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문의 숲에서 경영을 만나다 상세보기
정진홍 지음 | 21세기북스 펴냄
인문의 힘을 빌려 경영에 필요한 통찰의 힘을! 오늘날 모든 분야를 통틀어 가장 필요한 것은 '통찰의 힘'이다. 사람경영, 자아경영, 기업경영, 국가경영 등 그 어떤 분야의 통찰의 힘을 시급하고 긴요하다. 그렇다면 통찰의 힘을 어떻게 기를 수 있을까? 바로 인문학(人文學), 즉 '후마니타스(humanitas)'다. 인문학적 깊이가 건널 수 없는 차이를 만든다. 『인문의 숲에서 경영을 만나다』는 불확실한 현대 비즈니스 사회에서

책을 읽고 블로그에 독후감을 남길 때, 보통은 강렬한 느낌을 주었던 부분을 중심으로 나의 감상을 정리하는 식이였는데, 이 책은 워낙 긴 기간에 걸쳐 조금씩 읽어 제대로 된 글을 남길 수 있을지 걱정이 앞선다.

책을 구입할 때는 몰랐는데, 이 책의 저자는 내가 이전에도 만난적이 있는 분이였다. "완벽에의 충동"이라는 책의 저자 정진홍님이였는데, 책의 상세는 기억하지 못하지만 강렬한 느낌만은 아직도 기억한다.

최 근 나의 독서를 논하자면 부끄럽기 짝이 없지만, 독서를 성공적인 삶을 위해 꼭 필요한 것이라 여기고, 의무감에서라도 책을 찾게 되는 이유는, 스스로 경험하고 깨닫는 것과 다른 사람들으로부터의 배움에는 한계가 있기 때문이다. 세상을 살아가는 지혜와 통찰력, 그리고 성숙한 인간이 되기 위한 지침을 얻을 수 있고, 긴장 없이 살아가다가도 책으로부터 삶을 돌아볼 기회를 갖을 수 있다.

그러한 의미에서 이 책에서 말하는 인문학 독서는 세상을 넓고 깊게 바라볼 수 있는 통찰력과 안목을 키워준다는 점에서 급변하는 경영환경을 온몸으로 견뎌내야 하는 경영자에게 필수인 것이다.

총 10개의 챕터로 구성되어 있으며, 그 시작은 역사로 청나라의 강건성세를 이루었던 강희제, 옹정제, 건륭제의 역사 이야기로 시작된다. 이어 창의성, 디지털, 스토리, 욕망, 유혹, 매너, 전쟁, 모험, 역사로 인문학 이야기가 이어지는데, 각각의 주제별로 저자의 다양한 인문학 독서로 쌓인 지식들이 체계적으로 잘 정리되어 있으며, 개인적으로는 역사속의 인물들로부터 경영자로서 눈여겨 보아야 할 여러가지 덕목을 배울 수 있는 기회를 가질 수 있어 보람이 있었다.


요즘 가장 즐겨 듣는 곡이다. 현대 음악이라 그런지 난해한듯 하면서도, 계속 들으면 들을 수록 매력적이라 자꾸 찾게 된다. 원래 피아노 곡이 아닌 것을 피아노 버젼으로 편곡한 곡이라 그런지 최고의 난이도를 자랑하는 곡이라고 한다. 매일 CD로 듣다가 이렇게 임동혁 군이 직접 연주하는 동영상을 찾게 되어 기쁠 따름. 좀 더 일찍 이 세계(?)를 알았다라면 공연장에서 직접 감상했었을텐데 너무 아쉽다.
오랫동안 기다렸던 공연을 어제 밤에 단신으로 다녀왔다. 새롭게 시작한 일때문에 매일 오전 회의가 이어지는 바쁜 요즘이지만, 밤을 새는 한이 있어도 공연은 꼭 봐야겠다는 심정으로, 공연 후 회사로 돌아와 일을 하기로 마음먹고 길을 나섰다.

세번째로 찾아가는 예술의 전당은 낯설지 않았다. 공연이 곧 시작한다는 것을 알 수 있도록, 수 많은 인파가 음악당으로 향하고 있었다. 홀로 길을 재촉하여 음악당에 도착한 후, 클럽발코니 코너에서 예매한 표와 프로그램 북을 받았다. 20분 전에 도착해서 시간의 여유가 조금 있었지만, 프로그램 북을 찬찬히 읽어볼 요량으로 공연장에 들어섰다. 내 주변에 앉은 분들 역시 나 처럼 혼자 오신 분들이라 혼자 클래식 공연을 관람하는 것이 전혀 부담(?)스럽지 않았다. 같이 간 사람이 지루해 하지 않을까 걱정할 필요도 없고. ^^;

로시니
오페라 '도둑까치' 서곡

라흐마니노프
피아노 협주곡 제2번 Op.18

-인터미션-

라흐마니노프
피아노 협주곡 제3번 Op. 30

공연은 KBS교향악단의 '도둑까지'서곡으로 시작되었다. KBS교향악단에게는 죄송스러운 이야기지만 서혜경 선생님(?)의 라흐마니노프를 빨리 듣고 싶은 마음에 '도둑까치'서곡이 빨리 끝나길 바랬다. 바램대로 '도둑까치'서곡이 끝난 후, 드디어 서혜경 선생님이 무대로 걸어나오셨고, 환호와 갈채가 터져나왔다.

그리고 잠시 후, 라흐 피협 2번의 피아노 솔로 시작부분이 꿈처럼 들려왔다. '건반 위의 활화산'이라는 별명 답게 그녀의 연주는 힘이 있었고, 그 순간 나의 시야는 흐려졌다. 불굴의 의지로 암이라는 병마를 이겨내고 다시 당당히 자신의 자리로 돌아온 그녀의 삶의 이야기가 감동적이여서 그랬는지, 음악이 주는 감동의 크기가 내가 받아들이기 벅차서였는지는 잘 모르겠지만...

강하게 연주하는 부분, 빠르게 연주하는 부분에서 그녀의 모습은 정말 열정적이였다. 최선을 다해 연주하는 모습이 너무나 아름다웠다. 역시나 익숙한 2번은 큰 감동을 주었다. 인터미션에서 잠깐 만난 상운이와 나는 1악장에서 피아노 소리가 너무 작아서 아쉬웠다는 이야기를 나누기도 했지만.

인터미션이 지나고 드디어 3번의 연주가 시작되었다.  45분을 연주하는 3번의 경우 많이 들어보지 않아서 지루하지 않을까 걱정했었는데, 잠결에 들었던 부분들이 가슴에 남아 있었는지 충분히 선율을 느낄 수 있을만큼 자연스럽게 다가왔다. 역시나 최고의 난이도를 자랑하는 작품이라는 것을 건반 위를 수놓는 손의 움직임을 통해 알 수 있었다. 그리고 그 손의 주인은 방사선 치료를 마친지 3개월 밖에 되지 않았다는 사실에, 3번의 3악장이 끝났을 때 관객들은 하나가 되어 최고의 박수와 찬사를 보냈다. 그녀가 연주한 음악 자체의 훌륭함에 더하여, 자기를 이겨내고 자신의 자리로 돌아와 최선의 연주를 마친 그녀의 모습이 숭고했기 때문이였으리라.

공연이 끝나고 관객들의 박수는 그 끝을 알 수 없도록 계속되었다. 몇 번의 고사 끝에 그녀는 마이크를 손에 들고 나왔고, 관객들은 약속이나 한 것 처럼 박수를 멈추고 그녀의 이야기에 귀를 기울였다. 울음 섞인 목소리로 그녀는 암을 극복하는 과정에서 손을 다시 쓸 수 있도록 극진히 치료해준 노동영 교수님에게 쇼팽의 야상곡을 바친다며 앵콜곡의 연주를 시작했다. 모든 조명이 꺼지고, 피아노 주변에 얇은 붉은 빛이 감돌았다. 그리고 들려오는 감미로운 선율.

야상곡을 연주하는 그녀의 손이 건반을 완전히 떠났을 때, 관객들은 어김없이 환호화 박수를 보냈다. 그녀는 무대를 떠나지 않고, 그 자리에서 마이크를 손에 들고 말했다.

"암이 다시 재발하지 않고, 여러분들에게 좋은 음악 들려드릴 수 있기를 바라면서, 슈만의 트로이메라이 들려 드리겠습니다."

그리고 울려 퍼지는 감미로운 선율에 나는 울지 않을 수 없었다. 음악도 음악이지만, 연주하는 모습이 얼마나 숭고하고 아름다웠던지, 그 순간을 지금 다시 되돌리고 싶을 정도로 행복했다. 트로이메라가 끝난 후 다시 마이크를 잡은 그녀는 "사랑합니다."라는 말을 남기고 무대를 떠났고 관객들은 그제서야 따뜻한 마음으로 그녀를 놓아 주었다.

오늘 아침 미팅 준비를 위해 11시 조금 넘어 회사로 돌아와 심야야근을 해야 했지만, 나는 행복했다. 행복은 멀리 있는 것이 아닌 것 같다. 아름다운 음악과 아름다운 사람들로부터 행복을 느낄 수 있는 나는 내 삶에 그러한 행운이 주어진 것에 감사한다.
CIMG2003

CIMG2006

쇼팽 스패셜 리스트 임동혁의 첫번째 음반이다. MP3로 듣기 시작하여, 최근에는 CD를 구입하여 CDP로 감상하고 있다. 최근에 구입한 이어폰 MDR-E888과 함께!

국내에서는 임동혁, 김정원을 쇼팽 스패셜리스트로 뽑을 수 있을 듯 한데, 같은 곡의 다른 연주를 들어보면 확실히 스타일이 다른 것을 느낄 수 있다. 임동혁의 연주는 물흐르듯 자연스럽워 선율이 참 아름답게 느껴지는 반면에, 김정원의 연주는 절제된 힘을 느낄 수 있다. 개인적으로는 두 사람 각자의 스타일을 모두 좋아하는 편.

1. Scherzo No.2 In B Flat Minor, Op.31 (Frederic Chopin)    
2. Nocturne In D Flat, Op.27 No.2    
3. Ballade No.1 In G Minor, Op.23    
4. Etude In C, Op.10 No.1    
5. 4 Impromptus, D.899: No.1 In C Minor: Allegro Molto Moderato (Franz Schubert)    
6. 4 Impromptus, D.899: No.2 In E Flat: Allegro    
7. 4 Impromptus, D.899: No.3 In G Flat: Andante    
8. 4 Impromptus, D.899: No.4 In A Flat: Allegretto    
9. La Valse - Poeme Choregraphique (Maurice Ravel)

슈베르트나 라벨은 익숙하지 않아서 처음에는 1~4번 트랙만 열심히 들었다. 쇼팽 스케르초 2번은 김정원의 앨범에서, 2번 트랙의 야상곡은 랑랑의 DVD에서, 발라드 1번과 에튀드 10-1은 피아노 학원에서 현택형이 연주하는걸 들어서 친숙했다.

개인적으로는 임동혁의 쇼팽 발라드 1번 연주는 최고라고 생각한다. 블라디미르 호로비츠의 연주를 최근에 들어 보았는데 나에게는 매끄럽지 않고, 템포가 느려 답답한 느낌을 주었으나 임동혁의 연주는 거침 없이 낭만선율을 쏟아내어 온전히 음악에 빠질 수 있게 한다.

CD로 음악을 듣는 장점 중에 하나가 음반 전체를 끝까지 듣게 된다는 것. CDP의 불편함 덕분에 마지막 트랙까지 듣게 되면서 슈베르트의 즉흥곡과 라벨의 라 발스까지 접하게 되었다. 슈베르트의 즉흥곡은 아직까지는 그럭저럭 평이하게 듣기에 좋은 정도라서 조금 더 집중해서 들어봐야 할 듯하다. 라벨의 라 발스는 처음에는 이해하기 힘든 현대음악처럼 난해하기 그지 없었는데 계속 듣다 보니 중간중간에 느낄 수 있는 부드러운 선율이 좋았다. 점차 난해한 부분들이 듣기 좋은 선율과 조화를 이루어 가면서, 이 곡을 좋아하게 되었다.

다음 달에는 임동민, 임동혁 형제의 쇼팽 콩쿠르 라이브 2005 혹은 Chopin Recital를 구입해서 들어볼 예정. 쇼팽의 피아노 소나타, 피아노 협주곡은 어떨까?


죽음의 선고 딛고…암 이긴 음악 열정

다음주 화요일 예술의 전당에서 있을 피아니스트 서혜경님의 라흐마니노프 피아노 협주곡 2번, 3번 공연을 오랫동안 기다려왔다. 기사에 삽입된 동영상에서 간간히 들리는 아름다운 낭만 선율이 벌써부터 가슴을 설레게 한다. 유방암으로 투병할 당시 오른팔을 쓸 수 없게 될 것이라는 의사들의 예상을 깨고, 최고의 난이도를 자랑하는 라흐 피협 3번으로 다시 돌아온다니 더욱 더 큰 감동을 느낄 수 있을 것 같다.

요즘 갑자기 바쁜 일이 생겨서 주야를 불문하고 불시에 회의가 생기곤 하는데 부디 다음주 화요일 밤에 회의가 생기는 불상사가 없기를. 그리고 처음으로 혼자서 공연을 관람하러 가는데 부디 외롭지 않기를.
왜 세계의 절반은 굶주리는가 상세보기
장 지글러 지음 | 갈라파고스 펴냄
전 세계 기아의 실태와 배후 요인들을 대화형식으로 알기 쉽게 소개! 부족한 것 없이 하루하루를 보내는 전 세계의 많은 사람들. 음식점에서는 손만 조금 댄 반찬들이 쓰레기통으로 버려지는 경우가 허다하다. 그러나 우리가 이렇게 음식을 낭비하며 살아가고 있는 지금 이 순간에도 지구 어느 곳에서는 밥 한끼, 빵 한 조각을 먹지 못해 죽어가고 있는 이들이 많다는 것을 알고 있는가? 『왜 세계의 절반은 굶주리는가』는 유

월드비전의 활동을 소개한 한비야, 김혜자님의 책으로부터 세계의 기아문제에 대한 관심을 가지고 있었던 덕분에 이 책을 읽게 되었다.

이 책은 유엔 식량 특별 조사관인 장 지글러가 아들과 대화하는 형식으로 쓰여있어, 심각하고 복잡한 세계의 기아 문제를 어렵지 않게 이해할 수 있었다. 먹을 것이 없어 비참하게 죽어가고 있는 세계 각지의 어린아이들의 참상을 전달하는데에서부터 시작하여, 그 원인과 해결방안에 대해서 저자 나름의 분석과 주장을 제시하고 있다.

정말 아이러니 한 것은 인류는 전세계 인구의 두배를 먹여 살릴 수 있을만큼의 식량을 생산해내고 있음에도 불구하고 5초에 한명씩 어린아이가 굶어 죽어가고 있다는 비합리적인 현실이다. 언뜻 생각하면 세계의 기아문제는 지구 온난화로 인한 사막화, 아프리카의 척박한 농업환경 등이 주된 문제라고 판단할 수 있을지 모르겠으나, 이 책을 읽고 난 후의 판단은 읽기 전과 분명히 달랐다.

신자유주의에 의한 정글 자본 주의, 거대 금융자본에 의해 움직이는 무역구조, 과거 식민지였던 국가의 부패한 관료들, 정치적, 경제적 이해관계로 인해 발생하는 내전 등으로 가난한 어른들과 힘없는 아이들은 죽어가고 있다.

이러한 문제를 해결하기 위한 근본적인 해결책으로 저자는 인간성의 회복을 이야기 하고 있다. 그리고 한계가 명확한 긴급구호 활동이 아닌 기아 문제를 앓고 있는 각국이 자급자족적 경제를 스스로 이룩하는 것을 유일한 해답으로 제시한다. 저자는 세계에서 가장 가난한 나라인 부르키나파소가 토마스 상카라의 개혁으로 4년만에 자급자족하게 되었던 것을 사례로 들어 그러한 가능성을 확인해 주었다.

무엇보다도 인간을 인간으로서 대하지 못하게 된 살인적인 사회구조를 근본적으로 뒤엎어야 해. 인간의 얼굴을 버린 채 사회윤리를 벗어난 시장원리주의 경제(신자유주의), 폭력적인 금융자본 등이 세계를 불평등하고 비참하게 만들고 있어. 그래서 결국은 자신의 손으로 자신의 나라를 바로세우고, 자립적인 경제를 가꾸려는 노력이 우선적으로 필요한 거야.

다른 사람의 아픔을 느낄 수 있는 유일한 동물은 인간 뿐이라는 말을 저자는 몇 번이고 반복하며 희망을 보려하는데, 정말 인간은 그러한 존재일까?
15년만에 다시 피아노를 치기 시작한지 169일째

2008년 1월 9일, 야마하 U1

한곡 전체를 실수 없이 연주하는 것은 정말 어렵다.
미스 없이 녹음해 보려했지만 현재 실력으로는 불가능... ^^;
한동안 실력이 잘 늘지 않아서 고생했지만 한 단계를 넘어선 듯.
다음 목표는 클레멘티 소나티네 36-3 1악장!
매주 화요일 피아노 레슨을 받고 있는데, 지난 2주간 연속으로 화요일이 공휴일(크리스마스, 신정)인 덕분에 오늘 3주만에 레슨을 받게 되었다. 오랜만의 레슨이라 조금 더 긴장이 되는 한편, 똑같은 곡의 똑같은 부분을 지겹도록 연습했기에 매주 레슨 받을때보다는 조금 나으리라는 기대도 있었다.

명료한(?) 소리를 내기 위해 평소에도 버릇처럼 손가락의 끝에 힘을 모아 책상 위를 두드리는 연습을 했더니, 하농을 연주할 때 내가 느끼기에도 전보다 명확히 건반을 누르고 때는 느낌과 함께 선명한 음을 들을 수 있었다. 그에 따르는 부작용으로 레가토가 레가토스럽지 않게 되어버렸지만. 뭉개짐과 선명함 사이에서 정확한 느낌을 찾아야 하는데, 그게 참 쉽지 않다. 그저 내가 할 수 있는 것은 그 느낌을 찾을 때 까지 배우고 노력하는 것 뿐.

몇 주 동안 혼자 연습하면서 혼자 너무 느꼈기 때문인지, 선생님이 겉멋이 들었다는 지적을 하셨다. 그래도 체르니 30번 역시 평소보다 무난히 지나갔다. 마지막으로 가장 즐거운(?) 소나티네를 배우는 시간. 소나티네가 가장 재밌기 때문에 연습을 많이 한 편이라 비교적 자신있게 연주할 수 있었다. 몇 군대 지적 받긴 했지만 무난히 첫번째 연주를 끝냈다. 템포를 좀 더 빠르게 할 수 있겠냐는 선생님의 물음에 미스가 나겠지만 할 수 있다고 대답했다. 선생님이 중간정도까지는 템포를 빠르게 하여 리드해 주셨고, 생각보다 무난히, 스스로에게 놀라며 연주를 마무리 할 수 있었다. 그리고 드디어 다음 곡으로 넘어갈 수 있게 되었다. 오랫동안 꼭 배우고 싶어했던 바로 이 곡.


임동혁이 콘서트에서 장난스럽게 대략 2배속으로 연주한 듯한데, 화려하면서도 경쾌한 것이 연주하는 맛이 쏠쏠 할 듯 하여 예전부터 꼭 배워보고 싶었다. 그동안 연주해보려고 몇 번 시도해 봤는데 그전에 배웠던 곡들 만큼 쉽게 소화가 안된다는 것이 문제이긴 하지만, 이제 정식으로 배우게 되었으니 될때까지 노력해봐야겠다.

이번주의 레슨 분위기가 좋았던 덕분에, 다음주 레슨까지 새로 악보를 봐야 하는 부분이 몇 십 마디는 되는 것 같다. 퇴근 후에는 부지런히 악보를 읽어야 할 듯.

p.s.
오늘 레슨을 끝낸 Kuhlau Sonatine Op.55 No.1 1st 역시 전처럼 블로그에 올리려고 레슨 후에 몇 번 녹음을 시도했는데, 레슨 직후라 피곤했는지 미스가 남발하여 다음으로 미루었다. Coming Soon!

영화 "호로비츠를 위하여"에서의 인상이 워낙 강했는지, 낭만적이고 서정적인 라흐마니노프 피아노 협주곡 2번은 내가 가장 좋아하는 피아노 협주곡이다. 이 곡을 좋아한 이후로 생긴 바램은 직접 공연장에서 연주를 듣고 싶다는 것. 기회가 금방 찾아올지 몰랐는데 올해는 내가 아는 것만 해도 라흐피협2번의 공연이 세번이나 열린다.

1월 22일 피아니스트 서혜경 & KBS 교향악단의 2008년 신년음악회 (피아노 서혜경)
2월 15일 성남시립교향악단 49회 정기연주회 (피아노 김재희)
5월 28일 랑랑&차이나 필하모닉 오케스트라 (피아노 랑랑)

서혜경님의 공연은 이미 예매해놓고 손꼽아 기다리는 중이며, 2월 15일의 성남시향 공연은 당연히 가볼 생각이다. 요즘 DVD로 자주 만나고 있는 랑랑의 공연은 비싸서 약간 고민이 된다. 아직 티켓 오픈도 하지 않은 상태라 좀 더 고민해볼 생각.
입사 첫해를 보낸 2007년에는 총 51권(만화책 4권 포함)의 책을 읽었다. 84권을 읽었던 작년에 비하면 초라한 수치! 회사를 다니면서 내가 가진 모든 취미생활(마라톤, 독서, 피아노)를 동시에 영위하는 것이 쉽지 않은 것은 사실이지만, 따지고 보면 책 읽을 시간은 충분했다. 업무의 효율이 낮았고, 저녁식사 후 쉬는 시간, 퇴근 후 시간을 잘 활용했더라면 충분히 작년만큼 독서를 할 수 있었을 것 이라는 생각에 아쉬움이 남는다. 2008년 목표는 다시 100권을 읽는 것. 이제 회사생활에 충분히 적응한만큼 요령껏 틈틈히 책을 읽는 습관을 들여야겠다.

작년과 마찬가지로 개인적으로 의미있다고 생각하는 책은 밑줄을 그어 두었다.

1. 공중그네
2. 이라크의 역사
3. 카네기 행복론
4. 만행
5. 헌법의 풍경
6. 쎄느강은 좌우를 나누고 한강은 남북을 가른다
7. 나는 이런 책을 읽어 왔다
8. 새로운 미래가 온다
9. 천개의 공감
10. 서른의 당신에게
11. 7막 7장 그리고 그 후
12. 네이버 스토리
13. 회사가 당신에게 알려주지 않는 50가지 비밀
14. 단 하루만 더
15. 나이스 포스
16. 빨간 신호등
17. 학문의 즐거움
18. 자기설득파워
19. 워렌 버핏의 가치투자 전략
20. 백만불짜리 열정
21. 책력
22. 오 하느님
23. 네 꿈에 미쳐라
24. 남한산성
25. 퇴근 후 3시간
26. 패턴리딩
27. 김병기의 펀드투자는 과학이다
28. 마법에 걸린 나라
29. 독재자 리더쉽
30. 가시고기
31. 민들레는 장미를 부러워 하지 않는다
32. 어느 독서광의 생산적 책읽기 50
33. 누구나 홀로 선 나무
34. 대한민국 개조론
35. 그래, 우리는 싱글맘 싱글대디다
36. 바람이 우리를 데려다 주겠지!
37. 내일도 나를 사랑할 건가요?
38. 나는 실패를 믿지 않는다
39. 만화 박정희, 만화 전두환
40. 일 분 후의 삶
41. 돈은 아름다운 꽃이다
42. 카이스트 MBA, 열정
43. 삼국지 경영학
44. The Secret
45. 실용주의 프로그래머
46. 젊은 날의 깨달음
47. 착한인생, 당신에게 배웁니다

착한 인생 당신에게 배웁니다 상세보기
박경철 지음 | 리더스북 펴냄
《시골의사의 아름다운 동행》, 《시골의사의 부자경제학》으로 유명한 시골의사 박경철의 신작 에세이. 이 책은 신문과 잡지에 기고한 글을 모은 것으로 병원을 주무대로 하여 병원에서 만난 이웃들의 고단함, 눈물, 살아가는 이야기를 담담하게 들려준다. 《착한 인생 당신에게 배웁니다》는 진료비를 깎아드렸더니 답례로 생 닭을 선물한 노부부, 잠이라도 편히 자게 해달라며 진통제를 구하러 온 말기 암 환자, 태어나기도 전

내가 시골의사 박경철님을 처음 알게 된 것은 "시골의사의 아름다운 동행"이라는 책이 아니라 "시골의사의 부자경제학"이라는 경제학 서적이었다. 해박한 지식과 맛깔나는 글솜씨에 반해 "시골의사의 아름다운 동행"이라는 책을 사서 읽게 되었고, 지금은 그의 블로그의 팬이 되어 RSS를 등록해두고 자주 방문하고 있다.

시골의사 블로그.. (http://blog.naver.com/donodonsu)

얼마전 그가 새 책, "착한인생, 당신에게 배웁니다"를 출간했다는 소식을 블로그에서 접하고 바로 예약구매했다. "시골의사의 아름다운 동행"에서 접했던  감동적이고 가슴 따뜻한 이야기를 여전히 기억하고 있었기 때문에.

그 동안 그의 블로그를 꾸준히 방문한 덕분에 절반이상의 글은 이미 그의 블로그에서 읽었던 글이었지만('인생' 카테고리 참조),  다시 읽는  것도 나쁘진 않았다.

안동에서 시골의사로 일하면서 그가 만났던 이웃들이 주로 등장하는데, 부족함 없이 풍족한 생활을 영위하는 도시사람들인 우리가 느끼지 못한 그들의 삶의 애환을 바라볼 수 있었다. 특히 치료비 문제로 경제적인 고통을 겪고 있는 사람들의 이야기는 "국민 건강보험 당연지정제 폐지"라는 이슈와 맞물려 더 큰 안타까움을 주었다. 무상의료까지는 아니더라도, 건강상의 문제 때문에 삶의 뿌리가 송두리째 뽑히는 일이 없도록 배려하는 사회가 되었으면 좋겠다.

책을 읽고, 눈물지으며 내내 했던 생각은 사람과 사람사이에서 피어나는 온정과 행복이 세상을 살아가는 가장 소중한 가치라는 것이다. 사람 냄세가 물씬 나는 이야기로부터 모든 사람들이 아픔없이 행복할 수 있는 사회를 꿈꾸어 본다.
읽은지 몇 주는 지난 것 같은데 게으름 때문에 이제서야 리뷰를 쓰게 되었다. 이 책은 내가 좋아하는 사람들의 이야기를 담고 있어서 오래전부터 읽고 싶어하던 책이다.

조정래, 장회익, 홍세화, 박홍규, 김진애, 고종석, 손석춘, 정혜신, 박노자

특히나 조정래님은 내가 가장 존경하는 분이며, 홍세화님은 사회를 마주하는 나의 가치관 정립에 상당한 영향을 주신 분이라, 책의 순서와 상관 없이 그 분들의 글을 먼저 읽고 싶은 유혹을 참아가며 책을 한장 한장 넘기게 되었다.

한분 한분마다 젊은날의 고민과 성찰이 훌륭한 문장으로 잘 드러나있어 읽는 중에 깨달은 바가 많았던 것 같다. 정혜신님의 글에서는 정신과 의사로서 자신의 전공에 대한 애착과 열정, 그리고 정신분석을 통해 스스로를 돌아보는 과정이 인상적이였고, 고종석님은 '섞인 것이 아름답다'라는 제목으로 글을 남기셨는데, 나와 다른 생각을 가진 사람들을 잘 포용하지 못하는 나에게 경종을 울리는 글로써 큰 깨달음을 주었다.

역시나 나에게 가장 큰 감동과 깨달음을 준 것은 조정래 선생님의 글이였다. '인생은 단 1회의 연극이다'라는 제목으로 가난하고 힘들었던 어린시절로부터 생겨난 치열한 그의 삶의 자세를 담고 있다.

나는 늘 개인이 생각하는 꿈과 성공이라는 것을 이루는 원리는 간단하다고 생각한다. 그 것을 이루기 위해 필요한 노력을 꾸준히 성실히 기울이면 된다고 믿는다. 그러나 그렇게 하기 쉽지 않다는 것은 작심삼일을 경험해본 누구나 다 알 것이다. 조정래 선생님은 수십년을 글감옥에서 지내면서 "태백산맥", "아리랑", "한강"을 탈고하셨다. 한 번 마음을 정하면 세월의 길고 짧음을 가리지 않고 어김없이 실천해 나갔던 치열한 삶의 자세가 없었다면 불가능한 일이였을 것이다.

이렇듯 인생에 큰 효과가 나타나는 것을 계속 확인하면서 어찌 한 번 마음먹은 것을 지켜 나가지 않을 수 있는가. 내가 대하소설을 연달아 세 편씩 써낼 수 있었던 것도 그런 마음먹음의 실천일 뿐이다. 그런 미련스런 노력 말고 무엇이 우리 인생을 책임질 수 있고, 우리 인생에 빛을 줄 수 있겠는가. 나는 내가 타고난 재능보다는 미련스러운 노력을 믿고자 했다. 타고난 작은 재주도 치열한 노력을 바치면 커진다는 것을 믿었기 때문에. 그리고, 실패한 인생을 용납할 수 없었고, 더욱이 가난에 원수를 갚아야 했던 것이다. 남들이 의아해하는 나의 의지, 열정, 실천, 그런 것들의 뿌리에는 가난이 있었다. 나를 키운 건 가난이었고, 가난이 나의 힘이었다.

난 이 구절을 읽고 나태한 스스로의 삶의 모습이 부끄러워 눈물이 날 지경이였다. 미련스런 노력을 들이기도 이전에 능력의 부족함을 탓하고 있지 않은가?

이번주 피아노 레슨은 다행히도 마에스트로(?)의 칭찬(?)과 함께 이루어졌다. 2주 연속 발전이 없었는데, 그나마 이번주에는 조금 나아진 점이 있어 다행이다. 쉽게 말하면 겉멋이 들어서 재미 위주로 즐겁게 연습하다 보니 향상 된 것이 없었는데, 최근에는 재미를 포기하고 8마디에서 12마디 정도만 열심히 반복해서 연습했더니 조금 좋아진 것 같다. 악상기호를 유심히 보고 그대로 치려고 한 것과 유심히 들으면서 연습한 것이 도움이 된듯하다.

무난히 하농과 체르니 30번을 넘기고, 드디어 소나티네 시간. 선생님이 천천히 치라고 지시하자 박자가 마음대로 꼬이기 시작한다. 그 때 선생님께서 어떤 음악을 주로 듣냐고 하셔서, 개인적으로 낭만주의 음악을 즐겨듣는다 대답하였다.

역시나 그럴 줄 알았다는 표정을 지으시며 선생님께서는 낭만주의 음악 듣는건 당분간 자제하고 바하, 베토벤 피아노 소나타같은 형식을 갖춘 고전주의 음악을 들으라고 하셨다. (그러나 지금도 쇼팽 에튀드를 듣고 있다.) 그리고 소나티네나 체르니나 하농이나 정박을 맞추는 것이 굉장히 중요하다고 하셨다.

여전히 낭만주의 음악이 귀에 쏙 들어와 즐겨 듣고 있지만, 내년 2월 임동혁의 리사이틀에서 바하의 곡을 연주하는 만큼 이제부터는 바하의 곡을 듣기 시작해야 겠다. 연습도 박자 맞춰 열심히!

어제 저녁에는 현택형의 연주를 듣기 위해 야먀하음악교실 제2회 작은음악회를 다녀왔다. 현택형이 표를 2장 주어서 상운이와 함께 다녀왔는데, 내가 늦게 도착하는 바람에 컵라면으로 급하게 허기를 때우고 건대입구역 근처의 나루아트센터에 들어섰다.

연주를 연습하는 사람들로 분주한 느낌이였고, 관람객은 생각보다 적었다. 7시 30분이 되어 공연장으로 들어서, 피아노를 감상하기에 가장 좋은 자리로 향했다. 피아노가 무대에서 너무 왼쪽에 치우친 것이 상당히 아쉬웠다. 상운이와 나는 현택형이 연주할 쇼팽의 발라드 1번만을 듣기 위해 왔다고 할 수 있을 정도로 피아노 연주를 제대로 보고 듣고 싶었기 때문.

1부가 끝나고 2부 첫 곡으로 드디어 현택형의 쇼팽 발라드 1번 연주! 많이 긴장해서 그런지 실수가 조금 있었지만, 워낙 다른 참가자들과는 차원이 다를 정도로 고난이도의 연주라 인상적이였다. 플룻, 바이올린, 첼로, 섹소폰 등 다양한 악기의 연주가 있었는데, 1년 미만으로 배운 사람들이 대다수라 어설픈 면도 없잖아 있었지만, 반면에 신선한 느낌도 많이 들었다. 대략 20대부터 50, 60대까지의 직장인으로서 음악을 사랑하는 마음으로 바쁜 와중에도 틈틈히 연습해서 이렇게 공연을 할 수 있다는 것 자체가 멋진 일이라는 생각을 했다.

여러 악기의 연주를 들으면서 악기별 투자한 시간대비 성능(?) 혹은 성과(?)비를 생각해보니, 피아노가 가장 낮은 것 같고 그 다음은 바이올린 첼로인 것 같다. 두 손으로 치는 피아노는 어렸을때 부터 하지 않으면 힘들다는 어려움이 있고, 두 손으로 빠르고 정교하게 연주해야 하기 때문에 가장 많은 시간을 투자해야 하는 것 같고, 바이올린이나 첼로 같은 현악기는 소리를 제대로 내는 것이 쉽지 않은 것 같다. 듣기 좋은 소리를 내기 위해서는 상당한 시간 연습해야 할 듯. 반면에 그러한 면에서 가장 유리해 보이는 것은 단연 섹소폰! 6개월 배우셨다는, 머리가 살짝 희끗하시고 인상 좋으신 어르신의 운치있는 연주는 정말 낭만적이였다.

열심히 하면 내년 겨울에는 나도 제 3회 음악회에서 연주할 수 있지 않을까? ㅋㅋ
임동혁 피아노 리사이틀피아니스트 서혜경과 KBS 교향악단이 함께 하는 2008 신년음악회의 표를 예매하려고 이리저리 알아보던 중 CREDIA 홈페이지를 찾게 되었다. 안그래도 성남아트센터나 예술의 전당 등의 연간회원 가입을 통해 지속적으로 할인 혜택을 받으려고 생각하고 있었는데, 마침 두 공연 모두 CREDIA에서 주최하는 공연이고, 회원 가입을 하면 20% 할인 혜택이 있어 클럽발코니 회원에 가입하게 되었다.

연간 회원권이 3만원이였는데, 10만원짜리 Prestige 회원권을 구입하게 되었다. 이는 평생 CREDIA에서 주최하는 공연의 할인혜택을 제공한다. 막상 예술의 전당 회원권을 사려해도 위에 언급한 두 공연 모두 할인혜택이 없고, CREDIA에서 클래식 공연을 많이 주최하고 또 빠른 티켓오픈으로 좋은좌석을 확보할 수 있기에 클래식 공연을 자주 찾는 나로서는 괜찮은 선택인 것 같다.

내친김에 두 공연의 예매까지 끝냈다. 2008년 신년음악회는 가장 저렴한 B석으로 티켓 값은 3만원. 20% 할인에 3000원 포인트를 써서 21000원에 예매완료. 임동혁의 피아노 리사이틀은 조금 더 욕심을 내어 합창석 좌석을 예매했다. S석 5만원 좌석인데, 20% 할인해서 4만원에 예매  완료. 건반이 잘 보이는 쪽 맨 앞의 딱 한자리가 남아 있어서 놓칠 수가 없었다. 순식간에 16만원을 지출해버렸지만, 티켓은 회사복지포인트로 결제하면 되기에 큰 부담은 없다.

내년 1월, 2월에 있을 공연을 기다리며 열심히 음악을 들어 두어야겠다.
어제 밤에는 한달 넘게 기다려온 백건우의 베토벤 소나타 전곡 연주회를 다녀왔다. 공연을 늦게 발견 한 죄로 좋은 자리가 남아 있지 않아서 보는 즐거움은 포기 하고 3층에 위치한 A석으로 예매했다. 남부터미널역에서 상운이를 만나 예술의 전당까지 걸으며 각자의 건수(?)에 대한 이야기, 피아노에 대한 이야기를 나누었다.

예술의 전당 음악당에 도착하자 지난주 금요일 피아노 리사이틀때와는 비교가 안되게 수 많은 사람들이 운집해 있었다. 표를 받고 3층으로 올라가 공연장으로 들어서자 엄청난 규모에 압도 되었다. 내가 예매한 자리는 3층 C열이였는데, 무대에서 약간 왼쪽이라 피아노 건반이 훤히 내려다 보였다.

시간이 다 되어 나타난 백건우님은 차분히 피아노 소나타 11번을 시작했다. 연주하는 모습을 실제로 보니 들으면서 판단한 것보다 훨씬 어려운 것 같았다. 빠르고 정교한 손의 움직임, 미세한 강약의 조절 등에 감탄했다. 피아노를 배우면서 좌절하는 입장에서 바라보니 더욱 대단해 보였다.

11번을 지나 18번을 지나, 인터미션을 지나, 12번을 지나 드디어 14번 월광 소나타가 시작되려는 순간. 나를 포함한 관객들은 모두 자세를 고쳐 앉고 집중하는 분위기였다. 마치 월광 소나타 하나만을 듣기 위해 온 사람들처럼.

차분하게 시작된 1악장은 너무나 슬픈 느낌을 주었고, 경쾌하게 시작된 2악장이 끝나자 마자 이어지는 1초의 정적. 곧 바로 이어지는 격정적인 3악장. 믿을 수 없을 만큼 빠른, 물흐르는 듯 흘러가는 손의 움직임에 따라 흘러나오는 선율에 모두들 숨죽였다. 그러나 워낙 어려운 곡이고, 쉼 없이 공연을 소화해내시느라 힘드셨는지, 몇 번의 미스가 참으로 아쉬웠다.

공연이 끝나고 몇 분동안 박수가 이어졌으나, 3번의 인사 끝에 박수는 조용히 끝을 맺었고 앵콜 공연은 이루어지지 않았다. 끝까지 박수를 보내며 기대하고 있던 나와 상운이에게는 그 것이 아쉬움으로 남았다.

공연이 끝나고  싸인회가 있어 백건우님의 나오실때까지 기다렸다. 특유의 하얀 목티를 입고 나오셔서 어린아이처럼 순수한 미소를 지으시며 사람들에게 싸인해 주시는 모습을 보고는 음악당을 나섰다. 싸인을 받기 위해 줄을 선 사람들은 족히 일이백은 되는 것 같았다.

예술의 전당 콘서트홀 3층에서 공연을 보는 것도 꽤나 괜찮은 것 같아서, 앞으로도 부담 없이 예술의 전당을 종종 찾을 생각이다.

사용자 삽입 이미지

룸메이트가 4주 훈련을 떠난 지난 6일 새벽 5시 30분, 그의 쓸쓸한 뒷모습이 내내 안타까워 다시 잠을 청할 수가 없었다. 책을 읽기에는 피곤해서 손에 클릭스를 들고 카핑 베토벤을 보기 시작했다.

어찌나 영화에 몰입이 되었던지 시간가는 줄 몰라서, 결국 끝까지 다 보고, 잠깐의 잠을 청한뒤 회사에 출근하게 되었다.

왜 카핑 베토벤일까 제목의 뜻이 궁금했는데, 베토벤의 악보를 옮겨적는 일을 하는 작곡가 지망생이 베토벤과 함께 주인공으로 등장한다. 괴팍스러운 베토벤과의 아슬아슬한 동업이 영화내내 긴장감을 주고, 그 둘은 합창 교향곡의 작곡, 편곡, 마침내 공연까지 함께 완성해 나간다. 특히나 귀가 들리지 않는 베토벤을 위해 지휘를 도와 공연을 성공적으로 치뤄내는 장면은 정말 감동적이다.

베토벤이 주인공인 또 다른 영화 "불멸의 연인"과 비교하자면 나는 "카핑 베토벤"에 한표를 던진다. 합창 교향곡의 공연 장면 하나 만으로도 충분히 멋진 영화.
지난 화요일 피아노 레슨은 완전히 암울했다. 지난주 선생님이 지적해주신 부분을 염두해서 세심하게 연습한 것이 아니라 개인적으로 재미있게 대충대충 연습하다 보니 선생님이 보시기에는 한주 동안 전혀 발전이 없었던 것 같았다.

아무렇게나 건반을 누르다가 선명하면서도 부드러운 소리를 내기 위해 타건 방법을 바꾸었더니 마치 풍맞은 사람처럼 빠르게 치려고 하면 손이 마음대로 안움직인다. 어렸을때 배우는 것이 중요하다는 것을 뼈져리게 깨달으며, 어렸을때 그만둔 것을 후회하는 한편으로 과연 노력하면 되는 것인가 하는 의문을 마주하며 불안함에 떨고 있다. 그러나 몇 년은 꾹 참고 나아갈 생각이기에 그리 조급하지는 않다.

최근의 성의없는 연습을 반성하며, 레슨 이후에는 항상 마에스트로(?)가 일러준 것을 상기하며 재미위주가 아니라 실력향상을 위주로 연습을 하고 있다. 오늘도 그렇게 잘 움직이지 않는 4번 손가락에 영혼을 불어넣기 위해 스타카토를 열심히 연습하던 중 현택이형이 잠깐 들르셨다.

잠깐의 담소를 나눈 후, 현택형은 연습을 하기 위해 방으로 돌아갔고, 곧 아름다운 음악이 흘러나왔다. 체르니 30번을 치던 나는 치던 것을 멈추고 넋을 잃은체 그 음악에 빠져들었다. 그 곡은 바로 쇼팽 에튀드 Op. 10, No. 1 이였는데, 최근에 많이 듣는 곡이다. Etude는 연습곡을 의미하는데 쇼팽의 에튀드는 연습곡이면서도 굉장히 아름답다.

지금은 그저 부러울 따름.
성남시향 48회 정기연주회의 제목은 "브람스 서거 110주년 기념 음악회"로 다음과 같은 프로그램으로 진행 되었다.

브람스 바이올린 협주곡     

브람스 교향곡 4번

원래는 혼자 가서 음악에 집중(?)하려고 했는데, 출근 길에 용호형에게 이야기 했다가 뜻(?)이 맞아서 함께 가게 되었다.

전날 잠을 많이 못자서 피곤한 상태인데다가, 바이올린 협주곡은 들어본 적이 없어서 그만 살짝 졸고 말았다. 바이올린은 일본인인 쓰지오 도쿠나카씨가 연주했는데, 화려한 손놀림에 감탄했다. 낮에 있었던 피아노 레슨에서 버벅거리던 나의 가까운 과거를 상기시키며, 저정도 경지에 이르기까지 그가 들였을 평생의 노력을 상상해 보았다.

애초에 나는 브람스 교향곡 4번을 들으러 간 것이므로, 바이올린 협주곡을 꿈결에 넘긴 것에는 아쉬움이 없었다. 드디어 인터미션을 지나 교향곡 4번의 연주가 시작되자 익숙한 선율에 감동이 물 밀듯이 밀려왔다. 갈대가 바람에 흔들리는 듯, 바다에 파도가 치는 듯 바이올린의 선율이 격정적으로 다가오는 1악장은 교향곡 중에 내가 가장 좋아하는 곡이다.

오늘 성남시향의 브람스 교향곡 4번 공연은 내가 들어왔던 유명한 오케스트라의 공연 못지 않게 훌륭했다. 한가지 작은(?) 바램이 있다면 내년에는 라흐마니노프의 피아노협주곡 2번의 공연이 있었으면 한다.
피아노를 즐기는 입사동기 용호형, 현택형과 함께 야마하 분당 서현 음악교실 2007년 두번째 콘서트에 다녀왔다. 비록 초딩이하의 어린아이들을 위한 콘서트였지만 일하는 곳과 같은 건물에 있어 저녁 먹고 잠깐 짬을 내어 구경할 수 있다는 것이 매력적이였다. 게다가 프로그램에 시작과 끝을 장식하는 선생님들의 연주가 포함되어 있어 기대를 하고 찾아 갔다.

시작 시간 10분 전에 학원에 들어서니, 나를 가르쳐 주시는 우리 선생님을 포함하여 모든 선생님들 그리고 아이들과 그 아이들의 부모님들이 많이 와 계셨다. 공연의 시작은 "모차르트 세레나데 K.252 아이네 클라이네 나흐트무지크"를 4 hands 버전으로 편곡한 곡을 두 명의 선생님이 함께 연주하셨는데, 약간은 재즈의 맛이 느껴지는 곡이라 흥겨웠다.

곧바로 아이들의 연주가 이어졌는데, 고사리 같은 작은 손으로 긴장도 하지 않고 연주를 잘 해서 여러번 감탄했다. 연주가 계속 될 수록 아직 초보 수준에 머물러 있는 용호형과 나는 열심히 연습해야겠다는 의지를 불태웠다. 학생이 바이올린을 연주할 경우에는 우리 선생님이 피아노 반주를 맞추었는데, 덕분에 선생님이 연주하는 것을 처음 볼 수 있었다.

대부분의 아이들이 조금씩 미스를 내긴 했지만, 기계적으로 치는 것이 아니라 셈과 여림이 있고 부드러움과 강함이 있어 음악적인 느낌을 많이 살리는 것이 놀라웠다. 특히 내가 배우고 있는 소나티네를 거침없이, 맛깔나게 연주하는 모습이 인상적이였다.

다음달에는 성인 수강생들을 위한 콘서트가 열릴 예정인데 정말 기대 된다.


점심시간에 한시간씩 회사와 같은 건물에 있는 야마하 음악교실에 가서 연습을 하긴 하지만, 회사에서 거의 하루의 모든 시간을 보내다 보니 일하다 잠깐 잠깐 스트레스 해소 및 연습을 위해 피아노를 연주하면 좋겠다는 생각이 들곤 한다. 물론 곡을 익혀나갈 때는 낑낑대면서 힘들어 하기도 하지만, 어느정도 완성된 곡을 연주할때는 기분이 상당히 좋아지기 때문이다.

그리하여 회사에 작은 전자 키보드 하나 있었으면 하는 아쉬움이 늘 있었다. 마침 이번달에 복지포인트 신청으로 평소보다 월급이 80만원이 더 나오는 관계로 지름신이 강림하시기엔 최적의 타이밍! 몇가지 전자 키보드를 알아보던 중 야마하 PSR-E213이 적당하다는 판단을 했다.



5kg이 안되는 가벼운(?) 무게로 컴퓨터 위에 두었다가 잠깐 책상 위에 올려놓고 연주하기에 무난하고, 가격도 20만원대 초반으로 저렴(?)하다. 문제는 나름 클래식 피아노를 배우는 입장에서 터치감이 피아노와 전혀 다른 건반으로 연습하는 것이 꺼림직하고, 61건반이라 건반이 모자라지 않을까 하는 것이다. 만약 61건반 전자 키보드를 산다면 재미삼아 가요를 반주하는 수준에서 즐길 수 있을 듯 하다. (하지만 아직까지 61건반을 넘어가는 곡은 연주해보지 못했다.)

내년 초 회사 연구실이 다른 건물로 이사한 후에 분위기를 봐서 결정해야 겠다. 12월 말까지는 프로젝트 마감으로 바쁘기도 하고... 우선은 가요정도는 쉽게 연주할 수 있을 정도로 실력을 키워야겠지.
요즘 나의 즐거움 중에 하나는 음악 영화(클래식 혹은 피아노에 관한)를 감상하는 것이다. 음악이 중요한 비중을 차지하는 영화를 나열해 보자면,

아마데우스 (모짜르트)
불멸의 연인 (베토벤)
포미니츠
피아니스트 (쇼팽)
샤인 (라흐마니노프)
호로비츠를 위하여 (라흐마니노프)
말할 수 없는 비밀
카핑 베토벤 (베토벤)

정도를 뽑을 수 있는데, 여기에 없는 추천할 만한 영화가 있으면 댓글로 남겨주시길.

이번 주말에는 불멸의 연인을 보았는데, 게리 올드만의 연기가 일품이였을 뿐더러, 영화 중간중간 나오는 베토벤의 명작들은 귀를 즐겁게 해 주었다. 그리고 이 영화를 보면 베토벤의 어두웠던 삶을 그대로 느낄 수 있다.

사용자 삽입 이미지

영화 속에서 베토벤은 다음과 같은 이야기를 남긴다.

음악은 작곡가의 정신상태를 그대로 반영하고 있어. 청중은 선택의 여지가 없어. 음악은 최면과 같아. ... 음악이란 그런걸세. 작곡자의 감정이지. 듣는 사람의 입장 및 환경은 중요하지 않아. 작곡자의 감정을 느껴야 이해한다고 할 수 있어. 그 점이 중요하지.

이 영화를 본 이후로 그의 작품을 접할 때면, 이 곡을 작곡 할 때 그는 어떤 상황에서 어떤 감정을 품고 이 작품을 쓰게 되었을까를 생각하게 된다. 특히나 피아노 소나타 열정 3악장을 들을 때면 그러한 생각이 깊어진다.

영화에는 반전이 숨어 있다. 반전의 강도만큼이나 강렬한 안타까움을 남긴다. 불멸의 연인에게도, 영화를 보는 나에게도 ... (전해지지 못한 편지로 인하여 엇갈린 사랑이 증오를 낳았으니, 이 영화가 주는 교훈(?)은 "소통의 중요성"이라고 볼 수 있을 듯)
얼마 전에 보안팀 팀장님으로부터 소프트웨어 테스팅에 대한 세미나를 들은 적이 있었다. 테스팅 방법론 뿐만 아니라 여러가지 이슈에 대해서 이야기를 나눌 기회가 있었는데, 그 때 팀장님께서 수차례 언급하셨던 책이 바로 "실용주의 프로그래머"였다. 그리하여 11월에 전략적으로 이 책을 공부하게 되었고 이번 주말에 일독을 끝냈다.

몇 만줄이 넘는 소프트웨어를 작성하다보니, 큰 프로젝트를 여러명이 함께 진행할 때, 안전하고 효과적인 방법에 대한 고민을 하게 된다. 또 언젠가 팀장이 퇴어 프로젝트를 책임지고 진행해야 하는 위치에 서게 되면, 물론 경험이 어느정도의 역량을 쌓아주겠지만, 팀장이 되기 위한 별도의 공부가 필요할 것 같았다.

워낙 좋은 평이 많은 이 책은 소프트웨어 개발자라면 반드시 일독을 권하고 싶을 정도로 알찬 내용을 담고 있다. 어느정도의 개발경력이 있다면 아마 읽는 내내 무릎을 탁 치게 될 것이다. 이 책에서 말하는 실용주의 프로그래머의 핵심은 한마디로 "빈틈없는 꼼꼼한 개발"이라고 본다.

한가지 중요한 이슈를 소개하자면, 책에서는 수차례 테스트의 중요성에 대해서 강조하고, 프로젝트의 대부분의 과정을 자동화하라고 권고하고 있다. 자동화된 회귀테스트가 소프트웨어의 신뢰성을 보장한다는 것이다. '예전에 되었던 것이 도대체 왜 지금 안되나?' 라는 답답함을 토로해본 경험이 있는 개발자라면, 이 책을 읽고 테스트의 중요성을 깨닫기 바란다.

테스트는 이 책에서 말하는 실용주의 프로그래밍 기법의 일부분일 뿐이다. 총 45가지 주제를 가지고 개발자에게 흥미롭고 유익한 이야기를 전달하고 있으니 개발자라면 꼭 한번 읽어보시라.

대학원에 있을때는 학교에서 대전시향과 계약을 맺어 저렴한 가격(2000원)에 S석 표를 제공해준 덕분에 부담 없이 오케스트라를 즐길 수 있었다. 졸업하면서 그러한 기회를 가질 수 없음이 참 아쉬웠는데, 지나가다 우연히 발견한 성남시향 공연 팜플랫을 참조하여 이래저래 알아보니 30% 회원 할인을 받아 단돈 7000원에 오케스트라를 감상할 수 있다는 것을 알게 되었다.

성남시립예술단
http://www.sn-pac.or.kr/


이 곳에 가서 회원 가입을 한 후 게시판 혹은 전화로 예약을 하게 되면 현장에서 30% 할인된 가격에 티켓을 살 수 있다.

오늘 공연의 제목은 "Feel Beethoven", 프로그램은 다음과 같다.

베토벤 / 에그몬트 서곡

호프마이스터 / 비올라 협주곡

베토벤 / 교향곡 3번 (영웅)

한번도 들어보지 않은 작품들이라 좀 걱정이 되었다. 최근에 들은 클래식이라고는 전부 피아노 소나타 아니면 피아노 협주곡이라 교향곡은 제대로 감상할 자신이 없었다. 역시나 오늘 공연은 나에게 별다른 감흥을 주지 못했다.

나는 감미롭거나 웅장하고 화려한 것을 좋아하는데(클래식 초심자의 공통점일지도), 처음 접하는 호프마이스터의 비올라 협주곡은 적당히(?) 밝고 경쾌했으며, 베토벤 교향곡 3번의 1, 2악장은 우울했고, 3, 4악장은 웅장함이 덜하였다. 게다가 감기기운으로 골골대는 바람에 음악을 제대로 감상하기 어려웠다.

워낙 최근에 베토벤의 피아노 소나타 "월광"과 "열정" 3악장의 빠르고 화려한 음악에 빠져 지내다보니 나의 기대와 오늘 공연이 다소 어긋난 것 같다.

공연에 참석한 관객들을 쭉 둘러보니 마치 오랜만에 교회에 온 것 같은 느낌이 들정도로 어르신(?)들이 많이 찾아 오셨다. 어린(?) 친구들이 상대적으로 많았던 대전예술의 전당과는 사뭇 다른 느낌을 주었다.

공연은 기대와 다소 어긋났지만, 오늘 한가지 얻은 것이 있다면, 12월 4일에 있을 48회 정기연주회에서 내가 가장 좋아하는 교향곡인 브람스 교향곡 4번을 연주한다는 사실을 알게 되었다는 것이다! 작년 대전 예술의 전당에서 이 곡을 들은 적이 있는데, 난생 처음 들었음에도 불구하고 온몸에 전율을 불러 일으켰던 작품이다. 그날이 기다려지는구나.
15년만에 다시 피아노를 치기 시작한지 115일째


2007년 11월 15일, 야마하 업라이트 피아노
 
레슨 없이 혼자 연습한 곡이라 자유분방(?)함. 아하하.
안그래도 실수가 많지만, 좀 더 빠르게 쳤어야 했는데.

+ Recent posts