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늘은 상암동 월드컵 공원에서 열린 NB Race에 참가하였습니다. 여자친구와 함께!

7시 30분쯤 일찌감치 도착하여 공원을 둘러보는 등 여유있는 시간을 보냈습니다.

8시 30분 정도가 되자 어디선가 흘러나오는 노래 인천대공원! 그 노래가 울려퍼지자마자 무대 근처로 정신없이 달려갔습니다. 놀랍게도 유세윤이 사회자더군요. 재치있고 짖꿏은 입담으로 재밌게 진행을 해주셨습니다. 그리고 더욱 더 놀라운 사실은 레이스 후 축하공연에서 데이브레이크, 10cm, 이적, UV가 노래할 예정이라고 합니다! 보통은 도착하자마자 집에 가곤 했는데 오늘은 여자친구도 함께고 좋아하는 가수들의 무대가 기다리고 있어, 달린 후에 공연을 즐기기로 하였습니다.

두산 베어스 치어리더와 함께 스트레칭을 한 후, 9시 경에 도전런, 팀런 그룹이 출발하였고 우리가 속한 드림런, 미팅런 그룹은 9시 20분 경에 출발하였습니다. 5km까지는 지난번 11번가 마라톤의 악몽을 완전히 떨쳐버릴 수 있을 정도로 무난히 잘 뛰었습니다. 좋은 기록은 아니였으나 1시간 안에는 들어올 수 있는 페이스였습니다.

뛰면서 2명의 아이를 태운 유모차를 밀면서 뛰고 있는 션을 만났습니다. 큰 감동을 받았습니다. 혼자 뛰는 것도 이렇게 힘이든데, 유모차를 밀면서 뛰면 얼마나 힘들까요? 멋진 가장의 모습을 보았습니다. 혼자 뛰기도 힘에 부치는 스스로의 모습이 부끄러웠습니다. 유모차를 밀고 뛰었던 그는 우리보다 좋은 기록으로 완주하였습니다. 가정을 이루기 위해서는 좀 더 강한 사람이 되어야겠다는 생각을 하게 되었습니다.

오늘은 하프마라톤 완주 경험이 있는 여자친구가 컨디션이 안좋아서 일부 구간은 손을 잡고 걸었습니다. 그래서 기록은 1시간 5분으로 좋진 않았지만, 더 분발해야겠다는 생각을 갖게 한 것만으로도, 처음으로 10km 코스를 함께했다는 것만으로도 만족스럽고 의미있는 시간이었습니다.

달리기는 조금 아쉽게 되었지만, 레이스 후 공연은 우리의 아쉬움을 충분히 달래주었습니다. 10cm의 노래는 정말 매력적이었고 특히 "아메리카노"는 모든 사람들이 신나게 따라부르며 즐겼습니다. 그리고 나온 이적은 분위기 종결자! 이적 다음에 나온 UV의 존재감이 다소 묻힌다는 느낌이 들 정도로, 이적의 "하늘을 달리다", "왼손잡이"는 10km를 완주한 피곤함을 완전히 잊고 미친듯이 날뛰게 만들어 주었습니다. 오전 11시에 땡볕 아래서 콘서트장에 온 기분을 만끽하였습니다.

오늘 NB Race는 여러가지로 훌륭했습니다. 옷부터 품질이 좋아 보였고, 신선한 과일 도시락을 포함한 간식도 다른 대회의 그것에 비해 퀄리티가 상당히 높았습니다. 그리고 최고의 공연팀, 공연 중 편히 기댈 수 있도록 종이로 만들어진 등 받침대까지 제공되었습니다. 이 모든 것이 단 돈 2만원의 참가비로 가능했다는 것이 놀라울 정도로 만족스러웠습니다.

혼자 하는 마라톤에 비해, 여자친구와 함께한 이번 마라톤은 정말 즐거웠습니다. 함께 축제를 다녀온 기분입니다.

기록이 다소 아쉽지만 올해안으로 함께 1시간 이내로 완주할 수있다고 믿습니다!


 


지난 3월 18일 회사 건강 관리실에서 인바디 체성분 측정 결과를 보고 엄청난 충격을 받았습니다. 시급한 개선이 필요하다고 생각되어 신청한 마라톤이 바로 11번가 11km 건강 달리기였습니다. 월, 수, 금 밤 늦게까지 학원 수업을 들어야 하는 일정 때문에 운동은 별로 못하였으나, 식이요법으로 6kg 정도 감량하는 성과가 있었습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아직 갈 길이 먼 상태에서 4월 23일 이 대회에 참가하게 되었습니다.

이번 대회에서 저는 여러가지 기록을 남겼습니다.

최장 거리를 뛰었고, (11km)
처음으로 마라톤 중에 걸었고, (약 30% 구간)
그래서 최장 시간을 뛰었고, (1시간 15분)
그래서 가장 안좋은 기록을 남겼습니다.

7시 30분에 도착하여 배번호를 받고, 옷을 갈아입은 후 7시 45분부터 9시까지 추위에 벌벌 떨어야 했습니다. 9시에 출발 할 줄 알았다면 8시 30분 쯤 도착했을텐데... 혼자가서 오랜 시간 기다리는 것도 참 뻘쭘하더군요. 


9시가 되어 좋지 않은 컨디션으로 출발! 시작부터 약간의 오르막 길이 이어 집니다. 많은 사람들이 저를 추월해갔고 도착할 때까지 그 흐름은 꾸준했습니다. 서울대공원 외곽을 도는 코스는 평지일 것이라고 생각했던 제 생각은 완벽한 오산이었습니다. 참가자가 아닌 분들은 등산복에 지팡이를 쥐고 계시더군요. 그야말로 등산 길이었습니다.

마라톤 중에는 절대 걷지 않는다는 원칙을 포기하는데는 그리 오랜 시간이 걸리지 않았습니다. 2km 지점부터 걷기 시작했습니다. 도저히 계속 뛸 수가 없었습니다. 오르막은 부분적으로 걷고 내리막은 뛰는 일을 반복하였습니다. 가파른 오르막에서는 대부분의 사람들이 걷고 있었습니다. 숨이 너무 차서 견딜 수가 없더군요.

너무 힘들어서 짧게 목표를 가져가는 전략으로 수정하였습니다. "저 나무까지만 뛰고 조금 쉬자"라는 식으로... 그렇게 정한 단기 목표조차도 계속해서 포기하는 일을 반복하면서 뛰었습니다. 참담하더군요. 잘 뛰지 못하는 몸상태도 문제지만, 정신력이 형편 없다는 생각에 자존심이 많이 상했던 것 같습니다. 때문에 그 힘든 달리기를 하면서도 한달 정도 후에 마라톤에 참가해서 잘 뛰겠다는 생각을 했습니다.

5.5km 지점에서 기록은 36분, 11km 결승점에서 기록은 1시간 15분. 상당히 많이 걸은 것을 감안하면 나쁘지 않은 기록이긴 하지만, 애초에 목표로 했던 1시간 10분을 달성하지 못했다는 점에서 저는 실패하였습니다.

힘들었지만, 준비도 부족했지만, 이 대회에 참가하길 참 잘한 것 같습니다. 스스로 부족하다는 것을 절실히 느끼게 해 주었으니까요. 정말 오랜만에 참가한 마라톤 대회였고, 그 동안 몸 상태가 많이 안좋아졌다는 것을 정확히 알게 되었고, 덕분에 저는 더 분발할 것입니다.

철저히 준비해서 5월 말에 다시 10km에 도전하고자 합니다. 이미 하프마라톤을 완주한 경험이 있는 여자친구와 함께 뛰려고 합니다. 편안하고 즐거운 레이스가 될 수 있도록 충분히 준비해야겠습니다.


그나저나 서울대공원도 벚꽃이 참 좋더군요! 
나는 달린다 - 10점
요쉬카 피셔 지음, 선주성 옮김/궁리

정식으로 독서 후기를 남기는 것은 이번이 처음이지만, 실은 여러번 읽은 책입니다. 앞으로는 5권중에 한권 정도는 그 동안 읽었던 책들 중에 괜찮았던 책들을 다시 읽어보려 합니다. 책으로부터의 배움을 단단히 하기 위해...

제가 가진 이 책에 마지막 장에는 다음과 같은 문구가 쓰여 있습니다.

이 도서는 베텔스만 북클럽 회원용으로 제작되었습니다. 

제가 산 책도 아니요, 가족 중 누가 산 책도 아닌 이 책이... 우연히 집에 있었고... 그렇게 우연히 이 책을 접한 이후로... 대학생이였던 당시 101kg이였던 저의 체중은 두 달만에 80kg이 되었습니다. 

이 책을 만난 것은 저에게 큰 행운이었지요.

이혼이라는 인생의 위기에 112kg이라는 거대한 체구를 지닌 독일 외무부장관 요쉬가 피셔, 1년 9개월 뒤 75kg의 균형잡힌 몸으로 마라톤을 완주하기까지의 과정이 솔직하게 쓰여 있습니다. 달리기를 결심하기까지의 정신적 고민의 흔적이, 마라톤을 준비하는 체계젹인 훈련 과정이, 마라톤을 완주하는 순간의 환희가 감동적으로 그려집니다. 한마디로 마음에 와닿는다고 할 수 있겠네요. 

지금 스스로의 나태한 모습이 부끄러워서인지, 그의 이야기가 감동적이여서인지 몰라도, 마라톤을 완주하는 순간의 환희를 접할 때, 내안에 뜨거운 무언가가 가득한 것을 느꼈습니다. 50세의 피셔도 의지로 해내는 것을... 나는 몇년 동안 미루고만 있었다는... 부끄러운 현실... 

이 책을 다시 읽으면서 새롭게 깨달은 바가 한가지 있다면, 삶의 프로그램에 대한 통찰입니다. 

대부분의 사람들은 어떤 특정한, 자기 자신도 의식하지 못하는 프로그램에 따라 하루를 살아간다. 그 프로그램은 상황마다 표현되는 개인의 인격적 특성과 자신이 살아온 삶의 우연과 주어진 환경이 결합되어 만들어지는 것이다. 이러한 프로그램은 또한 의식적인 결정의 결과가 아니라 대부분 개인과 집단을 둘러싼 생활환경에서 나타나는 많은 우연의 결과다. 우리는 모든 행동에서 매일같이 이런 프로그램을 따르게 된다. 어떤 변화된 생활 환경에서는 부분적으로 그 것을 변화시킬 수 있다. 

이러한 통찰의 결과로, 피셔는 다이어트를 위해 삶의 프로그램 전체를 완전히 새롭게 작성하기로 합니다. 그렇지 않고서는 성공할 수 없다는 것을 깨닫게 된거죠. 

나를 지배하는 삶의 프로그램은 과연 나를 올바른 방향으로 이끌고 있는지에 대하여 자문해 봅니다. 그 것이 잘못된 혹은 의미없는 방향으로 나를 이끌어도 의식조차 하지 못하고 있는 것은 아닌지... 잘못된 습관으로, 환경의 영향으로 혹은 우연의 결과로 빚어진 프로그램이 나의 삶을 지배하고 있는 이 상황을 벗어나 내가 원하는 방향으로 삶을 영위할 수 있도록 프로그램을 새롭게 짜야겠다는 결론에 도달하게 되었습니다. 

제가 작성한 프로그램으로 삶을 영위하던 시기가 있고, 그렇지 않은 시기가 있습니다. 근래에는 부끄럽게도 후자에 해당하는 것 같네요. 언젠가 인터넷을 통해 요시카 피셔가 재혼 후 다시 살이 쪘다는 소식을 접하고 굉장히 실망한 적이 있습니다. 저 역시 다시 살이찐 요시카 피셔처럼 대학원 시절 꾸준한 달리기로 73kg까지 감량했던 체중이 불어나 최근엔 85kg에 육박한 상태입니다. 그에게 실망할 자격이 없는 것이지요. 소중한 내 인생의 프로그램을 다시 짜야할 시간이 온 것 같습니다. 추운 겨울에는 달리기를 쉬어야겠다는 나약한 생각을 버리고, 지금 쌓인 눈이 녹는대로, 겨울에 적합한 트레이닝복이 준비되는대로 다시 달리기를 시작하려 합니다. 

나를 변화시켰던 요쉬가 피셔가 지금 어떤 모습일지는 모르겠지만, 다시 달리기를 통해 '정신과 육체가 하나로 되는 자아여행'을 하고 있기를 바랍니다.
시간 : 2008년 4월 6일
장소 : 서울 잠실 종합운동장
달린 시간 : 58분 36초
달린 거리 : 10km
2008년 누적 달린 시간 : 약 302분
2008년 누적 달린 거리 : 약 51km

제4회 코리아오픈 마라톤 (50분 25초)
제5회 코리아오픈 마라톤 (1시간 1분 20초)
제6회 코리아오픈 마라톤 (58분 36초)

제5회 대회와 마찬가지로 이번에도 TmaxSoft 단체로 참가했다. 비록 늦게 도착해서 회사 조끼도 입지 않고 혼자 뛰게 되었지만...

대회 당일 새벽 6시 50분에 일어나 샤워를 하는데 정신이 몽롱하고 몸에 기운이 하나도 없었다. 엎친데 덥친격으로 배탈, 설사로 시달리면서 몸상태는 바닥을 치고 있었다. 2주 연속 대회 참가 자체도 나에게는 무리인데다가 컨디션 마저 최악이다 보니 대회를 참여해야 하나 말아야 하나 끝없는 고민이 시작되었다.

포기할까 말까 고민하면서, 나도 모르게 집을 나서고, 버스를 탔다. 과연 이게 현명한 행동일까 확신하지 못한체...

강남역에 내려, 전철역 화장실에서 다시 한번 자연과의 대화를 나누면서, 무리해서 여기까지 온 것이 현명하지 못한 처사였음을 인정하고, 대회장소에 가서 칩을 반납하고 동호회 분들께 말씀 드리고 돌아오기로 마음 먹었다.

그리고 도착한 종합운동장에서, 컨디션은 여전히 안좋았지만 배가 아프진 않아서 나는 그냥 뛰기로 마음 먹었다. 예상치 못한 자연과의 긴 대화시간으로 인해 늦게 회사 동호회 분들이 계신 곳에 도착했다. 그런데 아는 사람은 한명도 없는데다 작년과 달리 옷을 갈아 입을 수 있는 공간이 없었다.

출발시간이 10분도 남지 않은 상황에서 나는 급히 주최측이 제공하는 탈의실과 물품보관소를 찾았다. 작년과 달리 보조 경기장이 아닌 주 경기장 안에 탈의실을 설치해 놓아서 허둥대가 풀코스가 출발할 때가 되어서야 비로소 옷을 갈아 입을 수 있었다.

개인적으로 옷을 갈아 입고, 가방을 맡기고 10km 코스 참가자들이 있는 곳을 향했다. 50분 이내 목표 그룹의 마지막에 끼어 출발! 출발부터 다리의 피곤함이 몰려왔고, 사람들이 많아서 빨리 뛸 수가 없었다. 최악의 컨디션으로 포기하지 않고 참가한다는 것 자체가 나에게는 중요했기에 기록에는 욕심을 내지 않기로 했다.

빠르지도 느리지도 않게 달리기를 즐기려고 애썼다. 이번에는 아이팟 셔플을 가지고 있었기에, 딱 12곡만 듣자는 생각으로 고통스러운 몸상태 대신에 노래에 귀기울였다.

달리는 중에 어떤 소녀가 앞사람의 등에 손을 대고 달리는 것을 보았다. 그 손이 닿아 있던 등에는 시각 장애인 마라톤 도우미라고 써있는 종이가 붙어 있었다. 그 모습이 얼마나 아름답고 감동적이였던지, 나는 시야가 흐려지는 것을 느끼며 한참 그들을 바라보며 달렸다. 다른 사람의 눈이 되어준 다는 것, 다른 사람이 힘들지 않게 함께 호흡하고 배려해 준다는 것이 얼마나 숭고하고 아름다운 일인가...

4km를 넘어서야 TmaxSoft 주황색 조끼를 입은 분들이 반환점을 돌아 뛰어오는 것을 볼 수 있었다. 제일 앞쪽에서 출발 하신 듯. 5km에서 시계를 보니 30분 15초가 지났다. 이대로라면 1시간안에 들어오는 것이 힘들것 같아 조금 더 빨리 뛰려고 노력했다.

마지막 1km... 선택의 갈림길에 선다. 천천히 뛰면 고통없이 달리기를 마칠 수 있지만, 한계를 넘나들며 고통을 참아내면 좋은 기록과 커다란 만족감을 얻을 수 있다. 이번에도 역시 두번째를 선택하며 마지막 남은 힘을 쥐어짰다. 경기장 안으로 들어서서 트랙 한바퀴 뛸 체력을 감안하며 달렸는데, 경기장 안으로 들어와보니 결승점이 눈 앞에 있어 허탈했다. 비축해둔 체력을 가지고 전속력으로 달려 골인했다. 기록은 지난주 보다 조금 저조한 58분 36초.

'결국은 해냈구나...' 라는 생각이 제일 처음 들었던 것 같다.

마라톤은 극한의 고통이 있어야 제 맛(?)인데, 이제 10km 단축 마라톤은 어느정도 익숙해져서 마라톤으로서의 진정한 재미를 느끼지 못하는 것 같다. 그래서 다음에는 6월 정도에 하프마라톤을 생각하고 있다. 현재 80kg 정도 나가는 체중도 75kg 정도로 줄이고 체력을 향상시켜 반드시 다음에는 하프마라톤을 완주해 낼 것이다.
시간 : 2008년 3월 18일
장소 : 분당 탄천
달린 시간 : 39분 36초
달린 거리 : 약 6km
2008년 누적 달린 시간 : 약 130분
2008년 누적 달린 거리 : 약 21km

40분을 뛰기에는 부족한 체력과 부적합한 몸상태를 감안하여 아주 천천히 달리려고 의식적으로 노력했다. 숨차서 힘든 것 없이 달릴 수 있었지만 마지막 10분에는 무릎이 조금 아팠다. 돌아 오는 길에 탄천변 잔디밭에서 돗자리를 펴놓고 맥주를 마시던 사람들이 있었는데, 어찌나 시원한 맥주 한잔이 간절하던지...
시간 : 2008년 3월 13일
장소 : 분당 탄천
달린 시간 : 31분 3초
달린 거리 : 약 5km
2008년 누적 달린 시간 : 약 61분
2008년 누적 달린 거리 : 약 10km

술과 안주를 마음껏 즐긴 월요일 밤의 여파로 인하여 오늘 밤은 무거운 몸을 이끌고 힘겹게 출발했다. 시작과 함께 밀려오는 피로가 힘든 여정을 예상하게 했다. 그러나 다행히도 10분 정도 지나자 즐겁게 달릴 수 있는 상태가 되어 그리 힘들지 않게 힘차게 달려 반환점을 돌았다. 마지막 5분은 조금 힘들었지만, 달리기에 적합하지 않은 몸상태를 감안하면 양호한 정도! 즐기면서 달리는 기분을 오랜만에 느낀 것 만으로도 충분히 보람찬 훈련이였다. 30분 한번 더 뛰고, 40분으로 가자!
시간 : 2008년 3월 9일
장소 : 분당 탄천
달린 시간 : 30분 15초
달린 거리 : 약 5km
2008년 누적 달린 시간 : 약 30분
2008년 누적 달린 거리 : 약 5km

한가로운 일요일 오전, 얼마전 구입한 뉴발 1062를 처음으로 신고, 2008년 첫 훈련을 위해 집을 나섰다. 10분 남짓 걸어서 분당공원 근처 탄천 입구에 도착한 후 약간의 스트레칭 후에 아주 천천히 출발했다.

뉴발 1062의 엄청난 쿠셔닝에 감동 받으며 차분히 한걸음 한걸음을 내딛었다. 시작부터 바람을 마주하고 뛰는 통에 다섯달만에 다시 시작하는 달리기는 쉽지 않았다. 15분 15초를 달려 정자역 근처에서 반환점을 돌아 마지막 2분을 남기고 필사적으로 뛰었으나 30분 안에 들어오는데 실패(30분 15초)했다. 그러나 마지막 고통스러운 몇 분을 참아내며 빠르게 뛰었다는 것에 만족!

이번주는 40분 시간주 연습!
다음주는 50분 시간주 연습!
다다음주는 60분 시간주 연습!

그리고 3월 30일 실전에서 10km!
여전히 쌀쌀하긴 하지만 3월을 맞이하여 달리기를 다시 시작하려 한다. 부산 해운대 올림픽공원에서 출발하는 제6회 KNN 환경마라톤에 참가하는 것을 시작으로 하프마라톤 완주를 올해의 목표로 설정했다!

작년에 하프마라톤 완주를 목표로 뉴발란스 1061을 구매 직전까지 갔었는데, 결국 현금 카드 결제 문제로 구입을 하지 못하고, 회사 일정으로 인하여 대회 참가가 어렵게 되어 러닝화 구입과 하프마라톤 도전을 올해로 미루었다.

다가오는 3월 30일에 있을, KNN 환경마라톤 10km를 신청하고, 훈련이 시작되기 전에 러닝화를 미리 준비하기 위해 지난 토요일에 뉴발란스 매장에 다녀왔다. 마침 1061의 다음 모델인 1062가 출시되어서, 과감하게 정가 139,000원의 1062를 구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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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강의 쿠션닝을 자랑하는 러닝화로 무게는 363g이다. 색상이나 디자인도 1061보다 더 마음에 든다. 올한해는 1062와 함께 훈련 및 대회에 참가하고, 내년에는 200g대 후반의 경량화로 풀코스에 도전해볼 생각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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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 동안 참가한 대회는 주로 상암 월드컵 경기장, 잠실 올림픽 경기장 주변의 한강변이였는데, 이번 대회는 처음으로 상쾌하게 바다를 바라보며 뛸 수 있을 듯 하다. 10km를 55분 안으로 주파하는 것이 목표! 한달동안 충분한 훈련과 식사량 조절을 통해 목표를 달성할 수 있도록 노력하자!
지난번 신청했던 대회가 취소되는 바람에 부모님이 계시는 창원에서 열리는 창원통일마라톤 대회의 하프코스에 참가 신청을 하게 되었다. 창원은 국민학교 5학년때부터 고등학교 1학년때까지 성장기를 보냈던 곳이라 나에게는 제2의 고향이나 다름 없는 곳이다. 게다가 가족의 응원이 있을테니 더욱 힘내서 달릴 수 있을 것 같다.
 
비록 코스는 낯설지만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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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근 비가 자주 오면서 달리기 연습을 한지 꽤나 오래 되었다. 중간 중간 가볍게 30분 달린 것이 전부. 그 동안 다리는 충분히 힘을 비축했을 것으로 보고 오늘 밤 가볍게 30분 시간주로 몸을 푼 후, 내일 밤 110분 시간주에 도전하려 한다. 그리고 이제는 장거리를 뛰는 만큼 파워젤의 사용을 고려해 보아야 할 듯.

내년으로 미루게 되면 스스로에게 떳떳하지 못할 것 같아서, 달리기에는 날씨가 조금 쌀쌀할지도 모르겠지만 올해 꼭 완주해내고 내년엔 풀코스로 가자.
1시간을 훌쩍 넘어 달리려니 시간이 너무 오래 걸려서 어제는 조금 일찍 퇴근했다. 전날 저녁에 감자탕을 배불리 먹었고, 점심, 저녁에 장거리 달리기를 대비하여 충분히 영양섭취를 했더니 소화가 잘 안되서 좋지 않은 컨디션이였지만, 이번주 내내 비가와서 미룬 100분 시간주를 더 이상 미룰 수 없어 강행했다.
 
1시간 이상 뛰게 되면 체력이 고갈되는 것을 느끼기 때문에, 이번에는 집을 나서면서 스니커즈 초코바를 하나 사먹었다. 100분이라는 엄두가 나지 않는 시간에 압도되어 경건한 마음이고 나발이고 상관없이 무념무상으로 뛰기 시작했다. 특별히 천천히 뛰지는 않았고, 짧은 보폭으로 적당한 속도를 유지하며 뛰었다.

그리고 중요한 것은 시계를 자주 보지 않기 위해 노력했다. 노래 5곡 듣고 시계를 본다던가 하는 식으로 반환점까지 단 3번만(20분, 40분, 50분) 시계를 보며 도착했다. 지난번 90분 시간주에서 45분 지점, 즉 반환점에 41분만에 이르렀다. 의도적으로 천천히 뛰지 않아서인지 기록이 괜찮았다.

지난 번의 반환점을 넘어 더 나아갔다. 내가 뛰는 이 곳이 성남의 어디 쯤일까, 얼마나 더 뛰면 한강에 이를까도 가늠하지 못한체 그저 50분을 향해 뛰었다. 언제나 반환점에 이르는 길은 무난하다. 항상 문제는 돌아가는 길. 열심히 뛰다가 시계를 바라보니 55분. 입 밖으로 뱉진 않았지만 욕이 나올 지경이였다. 60분에서 80분 구간이 가장 힘들었다. 체력은 바닥을 치고, 무릎에 무리가 왔다. 그 동안 마라토너의 신발에 수명이 있다는 것도 모른체 1000km도 넘게 우려먹은 내 신발과 그 신발을 의지했던 내 무릎이 안스러웠다.

시간을 맞춰 출발점으로 돌아오기 위해 스퍼트를 감행했던 마지막 200미터, 전력 질주의 70%의 속도로 뛸 수 있는 자신을 발견하면서 또한번 모든 것은 마음에 달려있다는 것을 깨닫는다. 난 충분히 더 뛸 수 있는 체력을 가지고 있었던 것이다. 고통을 인내하는 능력이 부족했을 뿐.

어쩌면 아무리 훈련을 해도 완주에 이르는 길에 고통은 피할 수 없을지도 모른다는 생각이 들었다. 좀 더 좋은 기록을 원한다면 좀 더 큰 고통을 감내해야 한다는 당연한 이치를 몸으로 깨달은 하루. 2시간 시간주 완주가 그리 멀지 않았다. 그러나 그 전에 신발 하나 사자...
원래는 e-푸른 성남 마라톤 대회에 나가려고 계획하고 있었으나, 올해는 해당 대회가 열리지 않아 2007 SPORTS KOREA 마라톤 축제 (10월 13일, 하남시 미사리 조정경기)하프 코스에 신청을 방금 마무리 했다. 돈을 지불하고, 대회를 신청하고 나서야 비로소 하프를 뛰어야 한다는 것을 실감하게 되었다.

그 동안은 계획대로 매주 10분씩 뛰는 시간을 늘려가며 체력을 향상 시켰고, 체중도 적절히 줄여왔다. 물론 달리는 거리와 시간이 늘어남에 따라 마음의 부담이 크고 몸도 힘들지만 분명 목표를 향해 달려가고 있다.

오늘은 리틀러너라는 영화를 보면서 달리기에 대한 열정을 되살려 보았다. 나도 언젠가 풀 코스를 뛸 실력이 되면 보스턴 마라톤 같은 세계적인 마라톤 대회에 출전해 볼 수 있겠지? 일생에 이루고 싶은 꿈 중에 하나로 세계적인 마라톤 대회에 출전하여 완주하는 것을 꿈꾸어 보는 것도 끊임 없이 정진하는 삶을 위해 괜찮을 것 같다는 생각이 들었다.

주사위는 던져졌고 내가 할 일은 철저히 자기관리하면서 충실히 준비하는 것 뿐. 마라톤 대회 전후로 회사에서 중요한 발표가 있을 것 같아서 부담이 가중 되긴 하지만 둘 다 잘 해낼 수 있으리라고 스스로를 믿는다.

p.s.
러닝화 좋은거(10만원 이상) 하나 사고 싶은데 참아야겠지. 내 무릎 ...

김원준의 노래 제목 마냥 "나에게 떠나는 여행" 이였다. 길고 긴 90분의 여정.

장거리 달리기는 언제나 경건한 마음가짐으로 천천히 출발. 남은 거리를 생각하기보다 현재 뛰고 있다는 사실을 즐기는 것이 현명하다. 그리고 나 자신과의 진솔한 만남. 잘 살고 있는가, 어떻게 살아야 하는가, 주변 사람들에게 서운하게 한 것은 없는가, 더 잘해주려면 어떻게 해야할까 등등을 생각하다 보면 생각보다 이른 시간에 반환점에 다다른다. 때문에 독서와 달리기는 내 자신을 돌아보게 만든다는 점에서 후회없는 인생을 살아내기 위한 훌륭한(?) 취미라고 생각한다.

아이튠스에서 랜덤하게 선택된 음악을 뛰면서 아이팟 셔플로 순차적으로 들었다. 잔잔한 이루마와 이사오사사키의 뉴에이지곡을 들으면서 차분히 출발했고, 감동적인 윤종신의 발라드를 들으며 초중반을 뛰었고, 윤도현의 "담배가게 아가씨"를 들으며 힘차게 반환점을 돌았다.

항상 반환점을 돌아오는 길은 등산의 하산길 만큼이나 지루하고 고되다. 체력이 고갈되기 시작하면 본능적으로 이것저것 먹고 싶은 것이 떠오른다. 80분 시간주에서는 차돌박이가 그렇게 먹고 싶어 결국 집에 가서 먹고왔는데, 이번에는 피자 생각도 나고 순대에 소주 생각도 났다.

오히려 지난 일요일 엄청나게 습하고 더운 날씨에 30분을 뛰었을때보다 무난하게 90분을 완주했다. 선선한 날씨가 기분좋게 뛰기에 좋았다. 지난 주말 집에서 포식을 하고 와서 불어났던 체중 77.9kg은 오늘 아침에 76.9kg으로 줄어 있었다. 한동안은 77kg대를 유지하면서 체력을 향상 시키는데 주력해야겠다.

정말 기나긴 여정이였다. 달리는 동안 들었던 노래만 몇 곡일까?

평소보다 컨디션이 안좋다는 느낌이 있어 여차하면 조금만 뛸 작정이었다. 태어나서 가장 긴 거리를, 가장 오래 뛰어야 하는데 최상의 컨디션이어도 힘든 여정이다보니 무리하지 않기로 했다.

어떻게 살아야 하는가에 대해 이런 저런 생각을 하면서 야탑쪽으로 천천히, 꾸준히 뛰었다. 성남 탄천 페스티벌이 있었던 장소를 지나, 선사 교회를 지나 처음 가보는 지역까지 달려 40분을 찍었다. 생각보다 가는 40분은 힘들지 않았지만 30분부터 무릎이 조금씩 아프기 시작했다.

문제는 돌아오는 40분. 돌아가야 하는 시간이 40분이라는 것에 일단 막막했다. 반환점을 돌고 얼마지나지 않아 체력이 고갈되었음을 느끼고 힘든 경주가 시작되었다. 그렇게 40분에서 60분 무렵까지는 힘들게 달렸다.

다행히 우리 동네가 눈에 들어오기 시작했던 60분에서 80분은 끝을 향해 다가간다는 희망이 있어서 그런지, 달리기 실력의 퀀텀점프가 일어나서인지 모르겠으나 거짓말 처럼 평소의 페이스로 회복하여 힘차게 뛸 수 있었다.

힘든 여정이였으나 언제나 처럼 나는 한번도 포기하지 않고 목표한 바를 뛰어내고 있고 있다. 그리고 앞으로도 그러 할 것이다. 월요일 깜짝 회식(삼겹살 + 소주 1병 + 병맥 2병 + 오징어 땅콩 + 치킨 + 맥주)으로 잠깐 불었던 체중도 다시 돌아와 오늘 아침 77.0kg을 찍었다.

달리는 동안 체력이 고갈되면서 뜸금없이 차돌박이 몇 점 먹고 뛰면 참 좋겠다는 생각이 들었다. 이번 주말에는 집에 가서 차돌박이를 꼭 먹고와야지! 그리고 오랜만에 달콤한 늦잠을.
계속 내리는 비로 인해 지난주에는 30분 시간주를 2번하는 것에 만족해야 했다. 원래 지난 주의 계획은 30분 시간주 2번, 60분 시간주 2번을 뛰는 것이였는데, 60분 시간주에 어느정도 체력적으로 적응하는 것이 목표였다. 그러나 한번도 60분을 뛰지 못했고 이번주의 목표는 70분을 뛰어내는 것이라 상당히 부담스러웠다.
 
오늘 밤에 있을 댄싱스카이 공연(성남 탄천 페스티벌)의 리허설로 이탈리아 미녀와 배가 공중을 날라다니는 분당 구청 앞 잔디밭의 어수선한 분위기를 뚫고, 약간의 스트레칭 후에 겸허한 마음으로 스타트라인에 섰다. 야탑쪽으로 가면 성남 탄천 페스티벌로 인해 인파가 북적일 것 같아서 정자쪽으로 출발!

수도승이 된 기분으로 천천히 달리기 시작했고 페이스를 유지하기 위해 노력했다. 30분을 뛸때와 마음가짐이 달라서인지 몰라도 동일한 지점을 통과할 때에 더 힘차고 경쾌하게 달릴 수 있었다. 모든 것은 마음가짐에 달려 있는 것일까?

정자역 부근에서 나와 거의 같은 속도로 달리고 있는 아저씨를 만났다. 한참을 같이 가다 아저씨가 앞으로 나섰는데 나중에는 앞서거니 뒷서거니 하면서 20여분을 함께 달렸다. 서로 말을 주고 받지는 않았지만 모두가 더 나아지기 위해 힘차게 뛰고 있다는 사실에 연대의식을 느낄 수 있었고 덕분에 힘을 받을 수 있었다.

35분을 뛰어 반환점에 도달 할 때까지는 경쾌하게 기분좋게 뛰면서 자신감을 얻을 수 있었던 반면, 돌아오는 길에는 고행길을 달리며 자신감을 잃어버렸다. 아직 시간이 많이 남았다고는 하지만 이대로 하프마라톤을 뛸 수 있을까? 물론 엄청난 고통을 감내하면 뛸 수야 있겠지만 가능하면 쉼 없이 경쾌하게 뛰어내고 싶은 욕심이 있다.

마지막 20분 동안 다리를 질질끌며 힘들게 달린 덕분에 70분내에 출발 지점으로 돌아가지 못할 것 같아 목표를 수정해 천천히 뛰더라도 끝까지 완주하기로 했다. 그렇게 끝까지 달려 1시간 13분만에 완주에 성공! 달린 거리는 약 10.6km.  

체중은 생각만큼 빠르게 줄이지는 못했지만 현재 77.5kg으로 상당히 날렵해졌다. 체중에는 더 이상 신경을 쓸 필요가 없을 것 같고, 오히려 장거리를 뛰어 내기 위해 잘 먹어 두어야 할 듯.

하프마라톤은 여전히 힘들어 보이지만, 마라톤의 의미는 포기하지 않는데에 있다는 것을 기억하자.
술한잔 생각나는 금요일 오후. 내가 원하는 조촐한 술자리가 없어 자의반 타의반으로 일찍 퇴근 하게 되었다. 어제 밤 30분 시간주를 뛰어서 다리를 조금 쉬게 한 후에 60분 시간주에 도전할 계획을 가지고 있었는데 남아도는 시간을 어찌 할 수 없어 피곤함을 무릅쓰고 60분 시간주에 도전하기로 마음 먹었다.

사택으로 돌아와 30분 정도 피아노 연습을 한 후, 옷을 갈아 입고 출발. 언제나 처럼 10분 정도 걸어 분당 구청 부근에서 달리기를 시작했다. 의식적으로 굉장히 천천히 달리기 시작했으나 3분도 지나지 않아 다리에 피로가 몰려왔다. 다행히 7분 정도 지나 몸이 풀리면서 달리기를 즐길 수 있는 상태가 되었고 이어폰으로부터 들려오는 경쾌한 리듬에 몸을 맡겼다.

반환점까지는 무리 없이 뛸 수 있었다. 다만 입과 코와 눈으로 들어오는 작은 벌레들이 나를 방해했지만. 문제는 반환점부터 무릎에 무리가 오고, 분당구청까지 돌아갈 남은 여정을 생각하니 다리에 힘이 풀려 힘들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나를 향해 걸어오는 아리따운 아가씨를 지나치자 반대방향으로 뛰어서라도 따라가고 싶은 충동이 생겼던 것을 보아 나는 진정 지친게 아니였던 것 같다.

장거리를 달릴 때 남은 여정을 생각하는 것은 늘 고통으로 다가온다. 초반에는 초반 나름대로 남은 거리가 어마어마하게 느껴지고 마지막을 향해 달릴 때에도 마지막 남은 1km가 그렇게 끔찍할 수 없는 것이다. 때문에 나는 달리는 순간 순간을 즐기려고 노력했다.

거리주는 물론 특정 시간을 뛰어 내는 것을 목표로 한다. 그러나 난 늘 페이스를 유지하기 위해 반환점에 이르기까지 소요한 시간 (30분)과 반환점에서 출발지점으로 돌아오는데 소요한 시간 (30분)을 동일하게 하기 위해 노력한다. 어제는 체력이 많이 고갈되어 반환점 이 후 부터 속력이 감소해  13분을 남긴 시점에서 출발지점까지 돌아가는 것이 불가능할 것 같았다. 그러나 한번 물러서면 영원히 해낼 수 없다는 절박감에 고통을 감수하고 2배의 속력을 내보기로 했다.

"넌 지독한 놈이야" 라고 스스로를 격려(?)하며 이를 악물고 뛰어 결국 10초 정도의 여유를 두고 출발 지점에 돌아올 수 있었으며, 10초를 채우기 위해 조금 더 뛰어야 했다. 달린 시간은 정확히 1:00:00, 달린 거리는 약 9km.

성취감도 잠시. 하프 마라톤에서는 이 짓을 한번 더 해야 한다는데 생각이 모아지자 아직 멀었다는 생각에 난 겸손해 질 수 밖에 없었다. 아직 예전의 기량도 못 찾았으니 갈 길이 멀다. 

그나저나 체중이 생각외로 잘 줄어들지가 않는다. 이번주에는 회사 밥만 먹고 운동도 많이 했거늘.

월 : 79.6kg (30분 시간주)
화 : 79.6kg (50분 시간주)
수 : 79.6kg
목 : 79.6kg (30분 시간주)
금 : 79.6kg (60분 시간주)
토 : 79.2kg

탄수화물 섭취을 줄이기 위해 밥을 반은 덜어내고 먹어야 할 것 같고 물을 많이 마셔야겠다. 회사에 앉아 있다 보면 물을 너무 적게 마시는 것 같은데 앞으로는 하루에 2리터 이상 마시는게 좋겠다. 주말에 과식하지 않도록 조심!

어제는 50분 시간주를 뛰었다. 40분 시간주를 뛸때는 마음을 단단히 먹고 시작했는데 50분 시간주는 자신감이 붙어서인지 별 생각없이 출발! 자연스러운 속도로 뛰었고 서현 분당구청에서 출발하여 정자역을 넘어 처음으로 금곡동까지 다녀왔다. 달린 거리는 8km.

장시간을 달릴 때는 남은 거리에 연연하지 않는 것이 가장 현명하다. 10km 대회를 뛸 때, 상당히 힘들어 그만두고 싶은데 고작 3km밖에 안뛰었다는 사실을 알게 되었을 때의 낭패감이란 뛰어보지 않은 사람들은 모른다. 셔플이 골라주는 음악에 집중하며 바람을 가르면 어느새 정자역 근처의 화려한 건물들이 눈에 들어온다. 조금 더 달리다보면 예쁘고 날씬한 언니들이 눈에 들어와 지루함을 덜어준다.
 
50분 시간주이기에 25분이 될때까지 남쪽방향으로 탄천을 따라 뛰었다. 반환점을 돌때까지는 큰 무리가 없었으나 반환점을 돌아나오는 30분 무렵 옆구리 근육이 당기고, 35분부터 무릎에 무리가 오기 시작했다. 마지막 45분부터는 발바닥이 아팠고 체력도 바닥이 나있었지만 뛰기를 시작했던 처음 그 위치에 51분여만에 돌아온 순간 터질 듯한 성취감으로 잠깐의 고통은 모두 잊었다. 배고픔과 탈수현상으로 집으로 돌아오는 길에 비틀거리긴 했지만, 스스로에게 던지는 나지막한 한마디로 나를 칭찬한다.

"건우야, 잘했어."

월요일 팀회식, 수요일 실회식으로 달리기 할 수 있는 기회가 별로 없는 한주를 보내고 있다. 게다가 회식자리에서 피할 수 없는 술로 인한 컨디션 난조와 체중 증가를 어디에 하소연 할 것인가? 어제는 반드시 뛰어야 하는 날인데 아침부터 비가 추적추적내렸으나 다행히도 퇴근 할 때 즈음에는 가랑비만 내리고 있어 달릴 수 있었다.

'기분도 우울한 하루였는데, 비까지 맞으면서 꼭 뛰어야 해? 어제 술 마셔서 피곤하잖아!'하는 생각이 잠깐 들었지만 두어달 후에 뛰게 될 길고 긴 하프 마라톤의 레이스를 상상하는 것만으로도 난 쉽게(?) 유혹을 뿌리칠 수 있었다. 운동을 해서 좀더 준수한(?) 외모를 갖추고자 하는 마음가짐이 어느때 보다 큰 요즘이기도 하고.

그리하여 사택에 도착하자마자 일절의 망설임 없이 팻다운 한병 원샷하고, 운동복으로 갈아 입고 길을 나섰다. 요즈음에는 계속 30분 시간주를 했는데 생각보다 힘들다. 숨이 차는 것은 없지만 다리가 피곤한 것을 느낄 때가 많다.

이번주는 40분 시간주로 도약하는 것이 목표! 스탑워치를 켜고 겸손한 마음을 지닌체 의식적으로 천천히 뛰기 시작했다. 거리는 신경쓰지 않기로 마음먹고, 속도가 빨라지지 않도록 주의하면서 이어폰으로부터 들려오는 음악에 집중하며 달리기를 즐겼다. 아이팟 셔플이 골라주는 음악은 그럭저럭 마음에 들었다.

금세 20분이 지나고 반환점을 돌았다. 30분 시간주를 빠르게 달릴 때와 거리는 별 차이 없었고, 천천히 뛰어서 그런지 몸 상태는 훨씬 양호했다. 1시간 시간주도 당장 해낼 수 있을 것만 같은 느낌.

마지막 40분을 다 뛰어냈을 때에도 평소 30분을 뛸때보다 더 힘이 남아 있음을 느낄 수 있었다. 무엇보다 정직한 운동인 달리기를 할 때 자만해서는 안된다는 교훈을 다시금 깨닫게 되었다. 앞으로는 속도를 줄이고 체력을 향상 시키면서 컨디션을 조절해서 일상생활에 무리를 주지 않도록 해야겠다.

40분 시간주를 무난히 완주함으로써 이번주의 달리기 목표는 어느정도 달성하였지만 두번의 회식과 한번의 저녁 약속으로 인하여 체중은 제자리다. 하지만 확실히 몸은 점점 발란스를 찾아가고 있어 뛰는 것이 자연스럽다. 꾸준히 노력한다면 다음주에는 79kg으로 뺄 수 있을 듯.

항상 달리기가 주는 최고의 기쁨은 목표한 만큼을 쉬지 않고 뛰어냈을 때의 성취감! 그 때 얻는 자신감! 그리고 나를 사랑하는 마음!
덧글로 달기에 주절주절 길어져서 따로 포스팅 합니다. ^^;

Q.  [30분][30분][30분][30분] 이렇게 쓰신 건 그 주에 30분씩 4일 달리기 연습을 한다..는 뜻인가요? 보통 달리기 하실 때 속도를 어느 정도로 하는지(러닝머신이라면) 궁금합니다. 그 외에 식이요법(?)은 어떻게 하시는지도..

A. 맞아요. 30분은 쉼 없이 뛰는 시간을 말하는 것이구요, 실제로는 달리기를 시작하는 분당 탄천까지 걸어서 왕복하는 시간 20분 정도가 더해집니다.

식이요법은 별달리 하는게 없구요, 회사 식당밥은 빠짐없이 열심히 먹어요. ^^; 그 대신 다른 것은 일체 입에 대지 않죠. 그런데 사회생활하다보니 회식은 피할 수가 없네요. 나름 자제를 하겠지만 그래도 다이어트에 치명적인 것은 사실입니다. 천천히 꼭꼭 씹어드시는 것도 중요합니다. 포만감을 일찍 느끼게 되고 소화가 잘 되서 살이 찌지 않죠. ^^

다이어트에 대해서 한가지 팁을 드리면 저의 경우의 달리기 직전 팻다운 한병을 쭉 들이킵니다. 체지방 분해에 탁월한 효과가 있거든요. 작년 대학원에 있을때 30병 마시고 두어달 사이에 83kg에서 72kg까지 빠졌던 적이 있습니다.

시간주의 경우에는 체력을 향상시키는 것이 주 목적이기 때문에 속도는 신경쓰지 않습니다. 그런데도 제가 좀 빨리 뛰는 편인지, 요즘 30분 시간주로 달리는 거리를 측정해보니 6km가 넘네요(분당 중앙공원 부근에서 정자역 조금 넘어까지). 러닝머신으로 생각하면 12km/h로 달리는 꼴인데 실제 러닝머신에서 저 속도 놓고 30분 뛰기 쉽지 않습니다. 그런데 밖에서 뛰면 흥이 나는지 몰라도 빨리 뛰는게 가능하더라구요.

대전에 있을때 주로 뛰던 코스를 말씀 드리면 동측 쪽문에서 시작해서 북쪽으로 쭉 달리다보면 삼거리가 나와요. 거기서 오른쪽으로 가면 ETRI죠. 아무튼 거기까지 갔다가 돌아오면 5km가 조금 안됩니다. 그 코스를 23분에서 25분사이에 뛰었던 것 같습니다. 우회전해서 ETRI와 엑스포를 지나 다시 동측 쪽문으로 돌아오면(상당한 경사를 포함한 약 7km 코스) 40분정도 걸렸던 것 같아요.

다음에는 분당 지역 주민(?)들을 위해 저의 달리기 코스를 소개하겠습니다.

10km 코스야 지금 당장 뛰라고 해도 (물론 상당히 고통스럽겠지만) 완주할 수 있을 만큼 이미 익숙해졌지만 하프마라톤은 상상만 해도 아찔 할 정도로 기나긴 고통의 여정이 될 것 같다. 그만큼 철저히 준비해야 할 것 같아서 14주의 다이어트 및 훈련계획을 세워보았다.

하프마라톤을 완주하기 위해 필요한 것은 2시간을 쉼 없이 뛸 수 있는 체력이다. 그리고 무릎에 무리를 주지 않기 위해서는 체중을 줄여야 한다.

다이어트에는 이미 이골이 나서 큰 무리가 없을 듯 하다. 최종 목표는 75kg에 체지방율 15% 이하! 최근 일주일 간의 체중 변화만 보아도

화요일 : 82.1kg (달리기)
수요일 : 81.6kg
목요일 : 81.4kg (달리기)
금요일 : 80.5kg
토요일 : 80.5kg (달리기)

75kg까지 체중감량은 무난할 듯 하고, 오래 달리다 보면 자연스럽게 몸의 근육이 잡히는 효과가 있어 예전의 균형잡힌 몸매를 되찾을 수 있을 듯 하다.

원래 10월 3일 대회를 생각했었는데 수요일이였다. 그래서 다시 찾아봤더니 10월 14일에 분당에서 열리는 e-푸른성남마라톤 대회가 있어 여기에 참가하기로 계획을 수정하였다. 매일 훈련하는 곳에서 대회가 열리는 것이라 편안한 마음으로 레이스를 즐길 수 있을 것 같다.

훈련을 시작한 이번달 9일부터 총 14주의 시간이 있다.
(주차 : 목표체중 : 훈련계획 [10km 거리주][30분 시간주] ...)

1 : 80.0 : [30분][30분][30분][30분]
2 : 79.0 : [30분][40분][30분][40분]
3 : 78.0 : [30분][50분][30분][50분]
4 : 77.0 : [30분][50분][30분][60분]
5 : 76.0 : [30분][60분][30분][60분]
6 : 75.5 : [30분][10km][30분]
7 : 75.0 : [30분][70분][30분]
8 : 75.0 : [30분][80분][30분][70분]
9 : 75.0 : [30분][90분][30분][80분]
10 : 75.0 : [30분][100분][30분]
11 : 75.0 : [30분][120분][30분][100분]
12 : 75.0 : [30분][20km]
13 : 75.0 : [30분][60분][30분]
14 : 75.0 : 대회참가

계획을 세워놓고 보니 만만치가 않은 듯 하다. 나를 믿어보자.

올해 초에 올해는 꼭 하프마라톤을 뛰겠다고 다짐하였지만 스스로의 게으름으로 인하여 한번의 10km 코스에서 저조한 기록을 남긴 후 제자리에 머물고 있다. 회사를 다니면서 피할 수 없는 술자리를 핑계삼아 자기합리화에 성공해온 결과는 나약한 정신상태와 날렵하지 않은 몸매!

회사에서 일한지 어느덧 여섯달이 되어 가는 지금 매너리즘에 빠지는 것을 방지하기 위해 한번쯤 스스로를 돌아보는 기회를 가져야 할 것 같았고, 마라톤 준비에 꼭 필요한 철저한 자기 관리 그 자체가 나의 생활을 바로 잡아 줄 것임을 이미 경험으로 알고 있기에 감히 하프 마라톤에 도전하고자 한다.

우선은 참가할 대회를 결정하고 준비하는 것이 현명하다. 약간은 빡빡한 감이 없잖아 있지만 선선한 가을이 시작되는 10월 3일 잠실 올림픽주경기장에서 열리는 "2006 국제평화축제마라톤 축제"에 참가하기로 잠정 결정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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강변을 따라 달리는 코스로 주로 평지로 이루어져있기 때문에 코스 자체는 무난할 것으로 예상되며 대회 장소가 분당에서 비교적 가까운 편이라 부담이 덜 할 것 같다.

지금껏 10km를 다 뛰고 결승점에 들어올 때 마다 드는 생각은 막말로

'이 짓을 어떻게 2번(하프) 혹은 4번(풀) 하지?'

하지만 나는 해낼 것이라 믿는다. 마라톤의 의미는 '포기하지 않음'에 있으니까. 모든 것을 내려 놓고 힘차게 뛰는 심장을 가슴에 지닌체 가난한 나를 만나고 그리고 나를 사랑할 것이다.

p.s. 사택 형들 앞으로 나에게 닭맥(통닭 + 맥주) 먹자고 하지 말아요.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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올해 첫 마라톤은 회사분들과 함께 단체출전을 하게 되었다. 비록 늦게 도착해서 회사분들과의 교류는 별로 없었지만. 어제 동료들과 맨체스터 유나이티드와 블랙번의 경기를 끝까지 보고 자는 바람에 잠을 많이 못잔 상태로 아침 일찍 병수와 함께 사택에서 출발했다. 밤에 사택 동료들이 통닭에 맥주를 시켜 먹을때 나에게 권하며 끝까지 괴롭혔으나 끝내 이겨내고 목표한 체중 이하(82.2kg)로 대회에 참가할 수 있었다.

분당선을 타고 선릉에서 2호선으로 갈아타고 종합운동장에 내렸다. 지하철 역을 나서는 순간 뛰기도 전에 이미 하늘은 노랬다. 이미 언론에서도 예보했듯 황사가 대단했다. 회사 동호회 현수막이 어딨는지 몰라 해매다가 출발시간인 9시 근처가 되서야 겨우 발견하고 부랴부랴 옷을 갈아 입고 운동장을 향했다. 그 때 시간이 9시 5분쯤. 사람사이를 비집고 들어가 "50분미만" 그룹의 맨끝에서 출발하게 되었다.

경험상 마라톤은 무조건 맨 앞에 서야 한다. 뒤에서면 앞사람에 밀려서 자기 페이스를 유지할 수가 없다. 걷다가 뛰기를 반복할 수 밖에. 기록은 저조할 수 밖에 없다. 이번 대회는 작년 대회 보다 코스가 않좋아서 일정한 속도로 뛰는 것이 불가능 했다.

일주일 동안 40분 시간주 3회 연습하고 2.3kg을 감량한 후에 참가하는 대회라 걱정이 많았지만 의외로 5km까지의 초반 페이스는 괜찮았다. 뒷모습이 이쁜 여자가 앞에 보이면 따라 잡아 이쁜지 확인하는 절차를 몇 번 거치면서 경쾌하게(?) 레이스를 즐길 수 있었는데 ...

그러나 자만에 빠지기 시작할 무렵 7km부터 고난과 인내의 행군이 시작되었다. 40분 시간주 밖에 연습을 하지 않아서 그런지 40분이 지나자 체력은 고갈되고 다리와 어깨가 아프기 시작했다. 또 언제나 처럼 별의 별 생각을 다하기 시작한다. 심지어 극단적인 생각까지 동원하며 걷고 싶은걸 참고 또 참았다.

거의 경기장 근처에 도달한 9km부터는 정신력으로 뛰어야 했는데 그 1km가 가장 빨리 뛴 것 같다. 스스로 부끄럽지 않도록 최선을 다하자는 마음으로 지친만큼 더 힘을 내서 달렸다. 그리하여 결국은 힘차게 결승점을 통과하였고 기록은 저조(1시간 1분 20초)하였지만 주어진 여건에서 온 힘을 다했기에 충만한 만족감을 맛볼 수 있었다. 초반에 사람들에 밀려서 너무 천천히 뛰었던 것이 아쉬웠던 경기. 언제나 처럼 결승점을 통과하는 순간 그 힘들었던 기억은 하얗게 바랜다. 그리고 다음 대회를 생각하게 된다. 그땐 더 잘 뛰어야 겠다고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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혼자 참가할 때는 항상 바나나, 초코파이, 빵, 우유를 쓸쓸히 뜯어 먹으며 홀로 집을 향하곤 하였으나, 회사 소속으로 참가했더니 도시락을 제공해 주어서 행복(?)했다. 마라톤의 백미는 완주 후에 먹는 음식이라 할만큼 음식의 종류와 맛에 상관없이 판타스틱하다.

좀 변태(?) 같기도 하지만 마라톤은 그 과정이 고통스러우면 고통스러울수록 많은 것을 배우게 한다. 최근 몇 번의 10km 레이스에서는 준비가 소홀했음에도 불구하고 오히려 준비를 많이 했던 처음 몇 번의 레이스보다 비교적 쉽게 뛰고 있는 듯 하다. 올해는 한번만 더 10km 레이스에 도전 하고 충분히 준비한 후 하프마라톤에 도전할 생각이다. 인생 한번 진하게 느껴보자!
작년 제4회 코리아 오픈마라톤 참가 당시에 지금 내가 몸담고 있는 회사의 로고를 달고 뛰는 분들을 만났다. 그리고 다가오는 4월 1일, 나 역시 그 로고를 달고 뛰게 될 예정이다. 항상 홀로 외롭게 대회에 참가하다가 처음으로 단체로 대회에 참가하게 된 것이다!

겨울에는 밖에서 달리기를 할 수가 없기 때문에 살이 찌는 경향이 있는데다가 파견근무 한달동안 저녁을 항상 식당에서 푸짐하게 먹다보니 나도 모르게(?) 체중은 불어나고 있었다. 또 사람들과 친해지기 위해 이런저런 술자리에 어울리다보니 자기관리가 힘들었다.

그러나 대회를 일주일 앞두고 나는 긴장하지 않을 수가 없다. 지난주 금요일 팻다운 30병을 주문해놓고 3월 26일부터 대회날까지 철저한 자기관리와 훈련을 다짐했다. 비록 팻다운은 아직 도착하지 아니 하였으나 절제의 미덕과 땀의 결실로 체중은 날마다 줄고 있다.

26일 아침, 84.5kg
27일 아침, 83.4kg
28일 아침, 83.1kg
...


대회당일에 82.5kg의 체중을 유지하는 것이 목표인데 생각보다 체중감량이 잘되고 있어 무난히 도달할 수 있을 것 같다. 마라톤이 끝나도 체중감량은 77kg이 될때까지 지속될 것이다. 작년에만해도 72kg까지 갔었는데 다시 85kg이 넘을줄 누가 알았으랴!

월요일은 탄천의 달리기 코스를 포함해 총 40분 시간주를 감행하였다. 그리 힘들지 않았던 것을 보면 대회당일 천천히 뛴다면 무난히 1시간정도에 들어올 수 있을 듯 하다. 화요일에는 컨디션이 좋지 않은 것 같아 일단 중앙공원의 산책로를 빠르게 걷는 것으로 시작했다. 적당한 경사가 있는 곳이라 운동하기에 적당했다. 그렇게 끝까지 걷다가 분당천을 만나 10분 정도 가볍게 달리기를 하고 다시 빠르게 걸어 사택으로 돌아왔다. 역시 총 운동시간은 40여분.

예전에는 10km 대회를 한번 맞이할때마다 두세달을 긴장하며 철저히 준비했었는데, 최근에는 준비를 안하거나 혹은 일주일 준비해서 나가는 걸 보면 올해는 확실히 하프마라톤에 도전해야 할 것 같다. 힘들고 고통스러운만큼 성취감도 큰 법!

참가번호 6841, 김건우, 10km 56분 23초




작년의 3회 대회에 이어서 올해도 참가하게 되었다. 상암동이 집과 가깝다는 것이 상당한 장점! 이번에는 오래전부터 마라톤 대회에 나가고 싶다고 말씀하신 어머니와 함께 참가하게 되었다. 이번 대회를 앞두고 나는 두려웠다. 준비를 전혀하지 않았기 때문. 마지막으로 제대로 훈련한게 언제인지 기억하고 싶지 않을 정도로 - 스스로 부끄러워서 - 나는 전혀 준비되어있지 않았다. 꾸준히 준비한 대회에서도 늘 고통스러웠기 때문에 나는 피할 수 없는 인내를 이미 각오하고 있었다.

작년에는 9시 출발하는 대회를 9시 10분에 도착해서 급하게 준비운동없이 출발했는데, 올해는 8시에 도착해서 여유있게 몸을 풀 수 있었다. 전혀 관심을 못 받은 댄스팀의 공연이 끝나고 평상복 차림의 수수해보이는 가수들의 공연이 이어졌다. 박상철의 무조건, 박현빈의 곤드레 만드레, 장윤정의 짠짜라. 특히 장윤정이 등장하자 사진에 보이는 것 처럼 적절히 산개해있던 군중들이 앞으로 달려나가기 시작했다.

목소리가 예쁜 언니(?)의 안내에 따라 새천년 건강체조(?)를 따라 하며 몸을 풀고 출발선에 섰다. 어머니는 5km 출발선으로 나는 10km 출발선으로 향했다. 출발순서는 풀코스, 하프, 5km, 10km 였기 때문에 나는 한참을 기다려야 했는데 그 때 컨디션이 극도로 악화되었다. 날씨가 엄청 추웠고 나는 마라톤용 핫팬츠(?)를 입고 코를 훌쩍거리고 있었다. 전날 신나게 먹은 차돌박이가 소화가 덜 되었는지 배도 살살 아픈 것 같았다. 순간 뛰기도 전에 '그냥 뛰지 말까?'하는 용서할 수 없는 생각이 스쳐갔으나 잘 이겨내고 출발선에 섰다.

출발선에는 왜 와 있는지 알 수 없는 서지영과 박정아가 있었는데 노래도 안불렀는데 기념사진 찍고 출발하는 시늉만 했다. 아마도 얼굴마담으로 온 듯. 마라톤 대회에서 벌써 3번째 만나는 배동성 아저씨(?)의 출발구호에 맞춰 힘차게 출발. 겸손한 마음으로 뛰려고 노력했다. 준비 안한 것을 스스로 너무나 잘 알기에 스스로를 속일 수가 없었다. 처음으로 나는 나의 페이스로 뛰고 있었다. 다른 사람이 나를 앞질러가거나 내가 남을 앞지르는 것을 전혀 개의치 않았다.

그동안 나는 배나오고 머리까진 아저씨를 한명정해서 - 한마디로 만만한 - 적어도 저 사람보다 잘 뛰어야겠다고 생각하고 뛰었다. 늘 그들은 예상보다 훨씬 잘 뛰어 후반에 나를 고통의 구렁텅이로 몰아넣었다. 이번에는 마음을 고쳐먹었다. 힘이 들면 나뿐만 아니라 여기 함께 뛰고 있는 모두가 힘들다는 생각으로 연대의식을 느낄 수 있었다.  모두가 힘을 모아 같이 뛰고 있다고 생각하니 힘든 것이 덜하였다. 나는 사람들의 환호성을 받으며 피니쉬라인을 통과했다. 하프코스 1등과 함께 들어왔기 때문.

기록은 작년보다 저조하지만 연습안한 것 치고는 나쁘지 않은 56분 23초.

나태함에 대한 처절한 응징을 바랬던(?) 이번 대회를 다행히도(?) 무사히 완주했다. 뛸때는 항상 힘들지만 객관적으로 지난 몇 번의 대회와 비교하면 그리 힘들지 않았다. 아마 스스로의 페이스로 뛰었던 것이 주효했던 것 같다. 이번에도 마지막 500m를 남기고 미친듯이 뛸 수 있는 것을 보면 나는 최선을 다하지 않았다. 10km 코스에 어느정도 자신감을 가지게 되었고, 10km 코스는 이제 인생을 진하게 느끼기에는 부족(?)하다. 내년에는 반드시 꾸준한 몸관리와 연습으로 하프코스에 도전하겠다.

부끄럽지만 올해초의 다짐과는 조금 다르게 되어버렸다. 그 당시의 마음가짐은 10km 대회 3~4회 참가와 하프마라톤 도전하는 것이였으나 봄에 참가한 제4회 코리아오픈 마라톤에 이어 올해는 이번대회가 마지막이 될 것 같다. 작년에 참가한 제3회 스포츠서울 마라톤에서는 홀홀단신으로 대회장소에 가서 혼자 뛰고 돌아왔으나 올해는 어머니께서 5km 부문에 출전하실 예정이라 외롭지 않을 것 같다. 작년의 대회가 KAIST 총장배 사이언스 단축 마라톤 이후로 나의 첫 공식대회였는데, 잘 모르고 출발시간에 도착하여 준비운동없이 출발해서는 사람들에 밀려서 초반에 걷다가 기록이 좋지 않았는데 이번대회는 그러한 실수가 없어야겠다. 비록 하프마라톤을 완주하겠다던 나와의 약속은 지키지 못하게 되었지만, 지금 다시 뛰어야 할 이유를 찾았기에 그 것에 만족한다. 아무튼 지금 나는 달리고 있으니까.
나는 서브쓰리를 꿈꾼다
원희룡 지음/꽃삽
나는 달린다
요쉬카 피셔 지음, 선주성 옮김/궁리

보수성향을 지닌 정치인 중에 내가 유일하게 호감을 가지고 있는 원희룡의원의 책이다. 사실 이 책은 꽤 오래전에 읽었는데 그 당시에 블로그에 독후감을 쓰지 않았던 관계로 두번째 읽은 지금에서야 글을 남긴다. 많은 것을 느끼고 얻을 수 있었던 책이라서 독서의 기록을 남기고 싶었다.

나와 마찬가지로 원희룡의원도 마라톤 인문서로 유명한 요쉬카 피셔의 '나는 달린다'를 읽고 나서 달려야겠다고 결심하게 된다. 그리고 실천에 옮겼다. 내가 서울에 있을 때 어떤 국회의원이 국회의사당까지 뛰어서 출근한다는 소문을 들었는데 그가 바로 원희룡이였다.

책은 마라톤의 경험으로 부터 그가 느낀 것들을 중심으로 그의 과거와 그의 생각이 잘 어우러져 있다. 그가 더욱 대단한 것은 어렸을 때 사고로 발가락에 장애를 가지고 있으면서도 마라톤을 완주했다는 사실이다. 나는 어떤 사람이 마라톤 42.195km를 완주했다고 하면 무조건(?) 그 사람을 존경한다. 철저한 자기관리와 인내가 없이는 절대 성취할 수 없는 일이기 때문이다. 대회에 나가서 고작(?) 10km를 뛸 때면 나는 항상 풀코스 완주자들을 존경하게 된다. 마라톤은 항상 어김없이 힘들고 고통스럽다.

이 책을 읽은 후에 '원희룡의 속마음'이라는 블로그를 자주 찾게 되었다. 마라톤에 관한 글을 읽다가 다음과 같은 말이 가슴을 울렸다.

마라톤이 제게 주는 보상은 바로 "포기하지 않음"에 대한 것 입니다.

그리고 책장을 넘기면 신발끈을 묶는 그림과 함께 실려있는 다음과 같은 한 문장이 달려야 하는 이유를 말해준다.

내가 마라톤을 하는 이유는 육체와 정신을 병들지 않게 하려는 본능적인 의지이며 달리는 것이 나를 단련시킬 수 있는 가장 정직한 운동이기 때문이다.

간밤에 아주 기분 나쁜 꿈을 꾸었다. 기억은 정확히 나지 않지만, 하루종일 봐야하는 시험이 있었는데, 시험장에는 못가서 시험을 못치르는 것과 이가 두개나 빠지는 꿈이였다. 이가 빠진 것이야 대수롭지 않게 생각했지만, 시험을 아예 못 보는 꿈은 너무 생생했기에 그래서 너무 끔찍했다. 마치 수능을 망쳐버렸을 때의 느낌과 흡사한 ...

불길한 꿈을 꾸었기에, 정신차리고 조심해서 운전하여 잠실운동장에 도착하였다. 벌써 부터 많은 차들이 줄을 서 있었다. 주륵주륵 비가 오고 있었고 하늘은 뿌옇게 흐렸다. 화창한 봄 날씨에 기분좋게 뛰자는 나의 계획은 벌써부터 빗나가고 있었다. 이미 꿈에서 부터 틀어졌을지도 ...

9시 출발인 대회에 7시 50분쯤 도착하여 탈의실에서 옷을 갈아입고 물품보관소에 짐을 맡기고 운동장에 들어서니 8시 10분쯤이였는데, 여전히 비가 내리고 손이 시려울 정도로 추웠다. 나의 대회 기념품인 반팔 티셔츠와 심하게 짧은 달리기용 팬츠를 입고 있었는데 너무나 추워서 뭐하러 혼자 사서 이고생을 하나하는 생각이 들기 시작했지만 ...

8시 30분쯤 운동장 트랙으로 집합! 많은 사람들이 모여 준비운동을 하니 추운 것을 조금씩 잊기 시작했고 기분이 좋아졌다. 준비운동을 안내하는 아리따운 LG Twins 치어리더가 큰 역할을 한 것 같다. 사람들은 모두 활력을 얻기 시작했다! 풀코스-하프코스-10km-키즈러닝 순서로 출발했다. 작년 말에 참가했던 마라톤에서도 배동성씨가 사회를 보았는데, 이번에도 배동성씨였다. 배동성씨의 카운트다운에 따라 주자들이 힘차게 뛰어나가기 시작했다.

10km 참가자는 출발선이 50분 이내, 1시간 이내, 1시간 10분 이내, 1시간 10분 이후로 나눠졌는데, 나는 50분 이내 출발선 제일 앞쪽에 있었지만, 요령있는(?) 사람들은 이미 하프 뒤에 자리를 차지하고 있어서  10km가 출발할 때는 가장 앞쪽은 아니였다. 아무튼 출발한 후 나는 초반에 오버페이스를 하지 않으려고 노력하며 등속운동을 했다. 시계없이 달려서 잘 모르겠지만, 생각보다 빠른 시간에 5km 반환점을 돌았고 힘들다는 생각은 들었지만, 고통스럽지는 않았다.

달리는 중간에 수도 없이 많은 사람들을 보았지만, 쌍화차를 한잔 같이 하고 싶은 매력적인 아가씨들도 많았고, 두팔이 없는, 한 팔이 없는 사람들도 볼 수 있었다. 나만큼 뛰는 나이 많으신 분들도 굉장히 많아서 뒤쳐지면 안되겠다는 생각을 했다. 물론 뛸 때야 항상 힘들고, 그래서 참고 달리긴 하지만, 지난 두대회에 비하면 거의 힘들지 않았다고 하는 표현이 맞을 것 같다. 인생을 진하게 느껴보기에는 비교적 편안한 레이스였다 ...

시계를 안해서 기록을 가늠할 수 없었는데, 느낌상 예전보다 좋은 페이스로 뛴 것 같아 40분대를 기대하며 운동장으로 들어서는 순간 그 것이 힘들다는 것을 깨달았다. 하지만 트랙을 돌아 골인하는 느낌이 꽤나 거창했다. 고통스럽지 않아서 그런지 골인한 후의 큰 성취감은 없었던 것이 조금은 아쉽다.

개인적으로 마라톤의 꽃은 완주에 먹는 빵과 우유라고 생각한다. 차로 돌아와 야금야금 맛있게 먹고 젭싸게 차를 몰고 집으로 돌아왔다. 내가 열심히 뛰고 있는 사이에 차 앞 유리창에 새똥이 떨어져있었다. 기분이 참 묘했다. 집에 돌아와서 핸드폰을 보니 뛰었던 기록이 문자로 도착해있었다. 50분 25초, 정말 아쉽지만 ... 오랜 동면 후에, 4kg이나 무거워진 몸으로 이정도면 잘 뛰었다!

올해는 꼭 하프마라톤에 도전하련다!


드디어 4월 2일에 있을 대회의 배번호가 도착하였다. TV 광고에 나오는 LIG가 대체 뭔가 했더니 LG화재의 새이름이였다는 사실을 마라톤 패키지(?)를 받고서야 알 수 있었다. 잠실운동장에서 출발하는 그럴듯한 대회인지라 참가자수가 작년에 참가한 대회보다 훨씬 많다. 내가 출전하는 10km 단축코스의 남자 참가자수는 무려 6533명이다. 예상등수는 1500~2000등 정도! 지난 대회 처럼 엄청난 사람에 밀려 2.5km를 걸어가는 일이 발생하지 않도록 이번에는 꼭 일찍가서 출발선 근처에 있어야겠다. 기념품도 비교적 마음에 들고 배번호를 보게 되니 Finish 라인을 눈 앞에에 둔 주자 처럼 벌써 부터 가슴이 설레인다 ...  

LSD는 "Long Slow Distance"의 약자로 장거리를 천천히 시간을 두고 달리는 것을 말한다. 이 주법은 심폐기능을 향상시키고 지구력을 배양하는 것에 적절한 운동이다. 초보자든 수준급 선수든 주자의 기초체력을 쌓기 위해서 매우 효과적인 훈련법이다.

다음 주 일요일, 즉 4월 2일에 있을 "LIG 손해보험 제4회 코리아오픈 마라톤"을 대비하여 피곤한 가운데 1시간 LSD 훈련을 감행했다. 지난 수요일 7km 거리주에 무난히 성공하였으나 오랜 공백 때문인지 불안하여 실전연습을 해야할 것 같았다. 비교적 빠르게 달리게 되는 10km 거리주 보다는 체력을 이전수준으로 끌어 올리기 위해서 1시간 LSD를 선택했다. 토익을 본 후라 상당히 피곤했지만, 대회일까지 오늘 같은 시간적 여유가 없기도 했거니와 실전을 앞두고 다리도 쉴 시간이 필요했기에 다소 추웠지만 힘차게 발을 내딛었다.

11km, 1시간 5분을 뛰었다. 10km를 뛸 때 40분대 후반 ~ 50분대 초반을 기록했던 기억을 되살려 본다면 아마도 태어나서 쉬지 않고 가장 오래 달린 기록이다! 1시간 3분을 뛰어 기숙사 근처를 돌 때, 훤칠한 미녀가 달리고 있었는데 따라가보니(?) 은정양이였다. 잠깐 이야기를 나눈 후 헤어져 기숙사로 돌아왔다.

만용인지는 몰라도 그 상태에서 한시간은 더 뛸 수 있을 것 같았다. 뛰는 도중에도 그다지 힘들지 않았고 기분이 좋았다. 만약 그 상태에서 한시간을 더 뛰었다면 나는 하프마라톤을 완주할 수 있겠지! 올해 가을쯤에는 하프마라톤을 완주할 수 있을 것이라는 자신감이 생겼다. 날씨 따뜻해지고 본격적으로 훈련하면서 2시간까지 LSD 훈련시간을 늘려봐야겠다. 하지만 아직은 천천히 겸손하게!  

 
시작이 가장 중요했다.
거리나 시간, 자세등 다른 어떤 것도
그 시점에서는 중요하지 않았다. 모든 것의 초점은
시작과 지속하는 것에 있었다. 이젠 마음이 흔들리지
않도록 해야 했다. 참아내자. 그리고 계속하자.
며칠이 지나 나는 눈에 띄게 발전하게 되었다.
가면 갈수록 내 몸에서 느껴지는 것이 완전히 달라졌다.
달리기 후 샤워를 끝내고 나면 기분이 좋아지는 것을
느끼기 시작했다. 나는 기분좋게 일어났고,
정신적으로나 육체적으로 항상
충만한 상태에 있게 됐다.

- 요쉬카 피셔의《나는 달린다》중에서 -

풀코스 마라톤..
30킬로 지난 지점..
모두가 힘든 순간입니다..
달리던 한 사람이 다리에 쥐가 나서 앰뷸런스에 실렸습니다..


그 순간..
옆에서 힘들게 가던 다른 사람들이..
갑자기 앰뷸런스로 몰려들어 타려고 했습니다..

순식간에 일어난 일들이었습니다..

30 킬로가 지난 지점..
다른 사람들이 엠뷸런스로 몰려 드는 장면..

저도 모르게..
저의 시선과 발이 엠뷸런스쪽으로 향해 가는 것을 느꼈습니다..
마음 깊은 곳에 숨어 있던 포기하고 싶은 충동이..
온 몸에 들불처럼 번져 나감을 느꼈습니다..

하지만..
그 순간..
앰뷸런스가 문을 급히 닫고 출발했습니다..

그래서 결국..
저를 비롯해 엠뷸런스로 몰려들었던 사람들은..

어쩔 수 없이..
다시 힘든 다리를 떼어 옮기면서 달립니다..
그리고 결국 골인지점까지 무사히 달려냈습니다..

포기하고 싶은 충동은 누구나 느끼는 모양입니다..
만약 그때 앰뷸런스를 탔다면 골인을 못했겠지요..
길 옆에 주저앉고..

마음 속으로 포기를 하고 나면..
다시는 일어나서 달리기는 힘들 것입니다..

한번은 황영조 선수가..
연습 때 포기하고 싶은 충동 때문에..
달리는 트럭에 뛰어들고 싶었던 적이 한두번이 아니었다는 이야기를 본 적이 있습니다..

인간이면 누구나 힘들면 주저앉고 포기하고 싶은 생각이 들게 마련인 모양입니다..
마라톤을 한 지 이제 햇수로 5년..

하지만..
풀코스는 언제나 힘이 듭니다..

금방이라도 포기하고 싶은 상태에서..
20킬로미터를 더 달려야 한다는 것..

그것이 가장 힘든 이유입니다..

금방이라도 포기하고 싶은 수많은 순간들..
그것을 견뎌내고 흘려보내는 순간순간들..
끊임없이 나타나 나를 사로잡는 괴로움과 갈등들..
마음의 출렁거림들..

이 모든 것들이 너무도 힘이 듭니다..

하지만..

끝내..
그 처절한 시간들을 통과해 내고..

마침내..

골인지점에서 이르렀을 때..
비록 관중석에 환호하는 관중은 없지만..
자신의 가슴 속에서 우뢰와 같은 박수소리가 들립니다..

"그래, 끝내 포기하지 않고 여기까지 왔어."

"결국 해 냈어."

이렇게 내 안에서 솟구쳐 오르는 감격은..
저의 일상의 삶에 새로운 에너지로 솟아남을 확신합니다..

포기하지 않는 것에 대한 보상..
이것이 마라톤이 제게 주는 보상입니다..

마라톤이 제게 주는 보상은..
바로..

"포기하지 않음"에 대한 것입니다..

- 원희룡의 속마음에서 -


마음속으로 달리기를 다시 시작하자고 약속했던 3월이 왔다.

다시 시작해야 할 시간이 온 것 이다.

원희룡의원의 블로그에서 가져온 이 글은

달리고자 하는 이유를 잘 이야기 하고 있는 듯 하다.


달리기를 통해

내가 살아 있어 힘차게 움직이고 있음을 온몸으로 느끼고

내가 정한 것을 포기하지 않고 이루어 냄에 자신감을 얻는다.

올해 목표로 한 하프마라톤 완주를 위해 다시 운동화끈을 조여매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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