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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제 밤은 정말 잠을 이루기도 쉽지 않았고, 잠자는 내내 몇번을 깼다가 다시 잠을 청하곤 했다. 수능보기 전날 밤 잠 못 이루고 결국 30분 자고 시험보러 간 것에 비하면야 장족의 발전이라고 할 수 있겠지만 말이다. 아 소심한 영혼이여!

7시에 일어나 샤워를 하고 단정히 머리를 손질하고 경건한 마음으로 여름정장(?)을 착용하고 잠자는 순일이를 뒤로하고 기숙사를 나섰다. 간밤에 잠을 설쳐서 그런지 동측기숙사에서 전자과에 이르는 짧은 구간에서만 연신 하품을 쏟아냈다. 하지만 의외로 덤덤했다.

연구실에 당도하여 눈물젖은 빵을 물고 간소하게 나마 이메일, 블로그를 둘러보았다. 9시에 내려가서 세팅할 생각을 하고 있었는데, 8시가 되자 마음이 급해지기 시작. 연습할 수 있는 시간은 정확히 1시간. 최대한 낭랑하고 자신의 찬 목소리로 연습을 결행(?)했다.

9시가 되어 제2세미나실로 내려가 정성스럽게 의자를 정돈하고 다과를 세팅! 윤경누나, 정한형, 상운이가 도와주어 마음이 든든했다. 칼라프린트로 고이 출력한 슬라이드 자료를 가지런히 다과 옆에 두고 새신랑을 기다리는 새색시의 심정으로 다소곳이 교수님들이 오시기를 기다렸다.

교수님들이 들어오시고 지도교수님이 나의 소개를 간단히 해주셨다. 그런데 한가지 해프닝은 우리 교수님이 나를 연세대학생으로 알고 계셨다는 사실.  발표는 우려와 다르게 엉키지 않고  90% 의도한대로 - 스크립트대로 - 술술 풀렸다. 다만 한가지 에러는 시간이 생각보다 오래 걸려 이윤준 교수님의 지적을 받았다는 사실.

발표가 끝나고 드디어 질문의 시작. 다른 두분의 교수님은 시작부터 우리 지도교수님의 디펜스를 원천봉쇄(?) 하신관계로 나는 외로이 질문공세를 막아내야했다. 다행히 교수님들이 웃으시면서 질문을 하셔서 분위기는 화개애매(?)했다. 이윤준 교수님의 파상공세에 당황하기 시작할 무렵 누군가가 문을 열고 들어와 위기를 탈출 할 수 있었다. 몇일동안 작성한 예상질문과 모범답안은 역시나 무용지물이였다.

몇몇 질문에 교수님들이 원하는 것을 확실히 읽지 못하고 정확히 대답하지 못한 것이 마음에 걸리긴 했지만,  차성덕 교수님이 "발표는 깔끔하게 잘했는데..." 라고 하신 말씀과 이윤준 교수님이 "한 일이 굉장히 많긴 한데..."라고 하신 말씀에서 통과하지 않았을까 하는 조심스러운 추측을 해보았다. 약간은 불안한 마음을 가지고 기숙사에 가서 옷을 갈아입고 연구실에 돌아왔더니 윤경누나가 교수님께서 수고했다고 말씀하셨다는 이야기를 전해 주어서 마음이 놓였다.

졸업할 수 있겠지? 내 인생의 1막은 끝을 향해 달려가고 있다.

오늘의 리더쉽 강좌에는 한비야 월드비전 긴급구호 팀장님이 오셨다. 이번 학기 리더쉽 강좌 일정이 공지된 이후로 오랫동안 기다려왔던 특급 이벤트! 나 역시 많은 사람들이 그렇듯 그녀의 책을 읽고 그녀의 추종자가 되어버렸다. 예쁘진 않지만 정말 예뻐보이는 사람.  미소가 너무나 아름다운 사람. 항상 힘이 넘쳐보이는 사람. 이 것이 내가 가진 그녀에 대한 이미지였고, 오늘은 직접 그녀를 만나볼 수 있어서 행복했다.

그녀가 우리에게 열과 성을 다해 펼쳐놓은 이야기는 이미 내가 <6인 6색, 21세기를 바꾸는 상상력> 이라던가 <지도 밖으로 행군하라> 를 읽었기때문에 개인적으로 다소 진부(?)했음에도 불구하고, 활기 넘치는 그녀의 강연에서 나는 책에서 맛 볼 수 없는 또 다른 색깔의 감동을 접할 수 있었다.

리더쉽 강좌를 수강하고 있지 않은 수많은 학생이 참석하여 일부는 복도 계단에 앉아야 했을 정도로 그녀의 인기는 대단했고 그녀의 이야기 역시 대단했다. 나는 기뻤다. 비야누나(?)가 그 자리에 앉아 있던 많은 학생들에게 - 장차 우리나라의 리더가 될 가능성이 비교적 높은 - 나누고 살아야 하는 보람과 기쁨 그리고 당위성을 누구보다도 효과적으로 전달해주었기 때문이다.
힘이 있고 능력을 가진 사람이 남을 생각하는 마음이 없이 이 사회를 이끄는 리더가 되는 것은 끔찍한 일이라는 비야 누나의 말이 나는 가장 기억에 남는다. 리더쉽 강좌 이전에 도서관에서 읽고 있던 홍세화님의 <악역을 맡은 자의 슬픔>에서 말하는 "사회귀족"이 생각났기 때문.

오늘의 강연으로 인해 한 사람이라도 더 세계의 죽어가는 아이들을 살리는 후원에 참여하고,  "사랑과 은혜의 법칙"을 실천하는 리더로 성장하기를 기도해본다. 그리고 나도 그녀 처럼 "내 가슴을 뜨겁게 하는 일"을 하며 살 수 있기를.

항상 그랬다. 시험기간에는 왜 그리도 하고 싶은 일이 많았던지. 별별 시덥잖은 게임에 빠지기도 하고 평소에 안읽던 책은 왜 그리도 재밌던지. 아마도 나뿐만 아니라 대부분의 디펜스를 앞둔 석사동기들은 "디펜스가 끝나면"이라는 단서를 달고 이것저것 꿈꾸고 있을 것 같다. 사실 절대적인 시간이야 꿈꾸고 있는 이것저것을 해볼 수 있겠으나 상대적인 마음의 여유는 그렇지 못한 것 같다. 정확히 일주일 후 이 시간이면 해방 될 수 있을테니 그때까지 기다리며 계속 꿈꾸는 수 밖에. 

개인적인 공간에 생각나는데로 디펜스 끝나고 하고 싶은 일, 해야할 일을 정리해왔다.

해야할 일

개발자가 되기 위한 준비운동으로써 세벌식을 열심히 연습해서 300타를 완성하는 것과 루비등의 스크립트 언어를 한가지 익히는 것,  그리고 junit을 이용한 유닛테스트 방법을 공부하는 것이 필요하다. 그리고 이클립스 플러그인 개발 강좌를 마무리하고 VICODE의 개발자, 사용자 메뉴얼을 작성하자. 여력이 남으면 VICODE를 소개하는 웹페이지도 만들어야겠다.

스케일링도 한번 해야하고 가끔 통증을 몰고오는 이미 세상(?)에 모습을 드러낸 사랑니도 뽑아야 한다. 아! 그리고 친구, 학과사무실 왕언니, 후배가 권고한대로 점을 빼게 될지도 모르겠다. 입사 하기 전이 아니면 기회가 없을 듯.

하고 싶은 일

<만행, 하버드에서 화계사까지>라는 책을 구해서 읽고 싶다. 이 책 인터넷에서 절판인데 오프라인 서점에서 발품을 팔면 구할 수 있을 것 같다. 올해 100권의 책을 읽겠다고 목표를 세웠으나 현재 80권정도 읽은 것 같다. 100권을 채우기는 힘들겠지만 디펜스 후에 도서관에 칩거(?)하며 하루에 한권 이상의 책을 읽고 싶다. 은정이와 지연누나와 디펜스 끝나면 도서관에서 종일 책읽기로 했는데 그 날이 오기를.

요즈음에는 체중계에 올라서기가 두렵다. 운동할 시간이 없는 것도 아닌데 실내에서 운동하는 것을 좋아하지 않고 이 추운날씨에 밖에서 뛸 수도 없어 일주일에 한번 볼링치는게 전부다. 게다가 이럴때일수록 잘먹어야 한다는 자가 합리화된 의무감을 충실히(?) 따라왔다. 다행히 작년의 꾸준한 달리기로 균형 잡힌 몸의 발란스가 무너지지는 않았지만 날렵한 그 때로 돌아가련다. 팻다운 30병과 절제의 미덕(?)과 꾸준한 달리기와 함께라면 언제나 다이어트는 가능하다.

Conclusion and Future Direction

그러나 오늘은 오늘의 일에만 집중하자. 내일은 디펜스 리허설.
어제밤 처음으로 가위에 눌렸다. 두렵기는 커녕 나는 가위눌림을 즐기고 있었다. 한창 꿈을 꾸던 중 - 경험이 없음에도  불구하고 - 가위에 눌린 것 같다는 생각이 들었다. 조심스럽게 손가락을 움직여 보았다. 안 움직였다. 흥미진진했다. 이번엔 몸을 일으켜 보았으나 여전히 실패. 귀신이 나타나지 않아 다소 아쉬웠다. 소리를 질러 보았으나 아무소리도 들리지 않자 상당한 답답증이 몰려왔으나 두렵진 않았다. 지금의 이 상태가 가위눌림이며 곧 괜찮아 질 것이라는 걸 인지하고 있었기 때문. 그러한 생각을 하자마자 가위눌림은 풀렸다.

생전 이런일이 없없는데 다가오는 석사디펜스가 나를 옥죄어 오나보다. 아 소심한 영혼이여!

이주일에 한번씩 어김없이 중국학생들이 연구실로 찾아온다. 같은 석사과정인 그들의 연구를 도와주는 것이 내가 할 일. 전자과학생인 그들에게 전산과의 일을 할당하다 보니 관점이 다른 것을 자주 느끼게 된다. 그럴 때 마다 매우 짧은 영어회화 실력을 가진 나로서는 발을 동동 구를 수 밖에.

그들이 처음 왔을 때는 그나마 영어회화 학원을 한참 다녔을 때라 부담이 덜하였고, 학원을 관둔지 오래된 지금은 영어의 감은 떨어졌지만 제법 친근한 느낌 덕분에 부담이 덜하다. 다른나라 사람과 교류해본 적이 없는 나로서는 다소 부담이 되기도 하지만 좋은 기회라고 생각하고 있다. 그들이 오기로 한 날마다 랩사람들 앞에서는 우는 소리를 하면서 어떻게 하냐고 징징대긴 하지만.

한참 대화를 하다가 적당한 단어가 생각나지 않을 때가 제일 난감하다. 개념만 머리 속을 맴도는 그 단어하나만 기억나면 부드럽게 대화가 전개 될 것 같은데 끝내 기억나지 않아서 당황스러울때가 많다. 반면에 논문에서 한번 썼던 내용을 다시 이야기 할 때면 대화가 술술 풀리는 쾌감을 맛볼 수 있었다.

연구에 대한 대화가 끝나고 시간이 남으면 이런저런 이야기를 나누기도 한다. 한번은 일본을 싫어하냐고 물어본 적이 있었는데 우리나라 사람들보다 더 많이 싫어한다는 걸 알 수 있었다. 중국사람이 일본사람을 싫어하는 것을 어떻게 알았냐고 물어봐서 드라마 정무문을 봐서 안다고 했다. 이야기는 어떤배우가 진진역을 맡았는지로 계속 이어지고 ...

오늘은 특히 교수님이 따로 미팅을 안해도 될 것 같다고 하셔서 내가 모든 것을 전달해야했는데 다행히 잘  넘어갔다.  미팅이 끝나고 친절한 건우씨는  버스정류장에까지 가서 택시를 잡아타는 그들을 위해 찬양콜택시를 불러주었다. 그들을 보낸 지금의 나는 다시 나의 논문을 걱정할 때. 소프트웨어로 신호를 보내도 요지부동인 LED를 바라보면서 가슴은 까맣게 타들어가는구나.

캔유3

MS600


SKT에서 LGT로 옮긴지 어언 14개월. 계획과는 다르게 카메라 성능에 혹하여 구매했던 캔유3를 옥션에 11만원에 팔아버리고, MS600을 5만 9천원에 새로 구입했다. 보조금 혜택까지 4개월 남았지만 그때까지 기다리면 캔유3의 중고가격이 떨어질 가능성도 있고, 우연히 발견한 MS600이 마음에 들면서 가격도 저렴하였기에 핸드폰 교체를 결행(?)하였다.

기왕이면 다홍치마라고 은근히 디자인을 따지는 편인데, 전에 쓰던 노랭이에 비하면 검은색의 중후함이 참 마음에 든다. 넙적한 것은 비슷하지만 두께가 캔유3의 3분의 2도 안되어 주머니에 넣었을때 가뿐하다. 슬라이드폰은 처음인데 확실히 편한 것 같다. 아직도 세살 버릇을 못 버렸는지 폴더인 줄 알고 슬라이드 폰을 열고자 하는 나 자신을 종종 발견하곤 하지만. 

카메라 기능은 안타깝다. 허나 멜론을 이용한 mp3 기능은 훌륭했다. 마침 1개월을 무료로 서비스 해주는 행사가 있어 이용하고 있는데 스트리밍 서비스도 되면서 핸드폰에 mp3를 마음 껏 넣어서 들을 수 있으니 매력적인 서비스 인 것 같다.

다만 답답한 것은 한달동안 삼삼요금제에 묶여 있다는 것. 이 요금제가 재밌는 것은 최초 3분은 도수당 20원의 비싼 요금을 내야 하고 그 뒤로 3분은 무료통화라는 점. 아마 정교한 통계작업을 거쳐서 나온 요금제겠지? 정확히 6분을 통화하는 기지(?)를 발휘할때다.

의미심장한 사실은 핸드폰 요금을 내 통장에서 자동이체 함으로써 완전한 경제적 독립을 이루었다.

알라딘 Thanks to Blogger 오픈 이벤트를 몇일 전에 확인하였지만 왠지 나와는 먼 이야기라고 생각하고 있었는데, 생각지도 못하게 TTB 우수 리뷰어 으뜸상을 수상했다. 매달 10만원 가량의 책을 구입하는 나에게는 현금과도 다름없는 알라딘 적립금 5만원을 받았다. 내 블로그를 통해 겨우 4권의 책이 팔렸을 뿐인데!

YES24의 단골손님으로서 알라딘에 미안한마음 뿐이다. 알라딘올앳카드라도 있었으면 당장 알라딘으로 옮겨갔을텐데. 나는 알라딘을 버렸는데 알라딘은 나를 버리지 아니 하였구나. 열심히 책을 읽어 좋은 리뷰를 남김으로써 백골난망 그 은혜를 갚아야겠다.

예전에는 인터넷 서점 알라딘에서 주로 책을 구입했다. 알라딘이라는 신선한 이름과 깔끔한 웹페이지가 마음에 들었던 것 같다. YES24의 단골손님인 지금 살펴보아도 알라딘의 웹페이지가 더 예뻐보이는 건 사실. 본격적으로 책을 대량구매하기 시작하면서 많은 혜택을 받기 위해 YES24올앳카드를 신청했고 YES24의 단골손님이 되었다.

얼마전 알라딘에서 새롭게 선보인 서비스 Thanks to Blogger를 보면서 YES24에도 그러한 서비스가 있었으면 하는 아쉬움이 앞섰다. 읽은 책을 모두 블로그에 소개하는 나로서는 매번 YES24에서 책의 표지 그림을 가져와 첨부해왔는데 알라딘이 새롭게 제공하는 서비스는 단순히 복사하는 것만으로 책의 표지와 저자 그리고 출판사까지 나타낼 수 있어 매우 편리했다.

게다가 누군가가 내 블로그의 책링크 클릭하여 알라딘에서 해당 상품을 구입하게 되면 구매대금의 3%가 포인트로 쌓이니 금전적인 이득의 효과가 덤으로 주어진다. 하지만 대부문의 사람들이 회의적으로 생각하는 것 처럼 이러한 수익에 대해서는 기대를 하지 않았다. 다만 책의 정보를 편리하게 제공할 수 있다는 것에 만족했다.


우연히 어제 확인해보니 내 블로그의 링크를 타고 알라딘을 방문하여 책을 구입한 일이 실제로 일어났음을 확인할 수 있었다. 이렇게 판매된 책은 <국어실력이 밥 먹여준다>, <배려>, <금낸새와 떠나는 클래식 여행>, <대한민국 20대, 재테크에 미쳐라> 각 한권씩이였다. 아직은 가난한 학생인지라 책 살때면 1000원 할인 쿠폰하나에 민감해지곤 하는데, 블로그에 좋은 책을 소개하고 스스로의 생각을 정리하는 것에 덤으로 이러한 혜택을 얻을 수 있으니 일석이조가 아닌가?

Thanks to 알라딘!

모네타에서 제공하는 파워가계부를 사용하여 금전을 관리하고 있다. 파워가계부의 오른편 하단에 보면 월간 지출항목 Top5를 볼 수 있는데 위의 그림은 지난달(10월)의 기록이다. 엥겔지수를 정확히 계산하는 공식을 고려한 것은 아니지만 대략 총지출에서 먹고사는데 사용하는 금액의 비율이라고 생각한다면 나의 엥겔지수는 그리 나쁘지 않은 것 같다. 책에 대한 소유욕이 커지면서 매달 책값으로 나가는 돈이 평균 10만원. 지난달에는 이번달 구입할 책까지 미리 충동구매한 덕분에 16만원이나 사용해버렸고, 나머지는 볼링, 공연관람, 마라톤 참가비등으로 사용되었다.

본인이 대식가(?)임에도 불구하고 지난달에는 추석특수(?)로 집밥을 많이 얻어먹은 덕분에 식료품비가 적게 나온 것은 물론 고려해야 한다. 평소에는 식비가 30만원을 상회한다. 평소 문화생활비는 15만원정도.

많은 사람들이 꿈꾸듯 언젠가는 나만의 서재를 가지고 싶다. 그리고 젊은시절부터 읽었던 책들로 가득채우고 싶다. 나중에 자식이 생기면 자연스럽게 책을 접할 수 있는 분위기를 만들어주고 싶은 욕심도 있다. 경험으로 부터, 다른 사람으로 부터 배울 수 있는 것은 한정적이기에 인류가 혹은 개인이 쌓아온 지혜의 보고인 책은 그 가격에 비해서 커다란 가치를 지니고 있다고 믿는다.  그래서 책을 사는 돈은 전혀 아깝지가 않다. 책에 대한 애정이 죽는날 까지 그치지 않기를 희망해본다.

나의 첫 직장이 될 곳의 본사를 들러 입사서류를 제출했다. 기술을 극대화 한다는 뜻을 가지고 있으며 이제 막 본격적인 성장을 시작하려는 회사. 전문연구요원이라는 특이사항 때문에 선택할 수 있는 직장의 스펙트럼이 그리 넓지 않았으나 고민의 커다란 줄기는 '대기업을 선택할 것인가?', '내가 원하는 일을 할 수 있는 곳으로 갈 곳인가?' 에 대한 것이였다. (대기업이 나를 뽑아줄 지는 의문이지만.)

여기저기 개발자의 애환이 들려오고 있긴 하지만, 프로그래머는 국민학교 시절부터 변하지 않은 나의 꿈이였다. 철저히 인문계적 적성(몇 번의 적성 테스트 결과)을 지닌 내가 자연계열을 선택하고 컴퓨터학부를 거쳐 대학원 전산과에서 공부하고 있는 이유는 컴퓨터가 좋아서였다. 지금까지의 모든 선택은 나의 의지대로 이루어졌고 다른 일은 언감생심 꿈도 꾸어지지 않는 것을 보면 프로그래머는 정말 내가 하고 싶었던 일이였다는 결론을 도출 할 수 있다.

그리하여 나는 소프트웨어 개발자가 되기로 하였고, 그 일을 할 수 있으면서 좋은 대우를 받을 수 있는 회사를 선택했다. 그리고 그 뒤로 다른 회사에는 전혀 관심을 가지지 않았다. 나의 선택에 확신이 있었기 때문. 그렇기에 나는 힘들지도 모르는(?) 회사 생활이 기대가 된다. 그 동안 좀처럼 찾을 수 없었던 열정을 불러오는 동기부여가 내 마음에 자리잡기를 희망하며.


PC통신을 쓰던 시절 창원에 살때 '메아리'라는 지역 BBS에 접속해서 게임을 받는데서부터 그렇게 나의 다운로드는 시작되었다. 그 후로 인터넷이 보급되고 당나귀, 프루나 같은 P2P 프로그램을 쓰거나 혹은 여러종류의 클럽형태로 운영되는 다운로드 서비스를 이용해왔다.

최근에 주로 사용하는 것은 Gample. (처음에 알게 되었을때는 브이쉐어였다.) 전에는 내 자료를 넘겨주고 받은 치트만으로 다운받을 수 있었는데, 얼마전부터 정회원에게만 이와 같은 권한을 주는 정책으로 바뀌어서  매달  돈을 지불해야했다.  돈을 지불하면서도  Gample을 사용하는 이유는 자료가 확실하고 속도가 매우빠르다는 것. 특히 카이스트내에 있는 사람의 서버에서 파일을 받으면 5000~10000k의 속도를 만끽할 수 있다. 덕분에 전날 밤에 방송했던 드라마나 개그콘서트를 2분안에 다운받아 보는 것이 가능하다.

600만 치트를 모으면 평생정회원권을 구매할 수 있다. 지금까지 금지자료 하나 없이 430만치트를 모았다. 하지만 아직 요원한 것은 170만 치트를 모으는 일이 쉽지 않기 때문. 그나마 연구실 공용서버의 드라마의 덕을 보고 있고 프라이드 동영상이나 다큐멘터리도 은근히 잘 팔린다. 치트를 모으는데 가장 중요한 건 서버를 지속적으로 켜두는 일! 다음달 쯤이면 600만치트를 모을 수 있을까?

지난 수요일 현구형 결혼식으로 잠깐 서울을 들렸지만서도, 제대로 서울의 품에 안긴 것은 이주일만이였다. 학부시절 통학의 고통을 겪으면서 기숙사 있는 대학원에 진학해야겠다는 생각을 했고, 가까운 미래에도 ETRI 같은 대전의 연구소에 취직해서 조용히 여생(?)을 보내는 것을 꿈꾸었다. 하지만 이런 나의 생각을 정은이 누나는 젊은 사람으로서 바람직한 생각은 아닌 것 같다고 일침(?)을 놓으셨는데 요즈음에는 나도 같은 생각을 하고 있다.

서울역을 빠져나올 때 느껴지는 "활기참", 그 속에 어울리고 싶은 충동을 외면할 수가 없다. 대전에 있으면 차분하고 편안한 느낌이 좋긴 하지만, 왠지 모르게 활기를 잃고 늘어지는 기분이 들때가 많다. 역시 아침 저녁 지옥철, 지옥버스를 이용해 통학하는 것을 경험하고 싶지는 않지만 이제는 서울로 돌아가고 싶다. (다행히 내가 갈 회사와 내가 살게 될 사옥은 멀지 않을 것으로 예상되므로 자전거로 출근할 수 있을 것 같다.) 서울-대전을 왕복하는 것만으로도 지쳐서 주중의 피로를 푸느라 이제는 사람을 만나는 것도 부담스러움을 느낀다.

내년 2월이면 분당으로 거처를 옮기게 된다. 워낙 바쁘기로 유명한 회사를 갈 예정이라 시간은 별로 없겠지만 그래도 지금보다는 다양한 사람들을 만날 기회가 있지 않을까 기대해본다. (회사에 가면 축구동아리를 들까? 마라톤 동아리를 들까?)

선선한 오전시간, 프로그램을 짜다가 지루해져서 잠깐 이메일을 확인했는데 한달간 무료운세를 봐준다고 하여 무료하던 찰나에 잘됬다 싶어 시도해봤다. 궁금하신분은 안쓰는 이메일 하나 던져 주고 한번 해보시길.

http://dir.saju777.com/event/goodluck.asp

10월 운세 총론
지위가 상승하는 달이니 어떤 일에 종사하든 중요한 책임을 맡게 되는군요. 능력발휘의 기회가 올 것이니 최선을 다하여 자신을 알리는데 주력해야 합니다. 기운이 강하고 흐름이 좋아 매사의 일이 수월할 것입니다. 하나를 노력하면 둘을 얻는 시기입니다. 상하관계가 좋아지고 강한 리더쉽과 책임감으로 칭찬을 듣게 됩니다. 나의 편이 많아지는 시기이니 아랫사람에게는 존경을 받고 윗사람에게는 인정을 받게 되는 시기입니다. 노력한 이상의 결과를 취하게 되니 재정의 흐름이 나쁠 리 없습니다. 재테크를 하시는 분은 분명 좋은 결과가 있을 것입니다. 작은 행운도 따르는 시기이니 활용에 부족함이 없군요. 내기를 해도 이기는 달입니다. 머리에 감투를 쓰게 되는 달이니 책임도 막중해지고 그 만큼 주위의 대우도 틀려집니다. 나의 능력을 알리기에 좋은 달이니 게으름으로 시간낭비가 되지 않도록 잘 관리하시기 바랍니다.

기운이 강하다? 요즘 컨디션 난조로 한동안 정신을 차라지 못하고 방황하고 있다. 한마디로 되는 일이 하나도 없는 요즘. 게으름으로 시간낭비가 되지 않도록 잘 관리하라는 말에 뜨끔하기는 하다. 그냥 흘려보내는 시간이 얼마인지, 이제는 컨디션이 안좋다는 핑계조차 민망할 지경이다.

애정/인연/대인관계 운세
감정이 크게 움직이는 시기이니 가슴을 설레게 하는 상대가 나타납니다. 연인들도 인연이 좋은 시기이지만 혹 더욱 마음을 끌리게 하는 상대가 나타날 수 있으니 조심해야 합니다. 우연한 만남이 인연으로 발전하는 시기이니 솔로들은 마음에 드는 상대가 나타나면 적극적으로 대시를 해야 합니다. 자신의 모습이 또한 매력적인 달이니 상대에게도 충분히 끌리는 시기임을 잊지 마시고 자신감을 가지시기 바랍니다.

하하하. 이부분은 그럭저럭 맞아 떨어진다. 아니 그보다는 참 맘에 드는 운세 풀이라고 하는게 솔직한 것 같다. 어제 우연히 왕멀님의 블로그를 방문해서 연애에 대한 이런저런 재밌는 글을 읽었는데 내 경험에 비추어 보아도 상당히 공감가는 내용들이 가득했다. 특히 용기있는 자가 미인을 얻는다는 글을 읽어보면 작업의 타이밍에 대하여 논하고 있는데 공감 100%! 운세풀이에 내 모습이 또한 매력적인 달이라고 하였으나 오래 정리하지 않아 지저분한 머리에 오늘은 면도도 하지 않았으니 참으로 난감하다. 

저녁먹으면서 보았던 "무한도전"에서 기습적으로 정형돈 집을 방문하여 매우 지저분한(?) 모습을 보여주었는데 정말 리얼(?)했다. 재밌게 보면서도 왠지 남일 같지 않았던 건 한편으로 기숙사가 생각났기 때문.

주중에 잘 쓰지도 못하는 영어로 거북이 처럼 논문을 쓰다가 지쳤는지 주말인 오늘은 눈까지 아프고 무기력했다. 논문쓰는건 손도 대지 않고 종일 영화보고 책읽는데 시간을 써버렸다. 물론 책을 읽는 것이 시간을 허트루 쓴 것이라 할수는 없지만 해야할 일이 있었기에 스스로가 너무 한심하게 느껴지고 변화가 필요하다고 생각했다.

그리하여 기숙사를 청소하며 마음을 다잡아야겠다고 생각하고 실천에 옮기기 위해 9시에 퇴근하였다. 점점 그들(?)의 귀차니즘을 닮아가며 빨래를 건조대에 걸어두었다가 옷장에 정리할 틈도 없이 바로 주워 입곤 했다. 그리고 새로운 빨래를 널어야 할 때면 건조대에 있던 옷들을 꺼내 옷장에 마구 집어 던져 놓았더니 옷장은 늘 난장판이고 입던 옷만 계속입게 되는 악순환(?)이 반복되고 있었다. 물론 셔츠나 웃옷들은 옷걸이에 잘 걸려있지만.

일단 빨래를 돌려놓고 이불을 정리하는 것으로 시작. 책상위와 옷장에 나뒹구는 옷들을 몽땅 침대위에 펼쳐놓고 정리를 시작하였다. 일단 당분간 안입을 반팔옷들을 정리하여 침대 밑 수납장에 정리하고 겨울옷들은 옷장 제일 위에 차곡차곡 쌓아두었다. 수건과 안에 받쳐입을 흰옷은 옷장 아래 서랍에 정리하고 긴팔옷과 반팔옷은 따로 층을 나누어 정리하는 것으로 마무리!

정리를 마치고 책상에 앉아 있으니 마음이 참 좋다. 정리된 기숙사 만큼이나 몸과 마음도 차분히 정리되어 남은 석사생활을 알차게 보내고 싶은데 워낙 나약한 인간인지라 쉽지가 않다. 환절기라 그런지 컨디션이 형편없는 요즈음. 철저한 자기관리가 필요한 시점이다.


나름 정성스럽게 써서 엽서를 보내면서 왠지 당첨 될 것만 같은 예감에 휩쌓였는데, 가뭄에 단비를 만나듯 도착한 마소 10월호에서 당첨 소식을 확인할 수 있었다. 그런데 내가 풀었던 퀴즈의 상품은 바로 위에 있는 "디비코 퓨전HDTV5 RT 실버"였다. 전산처리과정에 착오가 있었거나 원래 떨어졌는데 다른 상품에 붙여준 걸 지도 모르겠다. 상품은 연구실에서 쉽게 구할 수 있는 DVD-R 미디어이긴 하지만, 한가지 소득은 동측기숙사 우체통의 우편물들이 수거된다는 사실을 확인할 수 있었던 것. 내가 엽서를 넣었을 때 분명 손이 거미줄에 걸렸기에 이 엽서가 도착할지 심히 의심스러웠다. 퀴즈 당첨말고 언젠가 기사를 기고하는 날이 와야 할텐데 아직은 요원하다.

나의 생활 패턴은 점차 과거로 회귀하고 있다. CD로 음악을 듣고, TV를 보기 보다는 책을 읽고, 컴퓨터 보다는 손으로 글을 쓰는 것에 만족을 느낀다. 이에 흐름을 같이하여 놀이문화(?)에도 변화를 시도하기로했다. 그래서 선택한 것은 바둑! 선택의 이유는 바둑이 여러가지로 도움이 많이 된다는 생각이 들었기 때문이다. 특히나 산만한 나에게는 집중력의 측면에서!

즐길 줄 알려면 배워야 한다. 바둑의 룰은 어렸을 때 동네 친구들과 땅바닥에 앉아서 장기, 오목 둘 때 어렴풋이 배워두었다. 하지만 룰만 알고 바둑을 두면 '바둑돌따먹기' 게임이 되기 쉽다는 것은 바둑을 처음 두어본 사람은 누구나 경험했을 것이다.

시간나는대로 틈틈히 온라인 강좌를 보며 감을 잡고 있다. 돌을 움직이는 방법인 '행마'와 초반의 세력을 구축하는 '포석', 생사를 가늠하는 '사활' 등등. 어설프게 스스로 배워나가며 온라인에서 대국을 즐기고 있는데 아직 이긴적이 없다. 공부한 것들을 실전에 적용하기란 쉽지 않으나 조금씩 바둑판을 넓게 바라보는 안목이 생기는 것 같다.

이번 추석 연휴에는 바둑의 기본을 닦을 수 있는 시간을 갖으려고 한다. 셀 수 없이 많은 전략이 존재하는 바둑이라는 게임이야 말로 제대로 즐기는 법만 터득한다면 그 어떤 컴퓨터 게임보다 재밌지 않을까?

학교에서 무료로 제공하는 건강검진을 어제 받았다. 물론 건강검진을 받아야 기숙사에 들어갈 수 있긴 하지만, 내년에 기숙사에 들어가는 일은 없어야 하겠지. 어제는 졸업사진을 찍는 날이기도 했는데 워낙 프로필 사진과 그룹사진을 찍는데 시간이 오래 걸려 기다리는 시간에 정장차림으로 건강검진을 다녀왔다.

대부분의 검사항목이야 이미 많이 받아봐서 별로 흥미가 없지만 모두들 체지방측정에는 관심이 많다.  체지방 측정과 스트레스 검사는 원하는 사람에 한해서 이루어지고 검사결과를 프린트해서 주기 때문에 검사 후에 이를 살펴보고 주변사람과 비교해보는 재미가 있다.

한창 달리기를 해서 살이 빠지고 있던 작년과  간간히 운동을 하는 올해의 결과는 조금(?) 달랐다. 외형적인 변화는 일단 신기하게도 키가 컸다! 177.6cm에서 178.1cm가 되었고 몸무게도 늘어서 75kg에서 78.6kg이 되었다. 체지방률은 17.9%에서 19.3%로 증가했으며 적정체중은 74.6kg이라고 한다. (작년 72.8kg) 한마디로 정리하자면 벌크의 향상!

지방량을 4kg만 줄이면 바람직한 몸매! 요즘 운동을 꾸준히 안하고 양껏 먹었더니 살이 많이 쪘는데, 새벽에 학원갈 생각하면 밤에 뛰기가 부담스럽다. 쌀쌀한 날씨에 뛰는 기분도 그다지 반갑지 않고. 꾸준히 달리던 작년에는 감기와 소원하게 지냈었는데 최근에는 환절기를 맞아 감기를 달고 산다. 뭔가 대책이 필요하다!
카이스트에 잔디구장이 생겼다! 지난 여름방학중 시작된 동측 원운동장 공사는 한동안 우리의 궁금증을 자아냈다. '설마 잔디를 깔기야 하겠어?  그냥 우레탄 트렉을 만드는거겠지.' 정도로 예상하고 있었는데 언젠가 부터 운동장이 초록색으로 물들기 시작했고 밤마다 커다란 조명탑에서 불 빛이 쏟아졌다. 카포전 직전(?)에 완성된 잔디구장은 매일 밤 12시까지 밝은 조명이 쏟아지고 있다.

졸업하기 전에 꼭 잔디구장에서 축구를 해보고 싶어서 룸메이트인 순일군의 연구실과의 경기를 추진하여 어제밤 게임이 이루어졌다.  각 팀당 몇명의 용병(DB랩, TC랩)을 포함한 PL랩 vs NC랩의 경기였다. 밤 9시에 운동장에 가보니 이미 십수명의 사람들이 경기를 하고 있었기에 1시간 넘게 기다려야했다. 그 동안 골대 뒷 쪽 공터(?)에서 미니게임을 하면서 시간을 보냈는데 사실 이 미니 게임이 더 힘들었다.

시간이 흘러 NC랩도 모두 도착하고 10시 20분쯤에서야 비로소 게임이 시작되었다. 우리랩 사람들은 이미 미니 게임으로 지쳐있었고 NC랩은 전력이 고르고 탄탄하다고 생각했기에 우리가 이길꺼라는 예상은 할 수가 없었다. 쉽게 가능한 예상대로 전반전은 우리가 내내 밀렸다. 난 오른쪽 공격수였는데 공이 수비지역에서만 머물었기에 공을 몇 번 못잡았다. 워낙 수세에 몰리다 보니 공격할 기회가 와도 공격지역에 사람이 없어서 결정적으로 드리블을 못하는 나는 어찌할 바를 모르다가 한번의 힘없는 유효슈팅을 날린 것에 만족해야했다. 하지만 우리의 수비는 건철형을 필두로 상대방의 파상공세를 훌륭하게 막아주었기에 전반전은 득점없이 비길 수 있었다.

후반전이 시작되어 용병인 DB랩의 경모형과 우리랩의 재호형이 공격으로 치고 올라 오면서 공격의 실마리가 풀리기 시작. 상대편의 최종수비수가 재호형을 제끼려고 하는 것을 본 순간 생각하기를 만약에 수비수의 약간 오른쪽에 있는 재호형을 제끼기 위해 수비수가 왼쪽으로 치고 나올 때 공이 길다면 분명 나에게 찬스가 올 것 같았다.  내 예상은 적중했고 공이 나에게로 굴러와 본능적으로 슛을 날렸는데 거짓말 처럼 골키퍼의 키를 넘기고 들어가버렸다. 나의 어설픈 볼 처리 능력에 방심하던 상대편은 아마도 적잖이 당황했을 것이다. 나에게 킬러본능이???

그 순간부터 우리가 이길 수 있다는 분위기가 느껴졌다. 상대의 코너킥 이후 혼전상황에서 날라온 골이나 다름없는 슛팅을 골키퍼 창범이가 펀칭으로 걷어냈는데 이는 한골을 넣은 것이나 다름 없었다. 아니 그 이상일지도 모르겠다. 우리는 계속 대등한 경기를 펼칠 수 있었고 경모형의 추가골로 2:0으로 깔끔하게 승리를 챙길 수 있었다. 잔디구장에서의 야간게임은 정말 즐거웠다. 졸업이 얼마남지 않은 것이 아쉬울 정도로. 다음주에는 리턴매치?

동측기숙사 위로 가을하늘


일주일의 방학(?)이 끝나고 이번주 부터 다시 SDA 어학원을 나가고 있다. 매일 6시에 일어나는 생활이 주초에는 너무 힘들었는데 이제 좀 적응이 된 모양인지 컨디션이 나쁘지 않았다. 주변이 모두 평지라서 그런지 가을하늘은 너무나 광활한 느낌을 준다.

6시에 일어나서 6시 30분에 동측쪽문 버스 정류장에서 185번을 타고 학원으로 간다. 교실에 도착하면 6시 50분쯤! 약간은 이제 지루하기도 한 수업을 마치면 학교로 돌아와야 하는데 이때 항상 고민하게 된다. 버스를 타자니 타이밍이 안맞아 10~15분을 기다려야 한다. 그래서 어제 오늘은 날씨도 선선해서 걸어서 학교로 돌아왔다.

갑천 징검다리


시내를 가로질러 갑천 징검다리를 건너면 8시 30분이 되기 전에 학교 정문에 도달할 수 있다. 중간에 세븐일레븐에 들려 천원짜리 한줄김밥이나 삼각김밥을 사가지고 갑천을 지날 때 먹으면 아침식사까지 해결하는데 걸리는 시간은 버스를 타고 와서 학교식당에서 식사를 해결할때 보다 적게 소모된다.

"냉정과 열정사이 OST"를 들으며...
갑천 강바람을 맞으며...
삼각김밥을 뜯고 있자니...
신선놀음이 따로 없다...

그런데! 외롭다 ...

SDA 어학원을 2개월 다닌 후 처음으로 맞이하는 실전 경험! 선문대학교에 교환학생으로 와있는 중국학생 두명이 주기적으로 우리 연구실에 방문하고 있다. 전자과 학생인 이들에게 우리 연구실 프로젝트에 관련된 미션을 주어 소프트웨어를 공부하게함이 목적이다. 원래는 정한형이 이들을 맡았었는데 4주훈련을 가신관계로 내가 이들을 영접하게 되었다.

지난 번 미팅때 정한형 옆에 앉아서 이야기를 듣고 생각해보았는데 도무지 하고 싶은 말이 만들어지지 않아서 오늘의 미팅이 적잖이 걱정되었다. 중국학생들의 발음도 알아듣기 힘들었다. 예정시간 보다 늦게 그들이 도착했다! 생각외로 하고 싶은 말들의 조합이 잘 이루어졌다. 나름 SDA에서 배운대로 단/복수와 동사의 시제를 맞춰서 이야기 하려고 노력해보았다. 한가지 아쉬운건 th 발음에서 혀를 내밀지 못했다는 것!

어줍잖았지만 그래도 이야기를 할 수 있었다는데에서 자신감을 얻었다. 외국 사람을 만나도 그 들이 나를 배려해준다면 어느정도 의사소통은 가능할 것 같다. 영어회화는 실력 그 자체의 문제보다 우선은 자신감과 경험의 문제인 것 같다. 남은 석사기간동안 SDA 어학원 3단계까지 마치고 내년에 미국에 가거나 혹은 학회에서 영어발표를 하면 더 잘할 수 있겠지?


석우형이 21.3인치 모니터 두대를 받으시면서 한대를 나에게 주셨다. 얼떨결에 1600x1200 해상도의 모니터를 사용하게 되었는데, Eclipse에서 코딩을 많이 하는 나로서는 엄청 편리하다! 하지만 무엇보다 굉장한건 영화볼때!!! 이제는 주말을 연구실에서 보내도 나쁘지 않겠다.

조립전

조립후


책상 위에 널브러져 있는 CD들을 차곡차곡 정리하기 위해 매우 저렴한 (6000원대) CD수납장을 구매했다. 저렴한 만큼 직접 나사를 조여가며 조립해야 했고, 사진에서 볼 수 있듯 페인트 칠이 엉성한 부분이 군대군대 있다. 워낙 저렴해서 큰 불만은 없었고, 오히려 오랜만에 뭔가를 뚝딱뚝딱 만드는 재미를 맛보게 해주었다.

조립후 CD를 넣고 정리를 하니 한결 보기가 좋다. 집에 옛날 CD들이 많긴 하지만 연구실에 와서 구입하거나 또는 선물받아서 가지고 있는 시디는 몇 장 안된다. 그중에서 이루마의 피아노 연주곡 CD가 4장이다.

CDP는 올초에 구입했고 헤드폰은 한달전쯤 구입했던 것 같다. MP3플레이어를 사용할 때는 늘 듣던 노래만 계속 듣게 되고 타이틀 곡만 골라 듣다 보니 음악듣는 즐거움이 예전만 못하였다. 요즘에는 웹서핑을 전폐하고 CDP+헤드폰 조합으로 흘러나오는 풍부한 음량의 음악으로만 스트레스를 다스리고 있는데, 집중력이 흐트러지지 않고 차분함을 유지할 수 있어서 좋다. 적어도 꼬리에 꼬리를 무는 무뇌상태의 웹서핑 끝에 남는 허무감보다는 훨씬 바람직하다.

플라시보 효과 일지는 모르겠지만, CDP와 헤드폰으로 음악을 들을 때의 살아 있는 느낌이 좋다. 정품 CD를 구매하는 자부심(?) 같은 것도 무시 못할테고 CD를 갈아끼는게 불편한 관계로 하나의 음반에 담겨 있는 모든 곡들을 온전히 감상하게 되는 장점이 있다. 실제로 좋은 곡들은 타이틀이 아닐 경우가 많다.

MP3플레이어 보다는 CDP가 좋고, TV보다는 책이 좋고, 컴퓨터로 글을 쓰는 것 보다 손으로 쓰는 것이 좋다. 나는 시대를 역행하는 걸까?   

내 블로그의 방문수를 보면 어쩔 때는 600, 700에 육박하는데, 블로그 관리자 페이지의 리퍼러 로그를 보면 순수 방문객 보다는 검색로봇이 방문하는 것이 상당수였다. 이 블로그를 방문하는 사람들은 어디에 있으며, 몇 페이지를 읽다가 접속을 종료하는 것인지, 어떤 사이트에서 찾아오게 된 것인지 등이 항상 궁금했다.

블로깅을 하다보니 몇몇 분들이 Google Analytics를 이용하여 블로그의 방문패턴을 분석해놓은 글을 접할 수 있었다. 호기심이 발동하여 account를 요청하여 약간의 코드를 스킨에 삽입하는 정도로 세팅을 완료하고 데이터가 통계스러워 질때까지 기다렸다.


그 결과 해외에서 이 블로그를 접속하는 것은 극소수에 달했고, 국내에서는 서울과 대전이 단연 압권이였다. 생각외로 학교 사람들의 비중이 상당하다. 이는 네트워크 위치 분석결과를 살펴보아도 KAIST의 네트워크에서 접속한 비중이 28.16%에 달하는 것으로 재확인할 수 있었다.

신규방문자와 재방문자의 비율은 비슷하였는데, 이는 나의 지인들의 지속적인 방문에 힘입은 것으로 생각된다. 소스별 방문수를 보면 병운형 홈페이지(http://obeng.oz.or.kr)가 오즈사람들의 포털사이트 역할을 하는 관계로 15.29%를 차지했다.

정리하자면 이 블로그는 주인장의 지인들과 검색엔진에서 검색되는 독후감을 읽기 위한 익명의 사람들에게 방문되어지고 있다고 할 수 있겠다. 내가 읽고 기록한 책의 제목을 검색엔진에 입력하면 상위에 랭크되어 있는 것을 볼 수 있다.

자신의 홈페이지나 블로그에 찾아오는 방문객들의 성향이 어떤지 궁금하신 분은 한번 도전해보시길!

이번주 수,목,금요일에는 EUC 2006 학회에 참석하기 위해 서울에 머물렀다. EUC가 열리는 건국대학교 호수에 숭실대가 빠진다는 우스겟소리를 확인해보았으나 숭실대가 빠질만큼 거대하지는 않았다 ^^;

새천년기념관에서 등록을 하고 식사를 했다. 학회가 시작할 시간에는 거의 커미티와 스태프가 참석인원의 80%정도 되보였다. 그리고 이어진 2시간에 육박하는 기조연설은 정말 지루했다.학회에서의 진기한(?) 경험은 내가 석사생활하면서 읽었던 논문에 이름이 가장 많이 등장하는 콜롬비아 대학의 스테판 에드워드 교수를 보았다는 것!

둘째날 그의 발표를 들어보니 최선을 다해서 빨리 이야기하는 것 같았다. 하지만 뒤에 이어진 중국, 일본인의 알 수 없는 영어보다는 듣기에 아름다웠다. 우리의 논문은 정한형이 멋지게 발표해주셨다.

재밌었던 건, 대만학생이 논문저자 대신 발표하러 와서는 스크립트를 줄줄 읽는데 슬라이드와 싱크가 안맞는 어처구니 없는 시츄에이션 ...

어제는 Tmax에 면접을 보러 분당에 들렀다. 분당에 들러서 바로 대전으로 내려올 생각을 하고, 길을 못 찾을 것을 미리 대비에 일찍 집을 나섰다. 40분정도에 분당 서현역에 도착하긴 했는데, 차를 타고 몇바퀴 돌아보아도 회사를 찾을 수가 없었다. 난감해하다가 서현역 근처에 차를 세워두고 인사팀에서 알려준 방법대로 걸어서 찾아가기로 했다.

서현역 삼성플라자로 들어가서 2번 게이트를 찾아 나와서 11시 방향을 보니 회사가 보였다! 차를 타고 이미 두번 지나갔던 길이라는 것도 깨달았다. 다시 차로 돌아가는데 정장을 입고 있어서 그런지 등줄기에 땀이 흐른다. 차를 몰아 회사 주차장에 세워두고 경비아저씨의 안내를 받아 회사 로비 쇼파에 앉았을 때 시간은 10시 40분, 면접 시간은 11시 30분.

카이스트 교수님이고, 워낙 같은 학교 출신은 인정해주신다고 이야기를 많이 들어 부담이 비교적 덜하였다. 잭웰치의 책을 읽으며 킬링타임하다가 면접 15분 전 부터 자기소개서를 수첩에 쓰기 시작했으나, 다 쓰기도 전에 내 차례가 돌아왔다. 앞사람이 생각보다 10분 일찍 나와버렸다 ;;

성공시대에 출연했던 분을 직접뵐 수 있다는게, 면접을 떠나서 개인적으로 좋은 경험이였다. 회사 면접은 처음이였지만, 여느 다른 회사의 면접과는 달랐을 것이다. 교수님과 대화를 나누는 느낌이였다. 면접의 내용을 여기서 밝힐 수는 없지만, 개인적으로는 기억에 많이 남을 것 같다. 특히 나의 질문에 대한 교수님의 답변이 ...

면접이 끝나고 근무환경을 간단히 소개해주셨다. 내가 입사하면 2인 1실에서 일하게 될텐데 근무환경은 정말 쾌적했다. 여지껏 살면서 뭔가에 미쳐본적이 없었다. 열정을 가지고 혼신을 다해 무언가에 몰두하며 재미를 느껴본다는 것 ... 일생의 한번은 꼭 경험해보고 싶다. 물론 진정 내가 원하는 것이여야겠지. 이 회사라면 나에게 그러한 동기부여를 줄 수 있을까?

마지막 Term paper 제출을 끝으로 내 인생의 마지막(?) 수업이 마무리되었다. ACM 형식으로 4장의 논문을 쓰는 것은 생각보다 훨씬 어려운 일이였다. 글자가 매우 작고 문단 사이에 한줄도 띄워주지 않는다! 이런면에서는 IEEE가 친절하다. 쓰기 전 구상에 따르면 4장을 넘어가면 어쩌나 행복한 걱정을 하고 있었건만, 겨우 4장 근처에 도달할 수 있었다.  

비록 삼일동안의 초치기 작업이였으나, 석사논문주제가 될 것만 같은(?) 내용으로 논문을 작성하며 related work을 살펴보았기에 후일을 위해 도움이 되었다는 생각이 든다. Latex로 작성하는 두번째 논문! 중딩 교과서에 나올법한 영어를 구사하였지만 언제나 Latex로 작성 완료후, pdf로 변환하여 인쇄해서 바라보고 있으면 너무나 그럴 듯 한 모양에 마치 논문을 잘 쓴 것 같은 착각에 빠진다.

이 논문에서 제시하였던 future work을 실제로 고민하고 구현하는 일이 이번 방학의 미션이다. 물론 석사논문의 related work과 introduction 정도는 천천히 써두어야겠다. 그래야 허접한 실력이지만  영어로 논문을 쓸 수 있을 듯 ...  

논문을 쓰며 영작을 공부하고 싶어졌다. 2학기에 여력이 남으면 학교 어학원에서 영작 수업도 들어야겠다!

새벽 3시 55분, 겨우 정신을 차리고 일어나 TV를 틀고 거실에 불을 켰다. 잠시후 집에 놀러온 원준이까지 온가족이 모였다. 토고전, 프랑스전보다 시작이 좋았다. 자신감있게 그들의 플레이를 펼쳐나가는 것 같아서 마음이 놓였다. 그러나 박주영 선수의 불필요한 반칙 이후 프리킥에서 선제골을 허용했다. 앞선 두 경기에서도 선제골을 먹었지만 후반에 만회했기에 그다지 불안하지는 않았는데 ...

후반에는 우리가 강하게 밀어부쳤다. 나는 특히 좋은 슛팅을 몇차레 날리고, 수비까지 부지런히 가담해 최선을 다하는 이천수 선수가 가장 눈에 띄었다. 그러나 어처구니 없는 주심의 경기운영으로 우리는 패배를 받아들여야만했다. 나는 단지 한가지 "언론과 여론에서 태극전사들이 졌지만 최선을 다해서 잘싸웠다" 라고 말해주기를 바랄뿐이였다.

우리나라 특유의 결과지상주의와 냄비근성을 보여주기 보다, 최선을 다한 그들의 과정을 보아주었으면 한다. 나는 경기가 끝난 직 후 이천수 선수의 눈물을 보았다. 얼마나 이기고 싶었으면 저렇게 눈물을 흘릴까! 한편으로 나는 저렇게 간절히 바라고 원하며 최선을 다했던 적이 있던가를 생각하게 되었다.

좋은 성적을 거두고도 16강 진출에 실패한 것이 상당히 아쉽긴 하지만, 정말 중요한 것은 최선을 다하는 모습이며, 우리의 태극전사들이 그런 모습을 보여주었기에 마땅히 박수를 받아야한다.  2010년에는 16강에 진출하기를 기대해본다.

COEX에서 열리고 있는 ITRC 포럼행사에서 Exhibitor로 활동(?)하고 있다. 차라리 연구실에 있는게 더 좋겠다는 생각이 들정도로 은근히 피곤한 일이다. 몇시간을 내내 서있어야 하고 같은 이야기를 반복해야한다. 사실 매일 3시간을 버스와 전철에서 보내야한다는 사실이 더 피곤하게만 느껴진다.

첫날인 어제는 VIP들에게만 개방되었는데, 일반인에게 공개된 오늘 궁금해 하는 사람이 많아서 이야기를 많이 해야했다. 우리연구실에서 개발한 것은 VICODE(Verification Integrated CO-Design Environment)라고 하는 (내 석사 논문이기도 한) 임베디드 시스템 개발환경이다. 그러나 Case study로서 레고마인드스톰을 이용해 만든 기차 건널목 예제만 눈에 띌 뿐이다.

한 남자가 우리의 레고 기차를 유심히 들여다본다.

잠시 후 여자친구가 곁으로 오더니 ...

"이거 뭐야?"

남자친구 대답하기를 ...

"레고기차야"

그리고 떠났다 ...

가끔 적잖이 관심을 보여서 물어보는 이에게는 나름 알아듣기 좋게 우리의 시스템을 설명해줄 따름이다. 설명을 듣고 난 후의 반응은 그럭저럭 괜찮았기에 다행이다. 오늘을 포함에 이틀이 더 남았다. 빨리 학교로 돌아가 배수의 진을 치고 마지막 수업의 과제인 논문을 써야 한다! 평화로운 학교가 그립다 ...

기분좋게 역전승을 일구어 냈던 토고전에 이어 두번째 경기인 프랑스전 ...

교수님께서 HDTV 수신기를 빌려주신 덕분에 지난 토고전은 연구실 도서관에서 빔프로젝터를 이용해 아주 선명한 와이드 화면으로 감상할 수 있었다. 그 사이 연구실 프로젝트로 인한 여러 잡동사니(?)들로 연구실 도서관이 난잡해져서 4층 세미나실에 노트북과 HDTV 수신기와 스피커를 가져가서 축구를 보기에 최적의 환경을 만들었다.

그렇게 10시부터 6시까지 축구관람은 시작되었다. 수차례의 공방이 오고갔지만 골은 들어가지 않았던 일본 vs 크로아티아 경기. 역시 화려했던 브라질 vs 호주 경기. 너무나 스릴(?)있었던 한국 vs 프랑스전. 사실 경기내내 너무나 불안해서 보고 있기가 부담스러울 정도였다. 특히 전반전은 너무나 압도당한 경기였고, 우리 대표팀의 평소 실력도 발휘 못하는 것 같아서 안타까웠다. 아무래도 강팀을 맞아 많이 긴장한 탓일까?

후반전 중반이 넘어서자 점점 나도 지쳐간다. 카이스트에 온 이후로 처음 밤을 새었다. 피곤함에 몸서리치고 있을 무렵, 무기력한 플레이로 우리의 기대에 부응하고 있던 설기현 선수가 돌파후에 크로스를 성공적으로 올렸다. 그리고 거짓말 처럼 골이 들어갔고 우리는 미친듯이 환호했다.

2002년 프랑스와 경기 내용면에서도 대등하게 싸웠던 것을 기억해낸다면, 이번 프랑스전은 다소 실망스러웠던게 사실이다. 하지만 그때보다 프랑스가 강해진 듯 하고, 원정이다 보니 선수들이 많이 긴장한 것 같다. 토고가 스위스와 프랑스를 상대로 선전해주길 기대해보지만, 2002년의 기억때문에 우리나라를 싫어할 듯한 스페인을 피하기 위해서라도 마지막 스위스 전을 승리로 장식해주길 바란다. 대한민국 화이팅!

더 이상 미룰 수 없다는 판단하에 이번 방학부터는 무조건 영어회화학원을 다녀야겠다고 결심했다. 학교내의 어학원을 가려고 했는데, 등록을 차일피일 미루다 자리가 없어서 포기하고 종교적인 문제로 약간 망설였던 삼육어학원을 선택했다. 삼육어학원은 빡세게 잘 가르친다고 소문이 나있었기에 실력향상에 도움이 많이 될 것 같았다.

그냥 레벨1을 들으면 너무 쉬워서 시간 낭비이지 않을까 싶어 레벨테스트에 도전하기로 했다. 사실 영어회화라는 것 자체를 겪어 본 것은 대학교 1학년때 2학기 수업을 들었던 것이 전부였다. 그때는 워낙 수줍은 많은 성격 탓으로 말도 별로 안하고 시간을 보내다 보니 그다지 배운게 없었다. 덕분에(?) 내 영어회화 능력은 ???

따라서 레벨1을 받는 것이 응당 당연한 이치라고 생각하였으나 내심 잠깐동안 준비하면서 레벨2를 꿈꾸어보았다. 학원을 가서 등록을 하고 리스트를 받았는데 지금까지 인터뷰한 결과에 레벨1과 레벨2가 비슷한 수준으로 존재했고 '레벨1을 받아도 되겠구나' 하는 자기 합리화에 성공했다!

인터뷰가 시작되고, 생각보다 대화가 잘 진행되었다. 그래서 레벨 2를 받을지도 모르겠다고 생각했는데, 인터뷰가 끝날 때 즈음 외국인 선생님은 내가 레벨1 수업을 들어야 하는 이유에 대해서 납득시키기 시작하셨다.

사실 연구실에서 다음과 같은 말을 준비했는데 ...

"나는 시간이 없기 때문에 레벨 2부터 시작하고 싶습니다"

너무나 쉽게 그냥 수긍해버렸다 ...

나는 단지 대화가 진행되는 수준에서 이야기를 빨리 전개 하는데 주력했는데, 전치사 혹은 관사를 제대로 사용안한다는 점에서 레벨 1을 받게 되었다. '워낙 철저하게 가르키는 학원인가보다' 라고 생각하고 제대로 배우자는 생각에 준비한 말은 모두 잊어버리고 수긍했던 것 같다. 인터뷰 시작전에는 영어회화 수업듣는 자체에 흥미가 없었는데 인터뷰를 한 후 수업이 재밌을 것 같다는 생각을 하게 되었다. 나아간다는 건 원래 즐거운 일이니까! 열심히 해보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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