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본에서 즐겨 먹던 오꼬노미야끼를 먹기 위해, 지난 일요일 여자친구와 명동 후게츠에 다녀왔습니다. 명동에는 시부야라는 오꼬노미야끼 집이 또 있습니다. 두 가게를 비교하면서 간단한 후기를 써보도록 하겠습니다.

가게는 후게츠가 약간 더 크고 깔끔합니다. 후게츠 사장님 친절 하시구요. 시부야는 사장님 및 점원이 일본 분이였던 것 같습니다. 


오꼬노미야끼를 비교하자면, 시부야가 더 나은 것 같습니다. 후게츠의 오꼬노미야끼는 보시는 바와 같이 너무 양배추 위주로 되어 있습니다. 처음 봤을 때, 이게 정말 오꼬노미야끼인가 싶을 정도로... 일본에서 즐겨 먹던 그 것과는 너무 달라 보이더군요. 완성된 후의 맛은 그럭저럭 괜찮았지만, 마요네즈, 오꼬노미야끼 소스를 그냥 척척 발라서 완성된 모습도 영 먹음직스럽진 않았습니다. 오꼬노미야끼 하면 꾸불꾸불 마요네즈 라인이 매력적인데 말이죠! 가격도 후게츠가 더 비쌉니다. 

그러나 후게츠를 빛내는 아이템이 있었으니 바로... 아사히 생맥주! 


오꼬노미야끼만 보고 판단하자면, 시부야에 가겠지만... 아사히 생맥주(7000원) 때문에... 섣불리 판단할 수 없을 것 같습니다. 일본에서 마셨던 생맥주의 맛을 거의 그대로 한국에서 즐길 수 있었습니다. 

야끼소바는 양은 적지만 맛은 괜찮았습니다. 오징어다리 구이도 맥주 안주로 잘 어울렸구요. 오꼬노미야끼로 추천해 드리긴 좀 그렇지만, 일본 생맥주의 맛이 궁금하신 분에게 추천해 드리고 싶은 가게입니다. 
어제 오전 명의 이전 등록을 완료함으로써, 진정한 오너드라이버가 되었습니다. 자동차 보험도 새로 가입하구요. 번호판도 교체하였습니다. 흰색 차에 초록색 번호판이 영 맘에 들지 않았는데, 흰색 번호판으로 교체하고 보니, 느낌이 확 다르더군요! 새차가 된 것만 같은... 

아버지 명의로 되어 있어, 보험료가 저렴한 이점이 있었는데... 굳이 제 명의로 변경한 이유는, 차량가액이 작을 때 보험경력을 쌓아두는게 유리하겠다는 판단이 들었기 때문입니다. 

이제 7만km 주행을 200km 남겨두고 있습니다. 차량 관리를 잘 해 주어야 할 시점이지요. 잘 관리해서 오래, 재밌게 타야겠습니다. 제 명의의 차를 갖게 되니 아무래도 종전보다 더 애착이 가고 책임감이 느껴지네요.
내일 오전 9시 20분 비행기로 귀국합니다. 일본 해외 출장은 이번이 마지막이길 바라며, 내 인생의 마지막 모스버거를 먹고, 숙소가 위치한 오오사키를 떠나, 다마찌역 근처 일본 법인 제휴 호텔에서 오늘 하루를 푹 쉬고 있습니다. 여유가 생겼다고 여행을 하기에는 이미 체력이 바닥이 난 것 같습니다. 하루 빨리 귀국 하고 싶을 뿐. 원래 오늘 비행기를 탔어야 했는데, 일본 연휴기간이라 관광객들 덕분에 하루 늦어지게 되었네요. 

이번에는 컴파일러 팀에서 3명을 추가 투입하고, 저를 포함한 타 팀에서 2명을 추가 투입하여, 거의 10명의 인원이 일본에서 함께 프로젝트를 진행하였습니다. 사활을 걸고 달리는 분위기라 토요일, 일요일에도 출근하여 평일과 같이 일을 해야했습니다. 

프로젝트의 성패가 이번 주 초에 결정되기로 되어 있었는데, 11월 중순으로 미루어지면서, 이번주는 급격히 의욕이 떨어지는 것을 느낄 수 있었습니다. 체력이 바닥나기도 했구요. 이런 상황에서도 스스로의 의지로 최선의 노력과 최상의 퍼포먼스를 보이는 것이 바로 프로라고 할 수 있겠습니다만... 저는 그렇지 못했기에 부끄럽기도 하고 아쉬움이 남네요. 

가족, 친구들과 떨어져, 그 것도 남의 회사에서 일한다는 것이 얼마나 힘들고 지치는 일인지, 경험해보지 않고서는 모를 일 입니다. 저야 잠깐(?) 도와주고 온 정도지만, 컴파일러 팀원들은 몇 달을 일본에서 고생하면서 프로젝트를 진행하였습니다. 그들의 희생과 노력이 온전히 보상받을 수 있도록, 프로젝트가 반드시 성공하길 기원합니다!
이번 출장 기간에는 운동을 하기 위해 운동복을 챙겨왔습니다. 일주일째 되는 오늘 아침에서야 비로소 달리기를 하고 출근할 수 있었습니다. 감기로 인해 건강이 좋지 않은 상태에서 출장을 오게 되었고, 초반 잦은 술자리로 인해 시작이 늦었네요.

제가 지내는 곳은 오오사키라는 곳으로 숙소는 오오사키 역에서 10분도 되지 않는 거리에 위치하고 있습니다. 오오사키 역은 한국에서 보기 힘든 엄청난 스케일의 건물들로 둘러 쌓여 있지만, 숙소 주변은 일본 애니메이션에서 봤을 법한 2, 3층 정도 되는 아담한 집들이 옹기 종기 모여있고 좁은 길이 나있는 조용한 동네입니다.

덕분에 운치있는 달리기를 하기에 참 좋습니다.

나름의 소박한 멋을 뽑내는 집,
앞마당을 청소하시는 할머니,
학교가는 아이들,
맑은 하늘이 올려다보이는 고갯길...

게다가 다양한 종류의 자동차를 구경하는 재미도 쏠쏠합니다.

매일 아침 혹은 저녁 달리기를 통해 건강을 유지하며 남은 일정을 소화하고자 합니다. 그 동안 체력이 달려 힘이 들었는데 오늘은 퇴근 시간까지 열정을 쏟기에 충분하도록 체력이 받쳐 주더군요. 운동은 결코 몸을 피로하게 하는 것이 아니라 힘을 불어 넣어주는 것임을 다시금 깨닫게 되었습니다.
일본에서 보내는 이번 주말은... 그다지 유쾌하진 않습니다.

왜나하면 오늘도 일을 했고, 일요일인 내일도 일을 해야하기 때문이죠.

그나마 위안이 되는 것은...

평일보다 출근 시간은 늦고 퇴근 시간은 빠르다는 점
정장을 입지 않아도 된다는 점
음악을 들으며 일할 수 있다는 점(고객사 출근 직원이 거의 없기 때문)

이제 겨우 5일째인데 벌써 한국에 돌아가고 싶다는 생각이 많이 듭니다.

여자친구 보고 싶고,
피아노 치고 싶고,
운전도 하고 싶습니다.(이니셜D 보는 중)

저야 다른 팀으로 옮기면서 일본 출장이 한달로 제한이 되었지만, 컴파일러 팀원들은 2, 3달 넘는 기간을 일본에서 생활하고 있습니다. 개인적으로 굉장히 무리가 따르는 프로젝트라고 생각했었는데, 실제로는 생각보다 더 어려운 것 같습니다.

급박한 일정...
경험이 전무한 개발/운영 환경...
해외에서 진행해야 하기에 프로젝트에 참여해야 하는 연구원들이 개인사를 희생해야 하는 상황...

그러나 성공했을 때의 보상이 엄청나기에 윗 분들은 이 프로젝트를 포기할 수 없었나 봅니다. 입장을 바꾸어 생각해 봅니다. 내가 프로젝트의 진행 여부를 결정하는데 영향을 미칠 수 있는 자리에 있었다면, 어떤 결정을 내렸을 지...

늘 사람이 우선인 결정을 내릴 수 있기를 바랍니다.
얼떨결에 이전팀에서 진행하는 일을 돕기 위해 세번째 일본출장을 오게 되었습니다. 지금 글을 쓰고 있는 이 곳은 도쿄 미타 지역에 있는 한 호텔입니다. 한달만에 일본에서 보내는 하루가 일상처럼 느껴질 정도로 일본은 이제 너무나 익숙한 곳이 되어 버렸네요.

DB2팀 소속으로 Compiler팀의 일을 돕기 위해 출장을 와보니 참 묘한 기분이 듭니다. 약간은 이방인 같기도 하고, 예전 그대로인 것 같기도 하고...

일본출장 시즌2 덕분에 DB실 신입연구원이라면 누구나 참여해야하는 Oracle Database Concepts 스터디를 놓쳤고, 이번 출장으로 인해, DB2팀에서 쉽게 기회가 찾아 오지 않는 각종 코드리뷰, 세미나를 놓치게 되어 너무나 안타깝습니다. 그러나 회사 차원에서 중요하게 생각하는 일에 동원되었으니 어쩔 수 없는 노릇이지요. 돌아가면 혼자만의 노력으로 공백을 채워야겠습니다. 몇 배는 더 비효율적이고 힘들겠지만... 늘 그게 저에게 맞는 스타일이였다는 생각이 들기도 하네요.

세번의 일본출장 때문에 1년 12달의 두 달을 여자친구와 떨어져 지내게 되었습니다. 허전한 마음으로 한달을 홀로 지내야 하는 여자친구에게  미안한 마음이 듭니다. 돌아가면 더욱 잘 해 주어야겠다는 마음을 가져 봅니다.

많은 것을 포기하게 만든 이번 출장... 잃은 것보다 얻은 것이 많도록 최선을 다하고 돌아가도록 하겠습니다!
현재 제가 사용하고 있는 신용(체크)카드는 다음과 같습니다.

CJ 현대 M카드
동양종금 CMA 현대 체크 카드
현대 하이패스 후불카드
교보문고 KB카드

CJ 현대 M카드는 주로 사용하는 카드로 CJ 계열 음식점(빕스, 차이나팩토리, ...)에서 20% 할인 가능하며, CGV에서 3000원 할인 혜택이 있습니다. 기본적으로 M포인트가 쏠쏠하게 쌓이기 때문에 아웃백에서 식사할 때, 현대 자동차서비스에서 차량 유지 보수할 때, GS칼텍스에서 주유(100원 포인트 사용, 50원 포인트 적립)할 때 등등 유용하게 사용하고 있습니다.

동양종금 CMA 현대 체크 카드도 상당히 많이 쓰는 편입니다. 신용카드 결제 대금이 부담스러울 때는 이 카드를 주로 쓰게 됩니다. M카드 만큼은 아니지만 역시 M포인트가 쌓이고 캐쉬백 서비스도 제공됩니다. 혜택을 누리기 위함 보다는 체크카드 본연의 용도로 사용하는 카드입니다.

현대 하이패스 후불카드야 말 할 것도 없이 하이패스 단말기와 함께 사용하는 카드입니다. 역시 M포인트가 소소하게 쌓이는 것으로 알고 있습니다.

교보문고 KB카드는 인터넷 교보문고에서 책을 5% 싸게 구입하기 위해 사용해온 카드입니다. 연회비 5천원은 매년 30만원 이상 결제하면 면제 되고, 구입 횟 수, 금액에 관계없이 항상 5% 청구 할인이 된다는 장점이 있습니다.

요약하면, 현대 카드를 중심으로 M포인트를 최대한 활용하는 방향으로 소비생활을 하고 있습니다.

최근 여기에 약간의 변화를 주었습니다. 생각보다 CJ 제휴카드의 효과를 활용할 일이 별로 없어서, 인터파크 제휴카드로 교체발급을 신청하였습니다. 그리고 교보문고 KB카드를 해지할 생각입니다.

새로 신청한 NEW인터파크 현대 M카드의 경우, 인터파크 결제시 7% 할인 효과가 있습니다. 월 3회 밖에 안되는 것이 안타깝긴 하지만 월 최대 할인 금액은 7만원으로 넉넉한 편입니다. 그리고 월 10회 배송비를 지원해 줍니다. 최대 25000원의 배송비를 아낄 수 있는 셈입니다. 게다가 인터파크에서 책을 구입할 수도 있고, 공연을 예매할 수도 있어 활용 범위가 상당히 넓습니다.

교체 발급 신청한 NEW인터파크 현대 M카드가 도착하면, 앞으로 인터파크 도서코너에서 책을 구입할 계획입니다. 월 3회 제약이 있어서 책을 한번에 몰아서 사야하는 번거로움이 있긴 하지만, 7% 할인 혜택을 받을 수 있고, 도서 구입시 쌓인 포인트를 쇼핑 할 때 사용할 수 있으며, 덕분에 교보문고 KB카드를 해지하여 카드 수를 줄일 수 있으니 이로움이 크다 할 수 있겠습니다.

2번의 일본 출장으로 인한 긴 공백... 그리고 6권짜리 '신'을 읽느라고(현재 6권 읽는 중) 책을 구입한지 오랜 시간이 흘렀습니다. 때문에 사고 싶은 책들이 쌓여 있지요. 새 카드가 도착하기를 손꼽아 기다리며 '신' 마지막 권을 열심히 읽어야 겠습니다.
수 많은 고민 끝에 경제적인 현실과 개인적으로 중요하게 생각하는 부분(운동하기 좋고, 주차가 가능한, 한적한 동네)을를 고려하여 내 집 마련 후보지를 최종 선정하였습니다.

바로 율동공원 옆 분당동 원룸촌 입니다.

(왼쪽 위 동그라미가 회사, 오른쪽 아래 동그라미가 원룸촌)

어제 밤 퇴근 후에 율동공원 옆 원룸촌을 가 보았습니다. 역시 원룸촌 답게 주차하기는 쉽지 않아 보였지만, 태현공원 근처 원룸촌에 비하면 조금은 수월해 보였습니다. 그리고 바로 옆 율동공원 주차장은 24시간 무료로 주차가 가능하기 때문에 주말에만 차를 이용하는 저에게는 큰 문제가 되지 않을 것 같더군요.

더욱 환상적인 것은 큰 길가로 돌아가지 않아도 작은 언덕만 살짝 넘으면 율동공원으로 진입할 수 있었습니다. 운동 및 산책하기에 환상적인 환경! 숲으로 둘러싸여 공기도 좋구요.

출퇴근은 원룸촌 입구 버스정류장에서 분당 마을버스 3번을 이용하면 10~15분 내외로 가능할 것 같습니다. 주변 편의 시설이 거의 없다는 것이 약간 흠이지만, 마을버스타면 금방 아파트 단지내로 들어갈 수 있고, 차도 있으니 별 문제 없을 것 같습니다.

공인중개사에 연락해보니 괜찮은 집이 있다고 합니다. 이번 주말에는 난생처음 집구경이라는 것을 해보게 되겠네요. 애초에 의도대로 독립을 준비하는 과정에서 느끼는 것도 많고 배우는 것도 많은 것 같습니다. (여자친구의 말에 따르면 온실 속의 화초라는...)

좋은 집을 구할 수 있도록 철저히 준비 해야 겠습니다!
2005년 대학원 기술사 생활부터 2009년 현재 사택 생활까지... 4년 반째 공동 생활을 하고 있습니다.

현재는 50평형대 아파트에서 10명이 같이 살고 있구요. 2명이서 한 방을 쓰긴 하지만, 10명이 같이 살다보니 이래 저래 불편한 것이 사실입니다.

사택에 피아노가 있어도 오후 3, 4시 주무시는 분이 계시면 그림의 떡이고, 늦은 밤 TV 소리, 이야기 소리에 잠을 설치기도 하고, 책을 읽고 싶어도 불을 켤수가 없고, 마음 껏 음악을 들을 수도 없습니다.

누구나 자신만의 공간을 가지길 원합니다. 결혼하기 전에 혼자 살아보고 싶기도 하고, 서재도 꾸미고 싶고, 요리도 해보고 싶고, 살림살이 하면서 철도 들겸해서 조만간 사택을 떠나 저만의 보금자리를 마련할까 합니다.

분당동의 태현공원이나 율동공원 근처의 원룸을 생각하고 있습니다. 서재를 만들 생각이라 근처에 도서관이 있을 필요는 없을 것 같고, 달리기 하기 좋은 코스(공원)가 있고, 주차 하기 좋은 환경이 갖추어져 있다면 충분할 것 같습니다. 

마음에 드는 집을 구하기 위해 착실히, 차분히 준비를 해야겠습니다.
일본 출장 다녀와서, 인수인계를 마무리 하고, 휴가 답지 않은 하루의 휴가(사이버 강좌 수강 및 자동차 정기점검)를 보내고, 9월 1일부터 Compiler팀이 아닌 DB2팀 소속으로 출근하였습니다. 오늘이 세번째 날이네요.

짐을 풀고, 컴퓨터를 세팅하면서, 코드리뷰, 스터디 등을 소화하느라 이틀을 정신 없이 보내고 이제 조금 여유를 찾고 있습니다.

완전히 새로운 분야이기 때문에... 공부할 것이 산더미 같습니다. 아주 오랜만에 학생으로 돌아간 기분이 들기도 합니다. 새로운 팀에 합류한 후 6시간 정도 밖에 잠을 이루지 못할 정도로 여유가 없지만,  정신은 또렷한 것을 보면 적잖이 긴장하고 있는 듯 합니다. 열심히 배우고 익혀서 팀에서 제 역할을 해낼 수 있어야겠다는... 생각으로 매일 새롭게 배운 것을 놓치지 않으려고 노력 중입니다.

지금은 아무역할도 할 수 없지만, 1년 후에는... DB분야의 전문 연구원이 되고 싶습니다.
길고 긴 일본 출장 일정을 마치고 내일 한국으로 돌아갑니다. 지난번 출장 기간을 합치면 올해 한달이 넘는 시간을 일본에서 보냈네요. 처음엔 맛있었던 일본 음식이 차차 지겨워질 때 즈음에 한국으로 돌아갈 수 있어서 다행입니다.

1차 출장: 7월 1일 ~ 7월 8일
2차 출장: 7월 31일 ~ 8월 26일

그 동안 NTT comware에 출근하면서 함께 동고동락했던 분들과 마지막 파티를 벌였습니다. 지난번에는 소고기 위주로 구워 먹었는데, 오늘은 소고기, 만두, 새우, 감자 등등 다채로운 메뉴를 즐겨 보았습니다.
 


효소가 살아 있는 KIRIN 맥주를 마시며 도란도란 여러가지 주제로 이야기를 나누었습니다. 오늘은 주로 그 때 그 시절의 컴퓨터와 게임에 대한 이야기를 나누었습니다. 역시 모두들 지금의 직업이 천직인지라 이야기 주제가 컴퓨터를 벗어나지 못하네요.

 

마지막은 새우로 장식했습니다. 일본에서 새우를 즐겨 먹어서 그런지, 통통하고 신선한 새우를 쉽게 구할 수 있더라구요. 소금을 깔고 제대로 구워 먹었습니다. 정말 맛있더군요.

이렇게 일본 출장 일정이 끝나가네요. 낯선 환경에서, 보고 싶은 사람들을 마음속에 간직한체 지내는 것이 조금은 익숙치 않았지만, 일본에서 일했던 기억은 오래 남을 것 같습니다. 일본 법인 분들도, 저희 팀원들도 모두들 좋은 분들이라 힘든 가운데 즐겁게 일할 수 있었습니다. 8월 초 팀을 옮기는 일정을 미루고 와서, 새 팀에 합류했을 때 스터디 일정을 따라가는게 평범한 저에게는 매우 힘든 과정이 되겠지만, 정들었던 기존 팀원들에게 조금이나마 도움을 주고 떠나게 되어 뿌듯합니다. 

프로젝트가 성공해서 모두들 고생한 만큼 좋은 결실을 맺기를 바랍니다. 모두들 크게 웃을 수 있기를...
일본에서 싸게 살 수 있는 것이 무엇일까 고민하다가 오래전부터 사고 싶었던 헤드폰을 떠올리게 되었습니다. 일본 법인 분께 여쭤보니 오디오 테크니카나 데논 같은 일본 제품은 한국보다 많이 싸게 구입할 수 있다고 알려 주셨습니다. 그리고 아키하바라에 있는 요도바시에 가서 다양한 헤드폰을 직접 체험해 보길 추천해 주셨습니다.

그리하여 금요일인 어제 밤에는 6시에 퇴근하여 같이 일하시는 분들과 함께 아키하바라의 요도바시 전자상점에 다녀왔습니다. 정말 대단한 곳이더군요. 전자기기를 좋아하는 남자들에게는 천국이였습니다. 이 세상에 존재하는 모든 전자제품이 다 그 곳에 존재하는 것만 같았습니다.

우선은 헤드폰 매장을 바로 찾아 갔습니다. 벽 한쪽에 족히 100가지는 넘는 종류의 헤드폰을 들어 볼 수 있도록 전시되어 있었습니다. 무려 100만원이 넘는(99만엔) 헤드폰도 써봤고, 인터넷을 통해 미리 점찍어 두었던 오디오 테크니카의 ATH-A900도 써 보았습니다.  그리고 소니의 MDR-XB700도 들어 보았지요.

MDR-XB700은 비교적 저렴하고 디자인, 착용감도 대체로 괜찮았지만... 제가 가진 클래식 음악을 들어보니... 베이스가 너무 강조되어서 클래식이나 뉴에이지를 듣기에는 매우 적합하지 않다고 생각했습니다. ATH-A900의 경우 듣던대로 해상력이 뛰어나고 맑은 음색을 들려 주더군요. 요도바시에서는 19000엔 정도에 판매하고 있었는데, 인터넷 최저가는 14000엔 근처라서 인터넷을 통해 구입하려고 합니다. 참고로 한국에서 이 제품은 30만원이나 합니다.

여러사람이 함께 움직이기 때문에 천천히 제대로 구경하지 못한 것이 조금 아쉽더군요. 우리나라에도 이런 매장이 있었으면 하는 생각도 들었구요. 월요일에 출근하면 일본 법인 분의 도움을 요청하여 일본 웹사이트에서 헤드폰(ATH-A900)을 구입하려고 합니다. 훌륭한 헤드폰에서 흘러 나오는 아름다운 음악이 해외출장 업무의 피로와 외로움을 충분히 달래 줄 수 있기를 기대해 봅니다.
일본에는 벤또(도시락)를 즐겨 먹습니다. 회사에서도 점심시간 회사 앞 노점상에서 혹은 편의점에서 벤또를 사가지고 와서 사무실에서 먹는 모습을 쉽게 볼 수 있습니다.


편의점에서 사온 벤또입니다. 여기 벤또는 퀄리티가 양호해서 먹을만 합니다. 우리나라 편의점에서도 이 정도 퀄리티의 도시락을 팔면 좋겠다는 생각을 하곤 합니다. 아무래도 시간이 많이 절약될테니까요.

그리고 맥주 못지 않게 다양한 종류의 컵누들이 시중에 판매되고 있습니다. 입맛에 안 맞을 줄 알았는데 생각보다 맛있더라구요. 제가 먹어본 것은 카레 누들, 시푸드 누들입니다. 카레 누들은 백세 카레면이랑 비슷한데 맛이 더 강렬합니다. 시푸드 누들은 일본식 짬뽕이랑 맛이 비슷하구요. 열어 보면 스프가 이미 면 위에 뿌려져 있어서 간편하더군요.


일본 음식이 입맛에 잘 맞아서, 날이 갈수록 몸이 좋아지는 것 같습니다. 운동복을 가져올 걸 그랬어요.
새벽 5시 7분... 침대가 흔들리는 것을 느끼며 잠에서 깨어났습니다.
지난 일요일 지진 보다 시간은 짧았지만 느낌은 더 강렬했습니다. 

일요일 지진(도쿄 진도 4)으로 인해 어제 출근하여 일본 법인 분들과 지진 발생 시 요령에 대해서 이야기를 나누었습니다. 그 요령대로 바로 TV를 틀어 상황을 확인하였습니다. 놀랍게도 진앙은 바로 도쿄 근처 바다였으며, 지도 상의 제 위치를 정확히 알 수는 없었지만 대략 도쿄 지역의 진도는 5~6이더군요. 게다가 방송에서는 쓰나미가 어쩌고 저쩌고 하면서 지도에서 도쿄의 해안 지역을 다른 색으로 표시하고 있더군요. 제가 거주하는 지역이 바다와 비교적 가까운 지역(미타)이라 불안한 마음이 들었습니다.

지금도 TV를 틀어 놓고 상황을 주시하고 있습니다. 알아 들을 수 가 없어서 답답하네요. 천재지변 앞에 인간은 얼마나 나약한 존재인지...




일요일 밤, 같은 팀 형님과 고기를 사다가 구워 먹고 있었습니다. 같이 사온 만두를 튀기고 있었는데, 만두가 조금 흔들리는 것을 발견했습니다. 대수롭지 않게 여기고 있었는데...

몇 분이 흐른 후 방바닥이 움직이기 시작했습니다. 1~2cm정도 건물이 좌우로 흔들리는 느낌이였습니다. 일단 불판을 끄고 1층올 대피할까 심각하게 고민했습니다. 다행히도 1분정도 지나가 잠잠해 졌습니다. 정말 겁나더군요.

한달 출장 왔는데 하필이면 이 때...

나중에 확인해 보니 도쿄는 진도 4 규모의 지진이 일어났다고 하더군요. 진도 4도 이정도인데, 6, 7도의 지진이 일어나면 어떻게 될지 아찔 합니다. 한국으로 돌아갈 날을 손꼽아 기다려야겠습니다.
현재 일본법인에 출장 온 연구원은 저를 포함해서 총 3명입니다. 한 분은 저희 팀이고, 다른 한 분은 예전부터 같이 일 해오던 다른 팀 소속 연구원입니다. 일을 떠나서 저에게는 모두 좋은 형님들이죠.

출장자들끼리 모여 고기를 구워 먹자는 의견이 나와서, 지난 주말 프라이팬과 고기를 사려고 했으나, 근처에서 프라이팬을 구할 수 없어서 포기했습니다. 대신 맥주와 안주를 사서 아쉬움을 달랠 수 밖에 없었지요.


그 뒤로 마트에서 전기 불판을 구입했습니다! 그러나 바쁜 일정 상 꿈을 이루지 못하다 금요일 저녁 드디어 고기 파티를 할 수 있었습니다. 저는 밤샘을 하고 난 다음 날이라 잠을 자고 있는 사이에, 일본 법인 분들과 출장 동지 형님들께서 고기와 맥주와 마늘 등을 사오셨습니다.


일본에서 저녁 식사를 할 때 보통 500엔에서 1000엔 정도 드는데, 생각보다 저렴한 가격으로 고기를 구해 오셨더군요. 드디어 고기 파티를 계획한지 일주일 만에 꿈을 이루었습니다.


난생 처음 25도짜리 진로 소주까지 마시면서 즐거운 시간을 보냈습니다. 고기는 물론 질리도록 실컷 먹었구요. 개인적으로 규동용 얇은 소고기가 제일 맛있더군요.

일본 법인 분들과 출장온 연구원들이 모여 고기를 구워 먹고 술을 마시며 많은 이야기를 나누었습니다. 일본이라는 낯선 장소에서 낯선 사람들을 상대하며 어려운 상황에서 일을 진행해나가다 보면 서로 힘든 상황을 맞이 하게 됩니다. 고객을 상대하시는 분은 그 나름대로, 연구원은 그 나름대로 각자의 역할과 책임에 따라 어려움을 피할 수 없습니다. 대화를 나누면서 결국 남는 것은 사람이라는 것에 모두들 공감하였습니다. 앞으로 남은 출장 일정 동안 또 어떤 어려움을 이겨나가야 할 지 모르겠지만, 함께 하는 모든 분들과 좋은 인연으로 남고 싶습니다.
저희 팀에서 요즘 잘 나가는 제품은 CA-Easytrieve라고 하는 메인프레임용 언어를 실행 해 주는 솔루션인 ProTrieve 입니다. ProTrieve는 원래 Unix용으로 먼저 개발 되었고, 현재는 Mainframe용 솔루션을 개발 중에 있습니다. 일본에서...

일본 출장 시즌1은 ProTrieve Unix 제품의 고객사 테스트를 지원하기 위한 단기 출장이였고,
일본 출장 시즌2는 ProTrieve Mainframe 제품의 개발을 지원하기 위한 장기 출장입니다.

제가 개발한 ProTrieve Unix 제품을 7월말까지 인수인계하고 새로운 팀으로 옮길 계획이였는데, Mainframe용 솔루션 개발의 급박한 상황으로 인하여, 생각지도 못하게... 지금 여기는 일본입니다.

Mainframe용 제품을 개발하러 왔지만, Unix용 제품의 안정화가 생각보다 녹녹치 않아서 어제는 요코하마에 있는 NRI Tower로 Unix용 제품을 테스트를 하러 다녀 왔습니다. 그리고 오늘 아침 8시가 넘어서야 작업을 끝내고 Mainframe용 제품을 개발하러 바로 아오모노요코초에 있는 NTT comware로 출근하였습니다. 그러나 오후가 되자 도저히 머리가 돌아가지 않아서 일찍 퇴근하여 잠깐 눈을 붙이고 일어난게 지금이네요.

어제 NRI Tower에서 테스트 하는 작업은 정말 녹녹치 않았습니다. 일본 사회는 보수적이고 딱딱해서 우리가 마음 껏 테스트 해볼 수 있는 환경을 구성하기는 하늘의 별따기 입니다. 어제도 실행 로그를 확인하는 수준으로 일을 진행할 수 밖에 없었고, 기존 data set을 훼손하지 않기 위해 메인프레임의 batch 작업을 기술하는 JCL 스크립트의 내용을 일일이 눈으로 해석하고 수정하는 작업을 한 후에서야 비로소 담당자에게 부탁해서 실행 해 볼 수 있었습니다.

690여개의 JCL 스크립트를 수정 하고, 실행 하면서 저희 제품이 가진 버그를 찾아 내야 하는 길고 지루한 작업이였습니다. 다행히 적극적인 요청의 결과 밤샘 근무를 허가해 주었고, 우리 제품을 테스트 할 수 있는 절체 절명의 기회라는 생각에 한 숨도 자지 않고 밤새 NRI(노무라 증권 연구소) 사무실에서 테스트 작업을 수행하였습니다. 제가 개발한 제품의 완성도에 문제가 있어서 함께 고생하시는 일본 법인 분들께 죄송스러운 마음이 들어 더욱 열심히 하였습니다.

결국 690개의 JCL 스크립트를 모두 테스트 하진 못했으나 550개가 넘는 케이스를 테스트 할 수 있었습니다. 걱정했던 것 만큼은 버그가 나오지 않아서 모두들 허탈해 하기도 했지만...

일의 성사를 위해 밤샘을 불사하시는 일본 법인 분들의 열정을 함께 하며, 책임감이라는 단어를 떠올리게 됩니다. 우리의 고생이 헛되지 않도록 좋은 결실을 맺을 수 있기를 바랍니다.
8월 3일부터 새로운 부서(DB 연구실)에서 일하기로 예정되어 있었는데, 컴파일러팀의 시급한 일정상 본의 아니게 팀 이동을 한달가량 미루고 또 다시 일본에 출장(7월 31일~8월 29일)을 오게 되었습니다. 출장 결정 후 바로 다음 날 일본행 비행기를 타게 될 정도로 상황이 만만치 않습니다. 지난 번 출장은 일주일 일정이였는데, 이번에는 무려 한달이나 일본에서 지내야 합니다.

얼마전에 와본 덕분에 아무런 긴장감이나 낯설음 없이, 일본에 도착하여 팀원분들과 합류하였습니다. 이 곳에서 이미 오랫동안 고생하고 계신 분들을 뵈니 반갑더군요. 간만에 맛깔스러운 일본 음식을 접할 수 있었습니다.


이런 저런 이야기를 통해 상황을 파악하면서 점심식사를 하고, 지난번과 다른 일본 고객사(NTT comware) 건물로 이동하였습니다. 사무실에 도착해 보니, 지난번 고객사(Nissay IT)보다 훨씬 환경이 좋아서 만족스러웠습니다. 우리에게 내어준 자리도 넓고, 얼마든지 휴식시간도 가질 수 있는 분위기더라구요. 

난생 처음으로 메인프레임이라는 환경을 접해볼 수 있었습니다. 그동안 말로만 들어왔는데, 참 신기하더라구요. 메인프레임 환경을 유닉스 플랫폼에서 구성해 주는 오픈프레임이라는 저희 회사 제품을 많이 다루어본 덕분에 생각보다 쉽게 적응할 수 있었습니다. 

사이트에서 퇴근 후, 일본 법인 사무실에서 법인 분들과 인사를 나누고 팀장님과 일을 정리하고 맥주 한잔 하러 갔습니다. 일본에 왔을 때 가장 좋은 점을 꼽으라면, 생맥주가 엄청나게 맛있다는 것입니다! 부드러운 거품에 감탄하며, 맥주를 마시며, 프로젝트의 성공을 다짐하고 서로를 독려하였습니다. 


이번 출장은 한 달 동안 일본에 머물러야 하기 때문에, 호텔이 아닌 monthly house라는 곳에서 지내게 되었습니다. 청소를 직접 해야 하긴 하지만, 생활하기에 전혀 불편함이 없을 정도로 모든 것이 갖추어져 있고 깔끔해서 굉장히 만족스럽습니다. 

솔직히 개인적으로는 원치 않는 출장이였습니다. 여자친구를 혼자 지내게 하고 싶지 않고, 동호회를 운영하는 것도 저의 큰 책임 중에 하나이기 때문입니다. 한 달이라는 기간이 결코 짧은 기간도 아니구요. 하지만 한 회사의 직원으로서 의무를 다하기 위하여, 개인사의 일정 부분을 포기하고 이 곳에 와 있는 만큼 큰 보람을 느낄 수 있도록 최선을 다해야겠습니다. 

오늘은 저의 두 번째 애마인 자전거를 정비하였습니다. (피아노 학원 다닐때 주로 타고 다닙니다.)

자동차 타이어에 공기를 넣기 위해 구입한 미쉘린 발펌프를 활용하여 타이어에 공기를 빵빵하게 채워주었더니, 승차감은 예전만 못하지만 힘을 크게 들이지 않아도 쌩쌩 잘 나가네요.

그리고 다용도 티슈 크리너를 활용하여 세차까지 간단히 해주었더니 말끔해졌습니다.

마지막으로 어긋난 앞바퀴 브레이크만 손질해 주면 흠잡을 곳이 없겠네요.

애마는 역시 잘 관리해 줘야 정이 드는 것 같습니다.

주말에 여자친구와 오랜만에 경마장에 다녀왔습니다. 이 동영상은 지난 토요일 서울 8경주의 마지막 순간을 찍은 것 입니다. 저는 이 경주에서 2번말에 단식, 연식으로 각 500원씩 배팅하였는데, 막판에 추격하는 7번 말을 간발의 차이로 따돌린 2번 말이 1착하여 단식(9.7배), 연식(2.6배)의 배당금을 챙길 수 있었습니다. 

경마장에 5번 정도 가본 것 같습니다. 경험상 욕심을 버리고 단식, 연식에만 배팅하면 그럭저럭 경마를 부담없이 즐길 수 있었습니다. 무리해서 두마리 이상고르는 게임에 배팅하면 거의 잃기만 하더라구요. 

제가 말을 선택하는 기준은 이렇습니다. 

1. 말의 발걸음이 경쾌할 것
2. 최근 전적이 좋을 것 
3. 기수와 말의 궁합이 좋을 것 

이런 기준을 바탕으로 다크호스를 선별해 냅니다. 단식, 연식은 배당율이 낮기 때문에 상위권이 유력한 말을 골라봐야 별로 재미없습니다. 대략 중위권으로 보이는 말 중에 가능성이 있어보이는 말에 단식 혹은 연식으로 배팅하는 것이죠. 

이 날은 여자친구와 합쳐서 7000원 정도 잃었습니다. 몇 시간 즐겁게 보내고 7000원을 썼다면... 괜찮은 장사 아닌가요? 운이 좋은 가끔 돈을 벌어 올때도 있습니다. 

허튼 바램이겠지만 경마장 전체가 금연구역으로 지정되었으면 좋겠습니다.
지난주 토요일 팀 선배 형의 결혼식에서 웨딩카 기사로서 역할을 충실히 수행했습니다. 웨딩카 운전은 처음 해봤는데, 장대빗길을 운전해야했지만 나름 보람을 느낄 수 있었습니다. 신랑, 신부에게는 정신없이 바쁘고 피곤한 하루일텐데, 별것 아니지만 도움이 될 수 있어서 기분이 좋더라구요. 

덕분에 그랜져 TG를 운전해볼 수 있었습니다. 안정감이나 편의시설(촌스럽게도 터널에서 자동으로 라이트가 켜지는 것을 보고 감동 받음)은 훌륭하더군요. 그러나 제가 기대하던 부드러운 출발은 실망스러웠습니다. 오히려 저의 애마(아반떼 XD)보다 출발이 더디더군요. 차체에 비해 부족한 배기량(2700cc) 때문인지도 모르겠습니다. 

하루 종일 그랜져 TG를 운전하고 나서, 아반떼 XD에 실망하면 어쩌나 걱정했는데 오히려 가볍고 민첩한 느낌이 더 마음에 들었습니다. 100km/h 이상 과속을 하지 않기 때문에 출력, 승차감도 크게 떨어지지 않구요. 손, 발에 딱 붙는, 마이카만한 차는 없나봅니다.
드디어 저희팀의 첫번째 제품이 릴리즈 되었습니다. 작년 10월부터 개발을 시작하여, QA의 테스트를 거쳐, 오늘 저녁 일본 고객사에 전달하였습니다. (2명의 개발자가 억대 가치를 가지는 제품을 개발 할 수 있는 것을 보면 소프트웨어의 부가가치는 상당한데 현 정부는 왜 그걸 모르는지 모르겠습니다.)

개발자 선에서 테스트를 하다가 QA 분들이 가세하여 테스트를 수행하면서 테스트 결과로부터 버그를 발견하고, 버그를 해결하는 힘겨운 과정을 모두 통과하였습니다. 여유없는 일정에 불평 한마디 없이 충실히 테스트를 수행해 주신 QA 분들께 감사할 따름입니다. QA 과정 없이 제품이 그대로 나갔더라면... 생각만 해도 아찔하더군요. 

제품 릴리즈와 관련하여 고객지원을 위해 아마도 6월 중순부터 1, 2주간 일본에 출장을 다녀오게 될 것 같습니다. 덕분에 오늘은 여권 발급을 위한 이런저런 처리를 한다고 정신이 없었네요. 

뿌듯하면서도 한편으로는 여러가지로 아쉬움이 많이 남습니다. 처음부터 좀 더 프로답게 신경써서 개발을 했더라면, 문서화를 좀 더 잘했더라면, 스펙을 잘 정리하고 개발했더라면... 등등. 그래도 저에게는 큰 자산이 될만한 소중한 경험이었습니다. 고객사에서 잘 동작하기를 기원합니다!
지난 4월 30일 입사 이후 첫번째 제품을 릴리즈 하였습니다. CA-Easytrieve라는 메인프레임에서 사용하는 언어로 작성된 프로그램을 유닉스 환경에서 실행해주는 인터프리터 제품입니다. COBOL 컴파일러를 개발하며 쌓인 노하우를 바탕으로, 작년 10월 훈련소를 다녀온 직후부터 주도적으로 개발해온 제품이 6개월만에 완성되어 조만간 일본 고객사에 전달될 예정입니다.

릴리즈 일정 덕분에 한달 넘게 새벽 6시에 일어나 7시에 출근하여 밤 9시넘어 퇴근하는 생활을 해왔습니다. 주말에도 시작은 평일과 비슷했고 저녁시간 정도에 퇴근해서 여자친구를 만났습니다. 일과 사랑, 건강 모두 지키려고 노력하다보니 일찍 일어나 하루를 부지런히 살아가는 것 외에는 다른 방법이 없더군요. 그러나 피아노까지 평소처럼 열심히 할 수는 없었습니다. 성심을 다해 가르쳐 주시는 선생님께 죄송한 늘 죄송한 마음입니다.

제품을 개발하는 작업과 고객에게 전달하기 위해 릴리즈를 준비하는 작업은 정말 달랐습니다. 우선 마음의 부담이 컸습니다. 3개월 후의 데모를 목표로 빠르게 개발되었기에 정합성에 대한 자신이 없었기 때문입니다. QA 지원도 없는 상황에서 개발자 둘이서 테스트를 해야하는 상황이 참으로 안타까웠고, 알려지지 않은 언어라 테스트슈트는 고사하고 예제코드도 인터넷에서 찾아 보기 힘들었습니다. 

아무튼 여러가지 어려운 상황에서 나름대로 제가 할 수 있는 노력을 기울였고 제품은 릴리즈 되었습니다. 릴리즈 작업을 하는 내내 이런 생각이 들었습니다. 모든 것은 정성이라는... 코드 한줄 한줄 작성할 때 좀 더 고민하고, 테스트 케이스를 작성할때도 조금 더 정성을 기울였더라면 제품의 품질을 향상시킬 수 있을 것 입니다. 이번에 릴리즈한 제품에 대해서는 아쉬운점이 많이 있었지만, 다음에는 이번의 경험을 십분 살려 더 좋은 품질의 제품을 개발할 수 있기를 바랍니다.
10월 2일부로 전문연구요원 4주 훈련(08.09.04~08.10.02)을 마치고 일상으로 돌아왔습니다. 컴퓨터로 음악을 틀어놓고 유유히 글을 쓰는 지금의 일상이 자연스럽게 여겨질만큼 지난 4주의 시간들이 하룻밤의 꿈처럼 느껴지네요.

입소대대를 향하는 길은 여자친구가 함께 해 주었고, 육군훈련소에서 돌아오는 길은 어머니가 함께 해주셨기에 오가는 길에 큰 힘이 되었습니다. 그리고 같은 소대에 대학원 동기 2명, 회사 동료 6명이 함께 하였기에 무난히 훈련소 생활을 해낼 수 있었습니다.

기왕 하는 것 멋지게 해내려고, 의미있는 시간으로 채우기 위해 긍정적인 마음을 가지고, 단 하나의 열외 없이 충실히 훈련에 임하기로 마음먹었습니다. 그리고 결국 진통제에 의지해 무릎통증을 참아내며 야간행군, 종합각개전투를 소화해 낸 끝에 당당히 사회로 돌아왔습니다.

훈련자체는 그렇게 힘들지 않았지만, 31년된 구막사에서의 열악한 환경에서 100% 통제된 생활이 쉽지 않았습니다. 9월이라고는 믿기지 않을 정도의 한여름 날씨가 3주차까지 계속되었고, 콧물로 시작된 감기는 몸살감기, 목감기, 편도선 등등으로 발전하다 4주차에나 수그러들었습니다. 덕분에 훈련강도는 높았지만, 오히려 어느정도 적응이 되고 감기가 차도를 보이던 후반이 좀 더 견디기 수월했던 것 같네요.

훈련소 생활을 해보니 사람에 대해서 가장 많이 배우게 되는 것 같습니다. 어렵고 힘든일에 솔선수범하고 열의를 가지고 훈련에 임하는 훈련병이 있는 반면, 열심히 하려고 노력하는 전우를 비아냥대며 비난하고, 온갖 욕설로 짜증을 표현하고, 자신의 잘못으로 분대장에게 지적을 받으면 기분나빠하고 뒤에서 욕하는 훈련병도 있습니다.

훈련소 생활을 돌이켜보면 평생 놓치지 않고 기억하고 싶은 순간들이 있습니다.

불침번을 설때 부모님과 여자친구가 보내준 편지를 읽고 또 읽으며 그리워 하며 눈물 짓고,
아름다운 가을 하늘을 바라보며 여자친구와 손잡고 한가로이 산책하는 순간을 간절해 하고,
야간행군을 할때 밤하늘에 만개한 수 많은 별들이 자아내는 아름다움에 감사하고,
난생 처음 밤하늘에 떨어지는 별똥별을 바라보며 가족과 사랑하는 이의 안녕을 기원하고, 
... 

일상에서 누렸던 당연한 것들이 실은 얼마나 소중하고 감사할 일인지 깨닫게 되었습니다. 그리고 육군소위로 복무하고 있는 동생을 비롯한 군인들에게 존경과 감사의 마음을 가지게 되었습니다. 

사복으로 갈아입고 내딛었던 첫 걸음의 가벼움 만큼이나 홀가분한 마음으로, 그러나 예전보다는 조금 더 성숙한 모습으로 사회생활을 다시 시작해야 하겠습니다. 
1년 7개월 회사를 다니는 동안 단 이틀의 휴가를 쓰면서 버텨왔더니, 요즘에는 일에 대한 의욕도 예전 같지 않고, 쉬고 싶다는 생각을 줄곧 하곤 했는데, 마냥 반길수만은 없는 4주 휴가(?)를 가게 되었습니다.

내일부터 10월 2일까지 4주 훈련을 가게 되어, 한달 동안 블로그에 포스팅을 할 수 없게 되었네요. 성격이 많이 변했는지, 걱정돌이라는 대학생때의 별명이 무색하게 너무나 무덤덤한 상태로 오늘까지 왔네요.

물론 멜랑꼴리한 기분이 들었던 적이 전혀 없었던 것은 아니였습니다. 아무래도 자유가 보장되지 않는 생활이 반가울리 없을테니까요. 오늘 모든 준비물을 챙기고, 회사 책상을 정리하고 나오는 길에 조금 우울한 기분이 들었습니다만, 사택으로 들어오는 길에 시원하게 머리를 밀어버리고 나니, 훈련을 가야한다는 사실을 피할 수 없는 현실로 받아 들일 수 있었고, 덕분에 기분이 한결 좋아졌습니다.

훈련 자체는 재밌을 것 같습니다. 자유가 보장되지 않는 단체생활은 겪어 봐야 어떤지 알 수 있을 것 같군요. 많이 느끼고, 많이 배우고 돌아오겠습니다. 그동안 모두들 건승하시길...
이번주 목요일 시작될 4주 훈련을 앞두고 마지막 주말을 알차게(?) 보내기 위해, 지난 토요일에는  여자친구와 에버랜드에 다녀왔다. 에버랜드를 마지막으로 가본 것이 언제인지 기억도 나지 않는데, 못해도 10년은 넘은 것 같다. 그 당시 가장 무서운 놀이기구가 "독수리 요새"였는데 얼떨결에 가장 먼저 "독수리 요새"에 도전하게 되었다.

에버랜드

줄 서서 기다리는 20여분 동안 꽤나 긴장했던 것 같다. 달리는 시내버스가 덜컹 내려 앉아도 떨어지는 느낌에 몸서리치던 나였기에, 오래전 무서워서 탈 엄두도 못 냈었던 놀이기구를 타기 위해서 기다리는 일은 여자친구와 함께이지 않았다면 불가능한 일이였을꺼다.

몸의 힘을 풀면 아무렇지도 않을꺼라는 승호형의 조언이 생각나 떨어지는 순간에 그대로 했더니, 물론 속도감이나 떨어지는 느낌으로 인한 두려움이 없는 것은 아니였지만, 훨씬 견디기(?) 쉬웠다. 나무 숲 사이를 뚫고 달리면서 여기저기 부딛힐 것만 같은 끔찍한 생각이 들기도 했지만, 중간쯤부터는 어느정도 두려움을 떨쳐내고 즐거움을 만끽할 수 있었다. 오히려 무서워한 쪽은 의기양양하게 날 놀리던 여자친구...

에버랜드

숨돌릴 틈도 없이 바로 옆에 있던 "콜롬버스 대탐험"에 도전! 올라가고 내려가는 것이 예측 가능하여 언제든지 마음에 준비가 가능한 바이킹은 롤러코스터에 비해 비교적 자신이 있었다. 예상했던 것 보다는 내려갈 때 떨어지는 느낌이 대단하긴 하였지만, 그럭저럭 무난히 소화할 수 있었다.

에버랜드

이후로 적당히 숨을 고른 후, "후룸 라이드"를 타기 위해 줄을 섰다. 배 하나를 둘이 타고 출발! "독수리 요새"에 비하면 별 것 아니겠지 싶었으나, 생각보다 떨어지는 느낌이 강했다. 시원한 물방울이 유난히 더운 날씨에 지친 우리를 달래 주었다.

에버랜드

쉬어 가기 위해 천천히 꽃이 피어 있는 정원 쪽을 산책하기도 했다. 워낙 날씨가 더워서 오래 있진 못했지만...

2008-08-30-158-900px

"써머 스플래쉬" 퍼레이드도 잠깐 구경했는데, 덕분에 카메라에 물이... ㅠ.ㅠ

다음으로 찾은 곳은 "사파리 월드"! 한번도 사파리를 구경해 본 적 없는 나로서는 기대가 컸다. 한참을 기다려 드디어 사파리로 들어가는 버스에 탑승했다.

2008-08-30-174-900px

더워서 그런지 맹수들이 다소 지친 것 같았다. 사자, 호랑이의 경우에는 그냥 버스를 타고 지나갔지만, 곰을 구경하는 것은 놀라운 경험이였다. 버스 운전기사가 곰에게 말을 걸어 일으키고 버스 옆을 걸어가게 하니 눈 앞에서 커다란 곰이 걸어가는 것을 구경할 수 있었다.

2008-08-30-197-900px

즐겁게 사파리 관람까지 마친 후, 우리는 궁극의 목표였던 "T Express"로 향했다. 의외로 수월하게 "독수리 요새", "콜럼버스 대탐험", "후룸 라이드"를 소화해 내긴 했지만, "T Express"의 급경사는 멀리서 봤을때 거의 수직으로 떨어지는 것 같았고, 롤러코스터가 그 경사를 떨어지는 순간 비명소리가 에버랜드 곳곳에 울려 퍼졌기에 도전하는 것이 솔직히 쉽진 않았다.

2008-08-30-160-900px

그러나 우리는 아쉬움을 남기지 않기 위해, 과감히 도전하기로 하고 한시간 동안 차례를 기다렸다. 줄을 서서 기다리는 동안, 주변 사람들과 대화를 나눈 것은 아니였지만, 우리는 그들과 기대와 두려움을 공유했다.

드디어 우리 차례가 되었고, 무난히 롤러코스터의 가운데 자리에 앉았다. 롤러코스터가 출발하자 다음 차례를 기다리는 사람들이 박수를 쳐주었다. 처음 올라가는 경사 길이 어찌나 길던지 한도 끝도 없이 올라가는 것 같았다. 두려움은 올라가는 거리에 비례해서 증가하고...

드디어 정상에 올라, 잠시 방향을 선회한 후, 공포의 77도 경사로 떨어지기 직전, 자연스럽게 온몸에 힘이 들어갔으나, 차분히(?) 힘을 빼고 마음의 준비를 마쳤다. 그리고...

롤러코스터는 시속 104km로 떨어지기 시작했다. 거의 수직으로 떨어지는 각도라 눈 앞에 보이는 것은 앞사람 뒷통수 뿐... 어디가 끝인지 알 수 없는 급경사를 한도 끝도 없이 떨어지는 느낌... 생각했던 것 보다 두배는 더 오랜 시간동안 롤러코스터는 떨어졌다. 워낙 첫번째 경사의 느낌이 강렬해서 그 뒤의 코스는 별다른 감흥이 없을 정도였다.

2008-08-30-234-900px

궁극의 목표를 달성한 후에는 평화로운 마음으로 여유롭게 데이트를 즐길 수 있었다. 마지막 타임의 "물개쇼"를 관람하고, "버거까페 가든"에서 유난히 맛있었던 햄버거와 치킨을 먹었다. 야경을 보기 위해 "우주관람차"에 갔으나, 사람이 너무 많아 포기하고 안가본 지역을 배회하던 중, 여자친구가 "롤링 엑스 트레인"을 발견해 버렸다.

360도 회전하는 건 안타봤다며 꼭 타고 싶다고 해서 결국 에버랜드에 있는 롤러코스터류 놀이기구는 그날 모두 섭렵해 버렸다. 아쉽게도 여자친구와 나에게 360도 회전하는 것은 별다른 감흥이 없었다. 그러나 밤에 타는 느낌은 색달라서 다음에는 밤에 "T Express"를 타봤으면 좋겠다는 생각을 했다.

마지막으로 "홀랜드 빌리지"에서 맥주 한잔하고 불꽃놀이가 한창일 때, 공원을 빠져나왔다. 1시부터 9시가 넘은 시간까지 돌아다니느라 둘다 녹초가 되었지만, 정말 즐겁고 알찬 시간을 보낸 것 같다. 지금 생각해 보면 한여름 밤의 꿈처럼 느껴지지만... ^^
내일 에버랜드에 가려고 자유이용권을 싸게 구하는 방법을 열심히 찾아 보았는데, 7개의 신용카드를 가지고 있음에도 불구하고 할인 받을 수 있는 카드가 단 한개도 없다는 사실에 좌절했다. 왠지 다들 50% 할인 받아서 구입하는 것 같은데, 100% 지불하기에는 심히 손해보는 기분이 든달까...

주변 사람에게 할인되는 카드를 빌려 에버랜드 홈페이지에서 예매하면 되겠구나 싶었는데, 현장에서 예매에 사용한 카드를 제시해야 한다는 문제 때문에, 타인의 카드를 가져가야 한다는 점이 마뜩찮았다.

전전긍긍하며 이리저리 알아보던 중 최선의 방안을 찾아 내는데 성공했다!

그 것은 바로 편의점 예매!

GS25 혹은 Family Mart에 현금 지급기에서 에버랜드, 캐리비안 베이 이용권을 구매할 수 있다. 이때 삼성 제휴카드는 50% 할인 혜택을 받을 수 있어서, 삼성카드를 가지고 있는 동희형과 함께 회사 근처에 Family Mart에 가서 표를 사고, 입금해 드렸다.

무서운 것 타는 것을 끔찍해 하는 편인데, 여자친구가 분명 T Express를 타자고 할 것이 분명하니, 오호통재라...

지난 일요일에는 여자친구와 숭실대학교에 다녀왔다. (다음에 함께 집에 다녀오는 주말에는 여자친구가 다녔던 부산대학교에 가볼 계획) 늦잠을 자고 느지막히 만난지라 둘다 배가 너무 고파서 일단 점심을 먹기로 했다. 숭실대도 식후경!

숭실대학교

그리하여 찾은 곳은 이레김밥! 개인적으로 가장 좋아하고 자주 찾았던 곳이다. 김밥도 김밥이지만 나는 이 곳의 라면을 참 좋아한다. 지금껏 먹어본 라면중에 가히 최고라고 할 수 있을 정도로...

숭실대학교

항상 즐겨먹던 참치김밥+치즈김밥+라면 조합으로 점심을 해결하고 정보대부터 탐방(?)을 시작했다. 정보대는 큰 변화 없이 그대로였다. 제일 먼저 학부생 연구실 001에 들러 홍섭이와 대현이를 만났다. 내가 졸업할 때 군대가있던 녀석들이 돌아와서 학교를 지키고 있는 모습을 보니 마음이 든든(?)했다.

숭실대학교

의자 없이 횡한 로비와 2층 강의실을 둘러보고, 1층에 설치된 컴퓨터에서 '강철중'을 예매한 뒤 정보대를 빠져나왔다. 학교 안으로 들어와 도서관 뒤를 돌아 새로 지어진 건물을 구경했다. 교양수업을 듣던 옛 인문대 자리에는 로스쿨을 위한 건물 공사가 한창이였다.

숭실대학교

마지막으로 운동장이 내려다 보이는 의자에 앉아 음료수 한잔하고, 우연히 만난 후배의 설문조사를 도와준 후 학교를 떠났다. 처음 입학했을때의 모습과 너무나 달라서 생각만큼 추억에 잠기거나 하지는 않았던 것 같다.

백마상의 입에 꽂혀있던 맥주병이 조금은 쓸쓸해 보였지만, 여러모로 학교가 발전해 가고 있는 듯 하여 기분이 좋았다. 처음 학교에 등록하러 왔을 때 숭실대의 첫인상은 70년대 공장과 흡사한 모습을 한 공대 건물이였는데, 이제는 웅장한 정문과 높은 형남공학관의 위세가 하늘을 찌르고 있는듯 하다. 다음에 찾을때는 학교도 나도 좀 더 발전된 모습으로 만났으면 한다.
지난 금요일에는 컨설팅 사업본부의 요청으로 난생 처음 을의 입장이 되어 고객사 미팅에 참석했다. 연구원으로 10년 정도 생활한 후, 전문 컨설턴트가 되려는 계획을 가지고 있었기 때문에 나에게는 소중한 기회였다.

처음에는 질답시간에 기술적인 질문에 대한 대응을 위해 참석하기로 되어 있었는데, 얼떨결에 프리젠테이션까지 준비하게 되었다. 연구소 내에서 진행하는 팀미팅이나 집중회의(세미나)와 달리 고객들 앞에서 하는 발표인데다가, 우리팀이 개발한 프로그램의 강점과 약점을 10분이라는 짧은 시간 안에 전달해야 해서 발표자료를 만드는데 적잖이 신경을 썼다.

삼성역 글라스타워 본사에서 회사분들과 합류하여, 장교동에 있는 한화빌딩을 향하는 차안에서 오늘 발표를 주관하시는 컨설턴트 분과 의견을 조율하는 시간을 가졌다. 고객에게 어떻게 어필할 것인가를 의논하는 과정만으로도 충분히 긴장되는 것을 느낄 수 있었다.

우리측은 4명, 고객사측은 10명 정도 참석한 가운데 우리측 컨설턴트의 발표가 시작되었다. 차분히 논리적으로 진행하시는 모습을 유심히 관찰하면서 나의 차례를 기다렸다. 이미 고객들의 냉소적인(?) 반응이 표출된 상태에서 발표를 시작하게 되었는데, 난 그저 연구원의 입장에서 고객들이 알고 싶어 하는 부분을 명쾌하게 전달하는데 주력했다.

문제는 마지막 순서를 장식한 죄로 질답시간에 앞에 서서 내내 나와 관련 없는 질문을 받아 내야 했다는 것. 나의 의견을 가지고 답할 수 있는 질문도 있었지만, 회사의 생각과 나의 생각이 다를 수도 있기에 나는 대답하지 않았다. 미팅 시간 내내 나는 최대한 신중함을 기하기 위해 언행에 앞서 생각의 생각을 거듭하려고 노력했다.

고객을 만족시키는 것이 쉽지 않다는 것을, 넓게는 사회생활이라는게 만만치 않다는 것을 깨닫게 해준 시간이었다. 앞으로 연구소에서 제품을 개발함에 있어서도 이전과는 다른 마음가짐으로 일하게 될 것 같다.
어제밤에는 회사 팀사람들과 함께 6.10 촛불 대행진에 참여했다. 그동안 방관하고 있던 자신이 부끄러웠는데, 미력이나마 보탬이 된 것 같아 보람을 느낀다.

버스에서 내려 광화문을 향해 가는 길, 많은 시민들이 광화문을 향해 분주히 걷고 있었다. 두 아이의 손을 양손에 잡고 나선 아버지의 모습에서 이 것이야 말로 '민주주의의 산교육이 아닐까?' 하는 생각을 했다.

광화문은 흉물스러운 컨테이너 박스로 막혀 있었다. 뒤로 보이는 이순신 장군이 안타까웠다. 그리고 서글펐다. 대한민국은 과거로 돌아가는가?

사용자 삽입 이미지

컨테이너 박스에 붙어 있는 현수막, 쥐덪안에 마우스 등등은 우리 민족 특유의 풍자와 해학을 잘 드러내며 즐거움을 주었다. 혹시나 물대포를 맞을까봐 DSLR을 안가져갔는데, 컨테이너에 붙어 있는 종이의 색감이 너무 예뻐서 DSLR을 가져오지 않은 것을 후회했다.

사용자 삽입 이미지

밤이 되어 어둠이 찾아오고, 본격적인 행사가 시작될 무렵 우리는 자리를 잡기 위해 상당한 고생을 감수해야했다. 수많은 인파가 앞뒤로 이동하는 통에 한참을 가다 서다를 반복하며 빈자리를 찾아 헤매야 했다. 그러나 자리를 찾아 가는 길에 사람들이 무대위로 올라가 자유 발언하는 것을 들을 수 있었으므로 그리 지루하지만은 않았다.

양희은씨의 아침이슬을 들을 수 있었고, 배우 문소리씨의 예쁜(?) 목소리도 들을 수 있었다. 절제된 음성으로 차분하게 자신의 의견을 말하는 시민들을 바라보는 것도 큰 즐거움이였다.

사용자 삽입 이미지

배후세력(?) 없이 개개인의 의지로 모인 사람들이여서 다소 우왕좌왕하는 느낌도 없잖아 있었지만, 쓰레기 한점 찾아볼 수 없을 정도로 깨끗한 도로를 행진하며 성숙한 시민의식에 감탄했다.

평화시위를 약속하고 출발한만큼 우리의 행진은 비교적 차분했다. 동아일보 건물을 지나면서 동아일보에 대한 야유를 보내는 모습에, 조중동에 실체에 대하여 국민이 조금씩 알아가고 있다는 것에 고무되기도 했다. 우리팀 일행은 종로쪽으로 방향을 틀어 동대문 운동장까지 행진하고 분당으로 돌아왔다.

소위 가진 사람들이 작금의 사태를 접하면서 나와는 상관 없다는 듯이 "미국산 쇠고기! 안먹으면 그만!"이라고 할 것이 아니라, 내가 아닌 다른 사람들의 건강을 함께 걱정하는 성숙한 모습을 보이는 사회가 되길 바란다. 좀 더 나은 대한민국 사회를 위하여 행동하는 양심을 보여주신 많은 시민들께 박수를 보낸다.

+ Recent posts