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체육대회가 한창이던 어제 오후에 배달된 책을 오늘 회사에 나와서 뜯어 보았다. 책을 꾸준히 읽다보면 가끔 정체기가 찾아오기도 한다. 요즈음 마음이 차분하지 못해 책을 읽어도 머리에 들어오지 않아 한동안 책을 멀리하였다. 억지스럽게 책을 읽어나가는 것이 오히려 장기적으로 책을 더 멀리하게 될 것 같았기 때문이다.

나에게 책을 멀리한다는 것은 생각없이 삶을 영위한다는 것을 의미한다. 삶의 주인공이 내가 될 수 있도록 다시 책으로 돌아가자.

지난 월요일 10주년 행사에 이어 토요일인 오늘은 양평 밤벌농원에서 한마음 체육대회가 있었다. 오후에는 OS팀의 영익이 형의 결혼식이 있는 관계로 정장과 구두를 들고 아침 일찍 서둘러 집을 나섰다. 날씨는 구름 한점 없이 화창해서 나들이 가는 기분에 들뜨기도 했으나 피곤했는지 버스에서는 정신없이 골아 떨어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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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주 오랜만에 줄 서서 준비 운동도 하고 구호에 맞춰 응원도 해봤다. 총 4개의 팀으로 구분되어 있었는데 연구원인 우리는 흰색 유니폼을 입고 "혁신"이라는 팀 이름으로 체육대회에 참가했다. 개인행동이긴 하지만 처음의 단체 준비 운동 및 응원 연습이 끝나고 대열을 이탈(?)해 대우증권 파견근무 당시 함께 일했던 상품팀 분들을 만나기 위해 다른팀이 있는 곳으로 이동했다. 회사에 들어오자마자 처음 일을 같이 했던 분들이라 그런지 나도 모르게 정이가는 것은 어쩔 수 없는 것 같다. 맥주한잔하며 이야기를 나눈 후 족구 경기를 구경하고 헤어졌는데 여의치 않아 다시 찾아 뵙지 못한 것이 못내 아쉽다.

영익이형의 결혼식이 5시인 관계로 3시쯤 버스를 타고 출발했다. 버스에서 정장차림으로 변신한 후 역시 서울에 도착할 때까지 정신없이 골아 떨어졌다. 결혼식이 끝나고 분당으로 돌아올 때도 역시 정신 없이 골아 떨어졌다.

10주년 기념식에 이어 체육대회까지 조금은 들뜬체로 정신없이 한주가 지나갔다. 그리고 연구소에 와서 맡은 첫번째 프로젝트를 끝냈고 다음주부터는 새로운 프로젝트를 시작한다. 여가생활에서 즐거움을 찾을 것이 아니라 일에서도 즐거움을 찾을 수 있도록 내가 하는 일의 의미와 목적을 잊지 않아야 하겠다. 즐거운 일상으로 돌아가자.

어제는 우리회사의 창립 10주년 기념식이 있었다. 2007년 상반기에 입사한 원죄(?) 때문에 신입사원으로서 공연을 해야했기에 더욱 뜻 깊은(?) 행사였다. 공연 리허설 때문에 8시까지 행사장에 도착하기위해 새벽같이 사택 동기들과 집을 나섰다. 공연을 앞둔 초조함도 함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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행사장에 도착해 빵과 커피로 아침을 해결한 후 행사장에 들어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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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200명의 모든 임직원이 모이는 공간이라고 해서 무대와 객석이 멀리 떨어져 있을 꺼라고 생각했는데 옆으로 넓게 퍼져있는 구조라 관객은 무대위에 있는 사람의 얼굴까지 분간할 수 있을 정도였다. 다행히 비중없는 역할을 맡았으나 부담은 더해만 가고.

박대연 교수님(CTO)께서 말씀하시는 회사의 비전이나 복지에 대한 내용은 이미 집중회의에서 많이 들어왔기에 새로운 것은 없었으나 회사에서 제작한 동영상은 정말 감동적이였다. 3명으로 시작한 회사가 10주년을 맞아 임직원 1200명을 거느린 국내 1위의 소프트웨어 회사로 발전했다. 그동안 아마도 불가능하다는 주위의 편견과 수 없이 싸워왔을 것이다. 그리고 앞으로도 우리의 비전을 실현하기 위해 끊임없이 싸워야겠지.

우리의 공연은 생각보다 평이 괜찮았다. 아디다스 베컴광고를 패러디 했는데 대강의 스토리 라인은 다음과 같다. 박스 옷을 입은 주인공 티맥스가 패션 7080의 모델 워킹을 하며 등장한다. 물론 배경음악도 패션 7080의 그 것! 열정을 가지고 도전하던 티맥스 앞에 역시 박스 옷을 입은 외산 S/W와 거대 기업이 등장해서 티맥스를 따돌린다. 소주를 마시는 퍼포먼스를 보이며 고난의 시간을 보낸 티맥스는 글레디에이터의 OST 배틀과 함께 서서히 일어난다. 그때 티맥스의 친구들, 정확히 말하면 우리회사 제품(티맥스, 제우스, 프로프레임 ...) 옷을 입은 9명이 단상으로 뛰어 올라와 같이 춤을 추며 축제 분위기를 만끽한다. 잠시 후 불이 꺼지고 시련을 극복하는 것이 중요하다는 메세지를 전하는 영상이 보여진 후 공연은 끝이 났다. 나는 티맥스가 좌절할 때 신돈의 하하하하 영상과 함께 등장하여 티맥스를 손가락질 하는 비웃는 사람 N번 역을 맡았는데 티맥스가 외산 소프트웨어와 거대기업과 싸울 때 너무 웃겨서 무대 위에서 웃음을 참을 수 없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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행사가 끝나고 건물을 빠져나올 때, 대우증권에서 한달동안 동고동락한 내 인생의 첫 사수 이대리님을 찾아 헤맸다. 계속 못 찾아서 못 뵙는게 아닌가 싶었는데 떠나기 직전에 만나 전주임님과 그리고 입사 동기인 처음 뵙는 아가씨 두분과 함께 피자헛에서 점심을 먹고 헤어졌다. 이번주 토요일 체육대회에서 또 뵐 수 있기를 ...

노동자의 날을 맞아 상운이와 함께 대학원 연구실에 다녀왔다. 버스에서 상운이와 이런저런 사회생활 이야기를 한참 나누다가 잠깐 잠들었다. 깨어났을 때 버스는 유성 IC를 유유히 통과하고 있었는데, 늘 있었던 일처럼 익숙하게 느껴지면서도 한편으로는 오랜만이라는 느낌이 교차했다.

학교는 여전히 고요했다. 눈에 띄는 변화라고는 전산과 건물의 형광등을 교체해서 전체적으로 이전보다 밝은 느낌을 주었다는 것 정도. 내가 머물렀던 2430호의 문을 먼저 두드렸는데 정한형과 윤경누나가 반갑게 맞아 주셨다. 다른 방들을 방문하여 인사를 드린 후 교수님 방에 찾아가서 상운이와 함께 교수님과 담소를 나누었다.

친친에서 교수님과 연구실 식구들과 함께 점심식사로 목살을 먹은 후 연구실에서 얼마간의 시간을 보냈다. 우리 연구실에 들어오기로 한 석사 신입생도 보고, 결혼을 앞 둔 정한형의 여친님도 뵙고, 언제나 밝은 선애누나도 만났다. 룸메이트였던 순일이, 사람 너무 좋은 현정이 누나도 잠깐이지만 너무 반가웠다.

마치 내가 그자리에 있었던 그때처럼 사람과의 만남과 내가 서있는 장소가 자연스럽게 느껴졌다. 그리고 회사에서의 인간관계와 또 다른 가족같은 편안함을 느낄 수 있었다. 비록 왕복차비에 상운이와 함께 점심을 산다고 적지 않은 돈을 쓰긴 했지만, 그리웠던 그리고 고마웠던 사람들을 다시 만날 수 있었기에 너무나 행복한 하루였다. 세상사는 즐거움은 이런게 아닐까?

사택 식구 10명을 대표(?)하여 건호형과 같이 난생 처음으로 반상회에 참가했다. 아줌마들이 모이는 자리라서 현관을 통과하기가 영 쉽지 않았으나 쭈뼛쭈뼛거리며 들어서는 우리를 너무나 반갑게 맞아 주셔서 무리 없이 자리 잡을 수 있었다.

참석 안하고 몇 천원의 벌금을 내면 그만이기도 하지만 소리소문 없이 한집에서 남자 10명이 득실대면 이웃들이 불안(?)해 할까봐 인사도 드릴겸해서 두달에 한번 있는 반상회에 참석하기로 사택 식구들과 합의를 보았고 입주한 후 두번째인 반상회에 건호형과 함께 참석하게 된 것이다.

우리가 자리에 앉자마자 아줌마들께서는 누구 집 딸이 몇살인가에 대해서 조사를 착수하기 시작하셨다. 농담반(?) 진담반(?)으로 소개시켜준다는 이야기도 오고 갔다. 다음에 또 보자는 의미심장한(?) 말씀을 하시고 가신 분도 계시고...

이번 반상회에서는 별다른 안건이 없었고 리모델링과 재건축에 대한 박식한 어떤 분의 강연(?)이 거의 40분 동안 이어졌다. 사택이 분당의 중심가에 있고 55평 아파트에 사시는 분들의 이야기를 듣다보니 서민(?)인 나로서는 신선한 경험이었다. 리모델링에 대한 그들의 욕구는 좋은 집에서 살고 싶은 마음에서일까? 아니면 부동산의 자산가치 상승을 통한 재산증식을 원하기 때문일까?

3년동안 월급의 80%를 공격적으로 투자해서 스스로 1억을 모으겠다는 나의 계획과 아들에게 강남에 10억짜리 아파트를 사주고 싶은 자칭 중산층(?) 아줌마들의 바램사이에는 커다란 괴리가 있는 것이 분명하다. 오늘도 나는 모네타를 전전한다.

건전한 팀 회식문화를 창출하기 위해 팀원 세명이서 야구장을 찾았다. 그 중 한분은 입사 첫날! 공교롭게도 가는 날이 장날이라고 알고보니 2007 시즌 개막전이여서 뒤늦게 종합운동장을 찾으면서도 과연 표를 구할 수 있을까 하는 불안이 가시질 않았다.

회사에서 저녁식사를 먹고 6시에 분당을 출발해서 6시 40분쯤 경기장에 도착했으나 매표소 앞에는 표를 구하려는 인파로 만원이었다. 다행히(?) 지나가는 암표상으로부터 정가(6000원)에 표를 세장 구해 바로 1루측으로 향했다. 애국가가 울려퍼지고 경기가 막 시작할 무렵 관중석에 도착했는데 작년에 꼴찌를 했음에도 불구하고 LG의 인기는 여전한건지 빈자리가 거의 보이지 않을 정도였다. 결국 우리 셋은 외야나 다름 없는 위치에 자리를 잡았다.

끈끈한 야구를 보여줄 것으로 기대했던 김재박 감독의 스몰볼은 기대를 저버리지 않았다. 침착하고 깔끔한 수비에 여러번 고비를 넘겼다. 심지어 무사 2,3루의 위기를 무실점으로 넘기는 박명환의 역투는 환상적이었다. 전체적으로 작년의 헤이했던 모습과는 판이가 다름을 느낄 수 있었다. 작년에 대전구장에서 한화전을 보러갔을 때는 무성의한 플레이에 어찌나 당황스럽던지! FA를 뽑는 족족 실패했던 지금까지와는 달리 이번 박명환 선수의 트레이드는 성공적인 것 같다.
 
양쪽 모두 적지 않은 안타와 볼넷을 얻어냈지만 대부분 에이스의 역투로 잘 막아냈다. 그러나 결국 승부는 실책에서 갈렸다. 2루에 주자를 둔 상황에서 김재박 감독답게 3루로 보내려는 희생번트가 나왔는데 공이 너무 빠르게 굴러가 3루에서 아웃될 수 있는 상황에서 송구한 공은 멋지게(?) 3루수 뒤로 흘렀다. 스몰볼의 승리인가? LG는 실책이 없었고 기아는 실책 3개!

LG 트윈스 개막전 승리의 일등 공신은 박명환과 우규민이라고 생각한다. 8회 1사에 3루에 주자를 둔 상황에서 침착하게 삼진으로 위기를 넘기는 장면이 승부의 분수령이였다. 특히 우규민은 지난 시즌 한동안 방어율 0.00을 유지 했고 대전 구장을 찾았을 때도 위기를 무실점으로 틀어막는 좋은 모습을 보여주었다. 타자들은 다소 저조했으나 박용택과 조인성의 1, 2타석 연속안타가 고무적이였다. 올해 LG 트윈스가 김재박 감독과 함께 끈끈한 야구로 좋은 성적을 거둘 수 있기를 기대한다.

재밌었던 것은 암표로 샀던 내 표의 일련번호가 전광판에 떠서 경품을 받았다는 것!
아쉬웠던 것은 한국 프로야구의 경기진행은 너무 더디다는 것!
힘들었던 것은 야구장에 가면 항상 무지 춥다는 것!


p.s.
LG 트윈스 치어리더 언니들 너무 이뻐요!
특히 제일 오른쪽에서 환하게 웃으면서 춤추시던 그 언니 최고!

연구소에 들어온 날 새로운 일을 맡아서 다른 연구실에서 작성한 코드를 보려니까 회사에서 지급해준 17인치 모니터 하나로는 상당히 불편하고 비능률적이였다. 총 4개의 lex파일과 3개의 yacc파일로부터 생성된 1개의 스캐너와 3개의 중첩되어 동작하는 파서 및 스캐너로 구성된 코드를 읽다보니 다음과 같은 화면에서 허우적댈 수 밖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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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루이틀 일할 것도 아니기에 작업능률의 향상을 위해 모니터를 하나 장만해야겠다고 마음먹었다. 문제는 "어떤 크기의 어떤 회사의 모니터를 구입해야 하는가?"에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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비티씨정보통신 - ZEUS 5000M


고려하고 있는 크기는 20.1인치와 22인치! 원하는 해상도는 1680x1050이다. 예전에 동일한 해상도를 사용하는 17인치와 19인치의 화면을 보았을 때 17인치가 선명한 느낌이 들었다. 그래서 고민인 것이 선명도를 고려하면 20.1인치가 좋긴 한데 글자가 너무 작지 않을까 걱정이 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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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CBANK PBM-220W


요즘 중소기업제품도 대기업 패널을 쓰기 때문에 잘 골라서 사면 괜찮은 것 같아서 피씨뱅크와 비티씨정보통신의 제품 중에 하나를 생각하고 있다. 현재는 22인치를 산다면 비티씨정보통신의 ZEUS 5000M이 유력한 상황! 일단 소스분석은 이번주로 일단락 짓고 다음주부터는 스터디를 해야하기 때문에 좀 더 고민해보자.

어제밤 소백산맥 등반을 끝으로 대우증권 파견근무를 마무리하고 오늘부터 분당의 R&D Center로 출근하게 되었다. 5주의 파견기간 중에 첫주는 교육을 받았고 4주는 실전 개발에 투입되어 일했다. 그 기간동안 함께 했던 분들과의 작별인사를 소백산맥으로 나누었는데, 소백산맥이라함은 소주+백세주+산사춘+맥주를 섞은 술을 의미한다. 폭탄주를 만들 듯 소주를 가득채운 소주잔을 맥주잔에 넣고 그 뒤로 이름순서대로 백세주, 산사춘, 맥주를 이어 붓는다.

이 술이 대단한 것은 목넘김이 끝내주며 잠깐의 잠복기간을 거쳐 불시에 올라오는 술의 기운이 상당하다는 것! 소백산맥은 주도(?)가 중요한데 5분 간격으로 세잔을 원샷해야 한다. 절도있게 소백산맥을 제대로 넘고 같이 일하신 분들의 칭찬(?)을 받았지만 멀쩡했던 것은 잠시, 이야기를 전개하던 중 갑자기 술기운이 오르기 시작했다. 칵테일바로 자리를 옮겨 깔로아 밀크를 시켜놓고 조금씩 마시던 중 도저히 이대로는 힘들어서 밖으로 나가서 술마시고 전화하는 추태를 부리고 말았다. 전화 받아준 S양과 P양에게 심심한 감사를 ...

고운정들었던 대우증권에서 일하시는 분들과 작별인사를 하고 미운정들었던 7007-1을 마지막(?)으로 타고 분당 사택으로 돌아왔다. 그리고 바로 누워버렸다. 아침에 R&D Center에 출근하기 위해 느지막히 8시에 일어났더니 아침대란이 벌어지고 있었다. 사람은 많은데 화장실은 부족하여 바로 샤워를 할 수 없는 상황! 다행히 정신없이 움직여 9시가 되기전에 식당에 도착하여 회사식당에서 아침식사를 하고 하루를 시작할 수 있었다.

연구소에 들어와보니 할일이 이미 할당되어 있었고 승호형에게 상당히 두꺼운 책을 4권 받아서 그 중에 한권을 읽고 있다. 오랜만에 영어로 쓰여진 책을 읽는게 좀 갑갑하긴 해도 새로운 것을 해볼 수 있다는 것에 감사한다. 우리나라의 회사의 대부분이 Database로 오라클을 사용하는 상황에서 기존의 Oracle을 대상으로 하는 코드를 우리회사의 Database 제품인 티베로(Tibero)에서 동작할 수 있게 하는 일의 일부(?)를 맡게 되었다. 중요하고 의미있는 일인 만큼 열심히 해봐야지. 게다가 재밌을 것 같다!

오랜만에 희진이랑 메신저로 대화하다가 재밌는 이야기를 들었다. 내가 회사에 들어가게 되면 책리뷰가 초토화될꺼라고 사람들이 예견 했다는 사실. 불행하게도 그 예견은 제대로 맞아 떨어지고 있다. 정말 입사 이후 책 리뷰를 한권도 올리지 못했다!

하지만 나는 아주 조금씩이라도 책을 읽어가고 있다. 거의 다 읽어가는 책도 있고 다 읽어서 리뷰를 쓸 책이 한권 있긴 한데 컴퓨터를 여유있게 할 수 있는 시간이 부족하다 보니 자꾸 미루게 된다.

사실 회사를 다니는 요즈음에도 하루에 책을 읽을 수 있는 시간은 2시간 이상이다. 점심시간 1시간과 저녁시간 30분을 활용할 수 있고 자기전에 30분에서 1시간 정도 책을 읽을 여유가 있다. 하지만 아직까지는 새로운 사람들과 친해지고 싶어서 책을 읽기 보다는 사람들과 어울리는데 시간을 많이 소비하고 있다. 게다가 제때 볼 수 없는 드라마를 점심시간에 보다 보니 책 읽을 시간이 부족하고, 사택에 들어가면 잠들기 전에 동료들과 맥주 한잔 하거나 위닝10을 같이 하다보니 더더욱 책 읽을 여유를 잃고 있다.

그러나! 이제 자의반 타의반으로 다시 책을 읽을 수 있는 여건이 조성되고 있다. 점심시간에 보던 드라마(주몽, 하얀거탑)가 오늘밤에 모두 끝난다. 사람들과도 꽤 친해져서 책을 읽는데 시간을 더 할애할 수 있고 오늘 사택에서 사용할 책상과 의자를 구입함으로써 최적의 환경을 갖출 수 있게 되었다. 다다음주에 연구소로 복귀 한다면 출퇴근으로 소비하는 대략 하루에 3시간 대신에 달리기와 독서를 위해 시간을 더 할애할 수 있을 것으로 보여진다.
 
따라서 조만간 일주일에 2권 이상 책을 읽어내는 페이스를 회복할 수 있을 것 같다. 다시 다독하며 느끼고 배우며 성장할 수 있도록 노력하자. 내가 생각하는 최고의 자기개발 방법인 독서를 게을리 할 순 없으니까.
어제 무사히 일을 마무리 하고 오늘은 창원으로 이사간 집을 찾았다. 4시간 30분을 버스에서 보내야 하므로 버스에서 숙면을 취할 요량으로 새벽 3시까지 사택 동료들과 PC방에서 스타를 한 후 맥주를 마시고 잤다. 그러나 알람을 월~금에 맞춰놓은 관계로 야탑에서 출발하는 버스를 놓치고 부랴부랴 고속터미널로 가서 10시 30분 출발하는 버스를 탔다.

처음 두시간은 무난히 숙면을 취해 휴게소까지는 편하게 갈 수 있었다. 오랜만에 찾은 금강휴게소에서 금강의 강바람을 맞으며 소세지를 사먹었는데 운치가 그만이였다. 휴게소에서부터 창원까지는 졸다 깨다를 반복했다. 드디어 창원에 도착! 새로 이사간 집의 주소가 "창원시 북면 무곡리 양촌마을"인 관계로 아버지께서 마중나오셔서 차를 타고 집을 향했다.

생각보다 더 시골스러운 동네였지만 우리사 이사한 집은 겉으로 보기에도 동네에서 제일 좋아 보였다! 이사가서 꼬맹이가 제일 신났다고 어머니께서 말씀하셨는데 아니나 다를까 집에 도착하니 꼬맹이가 제일 먼저 뛰어나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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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사한 새집은 너무 좋아 보였다! 전원에 있다는 자체만으로도 평화롭고 아늑한 느낌을 주었고 집자체도 잘 만들어서 살기에 좋은 것 같다. 게다가 내가 집에 도착 한 후 한시간 후에 새식구(?)를 맞이했다. 태어난지 3개월된 진도개를 키우기로 한 것이다. 부모님은 "슬기"라고 이름을 짓고 개집을 마련해 주었으나 아직 겁이 나는지 좀처럼 들어가려 하지 않는다.

사택에서도 그다지 불편함을 느끼지 못하고 동료들과 즐겁게 살고 있으나, 집이 주는 편안함은 흉내낼 수 없는 것 같다. 계속 여기서 지내고 싶을 만큼 새 집이 마음에 든다. 부모님을 위해 사드린 냉장고가 아직 도착하지 않은 것이 진한 아쉬움으로 남는 것이 옥의 티! 멀리 있지만 자주 찾아뵐 수 있도록 노력해야겠다.

꿈 속에서 계속 입으로, 머리로 되네였던 CUS_A0T113M ...

꿈에서 깨어나 잠시 정신 못 차리고 있을때 '대체 CUS_A0T113M이 뭐지?' 라고 생각하고 있다가 정신을 차리고 다시 생각해보니 최근 자주 작업하던 테이블 이름이였다. 교수님이 말씀하신 꿈 속에서 디버깅을 할 정도의 구루의 경지까지는 아니였지만 얼마나 업무에 집중했으면 아침에 일어나서 나도 모르게 테이블 이름을 되네였을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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부모님은 지난주에 창원으로 이사가셨고 첫월급을 탔지만 아직 못 찾아뵙고 있다. 첫월급으로 냉장고를 사드렸는데 이번주는 꼭 집에 내려가고 싶어서, 주중에 맡은 분량의 일을 끝내기 위해 정신없이 달려왔다. 내일 하루 열심히 해서 맡은 일을 깔끔히 처리하고, 뿌듯한 마음으로 창원에 내려갈 수 있도록 노력해야겠다.

지인들에게 내 소식을 알리는 두서없는 글이라 근황이라는 제목을 붙였다. 앞으로도 종종 근황이라는 제목으로 블로그를 통해 간접적으로나마 소통하고자 한다. 주중에 시간을 내어 사람을 만나는 일은 당분간 불가능하고 주말이라는 시간이 워낙 한정적이다 보니 직접적으로 소통하는 것이 쉽지 않은 것이 현실.

그럼에도 불구하고 나는 초보 개발자로서의 현재의 삶에 만족하고 있다. 매일 아침 6시 30분에 일어나 출근해서 밤 10시까지 점심 , 저녁식사를 제외한 시간에 쉼없이 개발에 몰두해야 하지만 내가 하고 있는 일 자체가 재미있을 뿐더러 실제로 필요한 일이라는 생각이 들어 하루하루 큰 보람을 느끼고 있다.

아무것도 모르는 상태에서 사수인 이대리님이 친절하게 설명해주셔서 업무를 이해하는데 큰 도움이 되었다. 차주부터는 더욱 열심히 해서 기대에 부응할 수 있도록 해야겠다. 파견 나오기 전에 입사동기들끼리 무슨 팀이에요? 라고 물으면 OS팀이요, JVM팀이요, DB팀이요 등등의 대답을 들을 수 있었지만, 요즘의 대답은 계좌팀, 매매팀, 상품팀 등등 일만큼 다들 파견근무에 적응한 것 같다. 난 상품팀에서 펀드에 관련된 온라인 서비스를 개발하고 있다.

이제는 김전임이라고 불리는 것이 자연스럽고 사원증을 목에 걸고 있어도 어색하지 않다. 항상 내가 하고 있는 일에서 의미를 찾고 보람을 느끼며 그렇게 하루하루를 열심히 살아가야겠다. 그리고 스스로 옳다고 믿는 가치를 삶속에서 지켜나갈 수 있도록 긴장의 끈을 놓치말자.

사택에서 회사 연구실을 오갈 때 서현역 삼성플라자를 지나가게 된다. 평소에는 밤늦게 다니느라 몰랐는데 일요일 밤 친구를 만나기 위해 사택을 떠나 서현역 앞에 갔을 때 깜짝 놀랐다. 이렇게 대단한 번화가가 집에서 걸어서 10분 거리에 있을 줄이야!

강남역 주변을 뺨칠 정도로 이쁜이(?)들도 많고, 물가도 비싸다. 사택이 있는 곳은 거주지역으로 조용하고 평화로워서 좋고 조금만 나오면 이것저것 없는것이 없는 번화가가 있어서 좋다. 개인적으로는 교보문고가 가장 마음에 든다.

가장 결정적인 것은 교통이 편리하다는 사실. 서현역 근처에서 버스를 타면 웬만한 곳에 다 갈 수 있다. 심지어 막히지 않으면 광화문도 20분이면 도달할 수 있고 강남역, 양재역 등에도 편하게 갈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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회사 연구실은 서현역 삼성플라자에서 5분 거리에있다. 연구원들이 온전히 집중할 수 있도록 2인 1실의 환경을 제공한다. 아침, 점심은 식당에서 1000원, 2000원에 깔끔하게 해결 할 수 있고 저녁과 야식은 공짜로 먹을 수 있고 주말에 연구실에 나오면 역시 공짜로 밥을 먹을 수 있다. 감사한 마음이 절로 생기는 좋은 환경이지만, 파견근무가 끝나야 연구실 생활이 가능하다. 맡은 일을 충실히 해내고 연구실에 복귀할 수 있도록 내일부터 정신차리고 열심히 해야겠다.

이번주 월요일부터 분당에서 과천으로 출근하고 있다. 2월 입사한 신입연구원 전원이 모증권사 프로젝트로 한달동안 파견되었기 때문. 사택에서 매일 아침 6시 30분쯤 일어나 버스를 타고 과천을 향한다. 김밥집에서 간단히 아침을 해결하고 오전 9시부터 오후 9시까지 제품교육을 받고 있다. 우리가 할 일은 회사에서 개발한 미들웨어와 프레임워크를 적용하여 기존의 시스템을 새롭게 구축하는 작업이다.

수업(?)을 듣는 것은 정말로 지루한 작업이다. 내용을 놓치고 있진 않지만 요즘 수면이 부족해 꾸벅꾸벅 졸면서 듣고 있다. 차라리 빨리 작업에 들어갔으면 하는 마음이 굴뚝같다. 막상 다음주부터 작업을 시작하면 지금을 그리워하게 될지도 모르겠지만 ...

9시에 과천에서 퇴근하여 분당 연구실에 도착하는 시간은 대략 10시쯤. 연구실 사람들과 어울리고 이것저것 하다보면 금방 11시 30분이 되어 사택으로 돌아간다. 지루한 교육은 내일로 끝나고 다음주부터는 진짜 개발이다. 리얼 시스템을 개발한다는 사실이 나를 흥분시키기도 하지만 정해진 분량과 시간 그리고 나의 능력에 대한 의구심 때문에 조금은 불안하다.

여하튼! 구정연휴가 눈앞이구나. 내일 밤에는 집으로 ...

평온한 일상을 좋아하는 나로서는 그다지 반갑지 않은 다양한 이벤트로 가득한 한주가 지나고 집에 돌아와 평온한 휴식을 취하고 있다.

월요일에서 입사하여 수요일까지는 서울 코엑스 근처의 교육장에서 경력사원과 함께 교육을 받았다. 매일 아침 9시까지 코엑스로 가는 길은 험난했다. 한동안 늦잠을 즐기다 매일 아침 6시에 일어나는 것은 쉽지 않았고 하루 종일 피곤했다. 게다가 정장차림은 나를 더욱 지치게 했으니  빨리 사택에 입주하여 연구실에 걸어서 출퇴근하게 될 날이 간절히 기다려졌다.

드디어 목요일에 연구실 첫 출근! 블로그를 통해 알게된 승호형과 같은 팀이 된 관계로 다른 동기들과 달리 내 자리가 어디인지 알 수 있었다. 하지만 정착할 수 없었던 이유는 연구실 출근 첫 날 내가 속해 있는 Core실의 워크샵이 있었기 때문. 원래 9시쯤 출발할 예정이였으나 비가 와서 스키장을 포기하고 일정은 늦춰져 오후 3시에 출발하게 되었다. 컴퓨터가 없는 신입들은 회의실에 모여 오랫동안 회사의 미래와 비전과 개인의 경험에 대하여 이야기를 나누며 시간을 죽일 수 밖에 없었다. 방이 정해진 나는 새로온 컴퓨터를 세팅하고 짐을 풀며 시간을 보내기도 하였지만 결국 켜보지 못하고 워크샵을 떠나게 되었다.

숙소에 도착하자 마자 활발한 승호형이 축구를 제안했고 많은 사람들이 바지, 신발 다 버려가며 진흙탕에서 축구를 즐겼다. 축구가 끝나고 숙소로 돌아와서는 사람들이 자연스럽게 삼삼오오모여 카드게임 및 보드게임을 즐기기 시작했다. 신입동기인 형들과 함께 어색하게 둘러 앉아 있다가 고스톱을 치자는 제의가 들어왔다. 고스톱을 칠 줄 몰랐기 때문에 이번 기회에 배우자는 심산으로 열심히 배웠는데 이렇게 재밌을수가! 7시까지 고스톱을 치고 식당으로 이동하여 통돼지 바베큐에 술을 마셨다. 실원이 모두 남자다 보니 남자들만 있을 때 가능한 분위기(?) 속에서 신입사원의 소개가 있었다.  그 과정에서 실장님이 익숙한 이름을 부르셨는데 숭실대 다닐때 많이 뵜던 전상훈 선배님이 계셔서 이 바닥이 좁다는 말을 실감할 수 있었다. 신입사원 소개 할때 소주 3잔을 연달아 마신 것을 포함하여 한병 반정도를 마신 상태로 다시 숙소로 돌아와 고스톱을 재개!  새벽 3시넘어서야 게임을 마무리 하고 4시 30분쯤 잠들 수 있었다. 다음날 아침식사를 하고 숙소를 떠나 찜찔방을 향했는데 도착해보니 대명비발디파크 안에 있는 사우나 및 찜질방이였다! 눈 앞에 펼쳐진 슬로프를 보며 승호형과 나는 "여기까지 왔는데 스키(보드)를 못타다니!"라고 이야기 하며 아쉬움을 감추지 못했다. 그런데 극적으로 찜질방 매표소 앞에서 스키(보드) 타고 싶은 사람은 회사에서 3만원을 지원해 줄테니 자비로 타도 된다고 해서 6명이 그렇게 스키장을 향하게 되었다. 처음에는 초급 슬로프를 3번 타고 바로 중급 슬로프인 재즈로 이동했다. 보드를 잘 타시는 형이 있어서 배우면서 재밌게 탈 수 있었다. 이제는 중급 슬로프도 겁 없이 즐길 수 있을 정도! 겨우 3시간 정도였지만 새롭게 만난 Core실 분들과 함께 즐거운 시간을 보낼 수 있었다. 연구실로 돌아와 컴퓨터 세팅을 마치고 사택에 가서 자리를 잡고 숙면을 취할 수 있었다.

토요일인 오늘에는 청계산 산행이 있었다. 생각보다 금방 매봉에 올랐는데 내가 속한 Core실 신입 5인방이 가장 먼저 매봉에 올라 강한 체력과 단결력을 과시(?)했다. 하산한 후 식당에서 토종닭 요리에 막걸리를 마시고 대낮에 빨간 얼굴로 집에 돌아왔다. 일주일 내내 하루에 6시간도 제대로 잠을 이루지 못한 관계로 집에서 완전히 뻗어버렸다.

원래의 스토리는 여기서 마무리 되고 다음주 월요일부터 연구실에 출근해야 하는 것이지만, 어제 비팍의 재즈에 올라 핸드폰을 꺼낸 순간 반갑지 않은 문자를 확인했다. 앞으로 한달동안 연구실을 떠나 외부 프로젝트를 수행하러 파견나가야 한다는 ...

진짜 기업에서 수행되는 프로젝트는 어떤 것인지, 우리회사의 제품이 어떻게 쓰이는지 확인 해 볼 수 있는 좋은 기회이기도 하지만 나는 하루라도 빨리 연구실의 평온한 일상에 적응하고 싶다. 일단 주어진 미션을 충실히 달성해야겠지!

어제 교육과정에서 조편성을 한 후 저녁식사를 하며 서로 친해졌고, 오늘은 본격적으로 "팀빌딩"이라는 교육과정을 체험했다. 여느 대기업에서 하는 것에 비하면야 아주 약소하지만, 오랜만에 팀명을 정하고 팀구호와 팀가를 만드는 쑥쓰러운 작업을 해냈다.

우리가 정한 팀의 이름은 바로 티빡이!

마빡이의 배경노래를 개사하여 팀가를 만들고 실제 노래를 부를때는 마빡이 율동(?)을 어설프게 따라했고, 마지막 팀 구호에서는 티빡이라 외치며 우리가 만든 티빡이 자세를 부끄럽게 취해보였다.

공연(?)이 끝나고 어떤 한 분이 이런 말씀을 하셨다.

"아... 회사 옮겨야겠다."

다들 나처럼 내성적(?)인 분들이 모인 집단이라 그런지 우리는 쑥쓰러움을 "수고하셨습니다"라는 말로 서로 무마하며 자리에 앉았다.

그 동안 키워주신 부모님께 감사드리는 마음으로 절을 올리고 첫 출근을 위해 아침 일찍 집을 나섰다. 좋은 기분으로 길을 나섰으나 오랜만에 겪는 혼잡한 서울에서의 출근은 역시 예상대로 피곤했다. 8시에 집을 나서 9시 35분이 되어서야 삼성역 근처의 교육센터에 도착할 수 있었다. 빨리 사택에 입주하여 연구실에 걸어서 출근할 수 있는 날이 오길!

아는 사람이 별로 없을 줄 알았는데 생각보다 대학원 동문들이 많아서 쉽게 적응할 수 있었다. 그 중에 절반은 서로 안면은 있지만 인사를 나눈적이 없었는데 이번 기회에 친해질 수 있었다. 조편성을 하면서 새롭게 만난 분들도 좋은 분들이였고, 나와 같은 Core실에 가게될 신입연구원들도 다들 좋은 분이라 연구실 생활이 기대가 된다.
 
6시까지 회사생활에 대한 교육을 마치고 저녁식사는 삼겹살에 소주를 함께했는데, 아주 오랜만에 마시는 소주인지라 1병정도에 한계치에 도달하여 집에 오는 길이 적잖이 고생스러웠다. 다시는 술을 많이 마시지 않겠다는, 언젠가는 또 잊어버릴 다짐을 하는 나 ...

대기업이 아닌 이 회사를 선택한 이유는 다른 곳에서 경험할 수 없는 도전적인 연구를 해볼 수 있다는 것과 실력있는 분들이 많이 계셔서 엔지니어로 성장하기에 유리하다고 판단했기 때문이다. 물론 부족한 능력에 비해 잠재력을 인정해 주고 좋은 대우를 해주었다는 측면도 크게 작용했다.

빨리 3일과정의 교육이 끝나고 연구소에서 내 책상, 내 컴퓨터를 가지고 생활할 날이 오길. 서울의 출퇴근을 경험하며 벌써 부터 한적한 대전생활이 그리워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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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 인생의 마지막(?) 졸업식에 참가하기 위해 아침 일찍 영등포역에서 새마을호를 타고 대전역을 향했다. 졸업식은 2시 부터였지만 교수님을 뵙기 위해 약소한 선물을 들고 일찍 출발했다. 아뿔사! 185번을 타고 동측 쪽문에서 내렸는데 학생증이 없어 정문까지 걸어야했다. 아침 일찍인데도 벌써 부터 정문앞에 꽃을 파는 상인들이 나와 졸업하는 나에게 꽃을 사라고 했다.

연구실에 들러 교수님께서 오시기를 기다렸다. 점심에는 연구실 사람들과 피자를 먹은 후 교수님 방에 들러 인사드렸다. 행진(?)을 하기 위해 학부체육관에 모여 줄을 섰다. 2시가 가까워 오자 학부체육관에서부터 졸업식이 열리는 노천극장까지의 무질서한(?) 행진이 시작되었다.

졸업식장으로 들어서는 순간 우린 모두 탄성을 질렀다. 공부하다가 스스로의 한계에 좌절하거나 혹은 청춘사업으로 인해 골머리가 아플때 가끔 찾아가서 별보고 음악들으며 기분전환하던 그 음산한(?) 노천극장이 화려한 옷을 입고 있었다. 졸업생들이 앉을 자리에는 담요와 핫팩이 있었다! 학부모석에는 우산모양의 난로까지!!!

명예박사학위 수여식에서부터 축사, 치사, 식사 등의 뭐가 뭔지 구분도 안되는 순서가 지나면서 내 발은 얼어서 동상에 걸릴 것 같은 지경에 이르렀으나 누구하나 불평하는 사람이 없는 것을 보면 다들 학교측의 철저한 준비에 만족 내지는 감동하고 있는 듯 했다. 한 사람씩 단상위에서 이름을 불러주고 졸업장을 준다는 이야기를 들었기 때문에 시간이 너무 오래 걸리지 않을까 걱정이 되었으나, 2개의 큐를 마련하여 각각 대략 2초에 한명씩 뽑아내니 생각보다 빨리 진행이 되었다. 추억에 남을 만한 졸업식을 만들어 주겠다던 학교측의 약속은 충실히 이행된 듯!  

졸업식이 끝나고 부모님을 만나 사진을 찍고, 전산과로 돌아와 연구실 사람들, 동기, 후배들과 사진을 찍었다. 어머니께 졸업가운을 입혀드리고 사진을 찍을 때가 가장 뿌듯했던 것 같다. 졸업가운을 반납하고 졸업증명서를 띠어 졸업이 되었음을 확인하고 안심한 후 학교를 떠나 유성에서 저녁을 먹었다.

돌아오는 길에 내가 일하게 될 회사 연구실과 내가 거주하게 될 사택에 들러 짐을 두고 돌아왔다. 정겨운 사람들이 함께 했던 연구실을 떠나 마음 열고 함께 할 수 있는 사람이 (아직은) 없는 낯선 장소를 만나서야 비로소 나의 대학원 생활이 온전히 끝이 났음을 실감할 수 있었고 그래서 조금은 침울한 기분으로 집으로 돌아왔다.

하지만 이제 겨우 내 인생의 1막이 끝이 났을 뿐 ...

오즈 엠티에 이어 2박 3일의 일정으로 휘닉스파크에 다녀왔다. 엠티에서 방은 작은데 사람이 많아서 도저히 잘 수 없는 지경이라 밤을 새우고, 다음날은 다시 하루를 뒤집어 새벽 6시에 이어나 8시에 삼성역에서 윤서누나를 만나 휘팍으로 가는 버스를 탔다. 물론 매우 피곤한 상태로 ...

숙소에 도착해 라면을 끓여먹은 후 장비를 빌려 11시쯤 스패로우를 오르는 리프트를 탈 수 있었다. 보드는 작년에 3시간 타본 것이 전부. 과연 그때만큼 탈 수 있을까 불안을 떨칠 수가 없었다. 그러나 다행히 약간 불안하긴 했지만 사이드 슬리핑과 펜쥴럼으로 내려오는데에는 큰 무리가 없었다. 스패로우를 한번 내려오며 예전의 감을 회복한 후, 연구실 사람들을 만나지 못한 관계로 홀로 동영상 강좌에서 본대로 베이직 턴을 시도해보았다. 의외로 몇 번만에 양방향의 베이직 턴을 어설프게 구사할 수 있게 되었다. 그렇게 첫 날은 스패로우에서만 베이직 턴을 연습하며 보냈다. 저녁시간은 보드게임과 맥주와 "주몽"과 함께 보내고 잠들었다.

둘째날 아침에 일어나보니 온몸이 만신창이! 라면으로 아침을 때우고 다시 스키장으로 고고싱! 보드를 잘타는 요셉이가 가세하여 얼떨결에 시작부터 몽블랑에 올랐다. 안그래도 눈이 내리고 안개낀 날씨에 몽블랑을 오르는 리프트(콘돌) 위에서 "이게 잘하는 짓인가?"하는 생각을 떨쳐낼 수가 없었다. 어제의 어설픈 턴조차 구사하기 힘든 상황에서 무작정 파노라마로 내려가기 시작했다. 산등성이의 완만한 경사에서 요셉이의 가르침을 받으며 감을 잡고 내 자세가 상당히 불안하다는 지적을 받았다. 거의 서서 타고 있었고 무게 중심이 뒤에 실려 있었다. 드디어 본격적인 경사를 만나 턴을 시도하고 넘어져 눈위를 질질 끌려가기를 몇 차례 반복하며 조금씩 나아갔다. 그렇게 오전에는 조금은(?) 버거운 파노라마에서 연습을 했다.

점심을 먹으려고 12시 30분에 모였는데, 지갑이 사라졌다는 사실을 깨달았다. 작년에는 순일이한테 빌린 보드장갑을 잊어버리더니 이번에는 내 지갑이란 말인가? 심하게 몇 번 구르면서 주머니의 자크가 조금씩 열렸고 언젠가 어디에선가 빠져나간 것 같다. 분실물 센터에 신고하긴 했으나 찾으리라는 기대는 안드로메다로 ...

스키장에 가기 직전에 마트에 들러 10만원을 뽑으려고 시도했으나 CMA 현금카드라서 그런건지 안뽑아진 것이 전화위복! 잃어버린 지갑에는 단 돈 천원이 들어 있었다. 돈은 그렇다 치고 애지중지 하던 지갑과 그 안에 들어 있던 주민등록증, 운전면허증, CMA 보안카드, CMA 현금카드, TTL 멤버쉽 카드, 학생증, LG카드, 신한맥스카드, 삼성카드 등을 다시 재발급 받을 생각을 하니 정신적 데미지가 느껴진다. (칠칠맞지 못한 영혼이여 빨리 꼼꼼하고 야무진 아가씨를 만나야 할텐데 ...)

지갑분실건만 아니면 다 좋을 것 같은 오후, 스패로우까지 걸어가는 것이 귀찮다는 것에 의견을 모으고 초급자 탑승금지라고 써있는 리프트(팔콘)를 타고 불새마루에 올랐다. 키위에서 보드를 착용하며 아래로 보이는 상당한 경사에 후회가 밀려왔다. 도저히 턴이라고는 시도조차 해볼 수 없어 보였다. 처음에는 사이드 슬리핑으로 낙엽쓸면서 겨우 내려오다가 몇 번 가다 보니 힘들게 턴을 하며 내려올 수 있었다. 키위 아래로 이어지는 팽귄은 작년의 추억을 떠올리게 했다. 워낙 겁이 많아서 무게 중심을 뒤로 빼는 습관이 완전히 고쳐지지 않았지만 대략 턴으로 끝까지 내려올 수 있게 되어 나름대로 흡족했다.

이번 경험으로 지금까지 총 3일동안 스노우보드를 배웠는데, 속도감도 좋고 엣지로 눈을 긁는(?) 느낌도 좋다. 다만 몇 번 심하게 넘어져서 현재의 몸상태가 엉망이라는 것과 지갑을 잊어버려 집에 오자마자 여기저기 재발급 받으러 다니고 있다는 사실이 에러! 어느정도의 기초를 닦았으니 다음주에 회사 워크샵에서 스키장을 찾게 되면 좀더 능숙하게 탈 수 있도록 연습해 보아야겠다.

인생의 마지막 방학을 보내고 있다. 오늘까지는 집에서 빈둥빈둥. 역시 놀고는 못사는 성격이라 그런지 빈둥빈둥 노는 것이 즐겁지만은 않다. 게다가 내 책상이 없다는 핑계로, TV 소리가 들린다는 핑계로 책도 읽지 않고 있으니 조금은 스스로 한심하다는 생각도 들지만 이것도 이번이 마지막이라고 생각하고 그냥 내버려 두고 있다.
 
내일부터 졸업식까지는 살인일정(?)이 기다리고 있다. 주말에는 오즈 엠티를 다녀올 예정이고, 다음주 월요일부터는 연구실 식구들과 함께 휘닉스파크에 2박 3일 일정으로 보드를 타게 될 것이다. (연구실을 떠난 처지에 조금 민망하기도 하지만. ^^;)

게다가 오늘 회사에서 전화가 왔는데, 연구소 입사 첫 날 회사 워크샵으로 스키장에 간다는 반가운 소식을 전달받았다. 일체의 렌탈비와 리프트권 비용을 모두 지원해준다는 파격적인 사실과 함께! 그리고 내가 어떤팀에 들어가게 될지도 알게 되었다.

작년 2월 난생 처음 스키장에 갔고, 엉덩이 보호대 없이 보드복이 아닌 100kg 나갈때 즐겨입던 파카잠바를 입고 힘들게 보드타는 법을 배웠다. 3시간의 넘어짐 끝에 펜쥴렴을 어느정도 자유롭게 구사하게 되었을 때, 주간권이 끝나는 시간이 다가와 무리하게 빨리 내려오다 그만 심하게 넘어졌는데, 잠깐 거동을 할 수 없을 정도로 고통스러웠다. 그리고 그 이후로 안탔다 ......

올해는 보호대와 함께 보드복도 제대로 갖춰입고, 겁은 상실하고, 턴까지 꼭 배워보고 싶다. 돈 생각하지 말고 마지막 방학을 만끽하자!

나에게는 결코 짧지 않았던 2년간의 대전생활을 정리하고 집으로 돌아왔다. 떠나기 이틀 전에는 볼링클럽인 SIGBOWL 식구들과 볼링 게임이 끝난 후 와인, 맥주 파티에 이어 새벽 2시까지 보드게임을 즐기며 마지막 시간을 함께 했고, 떠나기 하루 전인 어제 밤에는 동문들과 저녁을 먹고 영화를 보며 역시 즐거운 시간을 보냈다. (함께 해주신 분들께 감사 드려요!)

난생 처음 이사다운 이사를 해봤는데 하루만에 끝나긴 했지만 역시 만만치 않았다. 120~130권 가량 되는 책을 운반하는 것이 걱정스러웠는데 오히려 가장 힘들었던 것은 옷을 담은 거대한(?) 보따리를 옮기는 작업이였다. 아침에 순일이가 도와준 덕분에 무난히 기숙사를 비우고, 오후에는 윤경 누나, 재호형, 현석군이 도와준 덕분에 연구실의 책과 잡동사니를 담고 있는 다섯 박스의 짐을 쉽게 차에 옮길 수 있었다. (이사 도와주신 분들께 감사 드려요!)

대부분의 연구실 사람들은 다음주 스키장에서 다시 만날 수 있는 관계로 가볍게 인사를 드리려고 한분한분 찾아뵙고 잠깐의 이야기를 나누면서 나는 그분들의 정이 느껴져서 따뜻한(?) 울음을 목으로 삼켜야만했다. (항상 따뜻하게 대해주신 연구실 식구들께 감사 드려요!)

사실 떠나기 직전까지는 별로 실감이 나지 않았다. 이삿짐을 꾸리는 그 순간까지도 그저 무덤덤했는데. 고속도로로 나와 경부고속도로와 합류하는 지점에 들어서자 짧은 순간 그 동안의 추억들이 주마등처럼 머리속을 스쳐가며 나는 바보처럼 서럽게 울고 있었다. 대전에 처음 왔던 순간의 다짐만큼 열심히 하지 않아서 지난 2년이 후회스러웠을까? 결코 다시는 돌아오지 않을 순간들을 놓치고 싶지 않았던걸까? 항상 따뜻하게 대해주던 연구실 식구들이 벌써 그리웠던걸까?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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드디어 2월 입사 이후에 거주하게 될 사택을 배정 받았다. 분당 서현역을 중심으로 왼쪽 위에 빨간 네모가 회사 연구소, 오른쪽 아래 파란 네모가 사택이다. 지하철 몇 정거장 떨어진 곳에서 회사를 다니게 될 것으로 예상했는데 정말 가까운 곳이라서 마음에 든다.

왼쪽 아래 초록색으로 보이는 부분이 분당 중앙공원! 달리기를 좋아하는 나에게 최적의 장소가 될 것 같다. 걸어서 출퇴근하고, 회사에서 밥먹고, 놀 시간 없이(?) 열심히 일하면 그야말로 돈이 굴러 들어오겠구나!
친구를 만나고 집으로 돌아오는 길에 당산역 앞에서 또 그들(?)을 만났다. 서울에 살때는 꽤 자주 만났는데 대전 생활을 하면서 만난 것은 오늘이 두번째(만남의 장소는 물론 모두 서울). 헤드폰에서 흘러나오는 이루마의 연주곡을 들으며 유유히 버스 정류장을 향하는데 어떤 사람이 말을 걸어왔다.

"당신에게서 좋은 운이 보입니다. 잠깐만 ..."

나는 손사레를 치며 지나쳤다. 그를 뿌리치고 난 후 10초후에 또 다른 사람이 나를 잡으며,

"좋은 기운을 타고나셨네요. 잠깐만 ..."
"관심 없습니다."

두번째 도인(?)도 매정히 뿌리쳤다. 평소 같으면 호기심에 몇 마디 들어봤겠지만, 오늘은 빨리 들어가서 <하얀 거탑>을 봐야 하기에 자제의 미덕을 발휘했다.

난 유난히 도인(?)들에게 잘 찍히는 편이다. 정말 내가 비범한(?) 인물이여서 그런건지, 잘 속을 것 같아 보여서 그런건지는 모르겠으나 전자였으면 좋겠다. 작년 말에 고속버스터미널역에서 만난 여자도인(?)은 나를 보고 대단한 능력을 가지고 있는데 뭔가(?)가 기운을 막고 있어서 능력발휘를 못하고 있다고 이야기했다. 형편없는 집중력에 머리가 잘 돌아가지 않을 때면 가끔 이 여자도인의 말이 신경쓰이는 것을 보면 나도 참 ...

지인의 지인의 경험담에 의하면 그들을 따르게 되면 어깨들이 지키고 있는 장소에 가서 절 하고 돈 내고 온다고 하는데 그들의 정체는 무엇일까?

비슷한 경험 다들 가지고 계신가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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KAIST에 들어오기 이전에 정은 누나에게 이런 이야기를 한 적이 있다.

"KAIST 졸업하면 ETRI에 취직해서 대전에서 연구원으로 조용히 살고 싶어요."

워낙 서울의 번잡함에 지친 나의 이런 반응에 누나는 "젊은이로서 바람직한 생각은 아닌 것 같다"라고 일침을 놓아주셨다. 대전 생활을 2년동안 해오면서 나는 충분히 정은 누나의 생각을 이해하게 되었다. 특히 바로 그 ETRI를 방문하고 나서 더욱 "서울의 활기"를 생각하게 되었다.

오늘은 프로젝트에 관련해서 발표를 하고 협력방안을 모색하기 위해 ETRI에 다녀왔다. 대략 8명 정도의 ETRI 연구원들 앞에서 발표 및 데모를 마치고 나오는 길에 홀가분한 마음으로 사진을 찍어보았다. '언제 다시 와보겠어'라고 생각하며 ...

서울의 번잡함보다 싫었던 것은 출퇴근의 피곤함이였던 것 같다. 매일 3시간 가량을 길거리에서 허비해야 한다는 것이 항상 불만이였기에 대학원은 기숙사에서 걸어(!) 다닐 수 있는 곳으로 가야겠다고 마음먹었다. 꿈은 이루어져 동측기숙사에서 연구실까지는 걸어서 10분거리도 안되지만, 가끔은 출퇴근 하며 여러 사람과 스쳐 지나가던 때가 그립기도 했다. KAIST에서 느끼는 정체를 알 수 없는, 주기적으로 찾아오는 "외로움"도 아마 사람이 그리웠기 때문이었을 것 같다.

KAIST보다 ETRI의 분위기는 더 늘어지는 것 같다. (물론 개인적인 느낌임을 밝힌다.) 유원지에 온 것 같은 쾌적한 환경에 주위를 둘러봐도 사람 10명 찾아보기 힘든 한적함. 덕분에 "활기"라는 것을 찾기는 쉽지 않았다. 강력한 "귀차니즘"에 전염될 것만 같은 느낌.

여전히 나는 차분함을 좋아하는 사람이라 학교의 분위기를 좋아하긴 하지만, 대전에 있는 2년동안 사람들을 많이 만나지 못한 것이 아쉬움으로 남는다. 다행히 내가 일할 곳은 서울과 가깝지만 서울만큼 번잡하지 않은(?) 분당이고 내가 살 곳도 회사에서 지하철 몇 정거장거리에 있는 곳이 될 것이므로 걸어서 혹은 자전거 타고 출퇴근이 가능 할 것 같다. 게다가 강남과 가까워 사람들을 만나기도 좋다. 떠나는 아쉬움과 새로운 환경에 대한 기대로 싱숭생숭한 요즘이다.

요즘 내가 하는 유일한 게임은 피파온라인. 한번 손대면 끝도 없이 계속 플레이 하게되는 RPG게임과 달리 한 경기로 깔끔하게 마무리 되는 스포츠게임은 시간 부담없이 즐길 수 있다는 장점이 있다. 탄력 받으면 여러게임을 연달아 하기도 하지만.
 
피파온라인에서 나의 등수는 대략 82000등이다. 그럭저럭 중상위권(?)에 속하는 등수라고 할 수 있고, 승률은 대략 51.5%, 골득실은 대략 +30골. 빨간 유니폼이 마음에 들고 4-4-2 포메이션을 고집하는 관계로 영국대표님 혹은 맨유를 선택해서 게임을 즐기고 있다.
 
재밌게 하다가 이 게임을 지우게 될 때가 있다. 바로 매너와 배려라는 것을 전혀 모르는 초딩(?)을 만났을 때! 오늘 점심을 먹고 식후땡(?)으로 피파온라인을 몇 게임 했다. 나보다 등수는 하위권이였으나 승률과 골득실은 훨씬 뛰어난 친구와 게임을 즐기게 되었는데, 이 친구가 게임 중에 하는 소리가 가관이다. 골이 들어 갈때마다 혼자 "골", "굿" 이러면서 슬슬 약올리기 시작하더니  나중에는 "그 실력으로 날 이기려고?", "ㅉㅉㅉ" 이라고 혼잣말을 즐기고 있었다. 기억하고 싶지 않은 건지, 기억이 안나는 건지 그 밖에도 반말을 포함하여 상대방의 기분을 상하게 하는 말들을 지치치도 않고 혼자서(!) 열심히 쏟아냈다.

이럴 때 나는 철저히 침묵으로 일관한다. 어차피 대응해봐야 나도 똑같이 초딩(?)이 되어버린다는 생각이 들어서. 하지만 초딩(?)의 철 없는 몇 마디에 기분이 상하는 걸 보면 나도 아직 한참 어린 것 같다. 그렇게 기분이 상하고 나면 부질없음을 깨닫고 차분히 책으로 돌아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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요즘 내가 하고 있는 일은 유종의 미를 거두고 원할한 인수인계를 위해 내가 개발한 VICODE의 사용자, 개발자 메뉴얼을 작성하는 것이다. 간단한 예제에 대하여 개발하는 과정을 직접 따라가며 메뉴얼을 작성하던 중 사진 아래에 보이는 임베디드 보드를 활용하여 실제로 시스템을 구현하는 단계에 이르렀다.

VICODE의 핵심기능 중 하나는 임베디드 리눅스에서 돌아가는 소프트웨어와 임베드드 보드에 붙어 있는 FPGA의 하드웨어간의 인터페이스를 자동으로 생성하는 것이다. 하드웨어와 소프트웨어 사이의 연결통로를 자동으로 생성해주어 소프트웨어는 라이브러리를 사용하듯 API를 호출하여 하드웨어와 통신할 수 있도록 하는 것이다.

원하는 시나리오는 다음과 같다. 소프트웨어가 A()라는 함수를 호출하고 B()라는 함수를 호출하면 LED 1번에 찬란하게 빛이 들어와야 한다. 그러나 결과는 깜깜 무소식! 순간 내 머리속을 스치는 단어는 "리콜". (석사학위논문은 지도교수가 6개월안에 취소할 수 있는데 우리는 이를 흔히 "리콜"이라고 부른다.) 순간 마음이 분주해졌다. 소프트웨어 버그였다면 비교적 금방 찾겠지만 소프트웨어와 하드웨어사이의 통신은 몇 단계를 거치기 때문에 무엇이 문제인지 찾기 힘들다. 결국 묵혀둔 연구노트를 펼쳐 원인을 발견하고 문제해결에 성공. 희망의 LED가 찬란하게 빛났다.

아직 연구실에서 해야할 일이 많지만 내가 원해서 하는 일이기에 즐겁게 하고 있다. VICODE를 이어서 개발하게 될 재호형이나 올해 연구실에 들어올 석사신입생들의 시행착오를 조금이라도 줄여줄 수 있다고 생각하니 뿌듯한 마음이 든다. 떠나는 뒷모습이 아름답도록(?) 남은 기간 내게 주어진 일들을 즐겁게 매듭짓자!
오늘은 1월 12일. 입사 예정일 2월 5일. 정말 이제 얼마남지 않았다. 하나 둘씩 학교를 떠나는 석사동기들을 보며 내 차례가 다가오고 있음을 실감한다. 습관을 몸에 익히기 위해서는 2주일의 시간이 필요하다고 한다. 자기관리없이 지낸 지난 몇달을 뒤로 하고 이제는 스스로를 추스려야할 때. 슬슬 입사를 대비하여 워밍업을 해야할 시간.

아침 7시에 눈을 떠, 기숙사 체력단련실에서 1시간가량 운동을 하고, 샤워를 하고, 아침식사를 하고 연구실에 나왔다. 오랜만에 운동을 해서 그런지 당장 쓰러질 것 처럼 힘들었지만 항상 엄습해오는 고통이나 피로는 잠깐인 듯. 지금은 의지대로 제어되고 있는 스스로에 만족하며 기분좋은 상태를 유지하고 있다. 6시간밖에 잠을 이루지 못했으니 점심먹고 잠깐 낮잠을 자야겠지만.

작년 여름 소개팅을 여러번(?)할 때는 나름 옷차림과 몸매(?)에 신경을 쓰던 때가 있었다. 그러다 석사 디펜스가 다가오면서, 서울가는 빈도가 줄면서, 아가씨들(?)을 만나는 빈도가 줄면서, 나는 정확히 공대생이 되어가고 있었다.

회사에 가도 여전히 대학원생과 별반 다르지 않을 연구원으로 살아가겠지만, 그래도 이제는 어엿한 사회인으로서 어느정도는 깔끔하게 스스로를 가꾸는 것이 필요하다는 생각에 - 게다가 이제는 연애라는 것을 해야하지 않겠는가? - 어제는 지연누나랑 롯데백화점에가서 묵공을 보고 빈폴에서 가방과 셔츠를 질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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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 밖에도 계획을 세우고, 그에 따르고, 하루를 반성하는 나만의 체계를 수립해야 하겠다. 또한 재테크에 대해서도 명확한 목표와 계획이 필요하다. 돈을 벌 수 있다는 점에서, 하고 싶은 일을 할 수 있다는 점에서 입사가 반갑기도 하지만 한편으로는 삶의 여유를 잃을 것 같아 두렵기도 하다. 일의 즐거움과 여가의 즐거움을 모두 포기하지 않기 위해서는 철저한 자기관리가 필요함을 절감하고있다.
디펜스는 무사히 끝났지만 내가 바라던 디펜스 후의 그 날은 아직 요원하다. 연구실 책상 옆 창가에 까치가 방금 지나갔다. 걸어서. KAIST에 사는 새들은 학생들처럼 귀차니즘을 즐기는 것인지 날기보다 걷는걸 좋아하는 것 같다. 반가운 사람을 불러온다는 까치를 보았음에도 불구하고 연구실에 아무도 없어 토요일 점심은 혼자먹을 팔자다. 이것이 내가 바라던 디펜스 후의 일상일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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항상 잊지 말아야 하는 사실 하나. "우리가 바라는 미래는 결코 오지 않는다." 디펜스를 앞둔 한달 전만해도 지금 이 시간을 간절히 바랬다. 비록 학회에 제출할 논문을 쓰고 인수인계를 위해 몇가지 일을 해야하지만 그저 논문심사만 통과했으면 좋겠다고 생각했다. 그리고 그렇게 바라던 그 날이 지금 펼쳐지고 있지만 역시나 난 지금에 만족하지 못하고 있다. 또 바보처럼 "논문작업만 끝나면..." 이라는 단서를 달고 결코 다가오지 않을 미래를 기다리고 있다.

지금을 살자. 가진 것에 감사하자. 일상에서 행복을 찾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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알라딘으로 옮긴지 두달, 실버회원이 되었을까 궁금해서 오랜만에 알라딘에 로그인했는데, 5만원의 적립금을 보고 깜짝 놀랐다. 혹시나 했는데 확인해보니 이주의 TTB 리뷰에 당선된 것을 알 수 있었다. 까맣게 모르고 있다가 일주일만에 알게 되었으니 공돈을 찾은 기분. TTB 우수 리뷰어 으뜸상 수상에 이어 이번 적립금까지 벌써 알라딘이 나에게 10만원을 선물해주었으니, 다시는 변절치 않으리라.

이주의 TTB 리뷰를 알고 있었지만 글 솜씨가 부족한 나로서는 당선작들을 보면서 부러워하기만 했지 언감생심 꿈도 꾸지 않았다. 좀 더 내공이 쌓이면 그때 도전해 봐야겠다고 생각하고 있었다. 악역을 맡은 자의 슬픔의 독후감을 작성할 당시에 책에서 느낀바가 강렬했는지 생각보다 격정적(?)으로, 생각보다 많은 분량의 글을 쓰게 되었던 것 같다. 여느 진부한 수상소감 처럼 더 좋은 책을 많이 읽고, 더 좋은 리뷰를 많이 올리라는 채찍질로 받아 들이자.

문제가 생겼다. 두벌식을 점점 까먹고 있어 오타가 속출하고 있다. 그러나 세벌식으로 완전히 전환하기에는 속도가 너무 느리다. 한마디로 바보가 된것 같은 기분. 두벌식으로 사용하다가 가끔 입력해야 할 글자가 키보드에 어디에 붙어 있는지 감이 안올 때가 있다. 세벌식으로 연습하다가 발생하는 오타도 두벌식에 해당하는 키를 눌러 발생하는 것이다. 세벌식 연습은 그럭저럭 잘 진행되고있다. 영역을 제한하며 연습한 결과이긴 하지만 솔찬히 200타를 넘기기도 한다. 그렇게 세벌식에 익숙해진 만큼 두벌식은 잊혀져 간다.

또 하나의 과도기(?)는 키보드에 관한 것. HHK2가 눈앞에 아른거려 일찍 퇴근하는 선애누나의 HHK를 빌려서 지금 사용하고 있다. Caps Lock을 이미 Ctrl로 바꿔서 사용하고 있어 그부분은 이미 적응이 되었지만 화살표키나 백스페이스는 조금 헤깔린다. 처음 HHK를 접했을때에 비하면 상당히 적응했다고 볼 수 있겠지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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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제 거의 지르기 일보직전에 도달했다. 마지막 고려사항은 4가지 중에 어떤 모델을 구입할 것인가? 백색각인, 백색무각인, 흑색각인, 흑색무각인. 현재는 백색각인에 가장 마음이 끌리고 있다. 연구실에서 사용중인 키보드가 무각인인데 숫자나 기호를 입력할 때 불편하기 때문. 뽀대보다는 편한게 더욱 중요한 것 같아서 일단 각인에 마음이 가고, 백색을 선택한 이유는 백색과 회색으로 이루어진 클래식한 느낌이 좋기 때문이다.

부디 입사전에 HHK2에 익숙해지고 세벌식 300타를 완성할 수 있기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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