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제 밤에는 한달 넘게 기다려온 백건우의 베토벤 소나타 전곡 연주회를 다녀왔다. 공연을 늦게 발견 한 죄로 좋은 자리가 남아 있지 않아서 보는 즐거움은 포기 하고 3층에 위치한 A석으로 예매했다. 남부터미널역에서 상운이를 만나 예술의 전당까지 걸으며 각자의 건수(?)에 대한 이야기, 피아노에 대한 이야기를 나누었다.

예술의 전당 음악당에 도착하자 지난주 금요일 피아노 리사이틀때와는 비교가 안되게 수 많은 사람들이 운집해 있었다. 표를 받고 3층으로 올라가 공연장으로 들어서자 엄청난 규모에 압도 되었다. 내가 예매한 자리는 3층 C열이였는데, 무대에서 약간 왼쪽이라 피아노 건반이 훤히 내려다 보였다.

시간이 다 되어 나타난 백건우님은 차분히 피아노 소나타 11번을 시작했다. 연주하는 모습을 실제로 보니 들으면서 판단한 것보다 훨씬 어려운 것 같았다. 빠르고 정교한 손의 움직임, 미세한 강약의 조절 등에 감탄했다. 피아노를 배우면서 좌절하는 입장에서 바라보니 더욱 대단해 보였다.

11번을 지나 18번을 지나, 인터미션을 지나, 12번을 지나 드디어 14번 월광 소나타가 시작되려는 순간. 나를 포함한 관객들은 모두 자세를 고쳐 앉고 집중하는 분위기였다. 마치 월광 소나타 하나만을 듣기 위해 온 사람들처럼.

차분하게 시작된 1악장은 너무나 슬픈 느낌을 주었고, 경쾌하게 시작된 2악장이 끝나자 마자 이어지는 1초의 정적. 곧 바로 이어지는 격정적인 3악장. 믿을 수 없을 만큼 빠른, 물흐르는 듯 흘러가는 손의 움직임에 따라 흘러나오는 선율에 모두들 숨죽였다. 그러나 워낙 어려운 곡이고, 쉼 없이 공연을 소화해내시느라 힘드셨는지, 몇 번의 미스가 참으로 아쉬웠다.

공연이 끝나고 몇 분동안 박수가 이어졌으나, 3번의 인사 끝에 박수는 조용히 끝을 맺었고 앵콜 공연은 이루어지지 않았다. 끝까지 박수를 보내며 기대하고 있던 나와 상운이에게는 그 것이 아쉬움으로 남았다.

공연이 끝나고  싸인회가 있어 백건우님의 나오실때까지 기다렸다. 특유의 하얀 목티를 입고 나오셔서 어린아이처럼 순수한 미소를 지으시며 사람들에게 싸인해 주시는 모습을 보고는 음악당을 나섰다. 싸인을 받기 위해 줄을 선 사람들은 족히 일이백은 되는 것 같았다.

예술의 전당 콘서트홀 3층에서 공연을 보는 것도 꽤나 괜찮은 것 같아서, 앞으로도 부담 없이 예술의 전당을 종종 찾을 생각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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룸메이트가 4주 훈련을 떠난 지난 6일 새벽 5시 30분, 그의 쓸쓸한 뒷모습이 내내 안타까워 다시 잠을 청할 수가 없었다. 책을 읽기에는 피곤해서 손에 클릭스를 들고 카핑 베토벤을 보기 시작했다.

어찌나 영화에 몰입이 되었던지 시간가는 줄 몰라서, 결국 끝까지 다 보고, 잠깐의 잠을 청한뒤 회사에 출근하게 되었다.

왜 카핑 베토벤일까 제목의 뜻이 궁금했는데, 베토벤의 악보를 옮겨적는 일을 하는 작곡가 지망생이 베토벤과 함께 주인공으로 등장한다. 괴팍스러운 베토벤과의 아슬아슬한 동업이 영화내내 긴장감을 주고, 그 둘은 합창 교향곡의 작곡, 편곡, 마침내 공연까지 함께 완성해 나간다. 특히나 귀가 들리지 않는 베토벤을 위해 지휘를 도와 공연을 성공적으로 치뤄내는 장면은 정말 감동적이다.

베토벤이 주인공인 또 다른 영화 "불멸의 연인"과 비교하자면 나는 "카핑 베토벤"에 한표를 던진다. 합창 교향곡의 공연 장면 하나 만으로도 충분히 멋진 영화.
얼마전에 싸이월드에 피사모라는 클럽에 가입했는데, 피아노를 전공하신 분의 선배가 귀국 리사이틀을 하니 초대한다는 글을 보고 어제 밤에 예술의 전당에 다녀왔다. 예술의 전당에는 처음가봤는데 정말 웅장했다. 공연이 있었던 리사이틀 홀은 영화에서 봤을 법한 다층구조로 되어 있었는데, 초대 받은 자리는 2층이라 연주하는 손모양을 볼 수 있었다.

차가 많이 막혀 늦게 도착한지라 쇼팽 발라드 4번을 듣지 못한 것이 지금도 한스럽다. 도착 한 이후의 연주된 곡들은 현대음악이라 난해해서 와닿는 부분은 그리 많지 않았지만 연주하는 모습을 바라보는 즐거움이 있었다. 화려하면서도 정교한 손의 움직임이 놀라웠다.

W. A. Mozart_Sonatensatz, KV.400 (372a)
F. Liszt_Vallee d'Obermann
F. Chopin_Ballade f-moll, Op.52
O. Messiaen_Le baiser de l'Enfant-Jesus
S. Prokofieff_Sonata No.6 Op.82

개인적으로는 공연 뒤에 이어진 앵콜곡이 너무나 감미로워서 잊혀지지가 않는다. 피아노 연주를 들으면서 그렇게 감동을 받아본 것은 정말 오랜만이였다. 찬송가를 경희대 음대 교수님이 리스트스럽게 편곡한 곡이라고 하는데, 다시 들어볼 수 없는 것이 안타까울 정도로 인상적이였다.


지난 화요일 피아노 레슨은 완전히 암울했다. 지난주 선생님이 지적해주신 부분을 염두해서 세심하게 연습한 것이 아니라 개인적으로 재미있게 대충대충 연습하다 보니 선생님이 보시기에는 한주 동안 전혀 발전이 없었던 것 같았다.

아무렇게나 건반을 누르다가 선명하면서도 부드러운 소리를 내기 위해 타건 방법을 바꾸었더니 마치 풍맞은 사람처럼 빠르게 치려고 하면 손이 마음대로 안움직인다. 어렸을때 배우는 것이 중요하다는 것을 뼈져리게 깨달으며, 어렸을때 그만둔 것을 후회하는 한편으로 과연 노력하면 되는 것인가 하는 의문을 마주하며 불안함에 떨고 있다. 그러나 몇 년은 꾹 참고 나아갈 생각이기에 그리 조급하지는 않다.

최근의 성의없는 연습을 반성하며, 레슨 이후에는 항상 마에스트로(?)가 일러준 것을 상기하며 재미위주가 아니라 실력향상을 위주로 연습을 하고 있다. 오늘도 그렇게 잘 움직이지 않는 4번 손가락에 영혼을 불어넣기 위해 스타카토를 열심히 연습하던 중 현택이형이 잠깐 들르셨다.

잠깐의 담소를 나눈 후, 현택형은 연습을 하기 위해 방으로 돌아갔고, 곧 아름다운 음악이 흘러나왔다. 체르니 30번을 치던 나는 치던 것을 멈추고 넋을 잃은체 그 음악에 빠져들었다. 그 곡은 바로 쇼팽 에튀드 Op. 10, No. 1 이였는데, 최근에 많이 듣는 곡이다. Etude는 연습곡을 의미하는데 쇼팽의 에튀드는 연습곡이면서도 굉장히 아름답다.

지금은 그저 부러울 따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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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업환경을 완전히 리눅스로 옮겼다. 윈도우 컴퓨터에서 Putty로 셀레론 컴퓨터에 접속해서 GCC를 컴파일 하며 작업하다 듀얼 코어 컴퓨터에 리눅스를 설치하고 직접 컴파일 하니 속도가 2배 가까이 향상 된 듯한 느낌을 준다. 게다가 우분투 7.10은 설정하고 사용하기가 정말 편리하다.

빨간색을 좋아하다 보니 입맛에 맞게 글꼴과 테마를 수정했다. 그럭저럭 마음에 드는 개발 환경을 마련하는데 성공! 출근해서 저녁먹을때까지는 리눅스 환경에서 업무에 집중하자!
성남시향 48회 정기연주회의 제목은 "브람스 서거 110주년 기념 음악회"로 다음과 같은 프로그램으로 진행 되었다.

브람스 바이올린 협주곡     

브람스 교향곡 4번

원래는 혼자 가서 음악에 집중(?)하려고 했는데, 출근 길에 용호형에게 이야기 했다가 뜻(?)이 맞아서 함께 가게 되었다.

전날 잠을 많이 못자서 피곤한 상태인데다가, 바이올린 협주곡은 들어본 적이 없어서 그만 살짝 졸고 말았다. 바이올린은 일본인인 쓰지오 도쿠나카씨가 연주했는데, 화려한 손놀림에 감탄했다. 낮에 있었던 피아노 레슨에서 버벅거리던 나의 가까운 과거를 상기시키며, 저정도 경지에 이르기까지 그가 들였을 평생의 노력을 상상해 보았다.

애초에 나는 브람스 교향곡 4번을 들으러 간 것이므로, 바이올린 협주곡을 꿈결에 넘긴 것에는 아쉬움이 없었다. 드디어 인터미션을 지나 교향곡 4번의 연주가 시작되자 익숙한 선율에 감동이 물 밀듯이 밀려왔다. 갈대가 바람에 흔들리는 듯, 바다에 파도가 치는 듯 바이올린의 선율이 격정적으로 다가오는 1악장은 교향곡 중에 내가 가장 좋아하는 곡이다.

오늘 성남시향의 브람스 교향곡 4번 공연은 내가 들어왔던 유명한 오케스트라의 공연 못지 않게 훌륭했다. 한가지 작은(?) 바램이 있다면 내년에는 라흐마니노프의 피아노협주곡 2번의 공연이 있었으면 한다.
신기하게도 혹은 친절하게도, 전문연구요원의 4주훈련 날짜를 정해서 알려달라는 회사의 메일을 받았다. 꽃샘추위가 맹위를 떨칠 내년 2월이나 3월쯤 가게 될 것이라 생각했었는데 날짜를 선택할 수 있다니!

다음 날짜 중에서 교육소집일자를 정해야 한다.

2008년 5월 22일
2008년 7월 3일
2008년 8월 14일
2008년 9월 4일

일단은 추위 때문에 고생할 일은 없을 듯 하다. 개인적으로는 9월을 생각하고 있다. 매년 5, 6월쯤 달리기를 시작하여 9월 정도에는 최적의 체중과 최상의 체력을 갖춘 상태에 이르기 때문이다.

훈련 가보신 분들, 훈련가기에 좋은 날짜 급추천 바랍니다. 오늘 안으로 결정해서 회신해야 할 듯.
펄, 파이선, 루비 등의 스크립트 언어 중에 하나 정도는 알아 두는게 편할 것 같다는 생각에 이번 달에는 루비를 공부하고 있다. 책의 절반을 쭉 읽어 나가면서 코드는 한번도 작성한 적이 없었지만 언어가 간결해서 그런지 몰라도 쉽게 원하는 코드를 작성할 수 있었다.

지금 진행하고 있는 프로젝트는 코볼 컴파일러의 개발인데, 컴파일러가 생성한 코드가 정확한가를 확인하는 가장 쉬운 방법은 기존의 컴파일러가 생성한 코드와 수행 결과(stdout)을 비교하는 것.

지금까지는 급한 마음에 두 실행파일을 번갈아 실행하며 눈으로 수행결과를 비교했는데, "실용주의 프로그래머"를 보면 테스트를 포함한 프로젝트 빌드의 전과정을 자동으로 수행할 수 있도록 할 것을 강조하고 있다.

그리하여 고즈넉한 저녁에 잠깐의 짬과 약간의 용기를 내어 처음으로 루비를 사용해 간단한 test harness를 작성해 보았다.

name_list = [
    'intrinsic_math_func',
    'intrinsic_char_func',
    'intrinsic_case_func',
    'intrinsic_value_func',
    'intrinsic_divide_func',
    'intrinsic_numval',
    'intrinsic_annuity'
]

test_cnt = 0
succ_cnt = 0
fail_cnt = 0

# TODO
# compare execution time
name_list.each do |name|

    test_cnt += 1

    mf_exec = "./" + name + ".cob32"
    tmax_exec = "./" + name + ".gcobol"

    mf_stdout = `#{mf_exec}`
    tmax_stdout = `#{tmax_exec}`

    print "[#{test_cnt}] #{mf_exec} vs #{tmax_exec}"
    if (mf_stdout == tmax_stdout)
        puts " ...success"
        succ_cnt += 1
    else
        puts " ...fail"
        fail_cnt += 1
        puts "[#{mf_exec}]"
        puts mf_stdout
        puts "[#{tmax_exec}]"
        puts tmax_stdout
    end
    puts
end

puts
puts "Total : #{test_cnt}"
puts "Success : #{succ_cnt}"
puts "Fail : #{fail_cnt}"
puts

컴파일러가 생성한 코드의 수행시간 역시 컴파일러를 평가하는데 중요한 이슈이므로, 두가지 컴파일러가 생성한 코드의 수행시간을 자동으로 비교해 주는 프로그램을 루비로 간단히 작성하는 것도 큰 의미가 있을 것 같다. 사용하기 쉬운 루비 언어를 조금 더 연습해서 프로젝트의 여기저기에 잘 활용한다면 생산성을 향상 시킬 수 있을 것이다.
올해 2월 입사 후 한번의 휴가도 없이 달려왔더니 지쳤는지 최근 한달 동안은 만성 피로 증세를 보이길래, 여자친구와 헤어지지 않았다면 딱 100일이였을 어제 하루의 휴가를 얻어 집에 다녀왔다. 휴가 덕분에 토요일 아침 분당을 떠나 어제 밤 분당으로 돌아오기까지 2박 3일을 집에서 푹 쉴 수 있었다.

집에서 내가 한 일은 먹기, 자기, 영화보기, 스타크래프트 게임하기의 반복이였던 것 같다. 집에서 본 영화에 대하여 간략히 평하자면,

피아니스트의 전설
영화의 절반을 창원 가는 버스 안의 열악한 환경(클릭스의 작은 화면과 고속도로를 달리는 소음)에서 감상한 것이 안타까울 정도로 대단한 영화였다. 특히나 재즈를 창시했다고 주장하는 거시기와의 피아노 배틀은 정말로 최고였다. 생각난 김에 글 다쓰고 피아노 배틀 장면만 다시 봐야겠다.

리턴
별 기대 안하고 본 한국영화였는데, 정말 괜찮았다. 범인이 누구인지 예측할 수 없게 만들면서 시작한 영화는 반전의 반전을 거듭하며 감탄을 자아낸다. 극중 캐릭터는 달랐지만 하얀거탑의 장준혁을 다시 만나 반가웠다. 스릴러 좋아하시는 분이라면 꼭 보시길.

레지던트 이블 1, 2, 3
심심풀이 땅콩으로는 제격. 좀비 나오는 영화는 이제 조금 식상하다.

캐리비안 해적 - 세상 끝에서
다  못보고 돌아왔다. 아하하.

스타크래프트도 꽤 많이 했는데 승패는 반반 인 듯. 최근에 저그로 주종족을 바꿔서 하고 있는데, 워낙 잘 못하기 때문에 배틀넷 West 서버에서 외국애들하고 같이 하니까 그나마 좀 할만했다.

잘 챙겨주신 부모님 덕분에 잘 먹고, 잘 쉬고 다시 현실로 돌아왔다. 현실로 돌아온 나의 걱정은 오늘 있을 피아노 레슨! 지난 금요일 학원 콘서트로 인해 연습을 할 수 없었고 주말 내내 연습을 하지 못해서 벼락치기를 해야 했다. 사택에 가서 옷과 책상을 정리하고 2시간 정도 피아노 연습을 하고 잠을 청했다. 그러나 별로 나아지지 않았고, 너무 빨리 치려고 해서 그런지 손은 점점 꼬여만 갔다.

결국 오늘 레슨에서는 이래저래 실수를 연발하고, 실력이 뒷걸음질 친 듯한 느낌을 받았다. 선무당이 사람 잡는다고 뭘 모르고 처음 배울때는 생각보다 쉽게 예전만큼 칠 수 있었는데, 잘 하려고 하면 할 수록 더욱 모르겠고 잘 안되는 것은 볼링을 배울 때의 경험을 생각나게 만들었다.

지금이 딱 어렸을 때, 도저히 실력이 늘지 않아서 그만 두었던 그때 그만큼에 도달했기에, 어려움을 겪고 있다. 같은 건반을 수백번, 수천번 누르면서 느끼는 것은 세상에 쉽게 얻어지는 것은 없다는 단순한 진리다. 쉽게 얻어지는 것은 그만큼 가치가 없다는 것도. 피아노는 인생에 얻고 싶은 간절한 무엇이 있다면 쉽게 얻으려고 하지말고 긴 시간을 인내하며 노력해야 한다는 것을 깨닫게 한다.

휴가 이후 나는 시간을 좀 더 효율적으로 관리하기 위해 퇴근 시간을 앞당기기로 했다. 업무시간에 업무에 집중하고 자기 개발 및 취미 생활은 7시 이후에 집중적으로 하는 방향으로 하루를 꾸려 나갈 생각이다. 컴퓨터가 필요한 공부는 9시까지 회사에서 하고, 9시 즈음에 퇴근하여 집에서 책읽다 지루하면 피아노 치고, 피아노 치다 지루하면 책을 읽으면서 시간을 보내다가 잠들면 좋을 것 같다.

블로그를 찾아 주시는 분들은 아시겠지만 요즘 책을 도통 읽지 않는다. 대학원때는 점심먹고, 저녁먹고, 자기전에 총 1시간에서 2시간 가량 책을 읽었는데, 요즘에는 점심먹고 피아노 연습, 저녁먹고 사회생활(스타XXXX)을 하고, 비효율적인 일과 운영으로 밤 늦게 퇴근 하다 보니 책을 읽을 시간이 부족했다. 작년에는 80여권의 책을 읽었는데 올해는 50권 정도로 만족해야 할 것 같다.

오늘부터는 일찍 퇴근해 스탠드를 켜고 한시간은 꼭 책을 읽어 미래를 대비하고, 한시간은 피아노를 연습하며 일과 여가가 균형잡힌 삶을 도모하자.

p.s.
벌써 10시가 넘었구나. 퇴근하자. @.@
피아노를 즐기는 입사동기 용호형, 현택형과 함께 야마하 분당 서현 음악교실 2007년 두번째 콘서트에 다녀왔다. 비록 초딩이하의 어린아이들을 위한 콘서트였지만 일하는 곳과 같은 건물에 있어 저녁 먹고 잠깐 짬을 내어 구경할 수 있다는 것이 매력적이였다. 게다가 프로그램에 시작과 끝을 장식하는 선생님들의 연주가 포함되어 있어 기대를 하고 찾아 갔다.

시작 시간 10분 전에 학원에 들어서니, 나를 가르쳐 주시는 우리 선생님을 포함하여 모든 선생님들 그리고 아이들과 그 아이들의 부모님들이 많이 와 계셨다. 공연의 시작은 "모차르트 세레나데 K.252 아이네 클라이네 나흐트무지크"를 4 hands 버전으로 편곡한 곡을 두 명의 선생님이 함께 연주하셨는데, 약간은 재즈의 맛이 느껴지는 곡이라 흥겨웠다.

곧바로 아이들의 연주가 이어졌는데, 고사리 같은 작은 손으로 긴장도 하지 않고 연주를 잘 해서 여러번 감탄했다. 연주가 계속 될 수록 아직 초보 수준에 머물러 있는 용호형과 나는 열심히 연습해야겠다는 의지를 불태웠다. 학생이 바이올린을 연주할 경우에는 우리 선생님이 피아노 반주를 맞추었는데, 덕분에 선생님이 연주하는 것을 처음 볼 수 있었다.

대부분의 아이들이 조금씩 미스를 내긴 했지만, 기계적으로 치는 것이 아니라 셈과 여림이 있고 부드러움과 강함이 있어 음악적인 느낌을 많이 살리는 것이 놀라웠다. 특히 내가 배우고 있는 소나티네를 거침없이, 맛깔나게 연주하는 모습이 인상적이였다.

다음달에는 성인 수강생들을 위한 콘서트가 열릴 예정인데 정말 기대 된다.


점심시간에 한시간씩 회사와 같은 건물에 있는 야마하 음악교실에 가서 연습을 하긴 하지만, 회사에서 거의 하루의 모든 시간을 보내다 보니 일하다 잠깐 잠깐 스트레스 해소 및 연습을 위해 피아노를 연주하면 좋겠다는 생각이 들곤 한다. 물론 곡을 익혀나갈 때는 낑낑대면서 힘들어 하기도 하지만, 어느정도 완성된 곡을 연주할때는 기분이 상당히 좋아지기 때문이다.

그리하여 회사에 작은 전자 키보드 하나 있었으면 하는 아쉬움이 늘 있었다. 마침 이번달에 복지포인트 신청으로 평소보다 월급이 80만원이 더 나오는 관계로 지름신이 강림하시기엔 최적의 타이밍! 몇가지 전자 키보드를 알아보던 중 야마하 PSR-E213이 적당하다는 판단을 했다.



5kg이 안되는 가벼운(?) 무게로 컴퓨터 위에 두었다가 잠깐 책상 위에 올려놓고 연주하기에 무난하고, 가격도 20만원대 초반으로 저렴(?)하다. 문제는 나름 클래식 피아노를 배우는 입장에서 터치감이 피아노와 전혀 다른 건반으로 연습하는 것이 꺼림직하고, 61건반이라 건반이 모자라지 않을까 하는 것이다. 만약 61건반 전자 키보드를 산다면 재미삼아 가요를 반주하는 수준에서 즐길 수 있을 듯 하다. (하지만 아직까지 61건반을 넘어가는 곡은 연주해보지 못했다.)

내년 초 회사 연구실이 다른 건물로 이사한 후에 분위기를 봐서 결정해야 겠다. 12월 말까지는 프로젝트 마감으로 바쁘기도 하고... 우선은 가요정도는 쉽게 연주할 수 있을 정도로 실력을 키워야겠지.
요즘 나의 즐거움 중에 하나는 음악 영화(클래식 혹은 피아노에 관한)를 감상하는 것이다. 음악이 중요한 비중을 차지하는 영화를 나열해 보자면,

아마데우스 (모짜르트)
불멸의 연인 (베토벤)
포미니츠
피아니스트 (쇼팽)
샤인 (라흐마니노프)
호로비츠를 위하여 (라흐마니노프)
말할 수 없는 비밀
카핑 베토벤 (베토벤)

정도를 뽑을 수 있는데, 여기에 없는 추천할 만한 영화가 있으면 댓글로 남겨주시길.

이번 주말에는 불멸의 연인을 보았는데, 게리 올드만의 연기가 일품이였을 뿐더러, 영화 중간중간 나오는 베토벤의 명작들은 귀를 즐겁게 해 주었다. 그리고 이 영화를 보면 베토벤의 어두웠던 삶을 그대로 느낄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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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화 속에서 베토벤은 다음과 같은 이야기를 남긴다.

음악은 작곡가의 정신상태를 그대로 반영하고 있어. 청중은 선택의 여지가 없어. 음악은 최면과 같아. ... 음악이란 그런걸세. 작곡자의 감정이지. 듣는 사람의 입장 및 환경은 중요하지 않아. 작곡자의 감정을 느껴야 이해한다고 할 수 있어. 그 점이 중요하지.

이 영화를 본 이후로 그의 작품을 접할 때면, 이 곡을 작곡 할 때 그는 어떤 상황에서 어떤 감정을 품고 이 작품을 쓰게 되었을까를 생각하게 된다. 특히나 피아노 소나타 열정 3악장을 들을 때면 그러한 생각이 깊어진다.

영화에는 반전이 숨어 있다. 반전의 강도만큼이나 강렬한 안타까움을 남긴다. 불멸의 연인에게도, 영화를 보는 나에게도 ... (전해지지 못한 편지로 인하여 엇갈린 사랑이 증오를 낳았으니, 이 영화가 주는 교훈(?)은 "소통의 중요성"이라고 볼 수 있을 듯)
얼마 전에 보안팀 팀장님으로부터 소프트웨어 테스팅에 대한 세미나를 들은 적이 있었다. 테스팅 방법론 뿐만 아니라 여러가지 이슈에 대해서 이야기를 나눌 기회가 있었는데, 그 때 팀장님께서 수차례 언급하셨던 책이 바로 "실용주의 프로그래머"였다. 그리하여 11월에 전략적으로 이 책을 공부하게 되었고 이번 주말에 일독을 끝냈다.

몇 만줄이 넘는 소프트웨어를 작성하다보니, 큰 프로젝트를 여러명이 함께 진행할 때, 안전하고 효과적인 방법에 대한 고민을 하게 된다. 또 언젠가 팀장이 퇴어 프로젝트를 책임지고 진행해야 하는 위치에 서게 되면, 물론 경험이 어느정도의 역량을 쌓아주겠지만, 팀장이 되기 위한 별도의 공부가 필요할 것 같았다.

워낙 좋은 평이 많은 이 책은 소프트웨어 개발자라면 반드시 일독을 권하고 싶을 정도로 알찬 내용을 담고 있다. 어느정도의 개발경력이 있다면 아마 읽는 내내 무릎을 탁 치게 될 것이다. 이 책에서 말하는 실용주의 프로그래머의 핵심은 한마디로 "빈틈없는 꼼꼼한 개발"이라고 본다.

한가지 중요한 이슈를 소개하자면, 책에서는 수차례 테스트의 중요성에 대해서 강조하고, 프로젝트의 대부분의 과정을 자동화하라고 권고하고 있다. 자동화된 회귀테스트가 소프트웨어의 신뢰성을 보장한다는 것이다. '예전에 되었던 것이 도대체 왜 지금 안되나?' 라는 답답함을 토로해본 경험이 있는 개발자라면, 이 책을 읽고 테스트의 중요성을 깨닫기 바란다.

테스트는 이 책에서 말하는 실용주의 프로그래밍 기법의 일부분일 뿐이다. 총 45가지 주제를 가지고 개발자에게 흥미롭고 유익한 이야기를 전달하고 있으니 개발자라면 꼭 한번 읽어보시라.

대학원에 있을때는 학교에서 대전시향과 계약을 맺어 저렴한 가격(2000원)에 S석 표를 제공해준 덕분에 부담 없이 오케스트라를 즐길 수 있었다. 졸업하면서 그러한 기회를 가질 수 없음이 참 아쉬웠는데, 지나가다 우연히 발견한 성남시향 공연 팜플랫을 참조하여 이래저래 알아보니 30% 회원 할인을 받아 단돈 7000원에 오케스트라를 감상할 수 있다는 것을 알게 되었다.

성남시립예술단
http://www.sn-pac.or.kr/


이 곳에 가서 회원 가입을 한 후 게시판 혹은 전화로 예약을 하게 되면 현장에서 30% 할인된 가격에 티켓을 살 수 있다.

오늘 공연의 제목은 "Feel Beethoven", 프로그램은 다음과 같다.

베토벤 / 에그몬트 서곡

호프마이스터 / 비올라 협주곡

베토벤 / 교향곡 3번 (영웅)

한번도 들어보지 않은 작품들이라 좀 걱정이 되었다. 최근에 들은 클래식이라고는 전부 피아노 소나타 아니면 피아노 협주곡이라 교향곡은 제대로 감상할 자신이 없었다. 역시나 오늘 공연은 나에게 별다른 감흥을 주지 못했다.

나는 감미롭거나 웅장하고 화려한 것을 좋아하는데(클래식 초심자의 공통점일지도), 처음 접하는 호프마이스터의 비올라 협주곡은 적당히(?) 밝고 경쾌했으며, 베토벤 교향곡 3번의 1, 2악장은 우울했고, 3, 4악장은 웅장함이 덜하였다. 게다가 감기기운으로 골골대는 바람에 음악을 제대로 감상하기 어려웠다.

워낙 최근에 베토벤의 피아노 소나타 "월광"과 "열정" 3악장의 빠르고 화려한 음악에 빠져 지내다보니 나의 기대와 오늘 공연이 다소 어긋난 것 같다.

공연에 참석한 관객들을 쭉 둘러보니 마치 오랜만에 교회에 온 것 같은 느낌이 들정도로 어르신(?)들이 많이 찾아 오셨다. 어린(?) 친구들이 상대적으로 많았던 대전예술의 전당과는 사뭇 다른 느낌을 주었다.

공연은 기대와 다소 어긋났지만, 오늘 한가지 얻은 것이 있다면, 12월 4일에 있을 48회 정기연주회에서 내가 가장 좋아하는 교향곡인 브람스 교향곡 4번을 연주한다는 사실을 알게 되었다는 것이다! 작년 대전 예술의 전당에서 이 곡을 들은 적이 있는데, 난생 처음 들었음에도 불구하고 온몸에 전율을 불러 일으켰던 작품이다. 그날이 기다려지는구나.
15년만에 다시 피아노를 치기 시작한지 115일째


2007년 11월 15일, 야마하 업라이트 피아노
 
레슨 없이 혼자 연습한 곡이라 자유분방(?)함. 아하하.
안그래도 실수가 많지만, 좀 더 빠르게 쳤어야 했는데.
서울대생 이념 ‘맨 오른쪽’…서울지역 7개大 중 최다

자신의 이념성향을 ‘보수’라고 생각하는 서울대생들이 여타 서울지역 대학생들보다 더 많은 것으로 나타났다.

서울지역 7개 대학신문이 대선을 맞아 지난달 7개 대학(고려대·서울대·성균관대·연세대·이화여대·중앙대·한양대) 학생 2078명을 대상으로 실시한 정치·사회 의식 조사 결과 서울대생 응답자의 40.5%가 자신의 정치성향을 ‘보수적’이라고 밝혔다.

...

서울대생은 대선후보 지지도에서도 40.2%가 한나라당 이명박 후보를 지지했다. 다음으로는 문국현 12.3%, 권영길 8.3%, 정동영 8.0% 순이었다. 정당지지도 역시 한나라당 41.2%, 민주노동당 14.0%, 대통합민주신당 6.6%, 창조한국당 4.3% 순이었다.

KAIST 학생들도 비슷한 지지성향을 보일까? 서울대의 결과가 나에겐 너무 아이러니하다. 역시나 답답한 정세에 지쳐서 무응답이 많았기 때문은 아닐까?

국비를 지원받아 공부하는 학생들이 대한민국 국민 평균이하의 도덕성을 가진 후보를 지지한다는 사실을 나는 받아들이기 힘들다.

이곳이 누구의 숲인지 알 것도 같다.
그의 집은 마을에 있어,
내가 눈 덮인 그의 숲을 보느라
내가 여기 멈춰 서 있는 것을 그는 모를 것이다.

내 작은 말은 이상하게 여기리라.
일 년 중 가장 어두운 저녁,
숲과 얼어붙은 호수 사이
농가 하나 없는 곳에 이렇게 멈춰 서 있는 것을.

말은 방울을 흔들어 본다.
무슨 잘못이라도 있느냐는 듯,
그 외 스치고 지나가는 바람과
솜처럼 부드럽게 내리는 눈 소리 뿐.

숲은 아름답고, 어둡고 깊다.
그러나 나는 지켜야 할 약속이 있어,
잠들기 전에 가야 할 먼 길이 있다.
잠들기 전에 가야 할 먼 길이 있다.


밤 9시가 되면 회사에서 공짜로 야식을 나누어 준다. 오늘의 야식은 조각케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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좋은 스피커를 장만한 덕분에 밤 늦게 연구실(2인 1실)에 혼자 있을 때면 음악을 틀어놓는다. 백건우의 베토벤 피아노 소나타 14번 3악장 연주를 들으니 감동의 쓰나미가 몰려온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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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 자리의 전체적인 모습은 다음과 같다. 평소에는 이 사진보다 깔끔한편. 야식을 올려놓은 덕분에 조금 지저분해졌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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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 방은 건물의 바깥쪽에 위치한 덕분에 나름 스카리 라운지라고 할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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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러나 내년 초에 TmaxSoft Core실이 TmaxCore로 분사하면서 다른 빌딩으로 이사가야한다는 사실이 안타깝다. 아무튼 나는 우리회사의 근무 환경에 110% 만족한다. ^^ 

우연히 피아니스트 백건우님의 공연이 12월 초에 있다는 것을 알게 되었다. 일주일 동안 베토벤 소나타 전곡을 연주하는 공연으로 12월 8일부터 14일까지 예술의 전당에서 연주회는 계속된다.

어차피 좋은 자리를 차지하기에는 늦어 버려서, 가장 저렴한 A석(2만원)으로 예매했다. 역시 이번에도 클래식을 좋아하는 상운이와 함께 하기로 했다. 3층에서 얼마나 잘 보일까만은 음악은 잘 들리겠지.

12월 11일 화요일 오후 8시 공연을 예매했는데, 이 날의 프로그램은 다음과 같다.

소나타 11 Bb 장조, Op. 22
소나타 18  Eb 장조
, Op. 31-3
소나타 12  Ab 장조
, Op. 26
소나타 14 c# 단조, Op. 27-2  "Moonlight( 월광
)" 

한달 동안 베토벤 소나타를 열심히 들어야겠다. 연주는 3년쯤 후에...
 
다음 이어지는 글은 음악인생에 대한 백건우님의 성찰이다. 인생을 정직하게 마주하는 그의 마음가짐이 잔잔한 감동으로 다가온다. 그의 공연이 더욱 기다려진다.

음악이라는 작업을 일생동안 해오고 있지만, 그것은 정복할 수 없는 산이나 마찬가지라고 생각해요. 아무리 올라도 끝이 안 보이기 때문이지요. 즉, 아무것도 모르고 아무것도 보이지 않는 상태에서 작업을 계속하는 것이나 다름없습니다. 그렇기 때문에 내가 어느 정도 와 있다는 것을 지금 내가 서있는 곳이 인생의 어느 지점이 라는 것을 말하기는 어렵지요. 피아노는 20년 넘게 쳐왔으니까 어느 정도 다룬다고 말할 수는 있겠지만 표현 할 수 있는 음악의 세계는 무한정한 것입니다. 지금 내 연습실에 많은 악보가 쌓여 있지만 아직 들춰 보지 않은 것도 많고, 해야 할 것이 너무 많아요. 결국 거짓없이 끝까지 성실하게 작업을 계속 하다가 이 세상을 마치는 것이 내게 주어진 삶이라고 봅니다. 하지만 힘이 들더라도 현재 할 수 있다는 게 행복한 일이지요.
한동안 피곤했는지 일요일인 오늘은 11시 40분이 되어서야 잠에서 깨어났다. 회사에서 사주는 점심을 먹기에는 너무 늦어서 포기하고 출근(?)하는 길에 김밥과 컵라면을 사들고 연구실로 향했다. 일요일에 회사를 간다하면 다들 놀랄지도 모르겠지만, 일을 하러 가는 것이 아니라, 개인적인 공부를 하거나 책을 읽거나 영화를 보거나 하면서 나만의 시간을 보내러 가는 것이다. 대학원 시절에도 연구실에서 주말을 보냈던 것 처럼.

김밥과 컵라면을 먹으면서 무엇을 볼까 고민하다 선택하게 된 것은, 이명박 후보가 출현한 MBC 100분 토론이였다. 이미 블로그 스피어에서는 MB의 토론방법이라는 동영상이 나돌고 있어 그의 황당한 토론 스타일을 내 눈과 귀로 직접 확인해보고 싶었다.

아니나 다를까, 시민논객의 질문에 답변하는 모습을 보니, 초지일관 동문서답으로 일관하는 그를 확인할 수 있었다. 그의 대답이 이어질 수록 황당해 하는 시민 논객의 표정, 난감해 하는 손석희 진행자의 입장 등이 한편의 블랙 코미디를 그려내고 있었다. 제한된 토론 시간만이 그의 편이였다.

어떤 대학원생 시민논객이 교육문제에 대한 질문을 했고, 그는 나름 열심히 대답했으나, 이어지는 시민논객의 첫 마디는,

"실례지만 답변이 안된 것 같아서요 ..."
피아노를 배우기 시작하면서 자주 들락날락하는 까페가 있다.

피아노 사랑 (PIANO LOVE)
http://cafe.naver.com/pianolove.cafe

궁금한게 있으면 물어보기도 하고, 피아노를 연습하는 사람들의 이야기도 가끔 훔쳐본다. 주로 다른 사람들의 피아노 연주를 감상하기 위해서 하루에 한번쯤은 방문한다.

주기적으로 정모(연주회)가 있다는 것은 알고 있었지만, 워낙 내가 초보이다 보니 구경하러 가는 것 조차 망설였는데, 마침 오래전부터 피사를 자주 들렀던 상운이가 정모에 같이 가보자는 제안을 해주어서 용기 내어 정모에 참석하게 되었다.

연주회가 있는 영산 양재홀에 도착하여 출석을 확인하는 자리에서 닉네임을 물어 보셔서 살짝 민망했다. (내 인터넷 아이디 혹은 닉네임은 "reshout" 아니면 "비운보컬"인데 피사에서는 "비운보컬"을 사용하고 있다.)

공연장에 들어서자 무대에는 그랜드 피아노 한대가 영롱한 조명을 받고 있었고, 이미 많은 사람들이 자리에 앉아 있었다. 우리는 늦게 도착해서 피아노와 한참 먼 곳에 앉아야 했지만, 작은 공연장이라 연주하는 손까지 어렴풋이 볼 수 있을 정도였다.

연주를 감상하는 내내 나는 놀라움을 금할 수 없었다. 전공하는 분들이 많이 연주를 하셨는데, 저 것이 정령 인간의 연주인가 싶을 정도로 빠르고 정확하고 아름다웠다. 특히나 장엄하고 때로는 화려한 클래식을 연주할때면 '연주자는 저 곡을 연주하는 지금 이 순간 얼마나 행복할까?'하는 부러움이 앞섰다.

개인적으로 클래식 연주로는 짐머만님과 라벨로즈님의 연주가 최고였다는 생각이 든다. 화려하고 현란하면서도 정확한 그들의 연주는 잊혀지지가 않는다. 그리고 로렌님이 직접 작곡하고 연주한 "언제나 내 곁에"는 정말 감미로웠다. 여자친구를 위해 작곡했다고 했는데, 남자친구가 연주하는 동안에 그녀는 참 행복했을 것 같다. 그리고 집안 사정때문에 피아노 전공을 포기해야 했던 퍄노사랑님의 연주 또한 대단해서 기억에 많이 남는다.

원래는 2차에도 참석하려 했는데, 참석자가 너무 적은데다 기존의 열성회원들만 남아 있는 분위기라, 괜히 어색할 것 같아서 그만 두었다.

다음 정기 연주회에도 꼭 참석하고 싶고, 언젠가 나도 무대에서 연주할 수 있는 날이 왔으면 좋겠다. 대단하지 않은 곡이라도 열심히 연습해서 완벽하게 연주할 수 있다면 무대에 오르기 위해 필요한 것은 용기뿐. 상운이도 나도 피아노에 대한 열정을 다시 찾은 하루였다.

프로그램

gosy77(임성윤)님
쇼팽 - Etude Op.10 No.1 / 2분 20초
스크리아빈 - Etude Op.8 No.12 / 3분

한약원샷(송강호)님
쇼팽 - Scherzo 0p.39 No.3 / 7분 30초

실버로아(김정인)님
스크리아빈 - Etude Op.42 No.5 / 2분 53초
리스트 - Tarantella / 7분 44초

로렌(지성국)님
로렌 - 언제나 네 곁에 / 4분
 
퍄노사랑(유진희)님
베토벤 - Seven Variations on "God save the King" in C major, WoO 78 / 8분 20초

라벨로즈 (이승빈)님
베토벤 - Piano Sonata No.23 F Minor Op.57 "열정" 3악장 / 5분

치토스(박현우)님
엔리오 모리꼬네 - piano solo / 2분
쇼팽 - Etude op.25 No.12 / 2분 40초

로시애루(오승희)님
바흐 - Musical Offering BWV.1079 l.Ricercare a 3 / 7분

짐머만(김홍기)님
쇼팽 - Sonata No.2 Op.35 1악장 / 5분
리스트 - Paganini Etude No.3 <La Campanella> / 5분
 
낮사람(진실로)님
김광진 - 편지 / 4분 10초
낮사람 - 토토로와의 산책 / 4분 30초
아기공룡 둘리(만화 주제곡) / 1분 20초

정(정우람)님
스크리아빈 - Etude Op.8 No.12 / 2분 30초
전민재 - Impromptu a la mazur / 4분
 
도노판(차우영)님
시벨리우스 - Romance Op.24-9 / 3분 30초
드뷔시 - Ballade (Ballade slave,1890 - 1903 republished) L.70 / 7분
 
응아(최이슬)님
barry harris - Don't blame me / 3분
부모님께서 배우자를 선택할때 늘 당부하시는 것은, 긍정적인 여자를 만나라는 것이다. 뜸금 없이 이 이야기를 꺼내는 이유는 이 책에서 밝히고자 하는 비밀이 결국은 긍정적인 사람을 만나라는 부모님의 말씀과 일맥상통하기 때문이다.

이 책에 말하는 비밀은 간단하다. 사람의 인생은 사람의 생각대로 흘러간다는 진실. 그 것 뿐이다. 그러한 한가지 진실을 독자에게 납득시키기 위해 여러 사람의 말과 글을 수 없이 인용해가며 반복하고 있을 뿐.

이 책을 읽으며, "연금술사"에서 만났던 구절이 떠올랐다.

"자네가 무언가를 간절히 원할 때 온 우주는 자네의 소망이 실현되도록 도와준다네."

나는 긍정적인 사람이다. 어떤 일을 앞에 두고서도 잘 될 것이라고 믿는다. 당장 어려워 보이는 어떠한 일을 마주했을 때, 나는 "어차피 시간이 지나면 잘 끝나 있을꺼야"라고 생각한다. 그리고 내가 포기하지 않는 이상, 시간이 지나면 생각한대로 잘 끝나있다. 나는 이러한 몇 번의 경험을 통해 이 책에서 말하는 진실이 진실이라는 것을 이미 알고 있었으며, 다만 이 책은 이러한 진실을 삶에 적용하는 방법을 친절하게 알려 주었다는데 의미가 있었다.

나는 언제나 상상한다. 성공한 경영자로서의 나의 모습, 아름답고 현명한 아내, 넓고 멋진 집과 그랜드피아노, 마라톤 풀코스를 완주하는 순간을, 그 느낌을. 현재의 나는 과거의 내가 했던 생각의 결과이며, 현재의 나의 생각이 미래의 나의 모습을 결정한다는 것에 나는 100% 동의한다. 항상 좋은 것을 생각하고, 내가 가진 것에 감사하며 살아야겠다. 나는 언제나처럼 행복하다.
예병일의 경제노트에서 잠깐 마주쳤던 책의 한 구절을 읽고, 강한 흥미를 느껴 이 책을 읽게 되었다.

조조의 모습은 기록에 따라 조금씩 다른데, 유비나 손권에 비해 몸집은 작았으나 에너지가 넘쳐 피곤을 모르고 일하는 타입이었다. 일에 몰두하면 시간 가는 줄 모르고 매달렸다. 사람들과 즐겁게 이야기하고 놀기도 잘 놀았다.

특히 뛰어난 점은 늘 긍정적으로 생각한다는 것이다. 아무리 어려운 문제라도 포기하지 않고 늘 되는 방향으로 생각하여 밝은 분위기를 만들어 부하들의 힘과 용기를 북돋웠다.

이 책은 삼국지에서 유비, 조조, 손권 세 인물이 보여주었던 리더쉽을 기업을 경영하는 CEO의 리더쉽에 견주어 내용을 전개한다. 삼국지라는 컨텐츠가 워낙 나에게는 흥미있는 주제여서, 위, 촉, 오 각 나라별로, 시대 순서로 전개되는 이야기를 따라가는 것 자체만으로도 충분히 재미를 느낄 수 있었다. 게다가 세 인물이 보여주었던 리더쉽에 대한 상세한 분석을 통해, 현대 CEO가 가져야할 덕목을 제시하고 있으니 유익함 또한 대단하다 하겠다. 심지어 후계자를 선정하는 역할까지 분석하고 있는데, 이러한 측면을 포함하여 저자는 조조를 최고의 CEO로 뽑는다.

삼국지 게임을 많이 해본 사람은 알겠지만, 한 국가의 흥망성쇄는 능력이 출중한 인재를 확보하는데 있다. 군주 자체의 능력이 대단한 것보다는 인재를 적재적소에 활용하고 충성도가 낮아지지 않도록 잘 관리하는 것이 중요하며, 그 것이 바로 게이머의 역할이다.

현대 CEO의 역할 역시 그 본인의 업무 능력에 키 포인트가 있는 것이 아니라, 인재를 알아보고, 그들의 능력을 최상으로 끌어내며, 감정에 휩쓸리지 않고 현명하고 과감한 의사 결정을 만들어 내는데에 있다는 것을 삼국지의 역사로부터 확인할 수 있었다.

언젠가 기업을 경영하는 위치에 서게 되거든, 삼국지가 주는 교훈을 잊지 말아야 하겠다.

입영통지서가 늦게 발부된 관계로, 계속 동기들에게 TO를 양보하다보니 이제서야 편입이 되었다. 어차피 병역특례가 끝나도 회사를 옮길 계획이 없으니 상관없다고 생각했다. 내가 소속되어 있는 회사의 비전에 확신을 가지고 있으며, 회사생활에 만족하고 있기 때문이다.

업체명 : 티맥스소프트제2R&D센터
편입일자 : 2007년 10월 26일
만료예정일자 : 2010년 10월 25일
교육소집일자 : ?


최근에 4주 군사 훈련은 편입 후 6개월 이내에 받도록 제도화 되었기 때문에 아마도 내년 1사분기 즈음에 다녀올 것 같다. 어차피 가야 하는 것 빨리 다녀왔으면 좋겠다.

15년만에 다시 피아노를 치기 시작한지 99일째


2007년 10월 30일, 야마하 그랜드피아노

실수 투성이에 박자도 엉망이지만, 이제 시작일뿐.

오늘은 야먀하 음악교실로 옮기고 첫번째 레슨을 받았다. 레슨 30분전 미리 자리를 잡고 연습을 시작, 매일 똑같은 곡들만 반복해서 연습한 것이 일주일이 넘었으니 이제는 꽤나 지루할 때가 되어서 레슨 시간이 다가올 무렵에는 제멋대로 빠르게 혹은 느리게 치며 지루함을 달랬다.

레슨 시간이 다되어 그랜드 피아노 앞에 앉았다. 업라이트 피아노보다 좀 더 무거운 건반 터치감에 당황했는지, 레슨 직전에 장난스럽게 빠르게 친 것 때문인지, 하농 시작부터 손이 꼬이기 시작하여 선생님 앞에서 박치가 되어버렸다. 이어 체르니 30번의 1번과 소나티네 클레멘티 Op. 36 No. 1의 3악장에 대한 레슨을 받았다.

레벨테스트때와 마찬가지로 여전히 너무나 정직하고 점잖게 연주한 덕분에 음이 딱딱하다는 지적을 받았다. 손목을 부드럽게 좌우로 많이 움직이고 손가락 각각을 이용해서 연주하면 좋겠다고 하셨다. 일주일 동안 지겹도록 연습하면서 '이쯤이면 다음곡으로 넘어가겠지'하는 생각은 경기도 오산이였다.

어떤 순간에 어떤 건반을 정확하게 누르는 것은 중요하지 않았다. 얼마나 부드럽게 음악적으로 표현하느냐를 중요시 하시는 것 같다. 덕분에 동네 피아노 학원에서 전혀 배우지 못했던 것들을 배우고 있다. 굳이 내가 전공자도 아닌데 이렇게까지 배워야 하나 싶을 정도로. 처음 몇달간은 진도가 매우 더디겠지만 음악을 음악답게 아름답게 연주할 수 있는 그 날을 기약하며 내겐 너무 꼼꼼한 레슨을 견디어 내야겠다.

결국 진도는 못나가고 같은 곡을 일주일 더 연습할 수 밖에 없게 되어버렸지만, 또 다른 차원의 세계가 열렸기에 선생님의 기대치를 충족시키기 위해서는 부단히 노력해야 하겠다.

어제는 일주일동안 서울에서 시간을 보내신 어머니와 꼬맹이를 서현역에 만나 (주행거리가 16만km에 육박하는) 프린스를 몰고 창원까지 장장 6시간을 운전했다. 최근에 좋지 않은 자세로 하루 종일 앉아 있다보니 허리가 많이 아팠는데, 장시간 운전하고 창원집에 도착하니 거의 거동이 불편한 상태에 이르렀다.

다음과 같은 길을 따라,

경부고속도로 - 영동고속도로 - 중부내륙고속도로 - 경부고속도로 - 구마고속도로

6시간이 조금 넘게 걸렸는데, 영동고속도로에서 많이 막혀서 고생을 좀 했다. 중부내륙고속도로를 탄 이후로는 130km/h를 넘나들며 열심히 달렸는데, 다만 졸린 것과 허리 아픈 것을 참는 것이 힘들었다. 한번은 깜박 졸다가 터널 안에서 벽에 부딛 힐뻔 하기도 했다.
 
2002년 8월에 면허를 취득했으니, 이제 운전경력이 5년을 넘어섰다. 면허증을 받자마자 겁도 없이 티코를 몰고 나가서, 옆으로 지나가는 덤프트럭에 몸서리 쳤던 것이 엊그제 같은데 벌써 5년이라는 시간이 흘렀다. 처음 몇년간 운전은 참 재밌었는데, 점점 운전은 힘들기만한 노동이 되어버리는 듯.

요즘에는 하농 1, 2번을 이어서 4번 연주하고, 쉬었다가 다시 4번 이어서 연주하는 것으로 연습을 시작하고 있다. 하농 노가다가 계속될 수록 양손의 싱크가 맞아 떨어지고 음이 명확하게 나는 것을 느낄 수 있지만, 좀 더 시간이 흘러 손가락 힘의 부족으로 피로가 몰려오면 다시 엉클어지곤 한다.

아주 쉬워보이는 하농 1번도 완벽히 박자를 맞춰 한음 한음 또박또박, 그 것도 빠르게 연주하는 것이 굉장히 어렵다는 것을 치면 칠수록 깨닫고 있다. 하농이나 체르니를 연습할 때면, 특히나 새끼 손가락으로 연주해야 할 부분에서 손가락의 힘이 부족하여 한템포 느리거나 혹은 빠르게 연주해버릴때가 있다. 심지어 오랜 연습으로 피로를 느낄때면 머리는 움직이라고 명령하는데 손가락이 못따라주는 경우도 있다. 손가락 힘이 부족해 생기는 미스는 하농 노가다를 꾸준히 해서 해결하는 수 밖에 없는 듯 하다.

또 한가지 미스를 양산하는 중대 요인 중에 하나는 집중력의 부재. 다른 생각에 빠져있을 때 미스가 자주 발생하는 것 같다. 오로지 악보와 건반에만 집중해도 모자랄 판에 다른 생각에 빠져 미스를 낼때면 산만한 내가 밉다. 집중력하고 직접적인 연관은 없는 이야기지만, 연주하면서 악보를 읽을때 뒷마디의 악보를 미리 읽다가 현재 마디에서 틀리는 일 또한 자주 발생하는데, 어떤 순간에 어디에 시선을 두고 어디에 집중해서 연주해야 하는지 아직도 잘 모르겠다. 다음주에 레슨하면 선생님께 여쭤봐야 할 듯.  

한가지 덧붙여, 요즘에는 완벽하게 치기 위한 노력의 일안으로 내가 연주하는 피아노의 음을 정확히 들으려고 신경을 곤두세우고 연주하곤 한다. 듣는 능력 역시 피아노 연주에서 중요한 요소라는 생각이 든다.

p.s.
세상에 쉬운게 어디있겠냐만은, 연습하면 할수록 더 못하는 것 같을 때 드는 낭패감이란 ...
카이스트 비지니스 스쿨에서 MBA를 공부했던 세명의 학생이 자신들의 이야기를 풀어놓은 책이다. 익숙하지 않은 경영학, 경제학 관련 단어가 난무하고, 비슷비슷한 그들의 생활 이야기가 반복되어 지루한면이 없지 않아 끝까지 읽지는 않았다.

현재는 엔지니어로 일하고 있지만, 긴 안목으로 인생을 바라볼때면 인생의 방향을 어떻게 잡아가야 하는가에 대한 고민에 휩싸이곤 한다. 우선은 엔지니어로서 몇년간 경력을 쌓아야겠지만, 언젠가는 전문 경영인이 되는 것을 생각하고 있다. 때문에 MBA에 대한 호기심을 느끼고 있었는데, 이 책을 읽음으로써 대략 MBA가 어떤 것을 공부하는 것인가에 대하여 감을 잡을 수 있었다.

다양한 분야에서 최선을 다해 일해오던 인재들이 카이스트 비지니스 스쿨에 모여 밤낮없이 열정적으로 토론하고 서로를 격려하며, 어려운 공부를 해나가는 모습을 보면서, 열정이라는 것을 생각하게 되었다. 그리고 '나는 미래의 성공을 위해 무엇을 준비하고 있는가?'에 대한 질문이 자연스럽게 이어지면서 나태한 일상에 대한 반성을 하게 되었다.

세상에는 나보다 뛰어나면서도 나보다 열심히 하루하루를 살아가는 인재들이 참 많은 것 같다. 현실을 냉정히 인식하는데서부터 문제 해결의 실마리가 보이는 법. 언젠가 사회적 성공을 이루고 싶다면 나의 삶과 나의 현실을 정면으로 마주하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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