하는 것이 압박스럽다는 것이 문제. 끈기를 가지고 계속 배울 수 있을지 좀 더 고민해보고 확신이 있다면 용기내어 문을 두드려 보자.

동측기숙사 위로 가을하늘


일주일의 방학(?)이 끝나고 이번주 부터 다시 SDA 어학원을 나가고 있다. 매일 6시에 일어나는 생활이 주초에는 너무 힘들었는데 이제 좀 적응이 된 모양인지 컨디션이 나쁘지 않았다. 주변이 모두 평지라서 그런지 가을하늘은 너무나 광활한 느낌을 준다.

6시에 일어나서 6시 30분에 동측쪽문 버스 정류장에서 185번을 타고 학원으로 간다. 교실에 도착하면 6시 50분쯤! 약간은 이제 지루하기도 한 수업을 마치면 학교로 돌아와야 하는데 이때 항상 고민하게 된다. 버스를 타자니 타이밍이 안맞아 10~15분을 기다려야 한다. 그래서 어제 오늘은 날씨도 선선해서 걸어서 학교로 돌아왔다.

갑천 징검다리


시내를 가로질러 갑천 징검다리를 건너면 8시 30분이 되기 전에 학교 정문에 도달할 수 있다. 중간에 세븐일레븐에 들려 천원짜리 한줄김밥이나 삼각김밥을 사가지고 갑천을 지날 때 먹으면 아침식사까지 해결하는데 걸리는 시간은 버스를 타고 와서 학교식당에서 식사를 해결할때 보다 적게 소모된다.

"냉정과 열정사이 OST"를 들으며...
갑천 강바람을 맞으며...
삼각김밥을 뜯고 있자니...
신선놀음이 따로 없다...

그런데! 외롭다 ...

+ Recent posts